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저는 연재이든 비연재이든 플롯 자체는 같다고 봅니다. 드라마나 영화 같은 경우에는 제작 여건이나 스폰서의 입김, 영상화의 한계나 분량상의 문제로 플롯이 바뀔 수밖에 없지만 연재와 비연재는 어디까지나 똑같이 소설이라는 플랫폼으로 이루어지는 이야기이니까요.
물론 출판본과 비출판본 같은 경우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요.
어쨌든 말씀하신대로 말씀하신 성급한 판단이나 지적 같은 경우는 연재용 플롯이라는 개념을 떠나서 조금 다른 이유에서 지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나중에 설정이 보충된다는 건 이야기를 수용한다는 측면에서 처음부터 감안해야 하겠지요.
사족을 달자면 만약 제가 읽는 책에서 세계관에 맞지 않는 인물상이 나온다면 저 역시 거침없이 지적할 겁니다. 그게 정상이고, 작가는 이걸 민감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당연한 일로 여겨야 할 겁니다. 떡밥을 던져놓지 않은 이상 독자는 모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양시양비님의 게시글 잘 읽었습니다. 글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 충분히 설득력 있었습니다.
그러나 글을 쓰고 있는 입장에서 독자분들이 '에이- 이 다음은 이렇게 되겠지? 뻔한 설정이다.' 라는 말을 듣는 것보다 '와 이게 이렇게 전개되는 군요!' 라고 깜짝 놀라게 해드리고 싶거든요.
따지자면 제가 양시양비님이 말씀하시는 그런 작가중 한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독자분이 조목조목 설명해 주시는 게 아니라 '어? 이거 왜 이래요?' 라고 묻게 된다면 '이 사람은 이 글을 과연 얼마 만큼 이해해주시고 있는가?' 라고 의문이 먼저 들게 됩니다. 따라서 질문을 해주실 때에는 작가와 독자간의 교류가 없는 만큼 신경 써서 질문을 해주시면 위와 같은 일을 겪는 일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한회 한회 연재물에서 너무 친절히 독자를 납득 시키고 가다보면 결국 글이 단순해지고 평면적이게 될 수 밖에 없을거 같습니다.
복선이나 반전의 활용은 제한되게 될것이고 말미에 가선 그게 오히려 용두사미가 되어 시시한 글로 전락하는 그런 일이 될 수도 있고요.
개연성문제라면 납득 하지만 그 이외에 작품내의 다양하고 복잡한 이야기 구조에 대해서라면 너무 친절한 글로 가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다양한 면으로 작품을 구성하되 독자에겐 한쪽 면만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진행하는, 독자들로 하여금 항시 궁금증과 숨겨진 뭔가를 유추하고 상상하게 만드는 그런 글이 전 좋은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한테 끝까지 보지도 않았는데 왈가부 하지 마라는 말은
창작가로써는 미달이 아닌가 생각합니다(물론 그 독자분이 아예 쌩판 말도 안되는 소리를 했거나 지나치게 소수자의 시선에서 이의를 제기했다던가 악플을 달았다면 모르지만요)
그림은 처음 러프 딸 때 선 긋는 것과 구도를 잡는 것에서부터 이미 실력이 드러납니다.
글이라고 다르겠습니까.
유능한 창작가는 나무도 숲도 소원하지 않게 길러내는 법이죠.
그러지 못했는데 동의할 수 없다면 독자를 타박할 게 아니라 본인이 정진하거나 해결법을 찾으려 노력해보면 될 문젭니다.
전 의견이 다릅니다
보통 반전이라 함은 뜬금없이 갑툭튀가 아니라 흔히 복선이라는게 있습니다
만약 그간 엉성하게 써오다가 갑자기 반전이 갑툭튀 한다고 작품의 퀄이 높아지진 않습니다
현진건 작가님의 운수좋은 날을 예로 들으셨는데
운수좋은 날은 괜시리 여편네 생각이 나는 김첨지의 심리 묘사와 어쩌다가 돈 좀 번 날일 뿐인데
낭비를 하는 김첨지의 모습을 통해 독자의 불안감을 유발합니다 마지막 전까지 평온함에도 불구하고요
제가 하는 말은 실력 있는 작가라면 전체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연재에서도 그 글이 지향하는 바를
독자들에게 잘 전달하며 끌어모은다는 말입니다
"자신이 본 것까지만" 판단하는 거라면 상관없겠죠. 하지만 본문에 언급된 사례는 세계관 설정과 앞으로의 전개까지 독자가 결정해서 참견하는 것으로 보이는군요.
"다음편을 계속 보게 만드는 것"도 창작자의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가 끌리지 않으면 그냥 그만 보면 됩니다. 자신이 읽지도 않은 내용까지 멋대로 단정해서 이러쿵저러쿵 하는 게 과하다는 겁니다.
불은 가까이 다가가면 열기가 느껴지기 때문에 굳이 손을 넣지 않아도 뜨겁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까이 가지도 않고 멀리서 희미한 빛만 보고 불이구나 뜨겁구나 단정해 버리는 건 성급할 수 있다는 겁니다. 막상 가까이 가서 보니 반사된 빛이었다거나 누가 대형 TV로 실감하는 불꽃영상을 틀어놓은 것일 수도 있지요.
음.. 작가님들도 글 쓰는데 성향이 있듯이...
한 화의 완결성이라는 것도 독자님들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요? 저도 카페로열님처럼 어느 정도 독자님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무언가를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추리소설을 볼 때 난 범인이 누군지 다 알고 봐야겠다! 이런 분들이 계시는 반면 글 속에 하나하나 단서를 같이 찾아가면서 범인을 찾아나가는데 의미를 찾으시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후자에 속하시는 분들은 중반에 범인이 누군지 나와버리면 맥이 빠진다고 하시더라고요. ㅎㅎㅎ 또한 자신이 생각한 것과 작가가 생각하는 것이 맞는가 비교도 해보기도 하고...
물론 그런게 싫어서 추리 소설을 아예 안 읽는 분들도 계시지만요. ㅎㅎ
받아들이시는 독자님들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음, 뭔가 저의 의도와는 조금은 다르게 해석이 되는것 같네요. 한화의 완결성이라는 것은 그화 안에서 모든 내용을 끝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독자들이 납득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는 뜻이었죠.
예를 들면, '드래곤은 킹왕짱쎄. 투명드래곤급이삼~'이라고 설정을 잡아놓으신 분이 뜬금없이 '드래곤한마리 때져잡았써~'라는 내용으로 한 화를 끝내버리시면 읽던 독자입장에서는 당황스럽다는 거죠. 작가는 나름의 설정과 계산이 있었겠지만, 독자는 그것을 모르죠. 그러면 '님, 뭐임? 장난하삼? 드래곤 킹왕짱 쎈거아니었음? 투드라며?' 하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런 반응에 작가분께서는 '다음화에 설명 나올꺼임. 설레발 즐~~'하는 반응을 보이실 수 있죠.
제가 말한 한 화안에서의 완결성이라는 것은 독자가 황당함을 느끼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그런 의미입니다. 사실 당연한 이야기입니다만, 연재라는 틀 안에서 지키는 것이 그리 녹녹치 않은 문제지요. 사실 '세계관에 맞지 않은 사건에 직면한 주인공의 고군분투와 서서히 밝혀지는 비밀'과 같은 내용을 연재를 통해 쓰고자하면, 설정파괴와 같은 비판을 피할 수 없는게 현실이 아닐까 합니다.
제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한 화안에서 반드시 완결성을 갖추라는 것이 아닙니다. 특히 내용면에서는 더욱 그러하지요. 다만, 설정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는 어느정도 납득할만한 설명이 되어주지않으면 '뭐임? 설정파괴임?'과 같은 반응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독자가 그저 성급하기 때문이 아니라 연재라는 플랫폼이 그런 반응을 강제하는 측면이 있다는 변명아닌 변명을 하려는 것이었죠. 의문의 여지없이 모든것을 다 한 화안에서 설명해야한다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아! 그리고 작가분께 말하는 태도와 관련하자면, 독자입장에서는 정중하게 조목조목 이유를 들어 질문했다고 생각하더라도, 작가분께서는 '아놔~ 왠 설레발?'과 같은 반응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글을 쓰게 된 것입니다. 제 경험이기도 하구요.^^;
앗! 그런 의미셨군요. 확실히 의도하신 것과 다르게 생각한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작가분의 태도에 관해서는 약간 의문이네요. 제 경우에도 독자분이 의문을 제시하면 오히려 감사하게 느껴지던데요. 질문을 한다는 것도 결국 작가의 글에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사실 정말 설정과 글이 맞지 않다면 질문 할 필요도 없이 더는 글을 안 보고 말겠지요. 그런데도 굳이 댓글을 단다는 것은 작품에 대한 무언가 아쉬움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정말 글에 대해 괜한 트집을 잡으려고 다는 댓글이 아니라면 작가가 굳이 정색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작가가 자신의 글에 애정을 갖고 있듯이 독자도 글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질문하는 것일테니까요.
Comment '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