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난릉왕이라는 중국 드라마를 정주행했다.
쓰는 무협에 필요한 애틋한 심상이 필요해서 건들였건만...
망할....
2년전 다른 분들이 하셨다는 우문옹앓이를 지금에야 하고 있다... 으어어어....
처음에는 뭐 이리 허술한 드라마가 다 있나 싶었다. 나라와 나라를 이동하는 건데 마치 옆동네 다니는 것 같은 느낌 같은 느낌.
세트도 허술하고, 설정도 허술하고, 막장드라마 욕하면서 보듯이 이것도 웃으면서 그냥 보게 되었다.
짠내나는 로맨스는 제대로 취향저격이었다. 이런 드라마는 요즘은 고구마라고 해서 잘 나오지 않아서 구하기 힘든데 잘 되었다는 생각이다.
20회까지는 정말 잘 본 것 같다. 여주가 힘든 일을 겪으면서 꿈에 그리던 남주와 결혼하는 장면을 보면서 행복했다.
그 이후는 민폐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물을 다 흐렸지만... (그 부분은 거의 스킵하면서 봤던 것 같다...)
언제서부턴가 여주를 끔찍히 좋아하는 다른 남조에게 눈이 더 많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렀다 ㅠㅠㅠㅠ
내 마음을 돌려줘. 나 글 써야 해 ㅠㅠㅠㅠ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이 캐릭터는 존재할 수 없는 캐릭터다.
차라리 초반에 여주에게 곁에 있을 것을 강요하는 모습이 비호감이었지만 그게 더 황제다웠다.
나중에는 여주가 남주에 대한 마음이 너무 확고하니까 묵묵히 그것을 존중하며 그녀를 지켜준다. 심지어 그녀가 위험에 빠지자 손수 옆나라로 달려가서 구해온다;; (옆나라가 무슨 옆동넵니까;;; 게다가 황제가 앞장서서 구하러 가다니, 몸 아낄 줄 모릅니까?;;;;) 여주가 남주의 아이를 임신하여 왔는데도 궁에 안전하게 두어서 출산을 돕는다. 이런 캐릭터는 일반적인 남성 중에서도 찾기 힘든 순정파다;;; 게다가 이분은 자기 위주로 생각하게 키워진 황제십니다. 우와~ 할 정도로 환상적이지만 현실적이진 않았다.
라지만 매 화면마다 절절하게 여주를 바라보는 커다란 눈동자를 잊을 수 없었다. 군신 앞에서의 카리스마는 엄청났지만 여주가 웃어주기라도 하면 좋아죽던 표정을 잊을 수 없었다. 걸음걸이나 복장이 저렇게 무섭게 어울릴 수도 없었다.
뭐야? 저거 설정파괴아냐? 뭔 황제가 죽어버리겠다는 위협을 저리 쉽게 해?
등등 비웃던 내가 어느덧...
설정파괴 얼마든지 하시옵소서, 부디, 부디 므흣한 장면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파괴하십시오. 아니, 부디 파괴를 해서라도 만들어주옵소서!
로 변해 있다. 털썩.
글 써야 하는데 지금도 그분이 직접 부른 ost를 들으며 두근두근하고 있는 현실이란......
아... 망했어. ㅠ 이건 태양의후예 송중기처럼 주변 사람이랑 앓이공유도 안 돼. ㅠㅠㅠㅠ 혼자 앓아야 해. ㅠㅠㅠㅠ
001. Lv.36 말로링
16.10.23 12:41
중국도 막장이 많나보네요 ㅋㅋㅋㅋ
002. 시두김태은
16.10.23 12:53
뭐 언해피는 기본이고, 막장이면 또 막장이고... 뭐 그런 게지요 ㅋㅋ
003. Lv.36 말로링
16.10.23 14:10
시두룩님은 막장을 좋아하시는군요! ㅎㅎ
전 오로라공주를 가장 재밋게 봤는데....응?
004. 시두김태은
16.10.23 21:35
전 아내의 유혹을 가장 재밌게 봤 ..)
005. 二月
16.10.30 00:07
전 솔약국집 아들들을 가장 재밌게 봤어요.
현실이 막장이라 이런거 봐줘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