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없어, 란 노래를 듣다가 문득 든 의문.
심장, 즉 사람에게 감정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하고 궁리하게 되었다.
우선, 완벽한 백지와도 같은 무감정한 사람에겐 기쁨도 없겠지만 삶에 고통도 없을 것 같다. 감정이 없다면 세상 살기 정말 편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엔 심장이 세차게 펄떡펄떡 뛰는 일반인과 감정이 완벽히 죽은 사람들 사이에서 오는 간극.
그 간극에서 생각보다 재미있는 해프닝과 매력적인 에피소드가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캐릭터의 밑그림을 잡아 보았다.
한가로이 풀을 뜯는 순백의 새끼 토끼처럼, 초록 배추벌레를 보고 호기심을 보이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노랑병아리처럼.
때론 천진무구한 눈망울로 개구리 똥구멍에 갈대를 꼽고 배가 빵빵하게 부풀도록 바람을 집어넣어서 뻥 터트리고는 ‘어? 터졌네.’ 무엇이 잘 못 되었는지 도통 모르겠다는 얼굴로 궁리하는 순진한 아이처럼.
산처럼 쌓여있는 어마어마한 황금을 돌보듯 하고, 집채만한 다이아몬드를 보고 ‘저걸 어따 써’ 시큰둥.
눈이 확 멀 정도에 절세미인의 아찔한 유혹을 받으면서도 ‘쟤 왜 저래? 뭘 잘 못 먹었나?’ 멀뚱멀뚱.
그래서 약점이 없는 완전무결한 무적집단.
***얼음심장 기사단***
이 순진함을 가장한 잔혹한 것들을 가지고 어떻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야할지, 그들이 단순해질수록 제 머리는 과열되어 갑니다.
그 때문에 출발할 때의 의도와 다르게 조금은 난감하지만, 그래도 목적지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 봅니다.
삶에 지치신 분
실연으로 괴로운 분
한번쯤 의무와 고민 따위에서 홀가분하게 탈출하고 싶은 분
생각자체를 몽땅 비우고 단세포가 되고 싶은 분
뜨거운 가슴을 차갑게 식히고 싶은 분
뜨거운 바보가 무엇인지 궁금하신 분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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