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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돌아갈 방법을 찾아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에일라스
작품등록일 :
2015.06.21 10:47
최근연재일 :
2015.12.04 18:42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23,319
추천수 :
343
글자수 :
271,490

작성
15.10.18 17:11
조회
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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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9쪽

31. 녹색 보석을 가진 늑대 (2)

DUMMY

일은 생각보다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후작님의 허락을 받으러 가면서 마음을 졸였지만 예상외로 후작님은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가끔씩은 실전에 나가 볼 필요도 있는법이다' 라셨던가?

그렇다고는 하나 일단은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부담스러울 정도의 호위 병력을 붙여주셨다.


지금 이곳에 모인 인원은 켄츠 경을 필두로 한 기사 다섯 명과 숙련된 병사 열 명 그리고 나와 에밀리까지 총 열 일곱 명이다.

고작 늑대 한 마리 잡으러 가는 것 치고는 이상하리만큼 강력한 구성이지만,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보내줄 수 없다는 후작님의 말이 있으셨기에 어쩔 수 없었다.


옆을 보니 에밀리가 입고있는 레더아머가 영 답답한듯 이리저리 조절하는 것이 눈에 띈다.

나도 입고 있는 이 레더아머는 켄츠 경이 혹시 모를 상황이 발생할 수 도 있다며 우리에게 입힌 것이다,

차고 넘치는 전력을 보유했음에도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하는 모습에 듬직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론 정말 한 대 때리고 싶었다. 정말로.


이 레더아머가 생각보다 딱딱한지라 처음 입어보는 나로써는 굉장히 불편했다.

적어도 군대 시절 입던 군복은 조금 신축성이라도 있었지! 거기다 조금 이상한 냄새도 나는 것 같고…

일주일 동안 안빨았던 군복에서도 이런 냄새는 안났던 것 같은데 우윽.


"후작님이 허락하셨다고는 하나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괜찮을거에요! 아버지도 가끔씩은 혼자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있다고 하셨고. 어쨌든 제 선택을 존중해주신 거잖아요?"


투구에 가려져서 표정이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저 안의 얼굴은 걱정으로 물들어 있을 거라고 장담하지.

그런 켄츠 경의 걱정스런 말에 에밀리가 양팔을 허리에 얹으며 고개를 크게 끄덕인다.


음, 에밀리 아마 그건 이런 경우는 아닐거야,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다만 저 말에 괜히 태클을 걸어봐야 스스로 자폭하는 꼴이었으므로 딴청을 부리며 에밀리가 하는 양을 잠자코 보고 있었다.


아, 날씨 좋다.


『지금 일부러 가만히 있는거죠? 정말 음흉하다니까!』

『응? 글쎄. 무슨 말을 하는거야?』

"후우, 그럼 잠시 뒤에 출발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잊으신 짐은 없는지 확인하십시오"


켄츠 경에 말에 따라 각자가 장비와 짐을 점검한다.

어디보자, 마력총 챙겼고… 없네? 이 레더아머만 없으면 딱 좋을텐데.

나도 그것에 동참해 장비를 점검해보았지만 애당초 마력총 말고는 챙길것이 없다.


에밀리나 나나 마법을 사용하는 마법사이기 때문에 별다른 장비가 필요없다.

고위 마법사들이야 지팡이를 이용하긴 하지만 우리는 아직 그럴 단계도 아니고…

이 거추장 스러운 레더아머야 몸에 걸치고 있는것이니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자, 다 완료되었으면 대열을 갖춰! 일레이나 아가씨는 제 말에 타시면 됩니다."

"잘 부탁해요. 켄츠 경"


장비 점검을 끝내고 모든 인원이 대열을 갖추어 선다.

평소라면 마차를 타고 이동했을테지만, 목적지가 숲이기도 하고 놀러가는 것도 아니다보니 말만 타고 이동하게 되었다.

나와 에밀리도 각자 말을 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제 겨우 열 네 살인 여자아이가 승마술을 알고 있을리가 있나.

그렇다고 병사들과 함께 걸어서 이동하면 내 조그만 발이 퉁퉁 부어버릴 것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조금 모양새는 이상하더라도 각자 기사와 함께 말을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켄츠 경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말 위에 올라타 균형을 잡았다.

자세를 잡고 고개를 하늘로 향하자 아까만해도 비스듬히 기울어 있던 태양은 이제 머리 바로 위에서 그 위세를 자랑하고 있다.

밖을 돌아다니기에는 조금 덥겠지만, 켄츠 경이 알려준 장소가 크게 멀지 않은 곳이기도 하고 숲 안은 아마 그늘져서 시원할테지.


에밀리까지 말에 올라탄 것을 확인한 켄츠 경이 역시 기사답게 능숙한 솜씨로 말에 올라탔다.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일레이나 아가씨."

"걱정마세요. 꽉 붙들고 있을테니까요?"


켄츠 경이 잠시 뒤로 돌아 주의사항을 전해준다. 나는 그것에 미소로 화답해주었다.


"자, 그럼 출발!"


다시 몸을 앞으로 돌린 켄츠 경이 고삐를 당기며 외친다.

그에 대답하듯 말이 힘차게 투레질하더니 천천히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 *


에일른 제국 동남부에 위치한 이곳 데린시에르 영지는 제국 내에서도 꽤 큰축에 속하는 영지라고 한다.

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의 터전으로 삼고있는 곳이기도 하다.

황도만큼은 아니지만 그곳과는 또 다른 이곳 특유의 분위기는 나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었다.


그 분위기를 즐기며 천천히 이동하던 우리는 곧 성을 벗어날 수 있었다.

사람들이 많아 속력을 내기 어려웠던 성 안과는 달리 목표 지점인 숲까지는 넓게 펼쳐진 평야였으므로 조금 속력을 높였다.

본래는 조금 더 기분을 내려고 속도를 높이려 했으나 뒤에 따라오는 병사들을 보고는 그럴 마음을 접었다.

행군하던 시절 차타고 편하게 이동하던 사람들을 보면서 이를 갈았었는데, 똑같은 사람이 될 수는 없으니까.


그래도 충분히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하아, 좋네요. 나중에 승마술 배워볼까요?"

"보기에는 간단해보여도 꽤나 어려운 기술입니다."


켄츠 경의 말대로 승마술은 꽤나 어려운 것에 속한다.

우선은 이 흔들림이 생각보다 심하다.

덕분에 앉아있다보면 말의 움직임에 몸이 통통 튀어오른다.

그것이 계속되다보면 엉덩이가 미칠듯 아파오는 것이다.


그럼에도 평소와는 다른 높이에서 보는 풍경을 보자면, 지구와 달리 별다른 즐길거리가 마땅하지 않은 - 어디까지나 나한테만 - 이곳에서 고통을 감수할만한 좋은 취미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든지 얻기 위해서는 댓가가 따라야 하는 법이죠. 물론 정도에는 차이가 있겠지만요"

"옳으신 말씀입니다."

『그걸 아는 사람이 이렇게 위험한 일을 손수 나서요?』


조금 우쭐대며 켄츠 경에게 말하던 차에 아무 예고 없이 날아든 일레이나의 일침에 하마터면 말에서 떨어질 뻔 했다.

깜빡이는 켜고 들어와주면 안될까 일레이나?


『…요즘 찔러들어오는 타이밍이 점점 날카로워지는 것 같은데. 하마터면 말에서 떨어질 뻔 했다고?』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요?』


나는 아무래도 호랑이 새끼를 키워낸 듯 하다. 우우.


아무튼 흐트러진 자세를 다시 바로잡은 내 시야에 저 멀리 여름을 맞아 한층 울창한 모습을 드러낸 숲이 보였다.


"켄츠 경. 저 숲인가요?"

"예, 숲의 초입에서부터 그 장소까지 크게 멀리떨어져 있지는 않으니 곧 도착할 것입니다."


숲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궁금해진다.

원래는 이렇게까지 무언가에 집착하는 성격은 아니었다.

이곳으로 오고 나서는 뭔가 궁금한건 끝을 봐야 성에 찬다.

어쩌다 이렇게 된거지? 아무튼 부디 내 흥미를 충족시켜주었으면 좋겠다.


얼마 간을 더 이동해 숲의 초입에 들어선 우리는 모두 말에서 내렸다.

드넓은 평야에서야 말을 타는 것이 낫겠지만, 이런 숲속에서 사람도 아닌 짐승과 싸울 때는 짐만 될 뿐이다.

병사 중 한 명을 뽑아 말을 관리하게 한 후, 나머지 일행은 천천히 숲 안으로 들어섰다.


* *


어둡다.

숲이라고 해서 지구에서 드문드문 나무가 있는 그런 숲을 생각했는데 전혀 다르다.

빽뺵한 수목들은 태양 빛 마저도 가려 한 낮에 우리는 어둠을 맛보고 있었다.


나와 에밀리는 대열의 중앙에서 이동하고 있다.

아무래도 선두나 후위에 있다보면 급작스런 상황에 대응하기 어렵기도 하거니와 일단은 마법사이기 때문에 어느 방향으로든 화력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이곳이 좋았다.


"에밀리 괜찮아?

"무으, 아무래도 나는 승마하고는 안 맞나봐…"


옆에서 같이 걷고 있는 에밀리의 상태가 영 좋지 않아 보인다.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것이 아무래도 멀미가 난 모양이다.

멀미약이라도 하나 주고싶지만, 그런게 있을리도 없으니 내가 해줄 수 있는 거라곤 등을 쓰다듬어 주는 정도다.

손으로 등을 조심스럽꼐 쓸어주자 조금은 표정이 편안해지는 것 같다.


그렇게 얼마를 걸었을까.

길고 풍성하게 뻗은 나뭇가지와 나뭇잎들 덕분에 점점 어두워져 간다.

그 무렵 선두에서 걷고있던 켄츠 경이 정지의 손짓을 뒤쪽으로 보인다.

그것을 알아본 모두는 그 자리에서 정지하고 경계 자세로 돌아섰다.


"나온건가요. 켄츠 경?"

"아마, 그런 것같습니다."


켄츠 경이 들고 있는 검으로 정면을 가리킨다.

그것을 따라 검이 가리키는 곳을 보았지만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없는걸요?'

"아뇨. 저 수풀 뒤편에 있습니다. 지금은 가려서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켄츠 경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수풀 너머에서 무언가가 우리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어둡긴 하지만 어슬렁거리며 네발로 걸어오는 모습, 사람과는 다르게 길게 튀어나온 입, 덥수룩한 털, 그리고 가슴께에서 반짝이는 녹색의 무언가.


"녀석이군요."

『정말 가슴에 뭔가 박혀있네요. 저게 뭐지?』

"예, 스스로 나와 준 덕분에 수고를 덜었습니다."


그것보다 난 당신이 더 대단해 보이는걸.

도대체 저걸 어떻게 안거야? 기사는 기사라는걸까?


우리 앞에 나타난 늑대의 모습은 켄츠 경이 말해주었던 그 모습과 거의 흡사했다.

내가 알고 있는 늑대의 모습보다는 조금 더 크고 사나워보이지만…

그것도 저 보석의 탓이려나?


"전투 준비!"


켄츠 경의 외침에 일행 모두가 일사 분란하게 움직이며 늑대를 포위했다.

진형을 완성한 기사와 병사들이 칼과 창을 늑대에게 겨누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 또한 화력지원을 위해 마법을 발현하기 시작했다.


몸놀림이 빠르다고 했지? 어떤 마법이 좋으려나.


"핫-!"


한 발자국씩 거리를 좁혀가던 중, 기사 한 명이 기합성과 함께 빠른 속도로 늑대에게 짓쳐든다.

단숨에 늑대를 두 동강 내버릴 것 같던 날카로운 검격은 늑대의 민첩한 움직임에 무위로 돌아갔다.


"날렵한걸요? 저 정도라면 반응 못하고 당할만도 하겠어요."

"기사들의 공격까지 피해낼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아무래도 그리 쉬운 상대는 아닌 것 같습니다."


확실히 저 몸놀림은 경계해야 할 것 같다.

저런게 한 놈이 아니라 여러 놈이라면 꽤나 골치아플 것이다.


다시 진형을 짜 포위하기 시작하려는 차에 늑대 녀석이 돌연 뒤로 뛰어 몸을 뺴더니 고개를 위로 쳐든다.


그리고-


아우우우우우우우-!


힘차게 울부짖었다.


『꺅!』

"꺄악!"

"뭐, 뭐야?"


갑작스럽게 귀를 덮쳐오는 소름끼치는 울음소리에 일레이나와 나 그리고 에밀리까지 모두 깜짝 놀라버렸다.

그 덕분에 하마터면 발현해두었던 마법이 흩어져 버릴 뻔 했다. 발현 된 이후라도 계속 유지해주지 않으면 그대로 흩어져 버리니까…


주변을 둘러보자 우리처럼 소리를 지르지는 않았지만 일행 모두 조금 놀란 모습이다.


"조금 골치아파질 것 같습니다."

"왜죠?"

"늑대는 원래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입니다."


그렇지. 실물은 이게 처음이지만 예전에 TV에서 봤던 바로는 저렇게 울부짖고 나서는 동료들이 나타났…


"그리고 위기에 처하게 되면 저렇게 자신을 도와 줄 동료들을 부릅니다."

"에, 그러니까 지금…"

"예, 아마 동료들을 부른것일 테지요. 부디 그 동료들이 일반 늑대이기를 바래야겠습니다. 저런 녀석이 여럿이라면…"


힘들다.

나와 에밀리가 없다면 모를까 전투에서 사람을 지키며 싸운다는 건 생각보다 많이 힘든 일이다.

싸우는 도중에도 계속 뒤쪽에 신경을 써야 하니까.


긴장감에 잠시 몸을 움직이자 등 뒤로 매고 있던 마력총의 존재가 느껴진다.

시험해버려고 가져온 물건이지만 중요하게 쓸지도 모르겠다.


"옵니다."


켄츠 경의 한 마디에 모두가 다시 무기를 고쳐잡는다.

여기저기서 사박거리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걸어나오기 시작한다.

볼 것도 없이 늑대들이겠지만.


"맙소사…"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일반 늑대이기를 원한 우리의 기대는 반 밖에 미치지 못했다.

아니 반이라도 미친게 다행일지도.

새로 나타난 십 여 마리의 늑대 중에는 가슴께에 녹색 무언가가 박혀있는 녀석이 두 녀석 더 있었다.


"그래도 아주 나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무리해서 기사들을 몇 명 더 데리고 온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게요. 켄츠 경, 앞으로 말 잘 들을게요."

『그러니까 이런일이 터지고 나서 그런 말을 해도 소용없다구요! 이제 어쩔거에요?』

『뭘 어쩌긴 어째! 세 놈이면 세 놈 다 때려잡아야지!』


한 놈이건 세 놈이건 그게 중요해? 안 그럼 잡아먹히겠는데!


이제 오히려 수적으로 우세해진 늑대들이 한 발자국씩 우리 일행을 압박해오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우리는 조금씩 뒤로 물러서며 한 곳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켄츠 경, 어째서 가만있는거에요?"

"섣불리 공격했다가는 아가씨들이 공격받을 위험성이 있습니다. 저 늑대들은 생각보다 영리한 것 같으니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 말에 나는 다시 늑대들을 주욱 둘러보았다.

우리 일행을 빙 둘러 포위하고 있는 늑대들, 그 중에서도 핵심이 되는 세 마리의 늑대들은 중앙과 좌측, 우측에 걸쳐 한 마리씩 있었다.


"저희 공격의 핵은 기사들입니다. 기사들이 힘을 한 점에 모은다면 돌파야 가능하겠습니다만, 그래서야 한쪽 방어가 뻥 뚫리게 됩니다. 모두를 못 믿는 건 아니지만, 오전의 사건도 있고하니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고 봅니다."


켄츠 경의 말을 듣고보니 일리가 있다.

기사들이 모여 공격한다면 당연히 뚫어낼 수 있다. 그들은 그만한 실력이 있다.

다만 그래서는 켄츠 경의 말처럼 한쪽으로 등을 드러낼 수 밖에 없고, 그곳에는 우리의 약점인 나와 에밀리가 있다.


한 마디로 난 지금 걸림돌인거구나?


『저것들 정말 늑대가 맞아요?』

『그럼 뭐겠어? 소름끼치게 똑똑한 늑대겠지』


"그렇다면요."

"일레이나?"


모두에게 걸림돌이 될 수는 없다.

내가 원해서 오게 된 일이니까.


나는 발현해두었던 마법을 미련없이 없애버렸다.

가공되었던 마법력들이 허공으로 흩어지며 자연으로 환원된다.

그리고 나는 등 뒤로 매고있던 마력총을 꺼내들어 사격자세를 취했다.


오랜만인걸 마지막으로 총 쏴본게 언제더라?


"켄츠 경, 그럼 저 세 마리중 한 마리를 처리 할 수 있다면 상황이 좀 나아질까요?"

"예, 그렇다면 큰 무리없이 정리가 가능 할 것입니다."


좋아, 그렇단 말이지.


『설마, 마력총을 쓸 셈이에요?』

『달리 방법도 없잖아? 이럴 때는 일격필살의 무기가 필요한 법이라고』


마법을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저런 날랜 움직임에는 맞출 자신이 없다.

그렇다면 조금 위험부담이 있긴해도 빠르고 정확하고 엄청 센 마력총이 제격이다.


사격을 해본지는 꽤 되었지만 이건 궤적이 일직선이니까 괜찮겠지. 반동도 적고.


익숙하지 않은 서서쏴 자세이지만, 언제나 사격에서는 꽤 성적이 좋았던 만큼 몸이 자세를 기억하고 있었다.


"켄츠 경, 조금 있다가 제가 신호를 드리면 저 맨 오른쪽에 있는 녀석을 왼쪽으로 뛰도록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일레이나 아가씨, 그건?"


이제야 내가 마력총을 들고 있는 것을 발견한 듯 켄츠 경이 의문을 표해온다.


"마법 도구에요. 조금 엉성하긴 하지만 맞기만 한다면 저런 녀석쯤 한 방에 보내버릴 수 있는 물건이에요."

"일레이나, 그건…"


마력총의 위험성을 알고 있던 에밀리가 말끝을 흐린다.

나는 그런 에밀리에게 한 번 윙크해 주고는 다시 앞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금 이 순간에도 늑대들은 조금씩 다가오고 있었다.


"가능할까요? 지금 이 자세 꽤나 힘들거든요."

"아, 예. 그럼 지시하신대로 하겠습니다."


켄츠 경이 긍정의 답을 준다.


좋아 그렇다면!


크게 심호흡을 한 나는 오른손 엄지 손가락으로 마력총의 발사 과정을 시작시키는 부분을 꾹 눌렀다.


"흑-"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마력총 내부의 마법회로가 기동하기 시작하며 발사 과정을 진행시킨다.

그와 동시에 내 몸에서 마법력을 뽑아내고 일점에 응축하기 시작한다.

몸에서 급격하가 마법력이 소모되자 그 상실감에 작은 신음소리가 입술 사이를 비집고 흘러나온다.


『이거 분명히 몸에 무리가 갈거라구요!』

『한 번… 이잖아? 으윽』


오전에 계속 마법 연습을 했으니 아마 남은 마법력으로는 한 발. 무리한다면 두 발 정도까지는 쏠 수 있을 것이다.


"헉…헉…"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마법력만을 줄창 뽑아올리고 있을 뿐인데도 벌써 몸이 무거워지는 느낌이다.

아마 지금 마력총에 응집된 마법력이라면 화염구를 수 백발은 만들어 낼 수 있을거다. 도대체 얼마나 효율이 나쁜거야 이거?


시간이 지나고 점점 몸에서 뽑혀나가는 마법력이 줄어가는 것이 느껴진다.

좋아, 손이 좀 후들거리기는 하지만.


"켄츠 경-!"

"하압-!"


내가 켄츠 경을 부르는 것과 동시에 그가 우측에 있던 늑대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로 인해 일행의 대열이 무너졌지만, 그 자리는 다른 사람이 견고하게 매꾸어준다.

일부러 약간 오른쪽으로 가한 켄츠 경의 강격에 늑대는 왼쪽으로 폴짝뛰어 피한다.


"지금이다!"


이걸 기다렸다. 아무리 몸이 잽싸다고 해도 공중에서는 방향을 못 바꾸지!

손수만든 조악한 가늠쇠를 통해 미리 조준하고 있던 나는 공중에 떠있는 늑대를 향해 준비되어있던 마력총을 발사했다!


몸이 뒤로 살짝 밀리며 풍선이 터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날아간 길죽한 마법력 덩어리는 눈 깜짝할 사이에 거리를 좁혀 늑대를 관통했다.


꺠갱!


그리고 그것에 얻어맞은 늑대는 복날에 매맞는 개처럼 처량한 울음소리를 내며 쓰러져서는 움찔거리다 이내 움직임을 멈추었다.

늑대가 움직임을 멈춘 것을 확인한 나는 다리가 풀려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서, 성공이다."

『정말 위력하나는 절륜하네요. 효율은 정말 나쁘지만… 그것보다 괜찮아요?』

『좀 지치긴 해도 괜찮아. 걱정마』

"일레이나! 괜찮아?"

"응, 걱정하지마. 조금 지쳤을뿐이야."


옆에 서있던 에밀리가 다가와 나를 부축해주었다.

도움을 받아 일어선 나는 마력총의 상태를 점검했다.

총신이 약간 뜨겁긴하지만 겉은 멀쩡해보인다. 안은 고장났는지 어쨌는지 확인해봐야겠지만.


"대, 대단하군요."


나를 도와 늑대를 유인했던 켄츠 경 또한 놀랐는지 떨떠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나는 그런 켄츠 경을 향해 활짝 웃어주었다.


"그쵸? 하아, 조금 지치네요. 나머지는 맡겨둘게요 켄츠 경!"

"알겠습니다. 모두! 나머지 두 녀석을 조심해라!"

"예!"


내 총이 위력덕분인지 일행의 사기가 올라간 듯 모두 목소리에 힘이 넘친다.

역시 전추에서 사기라는건 중요한 듯 하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혁혁한 공을 세운거겠지?


바보 늑대들아. 너희들이 똑똑해봐야 짐승이지. 이제 인간의 시간이다!


작가의말

빵-! 빵-!


살짝 문단 구성을 바꾸어보았습니다.


의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89 티말
    작성일
    15.10.19 08:56
    No. 1

    이때에 풍선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풍선이 없다고 보면 가죽 터지는 소리라고 해도 되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9 에일라스
    작성일
    15.10.19 19:04
    No. 2

    :) 좋은 말씀이십니다. 다만 주인공이 풍선이 있던 현대에서 왔으므로 하하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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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3. 차오르는 악의 +2 15.11.02 388 0 18쪽
33 32. 녹색 보석을 가진 늑대 (3) +3 15.10.30 463 1 20쪽
» 31. 녹색 보석을 가진 늑대 (2) +2 15.10.18 382 2 19쪽
31 30. 녹색 보석을 가진 늑대 +2 15.10.16 396 0 16쪽
30 29. 고민, 그리고 고민 +2 15.10.13 375 5 17쪽
29 28. 당혹스러운 진실 +4 15.10.10 340 5 23쪽
28 27. 강해지려면 필요한 것 +2 15.10.07 404 5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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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9. 차이 +2 15.09.06 449 6 16쪽
19 18. 동아리 (3) +1 15.09.03 495 6 17쪽
18 17. 동아리 (2) +6 15.09.01 433 8 17쪽
17 16. 동아리 (1) +2 15.08.30 518 6 17쪽
16 15. 재수없는 3인방 (2) +3 15.08.27 591 8 16쪽
15 14. 재수없는 3인방 (1) +5 15.08.25 401 11 20쪽
14 13. 실마리 15.08.23 548 7 19쪽
13 12. 친구 +1 15.08.12 653 7 15쪽
12 11. 입학식 +1 15.08.08 689 9 16쪽
11 10. 입학 전날 +2 15.08.05 1,224 9 13쪽
10 9. 다시 황도로 +4 15.08.01 612 11 9쪽
9 8. 습격(2) +3 15.07.29 579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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