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론을 하지 않으시겠습니까?"
반론을 하라고요, 아일린 누나? 누나는 이 상황이 안 보여요? 나는 졌어요. 깔끔하게 졌다고요. 우연조차도 빼앗긴 내가 뭘 말해야 한다는 거죠?
"…나, 나는……."
죄를 인정한다는 그 말이, 왜 이리도 힘든지 모르겠다. 목숨에 아쉬운 것 따위는 없었을 텐데, 분명 그럴 텐데.
"나는……!"
"그만."
갑자기 정적이 찾아왔다.
"추한 꼴은 그만 둬요, 우진. 이제 끝났잖아."
"…테로에?"
"……두 번 다시 날 그 이름으로 부르면, 혀를 뽑아버릴 거야."
적대감과 증오심, 오로지 두 가지 색채만으로 채색한 빛깔의 붉은색이 테로에의 머리칼에 일렁이기 시작했다. 나는 알았다는 뜻으로 입을 굳게 닫았다.
"이제 끝났다는 건 잘 알고 있겠지? 그럼 인정해. 인정하고, 왜 공격했는지 말해. 그러지 않는다면…."
테로에. 내가 아냐.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찔러 죽일 거야. 자, 잘난 듯 반론하던 입이 있으면 말해!"
난….
"말하라고 했을 텐데!!"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뭘 말하란 거야. 네 마음에 쏙 드는 대답같은 건, 배운 적이 없어서 몰라. 해본 적도 없다고……."
"발뺌이냐, 발뺌이냐!! 너, 너 때문에…… 너 때문에 이로가 죽었단 말이다! 그런데도 끝까지 발뺌할 셈이냐아아아아!!"
──────53편 본문 일부입니다.───────
차원이동, 심지어 회귀물도 아니고, 눈 뜨자마자 드래곤에, 일대다 로맨스(푸훗)에, 맹목적인 귀여움에, 점점 늘어나는 등장인물에… 정말 싼 티(…)가 샘솟는 기적의 샘물같은 소설입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미친듯이 자유로우며, 미칠듯이 폭주하는 내용을 가진 소설입니다. 이를테면 약간 싸이키델릭한 부분이 철철 넘쳐나는 것이지요.
취향 엄청나게 타는 뉴웨이브 소설입니다만, 관심이 가시면 한 번 들러주시길 바랍니다.
Dragon Hunt Retake! Written By Orneu/2010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bn_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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