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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악역이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양치기자리
작품등록일 :
2021.03.23 18:22
최근연재일 :
2021.05.12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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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8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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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유별 (3)

DUMMY

준수의 혹평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이미나는 물론이요, 곁에 있던 심사위원들이나 연습생들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말투 자체는 한준수답다. 하지만 대상이 문제다. 이미나, 누구나 공인하는 KM의 낙하산.


애초에 이미나가 낙하산이 될 수 있었던 건 단순히 그녀가 한준수와 사촌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한준수의 외가, 이미나의 뒤에 있는 배경이 중요했지.


KM이 여기까지 크는 동안 가장 큰 조력자의 역할을 한 외가.

아직까지도 KM의 가장 주요한 후원자로 남아있는 그 외가의 일원.


가족이고 말고를 떠나, 회사의 시선에서 봤을 때 이미나는 최대한 어르고 달랠 대상인 것이다.


그러나, 준수의 시선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이미나는 어차피 패배할 말.'


그렇다면 굳이 배팅할 필요가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이미나와의 관계를 너무 과하게 악화시킬 필요는 없었다. 엔제이와 유별이 그에게 갖고 있던 나쁜 인상을 지울 수 있는 선. 나중에 가서 이미나를 적당히 감언이설로 달랠 수 있을 정도의 선.

보통이라면 그 선을 찾는 것 자체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준수는 이미 그들의 캐릭터 분석은 어느 정도 끝내둔 후였다. 전개될 수 있는 경우의 수도 계산이 끝난 후였고.


남은 건 연기만 하면 된다.


'작가에 배우 노릇까지 다하게 될 줄이야.'


김창민만큼은 엔제이나 준수와는 달리 이미나의 체면을 어느 정도 세워주는 평을 내리긴 했다. 그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애초에 그런 역할을 하라고 이번에도 김창민을 심사위원으로 세웠던 것이니까.


그렇게 이미나에 대한 평가를 끝내고, 그들은 다시 다음 연습생들의 무대를 하나하나씩 지켜봤다.


원래 드라마였다면 자연스럽게 생략됐을 부분. 하지만 준수는 그를 하나하나 다 지켜봐야 했다. 그리고 새삼 묘한 감상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었다.


'······그래, 엑스트라가 아니라 사람이란 거지.'


준수는 몰라도, 한준수의 눈과 귀는 그들의 정확한 수준을 간파했다. 카메라에 단 1초도 오르지 못하고 사라질 엑스트라의 노력이라 무시하기에는 그 뒤에 서렸을 땀과 눈물을 차마 외면하기 힘들었다.


준수는 아직도 그가 이 세상을 그저 한낱 이야기로만 보고 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고민을 계속할 수는 없었다. 세상의 진실성 같은 고상한 주제는 드라마 작가 시절이면 모를까, 지금 같은 상황에 논할 문제는 아니었다.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

그의 모든 행동과 의식은 생존에만 집중되어야 했다.


그리고 그렇게,

유별이 무대에 섰다.


그리고 준수는 그가 기억하는 전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에 내심 고개를 끄덕였다.


'망하겠네.'


유별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긴장감과 부담감에 잡아먹힌 게 딱 보이는 모습이다.

원래 전개에서도 오늘 유별은 스트레스 때문에 무너져 결국 방출 위기에 가까울 정도로 낮은 점수를 기록하게 된다. 엔제이가 그녀의 멘토 역할을 하게 되는 것도 아마 이쯤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한서영이 혹시 배우 쪽 일도 한 번 해보지 않겠냐 제안하는 것으로, 그렇게 배우 출신 정상급 싱어송라이터 유별의 전설이 시작되는 것이다.


오늘 그가 해야 할 역할은 그저 무너진 유별에게 적당히 희망과 힘을 실어주는 것 정도.


분명, 그 정도였을 터였다.



#



이미나가 심사위원들에게 대판 깨지는 건 연습생들 중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유별도 그랬다.

그래, 이미나의 무대야 당연히 형편 없겠지. 하지만 그건 언제나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나는 살아남았다. 아니, 살아남는 수준을 뛰어넘어 늘 A팀에 머물렀다.

빽도 능력이다. 유별은 그 말을 싫어하는 만큼 또 인정했다.

그렇기에 더 이를 악물고 노력했던 것이다. 고아 출신인 그녀가 살아남으려면 오로지 본신의 기량으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었으니까.


그래서 방금 그녀가 본 그 광경이 더 이해가 안 갈 수밖에 없었다.


'······이미나를 저렇게 깐다고?'


왜?

이제 와서, 왜?


엔제이가 그러는 거야 이해할 수 있었다. 그가 심사위원으로 온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그래도 그의 타협할 줄 모르는 성격은 꽤 유명했으니까.

하지만 한준수는 왜 저러고 있는가.

마치 그녀가 여태껏 보고 있던 그는 그저 그녀의 오만과 편견이 그려낸 그였다는 것처럼.


······어쩌면.

어쩌면 정말 오해하고 있었던 걸까?


부당한 압박 같은 게 아니었고, 정말 저번 달 월말평가는 그녀가 부족했던 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그 오만한 성정 탓에 오해했던 것일까?


그 자문에 대해 자답하기도 전에, 유별은 무대 위로 불려나가야만 했다.


그리고 유별은 스스로에게 놀라고 말았다. 춤선도, 비트에 맞춰들어가는 것도, 호흡을 가다듬는 것도 평소에 비하면 끔찍할 정도로 수준이 낮았다.

마치 오늘 그녀는 이 무대를 망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세상이 속삭이는 듯.


유별은 이를 악물었다.


'싫어.'


한준수와 했던 대화가 떠올랐다.

그녀는 절대 부족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의 평가가 실수였다고 말할 수밖에 없도록.


그리고 그 날 누가 옳았냐는 사실 지금의 무대로 결정되는 것이다.


힘없이 흐느적거리던 손끝에 힘이 실린다.

스텝은 정확히 박자를 맞춰들어가고, 그에 따라 목소리도 멜로디에 절묘하게 스며들었다.


방금 전까지 형편 없는 무대를 선보이던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퍼포먼스.

연습생들은 물론 심사위원들조차 그 순간은 그녀에게 압도된 듯 입술이 벌어질 정도였다.


하지만 그 순간, 준수의 입술은 그들과는 조금 다른 이유로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전개가 달라졌다.



#



뭐가 계기였을까.


뭐가 이 변화를 이끌었나.


이유야 많았다. 하지만 준수는 그 생각에 오래 집중하지 않았다. 지금 그가 생각해야 할 건 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냐였다.


초반 실수를 감안하면 완벽한 무대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래도 이후의 퍼포먼스가 워낙 남달랐던 탓에, 그녀가 다시 A팀으로 돌아갈 만큼의 점수를 받을 가능성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준수가 걱정하는 부분은 그게 아니었다.


'회사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그래도 컨트롤 가능해.'


문제는 플롯이 변했다는 것이다. 그가 아직 그렇게 대단한 개입을 했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유별은 망쳤어야 할 무대를 그럭저럭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벌써부터 원작의 스토리라인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다.


물론 앞으로 개별적으로 일어날 사건들에게까지 이게 영향을 미치진 않으리라. 그리고 한준수의 촉이 말해주고 있었다. 지금의 이 변화가 그에게 결코 부정적인 일은 아닐 거라고.


하지만 촉에만 이끌려서 행동할 수는 없다. 모든 경우의 수를 예측하고 계산해야 했다. 똑같이 촉에 의지하다가 데드 엔딩을 맞는 한준수와 달라지려면.


"잘하네. 이렇게 잘할 거면서 초반에는 왜 쫀 거야?"


엔제이가 심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뭐 내용은 뻔했다. 실수가 있긴 했지만 그걸 감안해도 훌륭한 무대였다. 다만 멘탈을 조금 더 잡을 필요가 있어보인다. 그 정도.


엔제이의 평이 끝나자마자 유별은 준수를 바라보았다. 마치 '봐라, 이래도 내가 부족하다고 할 생각이냐?'하고 묻는 듯했다.


그래서 답했다.


"부족해."


유별의 눈이 커졌다. 준수의 곁에 있던 엔제이도 살짝 눈살을 찌푸린 순간이었다. 준수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하지만 부족하기에 연습생이고, 그걸 메꿔주려고 회사가 있는 거겠지. 하지만 데뷔를 할 때쯤에는 이런 아마추어 같은 모습은 보이지 말아야 할 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나?"

"네, 네."

"잘 모르겠단 표정인데."

"······아, 그, 그러니까······ 칭찬해주신 거죠?"


준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대신 유별을 지그시 쳐다볼 뿐이었다.

결국 엔제이가 옆에서 피식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그래, 칭찬이지. 한준수 입에서 이 정도 표현이면 거의 찬사다. 찬사!"

"가, 감사합니다."


유별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꾸벅 인사하고서는 자리로 되돌아갔다. 무대가 괜찮긴 했지만, 트집 잡을 부분도 확실했는데······.


'정말 마음을 고쳐먹은 건가?'


설마.


그렇게 유별의 마음에는 파문이 일고 있었지만, 준수는 그에 신경 쓰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그가 할 일은 다 했다. 이제는 다음 씬을 생각해야 했다.


곧 만날 인물을 생각하면서 준수는 혀로 입술을 축였다.


'귀찮으려나.'


아니, 어쩌면 재밌을지도.



#



"대표님이 찾으십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준수는 이미 오피스에서 나설 준비가 되어있었다.

이미나는 월말평가 이후 B팀이 되었다. 반면에 유별은 다시 A팀으로 되돌아갔고.


이미나가 그런 수모를 당했는데 아무 일도 없이 자연스럽게 지나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부모님, 아니 한강만이나 이용희 중 한 명이 부를 거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한강만 쪽인가.

오히려 좋았다. 피가 섞인 이용희보다야 한강만이 더 말도 잘 통하겠지.


한준수에 빙의한 이후로 회의 때를 제외하면 사실상 처음 만나는 거였다. 한강만은 보통 사옥에 있는 경우보다는 출장을 나가있는 경우가 많았으니까. 그들이 같이 사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그렇게 대표실에 들어서 한강만을 마주쳤을 때, 준수는 그가 그동안 열심히 세워둔 계획들이 머릿속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는 것만 같았다.


'······그래, 연륜이 어디 가는 건 아니란 거지.'


대표실은 분명 그의 사무실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넓은데도 불구하고, 그 공간 안에 오로지 한강만이란 인물 하나가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어딘가 좁게 느껴진다.

그만큼 그가 뿜어내는 존재감이 거대하다는 뜻이리라.


당장 지금도 한준수의 촉이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절대 저 사내 앞에서는 함부로 맞서지 말라고. 발톱을 감추고 꼬리를 내리라고.

안다. 애초에 그럴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굳이 고개를 숙일 것까진 없겠지.


준수는 애써 마음을 다잡으며 한강만의 앞으로 다가갔다.


"찾으셨다면서요, 대표님."

"그래, 네 외가에서 보통 우는 소리를 해야 말이지."

"그러셨을 것 같았습니다."

"왜 그랬지?"


한강만은 툭 던지듯 물었다. 희끗희끗하게 샌 머리칼 아래로 늙은 거북이를 닮은 두 눈이 온전히 준수를 담았다.

준수는 재빨리 그의 표정과 어투를 살폈다.


'질책하려는 건 아니야.'


오히려 시험하려는 거다.

무엇을, 왜?


수많은 가정이 머릿속을 스친다. 그 중 무엇이 가장 현실에 근접한지 판단할 필요는 없었다.

한준수의 촉은 이런 순간에도 가치를 발했으니까.


"필요한 처사였습니다."

"네 외가를 단순히 친척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그들은 우리 엔터의 오랜 후원자야. 그건 생각해본 거냐?"

"네."

"왜?"

"KM은 온전히 저희 한 씨 집안의 것이어야 하니까요."


그렇게 대답하며, 준수는 천천히 한강만의 안색을 살폈다.

과연 그가 내뱉은 말이 정답이었을까?


"집에 놀러온 손님이 멋대로 냉장고를 열어보고, 멋대로 음식을 빼고 넣으려 들면 누가 주인인지 확실히 알려줘야 되는 거 아닙니까?"


준수는 인정했다.

방금은 잠시 초조해져 괜히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다행히 그게 실수는 아닌 모양이었다.


"흐······ 푸하하하하하!"


한강만이 웃었다.


더할 나위 없이 유쾌한 얼굴로.


작가의말

오늘도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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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 (4) +43 21.04.25 9,672 343 17쪽
31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 (3) +50 21.04.24 9,596 36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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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병은 몰래, 약은 대놓고 (4) +32 21.04.21 10,024 382 15쪽
27 병은 몰래, 약은 대놓고 (3) +26 21.04.20 9,961 340 12쪽
26 병은 몰래, 약은 대놓고 (2) +24 21.04.18 10,250 346 14쪽
25 병은 몰래, 약은 대놓고 (1) +25 21.04.17 10,472 341 11쪽
24 유별난 그녀 (5) +25 21.04.16 10,642 338 17쪽
23 유별난 그녀 (4) +36 21.04.15 10,449 364 15쪽
22 유별난 그녀 (3) +21 21.04.14 10,430 338 12쪽
21 유별난 그녀 (2) +21 21.04.13 10,639 343 15쪽
20 유별난 그녀 (1) +27 21.04.11 11,051 328 12쪽
19 효자는 아비를 위할 뿐이다 (4) +36 21.04.10 10,966 373 13쪽
18 효자는 아비를 위할 뿐이다 (3) +31 21.04.09 10,866 406 16쪽
17 효자는 아비를 위할 뿐이다 (2) +19 21.04.08 11,206 331 13쪽
16 효자는 아비를 위할 뿐이다 (1) +27 21.04.07 11,461 339 14쪽
15 말을 조련하는 두 가지 방법 (4) +28 21.04.06 11,638 345 14쪽
14 말을 조련하는 두 가지 방법 (3) +16 21.04.04 12,063 347 12쪽
13 말을 조련하는 두 가지 방법 (2) +30 21.04.03 12,151 334 14쪽
12 말을 조련하는 두 가지 방법 (1) +24 21.04.02 12,677 337 15쪽
11 그 남자가 살아남는 법 (4) +24 21.04.01 12,789 353 13쪽
10 그 남자가 살아남는 법 (3) +34 21.03.31 13,196 375 15쪽
9 그 남자가 살아남는 법 (2) +10 21.03.30 13,440 338 11쪽
8 그 남자가 살아남는 법 (1) +15 21.03.29 13,837 366 13쪽
» 유별 (3) +11 21.03.28 13,744 37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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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일단 살아야겠다 (3) +16 21.03.25 15,855 379 13쪽
3 일단 살아야겠다 (2) +13 21.03.24 16,935 404 11쪽
2 일단 살아야겠다 (1) +24 21.03.24 20,012 43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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