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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편 연재를 목표로 합니다!

내가 돌아갈 방법을 찾아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에일라스
작품등록일 :
2015.06.21 10:47
최근연재일 :
2015.12.04 18:42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23,324
추천수 :
343
글자수 :
271,490

작성
15.10.07 20:36
조회
404
추천
5
글자
18쪽

27. 강해지려면 필요한 것

DUMMY

"음, 생각보다 좀 복잡하게 됐네."


『어쩔 수 없잖아요? 사실 모양만 똑같지 내용물은 아예 다른 물건이나 마찬가지니까요』


"그건 알고있지만 말이지… 하아, 이렇게 복잡해 질 줄은 몰랐는데."


방금전까지 부실에서 이루어졌던 회의의 내용을 다시 떠올리자 절로 입에서 한 숨이 토해진다.


습격 사건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아카데미에 다시 다니게 된 첫 날. 처음과는 이제는 슬슬 지루해져 가는 수업이 끝나고, 부실에 들려서는 다짜고짜 마력총을 만들고 싶다며 내가 그렸던 엉망진창 설계도를 모두에게 보여주었다.


하지만 나는 곧 꽤나 당황스러운 상황에 직면해야 했다. 총알이니 탄창이니 나만 알아볼 수 있는 단어들이 설계도에 적혀있었던 것이다. 그걸 모두에게 자랑하듯 보여주고 나서야 꺠달아 버려서 꽤나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보여지는 통에 땀을 뻘뻘 흘려야 했다. 다른 나라의 문헌에 나온 것을 참고한 것이라고 둘러대기는 했지만 잘 먹혀들었는지 어쨌는지…


물론, 흉흉한 소문에 휩쓸리다 오랜만에 얼굴을 내밀고는 헛소리나 하고 있는 후배를 위한 선배들의 처절한 응징(?)도 가해졌다. 아직도 제이나 선배가 양 손에 베네딕티오로 방어막을 만들어 내 양볼을 짓누르던 그 짜릿한 감각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렇게 격하게 환영해주는 걸 보면 아무래도 제이나 선배는 좋은 사람인 듯 하지만.


아무튼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이것이 무엇이냐하면, 바로 내가 후작님과의 식사 이후 끄적여 놓았던 마력총을 시험제작하기 위한 재료들이 적힌 종이다. 손에 들고 있는 이 손바닥만한 종이에는 그야말로 글자가 빼곡하게 적혀있다. 지난번 휘핑기를 만들면서 보았던 재료들도 있고, 이번에 처음 보게된 재료도 많다. 마지막 줄에 적혀있는 요 「글레이디움」이라는 녀석은 저번에 마법 상점에서 샀던 녀석을 사용할 예정이다.


부실에도 일부 재료가 있긴하지만 있는 것 보다는 없는게 더 많았기 때문에 이렇게 비품 창고로 향하고 있다. 내가 쓰게될 것이라 눈으로 확인하려고 온 것도 있지만. 가서 주문만 하면 학교에서 부리는 사람들이 원하는 곳으로 물품을 가져다 주니까 품질 확인만 하면 그만이다. 덕분에 루엘을 제외한 나머지 일행들은 여전히 부실에서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을 것이다.


저기서 빠진 루엘은 오늘도 열심히 검술 연습중이다. 빨리 기운을 차리면 좋겠는데.


그나저나 생각보다 시제품을 만드는데도 시간이 꽤 걸릴지도 모르겠다. 일레이나의 말대로 겉보기에나 총 같아보이지 사실상 내용물은 원래의 구조와 조금… 아니, 대부분 다르다고 생각해도 좋을만큼 다르니까. 총알이 필요없으니 탄창도 없고, 총알을 송탄하고 발사할 장치도 없다.


잠깐, 이거 생각해보니 그냥 마법력 모아주는 막대기나 다름 없는거잖아?


"쟤가 습격당했다던 그 소문의 1학년이지?"


"응, 경비대에서도 아직 누가 습격했는지 모른다던데."


"그거 조금 위험한거 아냐? 괜히 이러다 말려들게 되는거 아냐?"


"쉿, 들리겠어! 목소리좀 낮춰."


우리 부실이 있는 동아리 관에서 마법과 비품 창고가 있는 건물까지는 이 큰 아카데미 내부에서도 유동인구가 특히나 많은 곳이다. 게다가 오늘같이 바람도 선선하게 부는 날에는 나무 그늘 아래서 땡땡이 치는 사람들도 많고, 주변을 배회하는 사람들은 더더욱 많다. 그러다보니 본의 아니게 여러 사람들을 지나치게 되는데, 내 옆을 스쳐지나간 수 많은 사람들 중 한 무리에게서 무언가 쑥덕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미 다 들렸네요. 이 사람들아.


『정말 지겹지도 않나봐요. 저렇게 남 험담하는게 재밌을까?』


머릿속에서 일레이나의 한심하다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눈길조차도 주지 않은채 계속 걸음을 옮겼다. 좀 달라진 점이라고 한다면 읽고 있던 종이를 주머니에 고이 넣어두고 정면을 바라보고 걷기 시작했다는 정도일까?


"인간이 가장 쉽게 재미를 얻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거든. 그냥 신경 끄는게 나아."


『그래도 다들 너무해요. 전후사정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기들 멋대로 저렇게 떠들고 다니는건…』


일레이나의 말에 살짝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이 느껴진다. 자신을 향한 이야기에 신경쓰고 또 분해하는걸 보면 정말 영락없는 사춘기 소녀다.


물론 저런 말들이 신경 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사실 무지무지 신경쓰인다. 단지, 그 모습을 겉으로 드러내게 되면 더 피곤한 일이 발생하게 되니까 가만히 있는거다. 소문은 소문을 낳는다. 내가 괜히 하나하나 대응해봐야 소문이 더욱 무성해질 뿐이다.


이러나 저러나 덕분에 아카데미 내에서는 유명 인사가 되었다. 나에 대해 돌고 있는 여러가지 소문중에는 내가 용족이라는 소문도 있는 모양이니까.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내가 누구 때문에 여기서 이러고 있게 됐는데! 쳇.


* * * * * * * * * * * * * * * * * * * * * * *


"다녀왔습니다"


헤이난 씨가 잘 닦아놓은 모양인지 광이나는 문을 열고 들어가자 여느 떄와 다름없는 평화로운 분위기의 부실이 눈에 들어온다. 소냐 선배와 에밀리 그리고 세이루스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건지 여전히 나올 때처럼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나머지 세 선배는 실험실로 자리를 옮긴 모양인지 부실 안에서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들락날락해도 여느 저택 응접실 못지않게 꾸며진 부실은 이곳이 정말 이것저것 뚝딱뚝딱 만들어 낼 수 있는 실험실을 갖춘 곳인지 헷갈리게 만든다. 내가 돌아온 것을 눈치챘는지 소냐 선배가 이야기 하던 것을 멈추고 나를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어 준다.


"조금 늦었네?"


"네, 창고를 관리하는 사람이 들어온지 얼마 안 된 사람인지 조금 헤매더라구요."


"그래서 원하는건 다 주문했고?"


"네, 늦어져서 미안하다고 최대한 빠르게 가져다 준다던데요? 뭐, 그래봐야 내일이겠지만요."


아까 비품 창고에 도착해서는 이제 갓 열 다섯 살이나 되었을까? 아카데미 소속 하인을 나타내는 복장을 입은 연갈색 머리칼의 소년 한 명에게 재료가 적힌 종이를 넘겨주었다.


잠시 재고를 확인해야 한다길래 구경이나 할 겸 그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그런데 이 녀석이 글자를 잘못봐서 아예 종류가 다른 재료를 찾고 있지 않나, 필요한 재료의 수량을 잘못 읽어서 부족하다고 하지를 않나… 하도 답답해서 몇 마디 가볍게 말해주었더니 - 자꾸 이러시면 곤란해요라고- 겁을 잔뜩 집어먹은 표정을 짓더니 연신 죄송하다고 꾸벅거렸었다.


잠시 창고에서의 일을 회상하는 사이 아직 발이 다 낫지 않아 자세가 불편한지 붕대를 감아놓은 발을 바깥쪽으로 빼놓은 에밀리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어온다.


"일레이나는 그런 걸 어떻게 생각해 내는거야? 춘제 때도 그렇고 대단한 것 같아!"


"그, 글쎄.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가 아닐까?"


내가 말하고서도 참 구차한 변명이다. 하지만 에밀리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무방비로 대기중이던 나의 양심을 가차없이 난타한다.


"나도 책을 좀 많이 읽어야 할까?"


『아무래도 세현 씨의 양심에는 이미 털이 수북할 거에요』


『어, 어쩔 수 없잖아』


가차 없이 내 양심에 꽂히는 일레이나의 원 투 펀치까지 더해지자 부끄러워진 나는 에밀리의 시선을 회피해버렸다.


도저히 저 초롱초롱한 눈빛을 바라보면서 거짓말 할 수는 없다고!


여전히 나를 바라보고 있는 에밀리의 시선을 피해 소냐 선배에게로 시선을 돌린 나는 나머지 선배들의 위치를 물었다. 옆 방에서 무언가 쿵쿵거리는 걸 보면 실험실에 있는 것 같지만.


"소냐 언니. 나머지 사람들은 다 실험실에?"


"옳지, 이제야 언니라고 부르는구나? 맞아, 다른 애들은 다 실험실에 있어. 아! 제이크는 잠깐 볼 일이 있다고 외출했다. 아마 셀핀하고 제이나가 설전을 벌이고 있을걸? "


내 대답에 소냐 선배가 꽤나 기뻐하는 표정을 짓는다.


"아하하… 그, 그럼 저도 실험실로 가볼게요."


언니라고 안 부르면 부를 때까지 안 놓아줄거면서… 끙.


여전히 싱글벙글한 소냐 선배를 뒤로 하고 엄청난 설전을 벌이고 있을 두 선배를 찾으러 실험실로 향했다.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거기서 그만해줘. 나도 슬프거든? 일단 겉보기에는 여자니까…』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해서라면 때로는 버려야 하는 것도 있는 법이다. 성 정체성 쯤은… 버려… 잠시 눈물좀 닦고, 주겠어! 아, 그리고보니.


"세이루스!"


실험실로 향하던 발걸음을 다시 돌려 여전히 진행중이던 두 소녀의 대화를 바라보고 있던 세이루스를 불렀다. 꽤나 큰 목소리로 불렀기에 멍 때리며 바라보고 있던 세이루스는 화들짝 놀라면서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미안한데 혹시 지금 바빠?"


"아니, 보다시피 한가한데."


"그럼 부탁하나만 해도 될까?"


"무, 물론이지."


『에, 뭔가 갑자기 급 표정이 밝아진 것 같지 않아요?』


『너도 그래보여?』


무언가 부탁한다는 내 한 마디에 세이루스 녀석의 얼굴에 급화색이 돌기 시작하더니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내 쪽으로 다가왔다.


내가 잘못 본게 아니구나. 뭐지? 세이루스는 부려먹히는걸 좋아하는 건가?


"그… 부탁할거라는건 뭐야?"


"다른건 아니고 혹시 검술관에가서 루엘의 상대 좀 되어줄 수 있어? 아무래도 혼자 두기엔 영 불안해서 말이야."


내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세이루스의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지더니 이내 한 숨을 내쉰다.


이 녀석 오늘따라 왜 이렇게 기분이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것 같은거야?


"하아, 정확히 뭘 해주면 되는건데?"


"아마 지금도 계속 검술 연습을 하고 있을거야. 저번 습격 이후로 영 상태가 메롱하거든. 개인적으로 아는 검사라고는 너 뿐이니까. 가서 말동무라도 좀 해줬으면 좋겠어. 그래도 내 하나밖에 없는 전속 하인이라서…"


"그런거라면 알겠어. 내가 책임지고 원래대로 돌려놓도록 하지."


"고마워. 너만 믿을게."


나는 그런 세이루스를 향해 웃어주었다. 그런데 세이루스가 우물쭈물하더니 나의 시선을 피한다.


뭐야? 사람이 웃어주는데 시선을 피하고 말야.


『흐응-?』


『뭐야, 그 소리는?』


『아뇨, 이런거 좋아하는 시녀들에게 던져주면 좋겠다 싶은 소재라서요』


『무슨 영문모를 소리를 하는거야?』


오늘따라 이상한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유독 많은 것 같다. 지금 내 안에 들어있는 요 말괄량이 소녀도 포함해서 말이지.


세이루스는 소냐 선배에게 인사를 하곤 부실을 떠났다. 그래도 믿을만한 사람에게 맡겨놓으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 지는 것 같다.


자, 그럼 나도 본격적으로 문제 해결을 하러 가보실까?


* * * * * * * * * * * * * * * * * * * * *


"아니, 글쎄 굳이 병렬로 연결하려는 이유가 뭐야?"


"… 잘못했다간 회로에 과부하가 걸릴 수도 있어."


" 그럼 안정 장치를 넣으면 되잖아?"


"… 쓸데없이 사용자의 부담이 늘어"


옛말에 틀린 말 하나 없다더니 그야말로 견원지간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것 같다. 저번에 휘핑기를 제작할 때도 한바탕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역시나 어디서부터 의견 충돌이 생겼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떽떽거리는 제이나 선배의 갈색 눈동자와 조용하고 차분한 셀핀 선배의 금색 눈동자로부터 나오는 눈빛이 서로 교차하며 엄청난 스파크를 튀기는 것 같다. 옆에 서있기만해도 느껴지는 치열한 분위기에 나도 절로 달아오르… 가 아니고.


"자자, 선배님들? 이제 조금 진정을…"


"흥!"


『정말 극과 극인 선배들이네요. 어쩜 사람끼리 안맞아도 저렇게 안 맞을수가 있지?』


『내 말이…』


요 며칠 두 사람을 줄곧 지켜보던 일레이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 같은 사람들이라고 평가를 내렸다. 물론 나도 그 평가에 동의하는 바이고.


실험실에 들어오자마자 서로를 물어뜯을 듯 싸우고 있는 두 선배를 말리느라 진정하라는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입안이 바짝 말라있는걸 보면 꽤나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아무튼 잠시 아웅다웅 하는 것을 멈춘 틈에 나는 여태껏 선배들이 사이에 두고 토론을 하던 마력총의 설계도를 손에 들었다.


"헤에-"


설계도에 눈을 돌리자마자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아직까지는 평면인 종이에 그려져 있어 실물의 모습은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복잡하게 연결되어있는 것이 아닌 큼직큼직하게 나누어져 있어 교환이 용이해 보이는 점이나, 유려한 곡선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 보이는 외관은 실용적이고 예쁜 물건이 나올 것 같아 보인다. 본래 내가 주었던 그 낙서에서 어떻게 이런 물건이 나왔담?


그렇게 설계도 이곳 저곳을 훑어보던 와중에 사용상 편의를 위한 보조 마법장치가 위치 할 곳에 시선이 닿자 그곳에 커다란 공란이 있는것이 보인다. 아무레도 기존 총에서 이것저것을 뺸다고 하더라도 그 부분에 다른 부품들이 들어가는 만큼 여전히 여자의 몸인 내가 들고 다니기엔 조금 버거운 면이 있다.


그래서 '경량화 마법을 걸자!' 라고 생각해서 넣었다가, '기왕에 넣는김에 다 넣자!' 라며 이것저것 잡다한 보조 마법이 첨가된 하나의 마법진 덩어리가 되어버렸다. 그것 까지는 좋았는데 아마 이 마법 회로를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이 지경이 된 듯 하다.


『아마 이것 때문이겠지?』


『음, 설계도를 봐도 이곳 뺴고는 다 완성 된 것 같으니까요. 아마도』


어찌되었던 해결은 해야할 문제이다. 그리고 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내 눈앞에 있고. 그렇담 남은 일은 돌파하는 것 뿐이지!


"저, 선배들 이거에 관해서 말인…"


"일레이나~ 호위 기사분이 오셨는데?"


내가 설계도를 들고 선배들에게 말을 걸려는 순간, 부실로 연결되어있는 문이 벌컥 열리며 톡 튀는 분홍색 머리의 소냐 선배의 모습이 나타났다.


레이먼드 경이? 아직 시간은 멀었는데?


습격 사건 이후로 밤에 다니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조금 아쉬움이 남더라도 되도록 귀가시간은 해가 지기 이전으로 맞추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바깥이 이렇게나 밝은걸?


"저, 잠시 다녀올게요."


내 양 옆에 서있는 두 선배에게 양해를 구하자 양쪽 다 말 없이 고개만 끄덕인다. 내가 없어지면 당장이라도 다시 싸울 것처럼 보였기에 나는 계속 그 둘을 흘끗거리면서 부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실험실의 문을 넘어 정 반대 분위기의 부실로 다시 돌아오자 아까와 똑같은 풍경이 시야에 들어온다. 여전히 앉아있는 에밀리와 소냐 선배 그리고 옆 실험실과는 어울리지 않는 고풍스러운 분위기.


아까와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부실 문 가까운 곳에 멋들어진 갑옷을 차려입은채 흐트러짐 하나 없이 서있는 레이먼드 경이 있다는 거다. 왜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대화를 한다면 설명이 되겠지.


"레이먼드 경?"


"아, 아가씨. 작업중에 죄송합니다. 전해드릴 말이 있어 이렇게 불쑥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어떤 일이죠?"


"백작님꼐서 오늘 중으로 황도에 도착하신다고 합니다."


"에?"


잠깐잠깐잠깐. 뭐라고? 지금 내가 잘못 들은거 아니지? 백작님이 황도에 오신다고오오?


『아버지께서? 무슨 일로 황도까지…』


"레이먼드 경."


"예, 아가씨."


"미안한데 다시 한 번만 말씀해주실 수 없나요? 지금 제가 좀 잘못 들은 것 같아서요."


"흠흠, 아마 제대로 들으신 것 같습니다만. 저희 델피에르 영지를 수호하시는 분이시자 사랑스러운 아가씨의 아버님이신 백작님께서 금일 중으로 황도에 도착하신다는 연락을 보내오셨습니다."


"그 말은…"


"지금 아마 저택으로 돌아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 이게 갑자기 무슨 날벼락이야? 갑자기 무슨일로 오시는건데? 나 아직 마음의 준비도 안했는데? 안에 있는 일레이나에게 미안해서 어떻게 백작님 얼굴을 봐! 그것보다 도대체 뭐라고 이야기 해야 돼? 아버지? 아버님? 아빠?


『지, 진정해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내 혼란스러운 감정이 일레이나에게 전해진 모양이다. 머릿속으로 들려온 일레이나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린 나는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하는 것으로 날뛰던 머릿속을 조금이나마 진정 시켰다.


"오늘은 일찍 돌아가야겠네? 그래도 오랜만에 뵙는 아버지잖아? 셀핀하고 제이나에게는 내가 잘 말해둘테니까. 어서 가보도록해."


"오라버니와 루엘 씨 에게는 내가 잘 말해둘게!"


나와 레이먼드 경의 대화를 듣고 있었는지 부실 쇼파에 앉아있던 에밀리와 소냐 선배가 지원 사격을 해온다.


정말 눈물나게 고맙네요. 오늘따라 정말 필요없다는 느낌이 들지만요.


『아버지라… 벌써 못 뵌지 3개월이나 지났구나』


"어쩔 수 없죠. 일단 돌아가도록 해요. 에밀리 그리고 소냐 언, 언, 언니… 죄송해요. 오늘은 먼저 들어가 봐야 할 것 같네요."


"신경쓰지마. 가서 오랜만에 뵙는 아버지랑 이야기 많이 하고와!"


"네… 그럼 내일 뵐게요. 레이먼드 경 출발해요."


"예, 아가씨."


나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는 에밀리와 소냐 선배를 뒤로하고 나는 부실을 빠져 나왔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오신거지?』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오랜만에 본다니 기분은 좋네요!』


『…나는 걱정이 한가득인데』


의식 너머로 일레이나가 기뻐한다는 느낌이 여기까지 전해진다. 꽤나 기대하고 있는 모양이다.


저택으로 복귀할 마차를 타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갈때마다 내 머릿속은 점점 꼬여만 갔다.


하아, 정말 어쩐담?


작가의말

조금 늦었습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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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89 티말
    작성일
    15.10.08 01:59
    No. 1

    왜긴.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뻔 했다는 말을 듣고 온거겠지.
    나름 감시가 붙을거다..
    그리고 모든 상황이 낱낱히 보고되고, 누가 호감을 가지고 있는지도 보고 되..음.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9 에일라스
    작성일
    15.10.08 11:50
    No. 2

    벌써 사윗감 물색일까요 ..? 하하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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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5. 여름의 끝 그리고- +2 15.12.01 577 1 14쪽
35 34. 20년 전의 이야기 +1 15.11.29 444 0 22쪽
34 33. 차오르는 악의 +2 15.11.02 388 0 18쪽
33 32. 녹색 보석을 가진 늑대 (3) +3 15.10.30 463 1 20쪽
32 31. 녹색 보석을 가진 늑대 (2) +2 15.10.18 382 2 19쪽
31 30. 녹색 보석을 가진 늑대 +2 15.10.16 396 0 16쪽
30 29. 고민, 그리고 고민 +2 15.10.13 375 5 17쪽
29 28. 당혹스러운 진실 +4 15.10.10 340 5 23쪽
» 27. 강해지려면 필요한 것 +2 15.10.07 405 5 18쪽
27 26. 데린시에르 후작가에서 (2) +3 15.10.04 371 4 17쪽
26 25. 데린시에르 후작가에서 +2 15.10.01 428 3 23쪽
25 24. 어둠의 끝 그리고 조력자 +2 15.09.28 367 3 20쪽
24 23. 어둠 속에서 +2 15.09.26 429 4 18쪽
23 22. 춘제 그리고… +1 15.09.23 448 4 18쪽
22 21. 춘제 준비 (2) +2 15.09.20 373 4 17쪽
21 20. 춘제 준비 (1) +1 15.09.09 553 4 19쪽
20 19. 차이 +2 15.09.06 449 6 16쪽
19 18. 동아리 (3) +1 15.09.03 495 6 17쪽
18 17. 동아리 (2) +6 15.09.01 433 8 17쪽
17 16. 동아리 (1) +2 15.08.30 518 6 17쪽
16 15. 재수없는 3인방 (2) +3 15.08.27 591 8 16쪽
15 14. 재수없는 3인방 (1) +5 15.08.25 401 11 20쪽
14 13. 실마리 15.08.23 548 7 19쪽
13 12. 친구 +1 15.08.12 653 7 15쪽
12 11. 입학식 +1 15.08.08 690 9 16쪽
11 10. 입학 전날 +2 15.08.05 1,224 9 13쪽
10 9. 다시 황도로 +4 15.08.01 612 11 9쪽
9 8. 습격(2) +3 15.07.29 579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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