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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님의 서재입니다.

판타지에 핵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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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생각.
작품등록일 :
2020.05.16 10:33
최근연재일 :
2022.03.28 12:05
연재수 :
2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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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95
글자수 :
1,877,846

작성
20.07.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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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독기의 골짜기(Valley of Venom)(2)

DUMMY

확실히, 길을 잘 안다고 호언장담했던 것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막힘없이 안개에 뒤덮인 골짜기를 헤쳐 나가는 모습이 은근히 믿음직스러워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정체불명의 사내아이는 정말 말이 많았다.

조금 심하게.


‘너 같은 여자애가 왜 그런 곳을 찾는지는 모르겠지만, 쓰레기장은 정말 위험한 곳이다, 거기까지 가는 길도 멀다, 독기의 골짜기의 온갖 무시무시한 생명체들이 길을 지키고 있다, 독인들이며 개미들이며 어쩌고저쩌고······.’


그러나 시드는 요지부동이었다.

괴물 둥지가 되어 버린 요새에서 홀로 악착같이 살아남아 본 적도 있는데, 이 정도는 대수도 아니었다.

심지어는 변종 오크 부족장에게서 도망치거나, 처참히 패했을지언정 소드마스터를 상대로 당당히 마법을 펼친 전적까지 있는 그녀였다.

저런 두루뭉술한 경고 따위에 지레 겁을 먹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을 겪어왔다.


그녀는 도리어 태연히 물었다.


“개미라고?”

“그래! 변종 칼날 개미라고 들어는 봤니? 지금 골짜기 전체에 우글거리는 괴물들인데, 진짜 운 나쁘게 마주치기라도 하면 우리 둘 다 그대로 끝장나는 거야.”

“그래?”

“당연하지! 너 그냥 땅바닥에 지나가는 자그마한 개미 생각하다가 단숨에 골로 가는 수가 있다? 덩치도 너나 나보다 두 배는 더 큰데다가, 다리랑 더듬이가 엄청 날카로워서 찔리면 바로 고기꼬치 신세야!”


시드는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소년의 목덜미에 닿아 있었던 검은색 칼날을 빼내들었다.


유논에게 처음 받은 선물,

병정개미의 다리 날이었다.


“다리라. 이런 걸 말하는 거야?”

“······!”


사내아이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시드가 내민 칼을 바라보았다가, 이내 얼마 지나지 않아 얼굴빛이 사색이 되었다.

제 목을 겨누고 있던 칼이 개미로부터 뜯어낸 전리품이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두 눈이 튀어나올 듯 커진다.


“개···개미 다리? 잠깐만, 일개미 게 아닌 것 같은데······설마?”

“맞아. 병정개미 다리야.”


시드는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저씨가 선뜻 건네준 무기가 저렇게 화들짝 놀라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대단한 물건이었다는 것에 기분이 좋아진 것이다.


반대로 소년은 불신 어린 표정으로 소리쳤다.


“거짓말!”

“······?”

“보기에만 그럴듯한 가짜가 틀림없어! 너 같은 어린 여자애가 병정개미 다리 칼을 들고 다닐 리가······!”

“그럼 가짜한테 한 번 찔려볼래?”

“······.”


당장 눈앞에 들이밀어진 칼날 앞에선, 그 어떤 불신자라 할지라도 감화될 수밖에 없다.

시드는 한층 다소곳해진 소년 앞에서 팔짱을 낀 채 입을 열었다.


“이제 좀 진짜 같아?”

“···그래, 진짜 맞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말이 안 되는데······.”

“뭐가 말이 안 돼?”

“일개미만 해도 엄청 무섭다고! 한 마리면 사람 네다섯이 있어야 겨우 잡을 수 있을 법한 괴물인데, 그것보다 훨씬 강한 병정개미를 너 같은 내 또래 여자아이가 잡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시드는 가소로워하는 목소리로 외쳤다.


“그야, 나는 마법사니까.”

“···마법사?”

“그래. 병정개미 따위가 이 마법사님을 이길 수 있을 리 없지!”


실상은 시드가 죽인 게 아니라 유논이 살해한 병정개미의 전리품이었지만, 그 점을 속인 것에 대한 양심의 가책 따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어차피 유논도 마법사고, 시드도 마법사다.

아저씨가 한 일이라도, 그녀가 자기자랑을 하는 데에 충분히 쓰일 수 있는 것이다.


‘같은 마법사끼리 상부상조 하는 거지.’


유논이 알았다면 혀를 차며 한심해했을 법한 생각을 하며, 시드는 당황해하는 남자아이의 모습에 몹시 우쭐했다.


“마···마법사? 마법이 뭔데? 네크로맨서나 사제들, 엄청 센 돌연변이라면 몰라도 그런 건 처음 들어보는데.”


그녀가 마법이 뭔지도 잘 모르는 무식한 남자아이한테 마법에 관한 일장연설을 하려던 찰나였다.


“@##$%&@#$-”


어디선가 말소리가 들려왔다.

인간, 혹은 인간의 흉내를 내는 생명체의 말소리였다.

그리고 사람들은 대개 혼자서 말하지 않는다.


적어도 대여섯 명은 되는 인간형 생명체들의 무리!

그것들이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시드는 아직 소리를 듣지 못한 남자아이의 입을 틀어막은 후, 주변의 바위 뒤로 함께 몸을 숨겼다.


“무슨?!”

“쉿. 어떤 놈들이 오고 있어.”

“······!”

“죽기 싫으면 조용히 있는 게 좋을 거야. 찍소리라도 내면 내 손에 죽을 줄 알아.”


소년은 거세게 고개를 끄덕이며, 양손으로 입을 가렸다.

시드는 바위 옆쪽으로 빼꼼 고개를 내민 뒤 갑작스럽게 난입한 불청객들이 다가오는 쪽 방향을 바라보았다.


걸어오는 소리로 판단해 보았을 때 이쪽이 목표인 것 같지는 않았고, 그저 지나가는 길로 보였다.

운이 나쁘게 경로가 겹친 셈.

이윽고 골짜기 특유의 독무毒霧가 걷히고 나타난 ‘인간’들의 모습에 시드는 경악했다.


“···괴물인가?”


그 반응에 옆쪽의 남자아이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괴물이 아니라는 뜻. 동시에 사람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하지만,


‘저게 괴물이 아니라고?’


시드는 납득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저 생김새를 보라.


멀리서 본 외형만 인간의 것이었지, 가까이 다가오고 난 뒤 훔쳐본 자세한 겉모습은 괴물에 가까웠다.

다섯 사람들.

얼굴이 온통 푸른빛 종기로 뒤덮여 부풀어 오르고, 사람의 면상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뒤틀리고 일그러져 있는.

죄다 허리가 구부정하고 눈에서는 괴기스러운 초록빛이 은은하게 빛을 발하는.

그런 ‘사람’들.


단순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종異種을 볼 때의 혐오감이나 징그러움이 엄습해왔다. 바퀴나 지네 등의 벌레들을 볼 때 느끼는 그런 원초적인 감정이 뇌리를 자극한다.

그런 존재들이었다.


시드는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도대체 저게 뭐야······.”


소년은 대답하지 않았다.

시드는 찍소리 하나 내지 않으려 입을 꾹 닫고 있는 녀석의 모습에 한숨과 함께 말했다.


“지금은 말해도 좋아.”


그리 말하자마자 곧바로 답변이 튀어나온다.


“독인毒人들이야.”

“독인?”


그러고 보니 그 비슷한 소리를 여러 번 들었던 것도 같다.

소년은 목소리를 내리깔며 속삭였다.

음산한 분위기가 주위를 감싼다.


“골짜기의 독기에 오염되고 만 사람들······. 다들 저런 모습이 돼. 원래는 멀쩡하게 생겼었지만 이곳에서 몇 달 지나고 나면 점차 얼굴이···괴상해져.”

“그런 것치고 너는 멀쩡한데?”

“···나는 조금 특이한 체질이거든.”


말을 얼버무리는 소년의 모습에 시드는 눈을 가늘게 떴다.

저 녀석, 분명히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

그러나 상황이 상황인지라 추궁하기는 힘들었다. 당장은 눈앞의 저 독인들이 급하다.

시드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솔직히 믿기 힘들지만···사람이라고 치지. 하지만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고는 해도, 그게 괴물에 비해 더 안전하리라는 보장이 되어 주지는 않아.”


전혀 없다.

당장 며칠 전만 해도 같은 인간종에 속하는 방사능의 아이들과 자유도시를 건 치열한 인질극을 벌이지 않았던가.

인간이야말로 그 어떤 짐승이나 괴물들에게 밀리지 않을 정도로 동족들에게 잔인한 종이었다.

소년은 시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몇몇 안 그런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 저리 변하고 나서는 훨씬 화를 많이 내고, 무언가를 부수려 들어. 뭐든지 먹으려고 하고.”

“그러면?”

“우리가 만약 저 독인들에게 들킨다면······.”


침을 꿀꺽 삼키며 말을 잇는다.


“아마 잡아먹히고 말 거야.”




* * *




제국제일검,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는 고전하고 있었다.

그는 지쳐 있었고, 그 이상으로 심각한 부상을 안고 있었다.

그리고 칼날 개미들은 그 수가 도무지 줄지 않았다.

평소라면 수백, 수천이 달려들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잡졸들이지만······.


‘눈이 뻑뻑하다. 유논의 총알 파편들이 아직도 눈알 틈새에 남아 있는 것처럼.’


물론 눈의 통증이야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정말 큰 문제는, 다리였다.


그는 완전히 으스러져 부러진 제 한쪽 다리와, 그것을 겨우겨우 지탱하며 끌고 다니고 있는 반대쪽 너덜너덜한 다리를 거칠게 움직였다.


핵전쟁 이전의 시절이었다면 마력으로 몸을 감싸 어렵잖게 추락의 충격을 이겨낼 수 있었을 테지만, 안타깝게도 이제 그에게는 마력이 없었다.

그렇기에 방사성 폭풍은 소드마스터에게도 끔찍한 자연재해다.

폭풍은 제국의 실세를 거칠게 집어던졌고, 낙법을 펼쳤음에도 이 정도에서 끝나는 것이 최선이었다.


입에서는 비린 맛이 맴돌았다.

이것이 방사능에 피폭당한 이들이 으레 겪는 신체의 붕괴 현상인지, 아니면 그저 피의 맛에 불과한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소드마스터는 제 몸이 골짜기의 독기에 급속도로 약화되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최대한 빨리 이 저주받을 골짜기에서 벗어나야만 했다.


캉-!


환상세계의 1, 2위를 다투는 최강의 검사는 무의식적으로 휘두른 태양수호자가 맞부딪히는 감각에 움찔했다.

어둠을 벼린 것 같은 새카만 벌레의 칼날들이 짓쳐들었다.


“···병정개미들.”


이전까지의 일개미 군단은 학살하듯 마구 벨 수 있었다면, 병정개미는 그렇지 않았다.

하나하나가 다 기사 급이었다.

처리하는 데 이전보다 훨씬 더 공을 들여야만 했다.

그리고 그런 병정개미들이 눈앞에만 자그마치 십수 마리.

얕볼 놈들이 아니었다.


제국제일검은 감각 없는 한쪽 다리를 끌고, 전투의 아드레날린으로도 완전히 지워지지 않는 통증 속에서 다른 다리 한 짝을 움직였다.

으스러진 상처에서 핏물이 봇물 터지듯 뿜어져 나왔다.

아마 그 냄새를 맡고 저 개미들이 이리 미친 듯이 쫓아오는 것이리라.


“······.”


놈들이 피에 굶주린 채 먼저 달려들기를 원했으나, 병정개미들은 일개미와 달랐다.

훨씬 영리하고, 훨씬 훈련되어 있다.

혈향에 새카만 눈과 페로몬이 요동치는 것이 뻔히 보이는데도, 먼저 칼날을 움직이지 않는다.

그저 멀리서 위협만 할 뿐이었다.

시간을 끌면 자기네들이 무조건적으로 유리하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이대로 대치 상황이 길어지면 개미들의 숫자는 배로 불어나게 되는 반면, 소드마스터의 몸 상태는 더더욱 악화될 것이다.


‘놈들은 지원군을 불러 한꺼번에 일 대 다수로 휩쓸어 버릴 생각이다.’


만전의 몸 상태라면 그것도 이겨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불가능했다.

이쪽도 지원군이 필요했다.

신체 성하고, 저 개미들에 맞서 싸울 능력도 충분한 그런······.


마침 적임자가 있었다.

소드마스터는 최대한 담담한 목소리로 그자에게 말했다.


“이것들을 다른 데에서도 본 적 있나? 칼날 개미들이지. 피와 고기에 굶주린 괴물들. 이것들의 가장 끔찍한 점은 자기네들끼리 모여서 무리생활을 한다는 점이다. 그것도 군대식으로.”

“······.”

“곧 피 냄새와 페로몬을 맡고 수천 마리는 몰려올 거다. 내가 죽고 나면 너도 안전하진 못할 텐데.”


정화교의 여사제는 대답하지 않았다.

철저하리만치 무시로만 일관할 뿐이다.


카드드드득-


어느 순간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한 병정개미가 칼날을 내뻗었다.

제국제일검은 검면을 비틀어 그것을 뜯어낸 뒤 바로 키틴질 갑각의 속살을 터뜨려 버렸다.

너무 순식간이었던지라 다른 개미들은 차마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그렇게 점점 늘어나고 있는 병정개미들 중, 단 하나만을 처치한 뒤 말을 잇는다.


“그 능력을 믿는 건가?”

“······!”

“충격을 흡수하는 것처럼 보이더군. 인정하지, 훌륭해. 내 검을 점액질에 대고 비비는 듯한 느낌이었다.”


소드마스터의 검격을 그리 대담하게 손으로 잡아낼 만한 능력자들은 많지 않다.

대단한 기술과 이능력을 지닌 여사제였다.

그러나 그뿐이다.

제국의 살아있는 전쟁병기는 첫 충돌 만에 그녀의 약점을 완전히 파악한 지 오래였다.


“하지만 내 발은 막지 못했지.”

“······.”

“인지하지 못한 종류의 공격은 그 독특한 방어기술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모양이더군.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는 날카롭게 물었다.


"저 개미들은 인지할 수 있을 것 같나?”


푸른빛 여인은 반응하지 않았다.

그랬기에 제국주의자가 대신 예상되는 결과를 말한다.


“불가능하다. 처음에야 괜찮겠지. 하지만 칼날 개미들-사람보다도 거대한 그것들 수천 마리가 주위를 온통 뒤덮은 다음에는?”


그는 확신에 차 말했다.


“그것들에게 짓눌려서 익사하기 직전이 된 뒤에는? 온몸 감각들이 개미가 사각대며 다가오는 것에 묻히고 난 뒤에도 그것들을 인지할 수 있을 것 같나?”


저 푸른 머리, 하늘빛 눈의 여사제는 혼자서 이 위기를 헤쳐 나가지 못한다.

그, 파빌리안 스트라우스 또한 마찬가지였다.

결국 둘 다 살아서 나가려면 힘을 합쳐야만 했다.


“내가 너를 필요로 하는 만큼이나, 너도 내가 필요할 거다. 이제 인정할 때도 되지 않았나?”


피오네는 잠시 침묵하다 차분히 입을 열었다.


“말이 많아지셨군요.”

“······.”

“많이 조급해 보이십니다. 침착하게 개미들부터 해치우시지요.”


딱딱하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그 개미들을 전부 해치우고 난 다음에는, 제가 상대해 드릴 테니까요.”


그녀는 감정 없는 눈으로 소드마스터의 몸을 낱낱이 훑으며 말했다.

지친 기색 역력한 몸동작과, 다리의 부러진 각종 상흔들.

지금이라면 이길 수 있다

저 모든 검사들의 정점을,

유논과 시드의 여정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인물을.


설령 그러느라 피오네, 그녀 자신의 생명이 위험해진다 할지라도······상관하지 않는다.

그것은 유논에게 입은 은혜부터 우선 갚고 난 뒤에 다시 생각할 일이었다.


“······.”


하늘을 담은 눈동자에는 결의가 서려 있었다.

부러지거나, 굽어지는 일 없을 선명한 의지.


까다롭게 되었다 생각하면서도, 파빌리안 스트라우스는 말하던 것을 멈추지 않았다.

수가 충분히 불어난 채, 이쪽으로 다가오며 압박해오는 병정개미들의 더듬이를 잘라내며 입을 연다.


“죽음까지 각오했나 보군. 안 그런가?”

“각오했다면?”

“자기 자신의 죽음은 각오했겠지. 하지만 다른 사람의 죽음까지도 각오했을까.”

“······?”


그는 눈살 찌푸리는 피오네를 향해 소리쳤다.


“정신 차려라. 이곳은 독기의 골짜기다. 너희 정화교단의 악덕이 담긴, 판도라의 항아리와 같은 장소지.”

“그래서?”


피오네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러나 이어진 말에는 그녀조차 평정을 유지할 수 없었다.


“독안개와 괴물, 식인종들로 가득 찬 이 협곡 속에서 황녀 전하께서 얼마나 오래 살아남으실 것 같나?”

“······!”


황녀 전하.

시드를 이르는 말이다.


“유논과 함께 떨어지셨다면 다행이겠지. 그 녀석도 나 못지않게 다쳤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람 하나 보호할 정도의 실력은 있을 테니. 하지만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홀로 골짜기 밑바닥에 추락하셨다면?”


당연하게도, 오래 버티기는 힘들 것이다.

대화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피오네의 동공이 흔들렸다.

그리고 노련한 검사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너와 나의 목표는 다르지 않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

“나중에 적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은 그때에 가서 생각할 일이지. 일단은 황녀 전하부터 구해야 한다. 그분을 이대로 죽게 놔둘 셈인가?”


위험에 처해 있을지도 모를 시드를 살리기 위해선, 개미들을 뚫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시드와 유논의 가장 끔찍한 숙적이 될지도 모르는 남자를 살려야 했다.

저 강력하고 위험천만한 적과 휴전을 맺고 동침해야만 했다.


피오네는 고민 끝에 입을 열었다.


작가의말

이제 종강했습니다. 

과제나 시험도 많았고, 또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었던지라 연재를 오래 쉬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사정으로 연재를 쉬어서 죄송합니다. 기다려주신 분들께 오래 기다리게 만들어서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과, 또 기다려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앞으로는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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