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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빙의 서재

결별 후 천재 마법사로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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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의식단
작품등록일 :
2022.05.11 16:50
최근연재일 :
2022.07.22 20:20
연재수 :
6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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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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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0
글자수 :
389,505

작성
22.06.2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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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마탑 20층 돌파(2)

DUMMY

아카데미는 침묵 속에 늦은 오후를 맞이하였고, 놀랍게도 새벽의 그 일 이후 아무 사건도 없이 지지부진하게 시간만 흐르고 있었다.


어느 누가 영혼 사냥꾼과 전설적인 리바이어던이 이 아카데미에 왔다 갔다고 생각하겠는가.


따스한 햇살이 초록의 잔디와 울창한 나무를 데우고 있었으며, 토끼나 종달새 따위는 먹이 찾기에 여념 없다.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은 단절된 아카데미는 나름대로 평온해보였지만, 이는 단지 겉보기일 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들이 아카데미에 도착한 것은 오후가 돼서다.


피곤에 절어 반쯤 의자에 몸을 기울이고 있던 안아리.


새벽의 사건에 대하여 별다른 답을 찾지 못한 채로, 침묵속의 기다림만을 보낼 뿐이었다.


<번쩍!>


“···앗!”


벌떡, 일어나며 안아리의 로브가 펄럭인다.


만신창이가 된 윤라은에게 달려가 손을 꼭 잡는 그녀.


“괜찮아?”


“어. 살았어.”


“흑, 어떻게 된 건줄 알았다···올리브도 고생 했어······.”


“피곤해.”


뒤이은 윤라은과 안아리의 포옹.


“흐윽!”

“아리, 미안. 마물한테 먹혔었어.”


“다행이야!”


감격적인 재회. 이때 크흠, 하면서 존재감을 표시하는 유성.


“나도 왔는데.”


안아리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유성에게는 한 마디를 던져준다.


“···왔냐.”


민망해서 얼른 밖을 나오는 유성이다.



주변을 돌아보니 아카데미에 임시로 만들어진 숙소다.

“역시 아직 차원 단절이 회복되지 않았어.”


아카데미와 그 바깥 사이의 단절이 유지되고 있는 상태. 올리브가 이곳으로밖에 돌아올 수 없었다는 사실을 가정할 때 열쇠는 하나였다.


이 안에 마탑 파훼의 길이 있다.



벌컥, 문을 열고 손짓을 하는 안아리.


“일단 씻고, 정신 좀 차리고 얘기 하자. 들어와.”



다시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일행이 모여 탁자를 둘러싸고 앉아 있었다.


할 말은 서로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야기는 바로 시작되고, 즉각 이상한 점이 하나, 둘 발견된다.


“아니 학장이 왜 이동 금지마법을 뿌려?”


“안전을 위해 그러는 거라고 했고, 차원 균열이 일어난 이유를 조사한댔어.”


리테르단이 이동 금지 마법을 전 아카데미에 뿌렸다.


그래서 안아리와 이신스 등은 건물 안에 발이 묶인 채 유성 일행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리테르단.


제국 최고의 안티 매지션.


그녀가 단연 마법사의 최고봉에 올라 있을 수 있는 이유다.


어떤 수준의 마법도 막아낼 수 있는 ‘디스펠’ 능력의 최고봉.


거기에 뛰어난 마법 운용능력으로 움직임을 봉쇄하고, 행동을 통제한다.


“금지마법을 깨면 바로 신호가 들어와서 그녀의 ‘인형’들이 움직일 텐데. 저녁부터 조사를 시작한다고 하였으니, 기다리는 중이었다.”


“흠.”


달의 시종과 계약한 하루.


마왕의 ‘파멸 예고’ 따위의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그녀를 적으로 돌릴 것이 분명했기에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인데.


그녀가 앰버그리스를 가지고 갔다? 의심해볼만 했지만 가능성일 뿐이다.


그녀가 비밀을 알고 있다? 차라리 이 방향으로 생각하는 게 더 현실적이긴 했지만······.


잠깐.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마탑 20층 파훼 임무의 목표는 누구인가?


“윤라은, 궁금한 게 있어.”


“응?”


“이번 층계의 보스가 도대체 뭘까?”


1층계에서의 ‘피의 골렘.’ 2층계에서의 ‘부활한 헌터.’ 그리고 10층계에서의 ‘골드 드래곤.’


대부분의 층계 돌파의 핵심은, 그 층에 자리 잡고 있는 강자를 제압하는 데 있었다.


그렇지만 층이 높아지면서, 이야기는 꼬이고 복잡함은 늘어서 이제는 단순히 길과 빛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목표를 쉽게 알기가 어려웠다.


안아리가 대답을 가로챈다.


“당연히 리바이어던 아닌가?”


“생각해보자. 리바이어던 안에는 ‘신’이 있었어. 그들은 ‘달의 시종’의 사역마였고.”


“뭐?”


흥미로워하는 안아리. 유성이 팔짱을 끼고 있는 것을 보니, 장난은 아닌 듯 싶어 진지하게 듣는데.


“달의 시종 또한 반신이고, 우리가 마탑 밖의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 신을 도와주고 있었는데, 마탑의 지배하였다면 그런 판단은 불가능해.”


“그들은 이 층계에서 처단해야하는 목표가 아니라는 거지.”


결국 리바이어던의 아카데미 침공은 마탑의 힘을 벗어난 마물들이 무언가에 이끌려 도달한 ‘예외 상황’인 것이다.


윤라은의 명쾌한 정리에 유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쾅, 하면서 문이 열린다.


“리테르단에게 가봐야 합니다.”


“이신스 공주님?”


그녀는 깨끗한 제복으로 갈아입은 상태였는데, 몸은 어느 정도 회복된 것 같았다. 역시 팔라딘인가.


거기에다, 그녀의 어깨 위에 있는 비둘기.


“이 관내에 있는 저희 측근이 무언가를 찾았습니다.”


“예?”


“제국에 공식적으로 올라갔어야 하는 기밀문서였어요. 그녀가 폐기 했죠. 리바이어던에 관한 내용이었어요.”


무언가 확신이 드는 순간이었다.


열쇠는 학장 리테르단에게 있었던 것이다.


* * *


헌터 협회.


우시헌과 이지오가 앉아있고, 심하게 다리를 떨고 있는 한민우.


게다가 놀랍게도 김국상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미동도 없이 자리에 앉아있었는데 시급한 현 상황에 맞지 않는 침묵이었다.


유성과 윤라은의 소식이 끊기고, 마탑 안으로 들어가기도 어려운 상황. 이러한 와중에 예상 밖으로 모두는 탁자위에 시계를 하나 놓고 시간을 볼 뿐이었다.


<째깍, 째깍······.>


침묵을 깬 건 우시헌이었다.


“···웨이브를 조작하는 자들이 마왕이 아니고, 사람이었다니.”


“이제 반 헌터 조직 놈들은 사람이라고 보기 어렵지 않을까?”


이지오의 비꼼에 눈만 끔뻑거리던 김국상이 벌떡 일어나며 입을 연다.


“어쨌든, 네 번째 웨이브는 얼마 남지 않았고. 이 아티팩트도 암시장에서 구한 것이니 알아서 잘 처리해 주실 거라 믿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도움을 주셔서.”


“나라 망하는 꼴은 보기 싫으니까요. 휴, 그럼, 암거래상은 내려가 보겠습니다.”


<덜컥>


그가 나가자, 한민우가 크게 한숨을 쉬었다.


“휴, 레드 네일 놈들은 다들 이걸 하나씩 가지고 있다가, 웨이브 때를 맞춰 움직인다 이거죠?”


“미쳤어. 아니었으면 하는데.”


이지오도 얼굴을 찌푸렸다.


왜냐하면 시계의 카운트가 약 하루.


아니, 하루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하루도 남지 않은 이 시간 뒤, 네 번째 웨이브기 시작할 것이다.


게다가 이에 맞추어 ‘레드 네일’도 움직일 것이다.



입술을 꽉 깨문 우시헌이 벌떡 일어나 수화기를 든다.


“협회 차원의 비상경계 명령 내릴 테니 준비해주세요. 대상은 전 길드. 네 번째 웨이브가 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민우가 더욱 울상을 짓는다.


“그럼, 유성이랑 윤라은 헌터님은······.”


* * *


<콰드득!>


유성은 <관념의 표상>을 창으로 휘둘러 깔끔하게 ‘목각 인형’의 목을 관통해 박살내며 불평을 한다.


“어휴. 내 신세야.”


리테르단의 ‘금지 마법’을 뚫고 학장실로 향하려니, 쉽지 않았다.


분명 무언가 있는 게 틀림없다.


<드르륵, 드륵!>


<달그락, 달그락!>


리테르단의 목각인형.


사람보다 1.5배는 커 보이는 녀석들이 속도는 또 재빨라 고역이다.


이놈들, 공세가 드센데다가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그리고 여길 돌파 해내면서 더 확실시 된 한 가지.


“뚫고 나오는 게 정답이네. 얘네 그냥 단순히 경비처럼 못나가게 막는 게 아니라······.”


유성이 말을 끝맺지 않자, 안아리가 맺음말을 해준다.


“나오는 사람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구나.”



안전을 위해서 목각인형을 뿌려놓은 것이라면 이러겠는가?


딱 봐도 시간벌이용이다. 대중을 해보니 전력을 다해야 할 이유가 생긴 것이다.


유성이 이번에는 ‘관념의 표상’을 휘둘러 <아로몰포시스>를 발동, 이번에는 스태프를 날카로운 ‘바스타드 소드’로 변형시킨다.


그러자마자 유성을 목표로 돌진하는 목각인형.


그냥 사람의 모습을 한 채로 별 무기도 들고 있지 않지만 저놈들의 괴력은 사람을 찢는다.


잡히면 위험하다. 왼발에 무게 중심을 실어 빙글 돌아 놈들의 ‘허그’를 간단히 피한 뒤, 한 놈의 머리맡까지 뛰어오른다.


<콰직!>


놈의 목에 ‘아로몰포시스’를 꽂아 넣는 유성. 그리고 안에 불을 심어 넣기 위한 고급 원소 컨트롤 마법 ‘불을 다루는 의지.’


<화루룩.>


화루룩?


마법이 듣지 않고 소멸해버렸다.


심지어 그 강도는 서울에서 제일이라는 헌터 협회 건물의 마법 방지 능력보다 한 수 위라서, 힘을 더 내 마법을 쓰기도 불가능 할 정도였다.


“아, 뭐야, 도와줘!”


“어?”


<콰드득.>


목각 인형 한 놈에 꽂힌 검을 못 뽑고 낑낑거리자, 이신스가 다가와 놈을 세로로 베어 산산조각 내버린다.


“아······.”


펄럭이는 제복, 전투를 위해 묶은 금발. 그녀의 앳된 얼굴이 참 그리웠긴 하다.


“집중 하세요.”


“아, 넵.”


마법이 안 나와서인지 그녀를 봐서인지 심장이 두근거리는 채로 유성이 뒤를 돌아보자, 안아리는 언제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올리브를 안고 윤라은의 뒤에 서있다.


“마법 못 쓴다. ‘디스펠 매직 오라’가 아카데미에 만연해.”


좀 미리 알려줄 것이지. 그녀는 유성이 전사인 줄 착각하는 건가.


“아···좀 정보 공유는 빨리 하자,”


“아는 줄 알았다.”


“휴.”


뒤이어 나타나는 ‘더 큰’ 목각인형들. 당연히 더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리테르단이 전투에 대해 피드백 중이라는 뜻이었다.


그녀는 전투를 보고 있다.


그러므로 그들의 공격이 더욱 빨라지고,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물론 못이길 정도는 아니었다. ‘목각인형’의 움직임은 다채롭지 못했고, 뛰어난 검사인 윤라은과 이신스에 의해 간단히 처리가 될 수준이다.


마법사가 부리는 가짜 인형들로 현세 최고의 헌터와 팔라딘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으니까.


그렇지만 앞으로 전진할수록,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우선 거기에 도달하면 그녀를 직접 대면해야 할 텐데, 마법을 못 쓴다.


유성이 영창하는 마법을 속속들이 무효화 할 것이며, 안아리가 열어내는 강력한 차원마법도 순식간에 멎게 할 것이다.


“이게 맞을까.”


이대로 그녀를 만나는 것이 옳은 선택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리테르단이 있는 본관까지는 일사천리였다.


강의동과 각종 시설, 숙소 등이 멀어서 그렇지, 아카데미 바깥에서 중앙까지는 의외로 그렇게 멀리 떨어져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착했네.”


아카데미 ‘뷰로우’의 위용과 위세를 과시하는 본관.


드높은 계단 위로 거대한 문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단단하고 무거운 입구를 열어젖히면 커다란 홀이 있을 것이고, 그 위층에 그녀가 유성 일행을 맞이하기 위해 이런저런 준비를 하고 있을 터였다.


유성은 한숨을 푹 쉬고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과거 그 시절, 아카데미의 대마법사 리테르단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녀는 좀 세고 까다로웠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16 한시야
    작성일
    22.06.23 20:52
    No. 1

    글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ㅊㅊ 꾸욱 누릅니다.
    장마철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33 pa****
    작성일
    22.06.28 13:27
    No. 2

    이번화도 아주 흥미롭게 보고 갑니다.
    정주행이 더디지만, 그래도 매회매회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ㅎㅎ
    ㅊㅊ 꾹.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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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마탑 40층 돌파(8) +1 22.07.18 49 1 11쪽
64 마탑 40층 돌파(7) +1 22.07.15 50 1 11쪽
63 마탑 40층 돌파(6) 22.07.14 53 0 10쪽
62 마탑 40층 돌파(5) +1 22.07.13 60 1 11쪽
61 마탑 40층 돌파(4) 22.07.12 6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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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마탑 40층 돌파(2) +1 22.07.08 71 2 11쪽
58 마탑 40층 돌파(1) +2 22.07.07 78 3 12쪽
57 마탑 39층 수복(4) 22.07.06 71 0 12쪽
56 마탑 39층 수복(3) +1 22.07.05 65 2 12쪽
55 마탑 39층 수복(2) +1 22.07.04 78 2 12쪽
54 마탑 39층 수복(1) +1 22.07.01 96 2 14쪽
53 휴식 후 헌터 등급 재측정(3) +1 22.06.30 125 2 12쪽
52 휴식 후 헌터 등급 재측정(2) +2 22.06.29 95 3 14쪽
51 휴식 후 헌터 등급 재측정(1) 22.06.28 101 1 14쪽
50 마탑 20층 돌파(4) +2 22.06.27 87 4 12쪽
49 마탑 20층 돌파(3) +2 22.06.24 100 2 12쪽
» 마탑 20층 돌파(2) +2 22.06.23 85 3 11쪽
47 마탑 20층 돌파(1) +1 22.06.22 107 2 11쪽
46 마법 아카데미 돌파(10) +3 22.06.21 111 4 14쪽
45 마법 아카데미 돌파(9) +2 22.06.20 103 3 13쪽
44 마법 아카데미 돌파(8) +2 22.06.19 10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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