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한 사람이 어떠한 사정 때문에 눈 하나를 뽑아 다른 곳에 임의적으로 보관하게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오랫동안 다른 곳에 보관한 눈을 이제 다시 자신에게 이식하려 하게 되었을 때
[잠깐! 난 자아가 있어요! 난 당신도, 당신의 것도 아닙니다!]
라고 말하면서 자신이 이미 독립적인 자아와 감정을 지닌 주체라고 주장하게 된다면 이 때 본래 눈의 주인이었던 사람은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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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것으로 어떤 사업자가 순수하게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두 가지를 생산해내었다고 합시다.
하나는 그저 프로그램과 설계대로만 움직이는 탱크랄까 병기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과 비슷한 외견과 자아를 가진 안드로이드라고 해보겠습니다.
그렇다고 했을 때 후자의 안드로이드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며, 창조주에게서 독립하여 독자적으로 행동하고 싶다고 했을 때 그것은 과연 들어줘야 옳은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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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어떤 생체실험에 의해 두 가지 인공생물이 생겨났다고 해보겠습니다.
하나는 이렇다 할만한 짐승 이하의 지성에 언어도 구사하지 못하는 흉측한 몰골을 가진, 괴물이라고 불러도 할말 없을 거 같은 녀석. 다른 하나는 역시 모든 면에서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외견과 자아를 가진 존재.
이렇게 있을 때 이 둘의 대우는 틀려져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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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을 써보는 이유는 다름이 아닙니다. 과연 감정과 자아가 명확하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기에 창조주에게서 독립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할지라도 창조주랄까 본래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존재가 권리를 주장하며 마음대로 다루는 것이 과연 그르다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심정적으로는 물론 감정이 있는 이들에게도 어느 정도 인권이랄까 그들만의 권리가 있음을 존중하고 싶어지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공감요소를 제외한 순수 논리적인 이유에서는 창조주 입장에서 피조물들을 다룸에 있어 얼마나 권리가 있을지, 권리가 있다고 한다면 어느 정도까지 허용될지에 대한 의문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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