曰. 예전-올해 초에 쓴- 아주아주 짧은 단편(?)을 첨부하야.
...
날씨는 맑았다. 희뿌연 구름이 끼어있지만.
"여긴 판타지야. 확실히"
광장의 벤치에 앉자마자 A가 꺼낸 말이었다.
"판타지지. 중세시대같은 분위기에 마법이 있고 신이 있는. 근데 그게 왜?"
"그렇다면 하나 묻자. 쟤네들과 우리는 같은 관계일까?"
A는 손가락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얘기했다.
"무슨 관계말이야?"
B는 고개를 돌리며 반문했다. 하지만 보이는건 내려가는 A의 뒷통수 뿐이었다.
"저들과 우리의 혈연적 관계. 저들과 우리가 S*x를 한다면 태어나는건 뭘까?"
"당연히 사람이 태어… 아!"
B는 얘기하던 중 뭔가 깨달은 표정을 지었다.
A는 고개를 숙인채 말을 계속 했다. 아마 그의 표정은 심각하리라.
"우리 호모사피엔스는, 22쌍의 상염색체와 1쌍의 XY 혹은 XX 성염색체를 가지고 ABO Rh±식 혈액형, 좌선형 당에 우선형 구조. 티민-아데신, 시토신-구아닌의 DNA를 가지고 206개의 뼈와 그리고… 그리고…."
A는 말을 잊지 못했다. 그의 어깨가 약간은 들썩이고 있었다.
그가 말한 호모사피엔스란 인간과 저 '인간들'은 후손을 남길수 없는 다른 종일지도 모르니까.
얘기를 듣던 B는 주머니속에 있던, 이곳으로 넘어오면서 끊었던 담배를 찾았다. 고팠다.
잠바를 뒤지고 바지를 뒤지고 셔츠를 뒤져 찾아낸 담배는 한개피만이 남아있었다.
"쳇, 돛대구만." B는 라이터를 쥐며 중얼거렸다. 손이 미끌린다. 이런 적은 없었는데. 몇번을 미끌린 끝에 간신히 불타는 담배를 마셨다. 쓰다. 너무.
담배의 갈색 잎이 모두 하얗게 됬을쯤, A가 얘기했다. 그는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만약 '사람'이 태어난다면 우린, 우리의 고향을 잊고 여기서 가족을 이루고 살아갈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아무것도, 아니면 괴물이 태어난다면 우리는 그냥… 좋든 싫든 고향으로 갈 방법을 찾아야겠지. 저주와 축복이 흐르는 고향으로 말이야." 그는 마지막 말은 낄낄 웃으며 말했다. 힘은 없었다.
"근데, 전자라면 S*x 할때 콘돔사러 편의점까지 뛰어갈 필요는 없겠는걸." A가 덧붙였다. 자조적인 농이었다.
"확실이 그렇구만. 여자를 기다리게 하지 않는 좋은 남자가 되겠어." B는 웃었다. 웃어야했다. A의 어깨가 작게 들썩인다. 아까 전의 그것관 다르리라.
후자의 경우는 얘기하지 않았다. 판타지에 떨어진 지금. 그런 상황이 온다면 다같이 죽는게 나으리라.
바람이 흑먼지를 부렸다. A는 고개를 들었다. 눈물이 보였다.
그의 눈물은 흙먼지 때문일까? 절망 때문일까?
B는 고개를 들었다. 하늘은 여전희 희뿌였지만 맑았다.
-Fin?-
좌선당과 우선구조는… 틀릴지도 모릅니다. (우선당, 좌구조였나)
에에… 원래는 이게 아니었는데 어느덧 쓰다보니 분위기 어찌 암울해져가. -_-;
원래 계획은 뒤에 여자노예 하나 사는 장면까지 넣어서 이상 얄따구리한 분위기로 갈예정이었습니다만. 글솜씨 부족으로 여기까지.
태클은 열혈히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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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하게 우울한. (이게 가능한지는 제쳐두더라도-_-;;;)
이계로 와서 잘살아보자~ 하는데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초암울-개막장 월드라던가.
엘프는 청초하지~ 하는데 엘프가 멧돼지 뒷다리를 우적우적 씹는 장면을 보거나.
용은 레어에서 잠만자! 하는데 실상은 호문클로스 따윌 풀어서 인간을 감시하기에 바쁘거나 하는.
발랄한 분위기-실상은 암울-하거나
상식파괴, 혹은 세계가 과학적으로 '어느정도' 말이 되는.
그런 소설 추천좀 해주세요.
ps1: 개인적으론 하프~계열을 모조리 불임라고 믿고 있습니다.
ps2: 제가 쓴거입니다. 이렇게 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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