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상당히 진도가 나갔는데도, 제가 보기엔 이상할 정도로 주목받지 못하는 소설이 있어서 추천하고자 합니다.
제목은 ‘나의 세계를 바꿔줘’ 저자는 ‘대마왕k’ 장르는 sf입니다.
지금 1권 분량을 끝내고 2권 초중반 진행중인데요, 저는 1권까지 읽었습니다. 읽다가 이렇게 좋은 글에 이렇게 조회수가 안나오나 안타까워 추천글을 올립니다.
제가 이 소설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세가지입니다.
첫째, 인간이나 집단의 모습의 본질에 대한 통찰이 좋습니다. 보통 장르문학하면 선과 악이 명확하게 구분됩니다. 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선이고 악은 악일 뿐이죠. 물론 악이 선으로 위장한 경우도 있지만, 그건 반전을 위한 장치이지 선으로 위장한 악은 악입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선악의 개념이 편가르기로 나뉘지 않습니다. 선한진영도 악한진영도 없습니다. 선한 개인과 악한 개인이 있을 뿐이죠. 거기에 더해 악한들에게도 자신들만의 정당성이 있습니다. 만약 외계인과 지구인 간에 싸움이 붙는다면, 어느쪽이 여러분을 돌봐 주리라고 생각하십니까? 이 소설은 이 질문에 답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두번째는 글 자체가 치밀합니다. 이 소설에서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행동은 ‘그냥’이라고 무성의하게 설명되지 않습니다. 읽다가 보면 ‘어? 맞아 얘기 이랬었는데... 아, 이래서 그랬구나’ 하는걸 알게 됩니다. 등장인물들을 얘기 전개에 따라 대충대충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각자가 할 역할과 그 역할에 적합한 성격을 갖고서 짜임새있게 창조되어 있습니다. 개개의 사건들이나 설정도 마찬가지이고요.
마지막으로, 필력이 뛰어납니다. 스케일이 상당한데요, 그 방대한 스케일이 작가님의 손을 벗어나지 않고 잘 다루어 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그 스케일과 설정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가끔 보면 무슨 설정집 보는 것 같은 글들이 있는데요, 이 소설에서는 대화중에, 혹은 사건이 전개되는 와중에 자연스럽게 설정이 드러납니다. 왠만한 필력으로는 못할 일이죠.
일장에서 꽤 후반의 얘기가 다루어 지기 때문에 사실 전개 자체가 뻔한 얘기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읽혀지네요. 정말 글을 잘 쓰시는 분이 쓰신 작품입니다.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이 소설은 일본 훗카이도 지역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건 장점으로 꼽아야 할지, 단점이 될지..? 읽다 보면 정말 그 지역을 바이크 타고 여행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하지만, 초반엔 좀 많이 집중력을 흐트리는 부분이었습니다.
이 소설을 읽으며 장르소설에선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통찰 한구절을 인용하며 추천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조차 시기, 질투, 미움고 증오, 사회갈등과 내전에 이르기까지,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를 겪고 있다. 굶주리는 자가 없고, 에너지는 넘쳐나고, 성간을 넘나들며 행성을 파괴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그게 세상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해. 왜인지 알아?”
그는 웃음을 멈추고 갑자기 정색했다.
“다루는 것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힘도 마찬가지. 너희들은 영자력을 손에 넣었지만, 결국 하고있는 짓은 내가 위험한지 아닌지 확인도 안하고 죽이려 들고, 우리 기술과 내 불로의 비밀을 훔치는 것 정도밖에 안 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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