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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상

친구가 없으니 힐러지만 혼자 사냥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콩상
작품등록일 :
2021.05.25 00:04
최근연재일 :
2021.08.07 21:23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9,026
추천수 :
243
글자수 :
158,190

작성
21.07.11 00:47
조회
100
추천
4
글자
5쪽

20화. 공허의 주인

DUMMY

"홍장군을 먼저 물리치고 싶어도 백장군이 계속 치유 스킬을 사용하고 백장군을 물리치고 싶어도 홍장군 때문에 접근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라니... 진퇴양난이네."

베니는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남다른 전략을 생각해 내기도 하지만 가끔 눈앞에 놓인 전투 상황 자체를 설명해 줄 때가 있는데 혹시 내가 상황파악도 제대로 못하는 멍청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게다가 황장군... 저 녀석이 홍장군의 능력을 강화시켜주고 있어."

"강화에 힐까지 받고 있는 묘족 최강의 전사라... 우리가 이기지 못한다고 해도 크게 이상할 게 없다는 거네."

"오히려 살아돌아가는 게 용한 수준일지도."

"그...그럼 그냥 돌아갈까? 입구는 열려있는 것 같은데."

"헤론.. 지금 저 녀석들이 입구를 막고 있으니까 이렇게 대치하고 있는 거잖아."

"아... 그런가. 비겁한 놈들. 도망갈 구멍 정도는 남겨줘도 되잖아."

"너 같으면 동료를 죄다 학살한 놈을 그냥 보내주겠어?"

"어차피 던전 몬스터잖아. 내일이면 다 부활해 있을 건데."


베니와 별로 영양가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던 그때 홍장군이 우리가 대화하는 것을 보고 부리나케 달려왔다.

우리가 방심하고 있는 틈을 타 단숨에 결판을 지을 셈인가? 하지만 나 또한 완전히 방심하고 있던 건 아니다. 신속하게 발을 굴러 뒤로 공중제비를 돌아 크게 물러났다.

"이 비겁한 놈. 여유로운 척하더니 갑자기 기습이냐?"

"잠깐만. 제군들. 이야기를 들어다오."

홍장군은 내 말에 크게 손사래를 치며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방금 했던 그 말. 그게 대체 무슨 소리지?"

"응? 방금 한 말?"

나와 베니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잠시 생각에 잠겼다.

방금 했던 말 중에 홍장군을 당황시킬만한 어떤 말이 있었던가.

"아... 헤론. 아무래도 네가 말한 던전 몬스터라는 말이 심기를 건드린 모양인데?"

"뭐... 아니, 던전 몬스터한테 던전 몬스터라고 말한 게 잘못이란 말이야?"

나는 그런 섬세한 배려를 하지 못한 나 자신에 당황함과 동시에 몬스터가 그 말 뜻을 알아듣는지 어떻게 알아, 하는 억울함을 느꼈다.

애초에 던전 몬스터가 죽으면 부활한다는 건 너무 당연한 거고, 던전 몬스터들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지에 대한 생각은 해본 적도 없다.


"우리가.. 그 던전 몬스터인지 하는 그것이라고?"

홍장군은 큰 충격에 빠진 듯 고개를 숙이고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 뒤에 백장군과 황장군도 생각에 잠긴 듯 마법 시전을 멈췄다.

"우리는 그럼... 이미 죽었다 살아난 몸이란 말인가?"

홍장군은 믿기 어렵지만 일말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듯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 난 너희들과 처음 만나서 잘은 모르지만... 다른 헌터들에 의해 죽었다 살아났을 가능성이 매우 크지. 너희들에 대한 공략법도 이미 시중에는 꽤 알려져 있는걸"

"우리를 상대하는 공략법이라고? 그...그럼 우리에 대한 정보는 이미 외부에 알려져 있다는 건가?"

"그렇지.. 게다가 백묘왕이 드롭하는 아이템은 길드 생성에 필요한 재료 아이템이고 레어 아이템도 가끔 드롭해서 인기가 많은 왕이라고. 너희들은 백묘왕을 처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하는 난관이라 덩달아 유명해진 거고."

나는 어차피 이렇게 된 거 가감 없이 놈들에게 진실을 알려주기로 했다. 베니도 난감한 건지 어이가 없는 건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두었다.


"그럼 우리는 언제까지 그런 일을 반복해야 하는 거지?"

"그건 나도 몰라... 너희들은 던전 안에 무한정 부활하는 몬스터고, 우리는 너희들을 사냥해서 돈과 아이템 그리고 경험치를 얻는다. 그리고 강해지면 다른 강한 던전에 도전하겠지."

"이런... 그럼 우리는 너희 인간들을 위해 존재하는 도구란 말인가?"


홍장군은 자신들의 존재 의의를 납득할 수 없다는 듯 바닥을 향해 크게 주먹을 내질렀다. 그 충격으로 인해 던전은 지진이 난 듯 크게 흔들렸지만 인적이 없는 만큼 금세 조용해졌다.


"백묘왕을 모신지 긴 세월이 지났다. 그리고 바로 오늘. 묘령제를 기점으로 백묘왕은 죽음을 극복한 위대한 신이 된다. 우리는 이 어둡고 컴컴한 동굴을 나가 우릴 기다리는 이들이 있는 마을로 돌아간다. 이것이 백묘왕이 그 수많은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이루고 싶었던 대의였거늘."

"아... 그건 나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어. 너희, 백묘왕 때문에 산 채로 묻혔다며?"

나는 진심 어린 동정의 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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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휴재 공지 21.08.07 48 0 1쪽
38 37화. 묘족의 맹세 21.08.04 32 1 11쪽
37 36화. 공허의 주인 21.08.01 36 1 11쪽
36 35화. 공허의 주인 21.07.31 41 3 13쪽
35 34화. 공허의 주인 21.07.29 38 2 13쪽
34 33화. 공허의 주인 21.07.26 39 3 10쪽
33 32화. 공허의 주인 21.07.25 53 2 10쪽
32 31화. 공허의 주인 21.07.25 55 4 8쪽
31 30화. 공허의 주인 21.07.23 51 4 10쪽
30 29화. 공허의 주인 21.07.21 55 5 12쪽
29 28화. 공허의 주인 21.07.21 61 2 6쪽
28 27화. 공허의 주인 21.07.18 76 4 9쪽
27 26화. 공허의 주인 21.07.18 71 3 11쪽
26 25화. 공허의 주인 21.07.17 70 3 13쪽
25 24화. 공허의 주인 21.07.15 71 5 9쪽
24 23화. 공허의 주인 21.07.13 70 5 11쪽
23 22화. 공허의 주인 21.07.13 76 4 6쪽
22 21화. 공허의 주인 21.07.11 92 4 7쪽
» 20화. 공허의 주인 21.07.11 101 4 5쪽
20 19화. 공허의 주인 21.07.07 104 4 8쪽
19 18화. 공허의 주인 21.07.05 107 5 8쪽
18 17화. 공허의 주인 21.07.03 116 4 9쪽
17 16화. 공허의 주인 21.07.01 143 6 5쪽
16 15화. 공허의 주인 21.06.29 167 6 4쪽
15 14화. 공허의 주인 21.06.27 190 5 13쪽
14 13화. 공허의 주인 21.06.25 206 5 8쪽
13 12화. 공허의 주인 21.06.22 281 5 19쪽
12 11화. 슬라임... 잡았다고... 21.06.19 301 8 10쪽
11 10화. 슬라임... 잡았다고... 21.06.17 298 7 8쪽
10 9화. 슬라임... 잡았다고... 21.06.15 313 7 8쪽
9 8화. 슬라임... 잡았다고... 21.06.12 402 9 22쪽
8 7화. 슬라임... 잡았다고... 21.06.10 448 8 10쪽
7 6화. 슬라임... 잡았다고... 21.06.08 501 10 8쪽
6 5화. 슬라임... 잡았다고... 21.06.06 562 10 8쪽
5 4화. 슬라임... 잡았다고... 21.06.03 588 12 8쪽
4 3화. 슬라임... 잡았다고... 21.06.01 626 11 7쪽
3 2화. 슬라임... 잡았다고... 21.05.30 711 15 9쪽
2 1화. 슬라임... 잡았다고... +1 21.05.27 888 20 7쪽
1 프롤로그. 힐러로 솔플합니다 +1 21.05.25 938 27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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