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글을 한번 써보려고 시도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나름대로 시놉이나 세부 설정까지도 잡아놓고, 글만 적어나가면 되는데, 그 글을 적어나가는 것이 너무나도 어렵더군요. 한장을 적어놓고, 되돌아보면 너무 엉성한 표현력에 그만, 포기를 하고 말았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직장일에 쫒기다보니, 도무지 예전의 꿈을 실천할 시간은 생기지 않는 것 같습니다만, 만약에 글을 쓰게 된다면 이렇게 쓰고 싶다고 생각이 들게 된 작품이 두개가 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읽어온 작품중에는 매우 많지만, 최근들어 제 선작에 들어있는 작품입니다)
"항복" 님의 [ 흑도영웅 ]
매우 짧게 글의 종류를 말하자면, 성장무협 정도로 말할 수 있겠습니다만, 이 흑도영웅이라는 글은 쉽게 글의 종류를 단정짓기 힘들게 만드는 어떤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소년이 사건사고, 혹은 역경을 헤쳐나가며, 기연등을 만나 점차 강해지는 그런 일반적인 성장 무협의 틀을 가지고 있으나, 이 "흑도영웅" 은 아직 작품의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을 매료시키는 수많은 요소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우선 유려한 필체. 읽으면서 막힘이 없고, 장면 전환이 자연스러우며, 글의 흐름또한 때로는 잔잔하고 느릿하게 가다가, 장면에 따라서는 급류에 탄듯, 그러나 체하지 않을 정도의 안정적인 스피드감을 보여주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소위 말하는 초고수 무협작가님들의 글과 비교 대상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천재적인 감각이 없다면 이런 글을 적어내는 것이 얼마나 큰 노력이 필요한 일인지 상상해본다면, 정말 이번에는 기대해 볼만한 좋은 작품, 좋은 작가님과 만나게 된 것이 아닌지, 기분이 좋아집니다.
흑도영웅은 제목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정파의 주인공이 아닙니다. 아니, 태생부터 흑도일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자라나고 유년기의 주인공의 경험들을 보여주면서, 주인공의 사상, 가치관을 독자들에게 설득력있게 보여줍니다. 무분별하게 흑도는 악, 백도는 정의도 아니고, 최근의 대중적인 흐름인 썩어빠진 정파, 멍청한 사파도 아닌, 정말 납득할만한 무협의 배경을 잘 표현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행방이 사뭇 궁금해지는 작품입니다.
" 가글 " 님의 [ 후생기 ]
여기에 또 한 작품. 제가 추천하고자 하는 글이 있습니다.
후생기라는 글의 제목으로만 보아서는 장르의 구분이 애매하기도 합니다만, 판타지(서양)와 무협(동양)이 적절히 조화가 되는 퓨전에 가까운 글이라고 생각됩니다. 후생기에는 흔히 말하는 양판소라고 하는 정형화된 퓨전의 패턴에서 벗어나서 아주 독특한 글의 전개와, 약간 느릿한 듯 하지만 치밀한 스토리 전개는 "퓨전" 이라는 단어가 주는 가벼움과 일말의 불신감마저 금새 날려버리는 매력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독자들의 호불호가 뚜렷해진 지금의 판타지 / 무협 장르 소설시장입니다만, (그만큼 작품수가 늘어났고, 독자들도 다양한 종류의 소설들 중에 자신의 구미에 맞는 작품을 선호하는 유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후생기라는 작품은 약간은 느리다 못해, 진중하다 싶을 정도로 무게를 잡고 시작합니다. 음... 이런 글을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지만, 흐름이 느리다보니, 도중에 독자들이 빠져나가지는 않을까 걱정이 될정도로... 제가 작가는 아니지만, 이런 좋은 글을 조금이나마 많은 독자분들과 공유해보자는 생각이 절로 들게되는 그런 작품인 것 같습니다.
무공을 쓸 수 있는 인물이 주인공입니다.
전생의 기억을 그대로 가진채, 이계(?)로 추정되는 곳으로 가게 되는 것은 퓨전이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전개입니다만, 신기하게도 거부감이 적게 읽혀진다는 것은 역시 작가님이 그만큼 고심해서 글을 몇번이나 수정하고 노력했다는 것을 어렵지않게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님이 의욕적으로... 연재중인 점도 외국에서 타지생활을 하고 있는 저로서는 그저 고맙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_+)/
이래저래 두서없이 적은 것 같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오래전의 꿈이었던 제 자신의 글을 쓸 수 있는 날을 꿈꾸며... 그리고 그런 오래된 꿈을 오래간만에 되살리게 만들어주신 두분 작가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약간 술이 들어간 상태이긴 합니다만...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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