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도 무렵, 하이텔 serial을 이용하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아실 진정한 명작, 가니메데 게이트. 그 소설이 드디어 문피아에 입성했습니다.(솔직히 너무 늦은거죠. 작가분은 원래 조아라에서 연재하셨거든요.)
하이텔 씨리얼에는 누구나 인정하는 세 작품이 있습니다. 가니메데 게이트, 가을왕, 여왕의 창기병. 이 세 작가분은 서로 절친하셔서 가을병 게이트라는 괴작이 탄생하기도 했었죠.
우리나라에서 SF는 매니아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지고 있으며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장르 독자들의 눈에는 가니메데 게이트가 훌륭한 SF로 보이겠지만 정작 SF팬들에게는 판타지로 보이더라고요.
아무튼, 가니메데 게이트는 우리나라 최초이자 현재까지 유일한 대하 SF입니다. (KNIT는 출판 중지되었죠... 그리고 카르발키아 대전기는 표절 문제로 빼겠습니다.)
내용을 단 하나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2세기에 새로운 신대륙이 나타난다면? 원주민의 문명이 지구보다 극히 열악하다면?"
아무리 착한 선인이라도 그 선인들이 모인 국가는 필연적으로 악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만큼 국가는 필요악이라 할 수 있죠.
지구의 국가들은 과연 신대륙(사실은 신행성)에 대해 어떠한 정책을 취하게 될까요.
가니메데 게이트에는 이상주의자들이 등장합니다. 지성을 가진 인류는 동등하고, 그들에게 어떠한 방식으로든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반면에 원주민들과 자신들의 차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우위에 서려는 현실주의자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두 세력이 지구세력(작중에는 지구연방으로 등장)의 근간이 됩니다. 또한 소설 곳곳에서 갈등을 일으키죠.
당시에는 이런 류의 설정(현대 문명이 이계로 간다)은 대단히 참신했습니다. 요즘은 좀 흔한데요, 이런 소설의 공통적인 특징은 앞도적으로 우위인 문명을 이용하여 이계에서 먼치킨으로 군림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가니메데 게이트는 다릅니다.
작가는 고심하여 지구에 대칭되는 반대세력을 만들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전 지구적인 통합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지구에 비해, 전 행성이 단 하나의 제국으로 통일된 통일제국 라에.
라에 제국은 원주민을 열등한 존재로 결정하고 그들의 우위에 서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신들의 사회'에서 나온 것처럼 그들은 신이 되어 원주민 위에 군림합니다.
이러한 두 집단, 지구연방과 라에 제국은 필연적으로 충돌하게 됩니다. 하나의 신천지를 둘이서 갈라먹기에는 너무 탐나기 때문이죠. 그렇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봤을 때 제국과 지구연방이 원주민들에게 하는 일은 같습니다. 방법의 차이가 있을 뿐이죠.
이러한 아이러니가 작중의 주요한 주제로 등장합니다.
서로 달랐으나 서로 닮았기에 두 세력은 치열한 전쟁을 벌입니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전쟁이 아닙니다. 저쪽의 팔을 자르면 이쪽의 팔도 잘리는 처절함이 여기저기서 난무합니다.(다만 어쩔 수 없이 주인공을 띄워주면서 그 밸런스가 깨집니다만, 팬픽인 블루맥스를 보시면 그 처절함이 어떤것인지 아시게 될 껍니다.)
SF라고 하면 무엇을 떠올리시나요? 한 애꾸눈 선장이 모는 해적선인가요? 아니면 금발의 미남이 지휘하는 대규모 함대인가요.
가니메데 게이트는 두 요소를 모두 충족합니다. 손에 땀을 쥐게하는 포격전, 정신없이 어지러운 소행성지대에서의 숨박꼭질. 양 세력이 사력을 걸고 펼치는 대규모 회전.
이런 류의 소설(현대문명 이계진입)의 원주민들은 개화 대상에 불과합니다. 그들에게 생각이란 전혀 없습니다. 그냥 주는대로 받으며 따를 뿐이죠.
그러나 가니메데 게이트의 원주민들은 다릅니다. 그들은 두려워하지 않고 탐구합니다. 저들이 우리보다 무엇이 나은지, 저들의 약점은 무엇이 있는지. 저들과 어떻게 해야 동등한 협상을 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저들을 이용할 수 있는지.
이러한 시도가 잔인한 학살로 끝나는 경우가 있지만 나름대로 성공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꿈꿉니다. 이계인들이 보여준 미래를 자신들의 손으로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SF의 로망인 거함거포를 즐겨보고 싶습니까? 즉시 읽으십시오.
일방적인 먼치킨의 횡포에 질리셨습니까? 즉시 읽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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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대하 SF를 즐기세요.
즉시 읽으십시오.
감사합니다.
*자연란 일반에 가셔서 "[白虎]" 혹은 "GANYMEDE"로 검색하시면 됩니다.
*백호님의 다른 작품이 조아라에서 연재되어 있으며, 현재 이곳에서 연재중인 가니메데 게이트의 리메이크판 또한 조아라에 있고 다음에 있는 팬까페에도 올라와 있습니다.
*최신글이 자연란 일반 2165번에 있습니다.
*추천작인 가니메데 게이트는 자음과 모음에서 완결까지 나왔습니다. 그리고 나서 시간이 흘렀고 출판계약이 자동으로 종료되었습니다.(기한 만료)
그에 따라 작가분인 백호님께서 출판본을 리메이크 하시고 연재를 시작한 것입니다.
다음에 있는 가니메데 게이트 까페에 제일 먼저 업로드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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