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보지도 않으십니까."
메르노아의 어깨가 경직되었다.
"왜 기사로서의 저마저 보지 않으십니까."
체스휘는 입술을 깨물었다. 푸른 눈동자가 어둡게 가라앉았다.
무슨 정신으로 돌아왔는지 알 수 없었다. 인형처럼 웃으며 태연하게 있었으나, 체스휘의 말이 떠나지 않았다. 보지 않는다.
「당신은 마지막까지 날 보지 않는군요.」
죽는 그 순간까지 눈을 질끈 감고 자신을 외면하던 아버지가 떠올랐다. 평생을 여린 아가씨만 보느라, 정작 자신의 딸은 조금도 봐주지 않았던 아버지.
「왜 보지도 않으십니까.」
보지도 않았던가?
체스휘가 막사 안에서 나오는게 보였다.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메르노아의 존재감이 그리 약한 편은 아니라, 몸을 일으키니 수많은 시선이 따라왔다. 그녀가 다가가자 시합을 위해 장소를 옮기려던 체스휘가 멈칫하는게 보였다.
"내 할 수 있는 예의는 보였어요. 허니 이젠 무슨 소릴 들어도 모릅니다. 나중에 딴소리하지 마세요."
"무슨……"
메르노아가 손을 들었다. 손끝에 부드러운 비단의 감촉이 닿았다. 잡아당기는 손짓을 따라, 리본이 허공을 가르며 내려 앉았다.
"체스휘 경."
파란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본인의 기사로서, 최선을 다하세요."
"본인 또한 경의 검을 믿어 의심치 않을 터이니."
남색 리본이 단단하게 묶였다.
"경의 무운을 빕니다."
체스휘는 자신의 손목에 매인 리본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신기하게도, 모든 감정이 고요했다. 그가 천천히 미소 지었다. 나지막한 목소리는 덤덤했으나 또렷해서, 모든 이들에게 똑똑히 들렸다.
"모든 영광을 레이디 메르노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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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본문 발췌입니다. 마땅히 글 솜씨가 그렇게 좋지 않은 관계로 본문에서 퍼와서 추천을 합니다.
내용 줄거리는 패망한 왕국의 귀족과 하녀가 신분을 바꾸어 각자 살아가는 내용입니다.
하녀 메르노아(본명 위시안)이 제국에서 귀족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활약(?)합니다. 위에 올린 것은 최근에 작성하신 174화에서 퍼온 것입니다.
즉 연재분량도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장르를 고르라면... 판타지 배경에 정치암투+로맨스?
Minato 님의 마담 티아라
지금 보러 가시죠!.
(주인공이 붉은 머리에 붉은 눈동자를 가져서 빨간색으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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