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길게 펼쳐진 수평선.
뺨을 스치는 사나운 바람과 코끝을 간지르는 바닷내음.
귀를 어지럽히는 갈매기떼 소리.
정말 이상합니다.
왜 바다란 존재는 머릿속으로 상상만 하는 것만으로도 제 가슴을 뛰게 만드는 것일까요?
실제로 푸른 망망대해를 보았을 때 위대한 자연에서 호연지기를 배운다거나 탁트인 광경에 숨막힌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언정, 가슴이 두근거리지는 않는데... 막상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보면 바다란 그저 배멀미에 지친 육신을 괴롭히는 악동에 불과한데...
어째서 상상속 바다는 낭만으로 가득찬 판타지인지 모르겠습니다.
마치 15세기 대항해시대에 조그만 범선에 생명을 맡기고 대양으로 떠났던 저 수많은 뱃사람들과 모험가들이 겪었을 법한 모험 이야기에 빠져드는 것은 이미 새로움이란 단어를 잊고 사는 우리들에게 당연한지도 모릅니다.
내가 직접 두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는 것이 아닐진데도 바다사나이들의 모험담에 도취되는 이유는 수평선 저 너머에 우리가 모르는 미지의 세계가 존재할거라는 믿음과 기대감 때문이 아닐까요?
판타지란 곧 미지의 세계로의 모험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해적이 있고, 음모가 있고, 인어가 살아 숨쉬는, 미지의 것들이 넘쳐흐르는 이 이야기야말로 진정으로 판타지다운 소설이 아닐까, 라고 생각해 봅니다.
어린 시절, 밤을 새가며 정신없이 플레이했던 대항해시대. 빨간 머리 여해적이라는 동일한 소재만으로도 저에게 아릿한 그 시절의 향수를 느끼게 해준 소설을 여러분께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하카 님의
인어는 가을에 죽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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