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등과 목이 뻐근해져오는걸 느끼면서..
전체적인 운동(?)의 필요성을 절절히 느끼며 키보드를 두들겨 봅니다.
오른손 두번째 손가락으로만 마우스를 딸깍거리는건 아무래도 건강에 안좋을 듯 싶어 말이죠..
왼손도 그럭저럭 쓸 수는 있겠지만, 싼맛에 사버린 컴퓨터 책상에선 왼손으로 마우스를 사용하는건 거의 불가능하죠.
밤을 지새워 뭔가를 할 때 가장 좋은 시간은 새벽 네시경이랍니다.
무거워졌던 눈꺼풀이 스륵 올라가며, 눈이 시원해지고
뒷목은 여전히 뻐근하지만, 머릿속은 놀랄만큼 맑아지죠.
그럼 옥상에라도 올라가 하늘을 보고 숨을 깊게 들이 마쉬고 싶어지죠.
사실 그렇게 한 적은 단 한번 뿐이랍니다.
겨울 새벽 파자마 따위를 입고 옥상에 올라가는 건,
새벽일터로 나가는 사람들의 간을 서늘하게 만들거나..
감기에 걸리기 딱 좋으니까요.
(글쎄, 길고 검은 머리를 흩날리며 하얀 파자마를 입은 여인이 허공에서 내려다 본다고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지지 않을까요?)
인터넷 중독에 가까울 정도로 끼고 사는 편은 아니지만,
이 새벽에 이곳까지 달려와 글을 남기고 있는 나를 보면, 인터넷이란 커다란 바다 속의 이런 섬들이 없었다면, 난 무엇을 했을까란 생각
떠올릴 수 밖에 없답니다.
모니터 뒤에서 나와 함께 같은 것을 보고 있을 다른 누군가를 떠올리며,
어쩐지 새벽 한기처럼 스며드는 외로움 혹은 상념 떠올리고 싶지 않은 추억들을
털어낸다면,
그래서 누군가가 살고 있을 섬이란 생각에 떠돌고 떠돌다간 따뜻한 사람들이 모인
한 섬에 정착한다면..
그리곤 어느 아픈 날
모니터 뒤에선 눈물을 툭툭흘리며 부서지다 못해 너덜너덜 해진 영혼의 조각들을 손에 쥐고 어깨를 흔들면서도,
비겁하고 싶지 않은 두 손가락으론..
사실 이런 저런 일이 있었는데, 조금 힘들었지만, 불끈 힘을 내고 잘해내고 있답니다... 라고 종알거리곤,
그 아래 주륵 달린 잘했다거나, 힘내라거나 하는 따뜻한 익명의 댓글들을 바라보면서,
여전히 너절한 영혼을 한 손에 쥔 채
그대로라도 다른 한 손으론 눈물을 훔치고 코를 풀어대며,
바보같은 웃음을 푸슬푸슬 웃어댄다면,
그리곤 육지로 돌아가 현실의 내 생활 속에선 아무일 없었던 듯..
익명의 내가 울었거나 위로를 받았거나 다시 힘을 얻었거나 하는
모든 일련의 과정을 생략했다는 듯,
그렇게 일상을 맞이한다 해도..
그다지 다를 것은 없어 보이지만,
조금더 따뜻할 것 같다는
연약한 느낌의 치명적인 유혹.
뭐, 그런 셈.
**
멍하니 있다 한 줄, 졸았는지 어쨌는지 눈앞에 캄캄했다 다시 한 줄.
새벽 세시 오십 팔분.
이제 운동 끝내고 돌아가야 할 시간.. 후훗..
p+ 아바타 보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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