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봄 비가 내렸습니다.
케케한 황사 먼지가 가라앉아 한 껏 드높아진 푸른 하늘.
간만에 목을 축인 새싹들이 화단에서 하나 둘 기지개를 펴고,
어쩌다 이는 꽃샘바람에 보송보송한 민들레 꽃씨가 흩날립니다.
이럴 때면 2~3년 전 일이 생각납니다.
따쓰한 봄 바람을 맞으며 총을 메고 있던 그곳... 군대.
당시 점차 녹음이 짙어지는 산 아래를 내려다 보던 저는 싱그러운 미소와 함께 새들과 함께 속삭였습니다.
"ㅅㅂ... X됐다."
그렇습니다...
제초의 계절이 돌아온 것입니다.
비가 오고 나면 우후죽순 이상으로 자라나는 새싹들은 군사용 도로, 일명 작전로까지 고개를 들이밉니다.
물만 주는 데도 쑥쑥 자라는 새싹들을 보면,
우리나라가 참으로 기름진 땅이로구나라는 생각보다는,
교문앞 학생주임과 같은 심정으로 벌초를 떠올립니다.
후우~
낸들 이러고 싶겠습니까...
이것도 일종의 PTSD 일지도 모르겠군요.
빨리 잊고 새 사회에 적응해야 하는데 말이죠...
Commen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