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생각 님의 서재입니다.

판타지에 핵이 떨어졌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생각.
작품등록일 :
2020.05.16 10:33
최근연재일 :
2022.03.28 12:05
연재수 :
287 회
조회수 :
295,342
추천수 :
14,095
글자수 :
1,877,846

작성
20.06.16 20:08
조회
2,102
추천
113
글자
12쪽

재회(Reunion)(4)

DUMMY

시장이 찾아온 것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뒤의 일이었다.

에드워드 갈란은 마법상점으로 찾아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말했다.


“자유도시가 공격받기 직전의 위기에 처했습니다.”

“제국주의자들인가?”


유논은 곧바로 정답을 알아맞혔다.

에드워드 갈란은 눈을 크게 떴다.


“맞습니다. 어떻게···설마.”

“네가 생각하는 게 맞을 거다.”

“그 소녀······분명 제자로 들이기 전까지는 저한테 제국주의자들이 찾아오면 그들에게 전해달라 말씀하셨었죠. 맙소사.”


그는 뒷걸음질 치며 입을 열었다.


“그 소녀가 제국의 직계 후손이었군요.”

“그래. 제국주의자들이 그것에 관해 말했나?”

“대놓고 제국의 작은 태양을 너희들이 숨겨놓고 있음을 안다며, 내놓지 않는다면 자유도시를 침공하겠다고 선전하더군요.”


자유도시의 시장은 부자연스럽게 말을 잇는다.


“도대체···무슨 짓을 저지르신 겁니까?”

“제자를 받았지. 제자를 지켰고.”

“제국의 2순위 황위 계승권자를 말입니까? 저들 제국의 망령들은 세계가 멸망하는 그날까지 소녀를-아니, 황녀를 쫓아올 겁니다.”

“안다.”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미 각오한 일이기도 했다.

소녀를 처음 제자 삼았던 그 순간에서부터.


유논의 표정 변화 없는 얼굴에 시장은 그가 단단히 결심을 굳혔음을 알아차렸다.

그 어떤 설득을 하더라도 그 결단을 바꿀 수 없음을······.

그렇다면 자유도시의 시장으로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뿐이다.


“자유도시 갈란에서 나가주셔야겠습니다.”


에드워드 갈란은 그리 단호하게 말했다.




* * *




유논은 자유도시의 시장 에드워드 갈란의 결정에 실망하지 않았다.

그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으리라.

그는 유논에게 은혜를 입은 사람이기 이전에 자유도시의 시장이었으니까.

에드워드 갈란에게는 자유도시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었다.

가뜩이나 자기 자신의 과실로 자유도시를 이미 한 번 위험에 빠뜨린 입장에서는 더더욱.


오히려 유논과 시드를 제국주의자들에게 넘기지 않고, 어서 자유도시를 떠나라고 말해준 것만으로도 굉장히 인도적인 결정이었다.

멸망한 시대, 가족조차 팔아넘기는 자들이 흔하다. 하다못해 은인은 팔아넘기지 못할 게 무엇인가.

냉큼 제국주의자들에게 그들의 소재를 알리지 않은 것만으로도 에드워드 갈란은 신의를 지킨 것이다.


그는 유논에게 어서 자유도시를 떠날 것을 종용했으며, 제국주의자들에게는 이미 도망쳤다고 전하겠다 말했다.

자유도시의 수호자로서 당연한 결정이었고, 유논도 그 이상의 무언가를 바라지 않았다.

이미 대규모 몬스터 웨이브에 장벽도 무너지고 전력에 상당한 손실을 입은 자유도시였다.

도시의 외부인들을 지키기 위해서 제국주의자들의 수천 대군과 소드마스터를 상대로 결사항전을 벌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차피 유논도 자유도시를 방패삼아 계속 숨어있을 생각은 없었다.

예정상으로도 자유도시는 조만간 떠나려고 했었다.

그저 시드를 조금이라도 더 가르치기 위해서, 그리고 조금이라도 마정석을 더 벌기 위해서 남아있었던 것일 뿐. 그런 계획이 앞당겨진 것에 불과했다.


‘마정석은 시장에게서 뜯어낼 만큼 뜯어냈고, 꼬맹이도······아직 허접하지만, 그래도 기본 정도는 할 줄 알게 되었다.’


이번 제국주의자들의 건은 떠나고자 했던 결심에 조금 힘을 실어주었을 뿐이다.

결국 바뀌는 것은 없었다.

조금 급하게 떠나게 되었다는 작은 차이만 있을 뿐이다.


유논은 시드와 함께 짐을 챙겨 자유도시의 동쪽 숨겨진 출구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검은 로브 입은 인물이 있었다.

유논은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피오네···미리 기다리고 있었나?”

“제국주의자들의 군대가 서쪽에서 찾아왔으니, 동쪽으로 가실 거라 짐작했습니다. 들어맞았군요.”


로브의 형태를 한 까마귀들의 사제복.

그 속에 있는 것은 하늘빛 눈의 여인이었다.

평소였다면 반가운 만남이 되었을 것이나, 안타깝게도 지금은 타이밍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자유도시가 제국주의자들에게 시드의 신병을 내놓으라는 협박을 받고 있는 상황. 자유도시의 인물은 더 이상 마냥 아군이라 보기 힘들다.


그리고 만약 피오네가 적이라면······굉장히 까다로운 상대가 될 것이다.

유논이 겉으로 내색하지 않은 채 마력 회로의 출력을 끌어 올리던 순간이었다.

푸른 여인은 머리칼을 휘날리며 대뜸 내뱉었다.


“함께 가시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유논은 미간을 좁히며 우뚝 선 그대로 피오네를 바라보았다.

설명을 요구하는 그 모습에 그녀가 입을 열었다.


“제국주의자들의 군대는 그들의 차기 태양 후보···시드를 찾기 전까지 멈추지 않고 쫓아올 것입니다.”


그녀는 단발머리 소녀를 힐끗 쳐다본 뒤 말을 이었다.


“그들로부터 도망치기 위해서는 더 강한 이들의 힘을 빌려야 합니다. 제국주의자들보다 강력한 세력의 힘을요.”


제국주의자.

자기네들은 신新 카라얀 제국이라 부르곤 하는 옛 제국의 망령들은 강력한 위세를 지니고 있다.

7대 세력 중 영향력이나 군사력, 권세로 따지면 4강의 거대 세력에 속하지 못할 뿐, 5~6위 안에는 무조건 꼽히는 강력한 세력인 것이다.


그런 제국주의자들보다 강력한 세력이라.

유논은 피오네의 사제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답은 정해져 있었다.


“정화교회의 세력권으로 들어가자는 뜻인가.”

“저는 한때 정화교회 이단심문관들의 수장이었습니다. 은퇴했다고는 하나 주교급 인사들과도 상당한 친분이 있고, 사람 몇 명을 보호해달라 맡길 수 있을 만한 인맥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제국주의자들이 아무리 옛 제국의 부흥에 눈이 멀었다고는 하나, 자기네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막강한 세력을 구축한 정화교회에 함부로 싸움을 걸 수는 없을 것이다.

자유도시와는 사정이 달랐다.

제국주의자들은 물론 강력한 세력이나, 정화교회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다.


수십만 광신도들과 이단심문관들, 최첨단 정화의 기술을 보유한 정화교회 입장에서 제국주의자들은 그저 구시대의 망령들에 불과하다.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쓸어버릴 수 있는, 그러나 소드마스터의 존재가 꺼려져 그냥 내버려 두고 있는 그런.


“자유도시로부터 걸어서 열흘 즈음 걸리는 거리에 정화교회의 거대 쉘터Shelter가 있습니다. 그곳으로 도피한다면 정화교의 비호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정화교의 쉘터라.”


유논도 아는 곳이었다.

확실히, 안전이 보장될 만한 거점지대였다. 제국주의자들도 거대 쉘터는 함부로 넘볼 생각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그는 입가를 매만졌다.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사실상 현 시점에서 카라얀의 직계 후손을 제자 삼은 유논이 제국주의자들의 손길을 떨쳐낼 수 있는 유일하다시피 한 방법이기도 했다.

단점이라면 또다시 거대 세력과 얽히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인데······.


‘어차피 물불 가릴 처지는 아니다.’


소드마스터 섭정공이 쫓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 다른 거대 세력을 상대로 만들게 될지도 모를 미래의 불화보다는 지금 턱끝까지 쫓아온 소드마스터의 존재가 훨씬 위협적이었다.


유논은 물끄러미 피오네를 바라보며 물었다.


“시장이 시켰나?”

“공식적으로는, 제가 시장님의 명령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여러분들을 구출하기 위해 나선 것으로 되었습니다.”

“비공식적으로는 다르단 말이겠군.”

“비공식적으로는, 예. 시장님께서는 저에게 은인을 도우라 말씀하셨고, 황야를 빠르게 지나치기 위한 이동수단까지 기꺼이 내어주셨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피오네의 뒤쪽에는 어둠에 묻힌 채 검정색 모터사이클이 준비되어 있었다.

에드워드 갈란은 은혜를 잊지 않았던 것이다.


“이거로 과거의 빚은 없던 셈 치자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래, 이 정도면 충분하지······.”


이 정도 도움이면 과거의 일을 보은報恩하는 것으로는 차고 넘친다.

유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도움, 고맙게 받지. 지금 출발하는 것이 좋겠군.”

“알겠습니다.”


그리 말한 뒤,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유논은 가만히 선 채 검정색 모터사이클을 바라보고만 있었고, 시드는 그런 유논의 뒤에서 하품하고 있었다.

그리고 피오네는 무표정한 낯 그대로 눈만 살짝 돌려 유논의 눈치를 보았다.


“······.”

“······.”

“······?”

“······?”


잠시 침묵이 흐르고, 유논이 입을 열었다.


“뭐하나?”

“유논님이 운전하시는 것 아니었습니까? 혹시 쉘터의 위치를 모르시는 거라면······.”

“아니, 쉘터의 위치는 나도 알고 있다. 다만 운전하는 법을 모를 뿐이다.”


유논은 당당하게 말했다.


“모터사이클 운전법은 알지 못한다.”

“그렇군요.”

“······.”


또다시 주위가 얼어붙는 것만 같은 침묵이 흘렀고, 그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피오네가 말을 꺼냈다.


“그럼 제가 운전하겠습니다.”

“그러도록.”


피오네는 모터사이클 앞자리에 앉아 운전대를 잡았다.

유논은 그 뒤에 시드를 놓은 후 맨 뒷자리에 앉으려 했으나······시드가 거부했다.

가운데는 좁고 불편하다며 투정을 부리는 통에 결국 뒷자리로 옮기고 유논이 중간에 앉았다.

그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피오네의 허리 쪽 옷자락을 붙잡은 뒤 말했다.


“출발하지.”


바람을 진동하게 만드는 배기음과 함께 흑색의 오토바이가 황야를 가르고 지나갔다.

동쪽으로,

정화교단의 쉘터를 향해서.




* * *




때는 밤.

이제 정화교의 쉘터까지는 걸어서 사흘 정도 거리 정도만 남았다.


여정은 강행군이었지만, 동시에 순조로웠다.

유논은 황야를 달리는 동안 끊임없이 시드에게 주입식 교육으로 마법과 상식을 가르쳤고, 소녀는 괴로워하면서도 타고난 머리로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쭉쭉 익혀나갔다.


이따금씩 나타나는 괴수들은 피오네와 유논이 번갈아가며 처리했다.

그리고 황야에서 변종 괴수들은 무시무시한 적이자 장애물인 동시에, 일용할 양식이 되어주기도 한다.


유논은 모닥불 앞에 앉아 황야 변종 땅두더지의 고기를 마구 뜯고 있는 시드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방사능은 신경 쓰지 않고 닥치는 대로 먹어대고 있었다.

건너편의 피오네가 경건한 자세로 기도하며 정화코인으로 방사능을 정화하고 질긴 고기를 한 조각씩 잘라먹고 있는 것에 비하면 가히 야만인이라 부를 수 있을 법 했다.


누가 저 모습을 보고 고귀한 황족 직계의 혈통을 이어받은 소녀라 생각하겠는가!

피폭의 위험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저 대담한 모습에, 어쩌면 저 아이의 진정한 적성은 마법사가 아닌 방사능의 아이들 쪽에 가까운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 지경이다.


‘강력한 돌연변이이기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일 수도 있고···핏줄 탓일 수도 있겠지만, 교정이 필요하긴 하겠군.’


한동안은 워낙 선행되어야 할 교육들이 많은지라 그대로 놔뒀지만, 앞으로는 식사 예절도 조금씩 가르쳐야 할 것 같았다.


“아저씨, 아저씨도 고기 좀 몇 점 먹어봐! 좀 기름지고 질겨서 그렇지, 먹다 보면 풍미가 있다니까!”


유논은 입가에 기름기를 잔뜩 묻힌 채 흥분해서 소리치는 소녀의 모습에 피식 웃었다.

변종 두더지 고기를 먹으며 소리치는 모습에 처음 만났을 적 오크고기 꼬치를 내밀던 그때와 겹쳐 보였다.

그는 웃는 낯으로 소녀에게 나긋하게 말했다.


“안 먹어도 된다. 그리고······.”

“그리고?”

“존댓말.”

“···치.”


교정해야 할 것은 식사 예절만이 아니다.

녀석의 언어 예절도 고쳐야 했다.


유논은 아주 오래 전부터 살아온 마법사였다.

그리고 그게 무슨 뜻인가 하면, 어느 순간부터 새파랗게 어린 꼬맹이가 그에게 하는 반말을 용납하지 못하는 나이가 되었다는 뜻이다.


유논이 시드에게 무어라 훈계를 늘어놓으려던 찰나였다.


사각-사각-사각사각-사가가가가각-!


모닥불의 빛이 다 비추지 못하는 어두운 황야의 어딘가.

칼날이 수풀을 베고 지나가는 듯한 서늘한 소음이 들려왔다.


괴수다.

유논은 지팡이를 뽑아들었다.


작가의말

k2072_skyking777님, 후원금 정말 감사드립니다. 흑흑...눈물샘이 마르질 않네요. 여러분의 후원이 도착할 때마다 눈가가 촉촉해지는 바람에...아무튼 정말 감사드립니다. 후원해주신 분들께 보내는 메시지도 작성해 놓았으니 시간이 나면 보시기 바랍니다. 안 보셔도 상관은 없습니다. 작가의 아무말 대잔치거든요.


그나저나 유논은 꼰대가 되었네요. 저 아이가 예전엔 저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판타지에 핵이 떨어졌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0 구원에는 대가가 따른다(2) +16 20.07.08 1,368 82 12쪽
49 구원에는 대가가 따른다(1) +10 20.07.06 1,439 81 13쪽
48 독기의 골짜기(Valley of Venom)(4) +12 20.07.04 1,491 70 12쪽
47 독기의 골짜기(Valley of Venom)(3) +16 20.07.03 1,495 69 11쪽
46 독기의 골짜기(Valley of Venom)(2) +20 20.07.02 1,603 77 16쪽
45 독기의 골짜기(Valley of Venom)(1) +16 20.06.26 1,854 91 12쪽
44 검과 마법(Sword & Socery)(3) +22 20.06.24 1,853 100 13쪽
43 검과 마법(Sword & Socery)(2) +21 20.06.23 1,843 101 16쪽
42 검과 마법(Sword & Socery)(1)(연출 수정 완료) +27 20.06.22 1,853 85 9쪽
41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다(3) +20 20.06.21 1,843 95 12쪽
40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다(2) +22 20.06.19 1,904 100 12쪽
39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다(1) +16 20.06.18 2,058 95 14쪽
38 재회(Reunion)(5) +17 20.06.17 2,283 97 14쪽
» 재회(Reunion)(4) +17 20.06.16 2,103 113 12쪽
36 재회(Reunion)(3) +14 20.06.15 2,213 121 13쪽
35 재회(Reunion)(2) +22 20.06.13 2,318 122 14쪽
34 재회(Reunion)(1) +24 20.06.12 2,340 126 12쪽
33 막간-카멜레온(Chameleon, 七面蜥蜴)(2) +28 20.06.11 2,298 127 18쪽
32 막간-카멜레온(Chameleon, 七面蜥蜴)(1) +17 20.06.10 2,339 110 13쪽
31 이름에는 힘이 있다(3) +54 20.06.09 2,438 147 20쪽
30 이름에는 힘이 있다(2) +18 20.06.08 2,370 119 13쪽
29 이름에는 힘이 있다(1) +20 20.06.07 2,406 126 15쪽
28 누구의 자식인가(4) +35 20.06.06 2,454 110 15쪽
27 누구의 자식인가(3) +16 20.06.06 2,411 113 12쪽
26 누구의 자식인가(2) +20 20.06.05 2,451 119 12쪽
25 누구의 자식인가(1) +23 20.06.04 2,548 111 15쪽
24 Fast & Furious(3) +2 20.06.04 2,480 114 12쪽
23 Fast & Furious(2) +16 20.06.03 2,587 122 14쪽
22 Fast & Furious(1) +20 20.06.02 2,649 133 13쪽
21 방사능의 아이들(Children of Radioactivity)(3) +15 20.06.01 2,641 124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