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지난 겨울, 화재로 인해 어머니와 동생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그후 아버지와 언니를 교통사고로 잃었습니다.
그저 가족 전부를 돌려받고싶었을 뿐인데 ...
“차라리 나와 계약할래?”
계약?
설명을 요구하듯, 은설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소녀는 그래도 무심함이 묻어나는 메마른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차라리 혼잣말에 가까웠다.
“어차피 너의 생명이 필요한것도 이것 때문이었으니,계약이 낫겠군.”
기묘한 눈동자를 마주올려다본 은설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계약이죠?”
그녀가 고개를 숙이는바람에 기묘한빛의 머리카락이 은설의 얼굴로 쏟아졌다. 소녀의 하얗고 가느다란 섬세한 손가락이 은설의 얼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그 손가락은 은설의 얼굴에 묻은 머리카락을 걷어내렸다.
“네 소원과 맞먹는 무게만큼의 조건을 네가 이행하면 내가 너의 소원을 들어주는 계약.”
유혹하듯, 나른하면서도 무언가 깊을 곳을 자극시키는 목소리가 울렸다.은설은 그 목소리에 매혹되어가는 자신을 느끼며 몽롱하게 되물었다.
“..내가 얻는건?”
“네 소원”
“내 소원이 뭔줄 아나요?”
“물론”
“..아까, 들어주지 않겠다면서요.”
투정 같은 말에 소녀의 입가가 부드러운 호선을 그렸다. 그, 황홀한 아름다움에 은설은 이어가야할 말을 그만 잊어버렸다.
“그건, 네 생명보다 더 큰 무언가를 걸어야할 만큼 복잡하고 정교한 무언가를 요구하는 소원이었기 때문이지. ...생명이 아무리 고귀하다지만, 운명과 인연을 조정하는 그 정교하고 세밀한 작업의 대가치고는ㅡ 충분히 적어.”
잠시간 침묵을 지키던 은설이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좋아요. 당신이 요구하는 계약의 조건은 뭐죠?”
당돌하기까지한 그 말에 소녀가 물러나며, 웃음기마저 서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심부름.”
…?!
“자세한 사항은 천천히 알려줄거야.”
―알고보니 노예계약이었습니다.
★본문+ 홍보글입니다(웃음)
★장르는 로맨스 판타지이니 취향아니신 분들은 살짝 건너 뛰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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