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경험담입니다.
어떤 작가분께서 상당히 사실감있는 세계관을 구축하시고는, 등장인물들은 세계관에 어긋나는 이야기를 계속 하게 만들더라구요. 한참을 봤습니다만 잘못된 방향으로 쭉 가시려는것 같더군요.
그래서 ‘이러저러해서, 요렇게조렇게 되는데, 지금방향으로 가면 안될것같다’는 요지의 댓글을 한번 단 적이 있었습니다. 잘 만든 세계관이 너무 아쉬웠거든요. 그런데 작가분께서는 ‘연재도중이라 설정이 다 나온것도 아닌데 뭘 안다고 아는척인가? 기분나쁘다’라는 내용 글을 올리셨드랬죠. 보자마자 제이야기임을 직감하고 댓글을 지웠습니다.
사실 작가님의 말이 틀린 것이 없죠. 지금까지 나온 설정만 보고 제가 지래짐작을 한것이니까요. 이런 일을 저만 겪는것은 아닐겁니다.
얼마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봤네요. 작가님께서 절단마공을 시전하셨고, 독자들은 거기에 낚여서 ‘장난하냐’는 등의 댓글을 달았답니다. 하지만 작가분께서는 바로 다음글에서 독자들이 이상하게 생각했던 설정을 잘 이해시켜주셨죠. 그리고 연재중인 글이니만큼 조금만 참고 봐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비단 제가 이야기한 두가지 사례가 아니더라도 연재작품이라는 특성상 이후의 이야기를 짐작해 작가분께 오류를 미리 지적하는 설레발이 비일비재한듯 합니다. 그러한 일들은 작가분들께는 상당히 짜증나고 힘빠지는 일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설레발을 단순히 독자들의 탓으로만 돌리시기 전에 작가분들도 글이 연재라는 환경에 적절한 플롯으로 짜여져있는지, 한 화에 나름의 완결성이 있는지 한번쯤은 고민을 해보셔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에 와서 연재용 플롯을 따로 짜야한다는 멍청한 소리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현실적으로 힘들죠. 하지만, 독자들의 섯부른 지적질의 원인중에는 연재라는 특수한 상황을 무시하고 짜여진 플롯도 있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독자들이 연재인걸 감안하고 참고 넘어가야 한다는 이야기는 거꾸로 말하면 글이 연재에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일겁니다. 영화의 플롯과 드라마의 플롯이 다른 것처럼, 연재의 플롯과 출판용 플롯은 서로 다를 것입니다.
연재에 맞는 플롯은 한화에도 완결성을 가지면서 전체적으로 유기적인 글이겠지요. 이렇게 표현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따로봐도 재밌고 모아보면 더 재밌다’
그러니, 독자들의 섯부른 지적질에 울컥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짜증을 참지 못하시어 절필을 하시거나 독자들과 싸움을 하시기전에, 혹은 연재라는 환경을 감안해달라고 독자들을 타박하시기 전에, 연재라는 플랫폼과 현재 연재하는 글이 적절히 들어맞는지도 한번쯤은 고민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글은 ‘연재용 플롯을 짜라’ 든지 ‘연재용 플롯도 안짜고 말이 많다’는 이야기를 하려는게 아닙니다. 장르시장이 다 죽어가는 마당에 그런 것을 요구할 정도로 정신머리가 없지는 않습니다. 다만, 독자들의 섯부른 지적질이 오로지 독자들의 성급함에 기인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듯 하여, 독자의 한사람으로 변명아닌 변명을 해보고자 함이었습니다.
독자는 ‘연재용 플롯을 짤 상황이 아님’을 감안하고, 작가는 ‘연재를 하면서 연재용 플롯을 짜지 않았음’을 인지하신다면 섯부른 지적질과 관련한 스트레스가 문피아에서는 줄어들지 않을까용? 음... 뻘글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목에 초성체 사용은 강력히 금하고 있는데... 실수했습니다. 이모티콘은 고민을 했습니다만 글이 너무 딱딱하거나 공격적으로 보일듯 하여 집어넣은것인데, 아무래도 빼는것이 나을듯 하여 수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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