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죽을지언정 날 따라가면 배는 채울 수 있다. 따라 가겠느냐?"
왼쪽 미간에서부터 길게 난 검상에 쉽게 다가서기가 힘들어 쭈뼛거리던 소년은 배를 채울 수 있다는 말에 야무지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맞지 않고 배를 채우겠어요!"
소년은 두고보라는 듯 고개를 바짝 쳐들고 중년인을 노려보았다.
"나는 너를 개처럼 굴릴 것이다. 네 의지가 약하다면 스스로 골을 깨고 죽을 것이나 그렇지 않다면 천문(天門)의 비기를 익혀 저 넓은 중원무림을 호령하게 될 것이다."
이제 겨우 여섯살이 된 소년이 알아듣기엔 어려운 말이었지만 중원무림을 호령한다는 것만은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었다.
더 이상 배를 곯지 않아도, 천하를 호령할 수 있다는 말에 소년은 앞뒤 잴 것 없이 중년인을 따라 나섰다.
그로부터 십 오년 후.
광오하기 짝이 없는 천문의 발호에 중원무림이 발칵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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