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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서른 아홉

사십이 되면

더 이상 투덜대지 않겠다

이제 세상 엉망인 이유에

내 책임도 있으니

나보다 어린 사람들에게

무조건 미안하다

아침이면 목 잘리는 꿈을 깨고

멍하니 생각한다

누가 나를 고발했을까

더 나빠지기 전에

거사 한 번 해보자던 일당들은 사라지고

나 혼자 남아

하루 세 시간 출퇴근하고

열두 시간 일하고

여섯 시간 자고

남은 세 시간으로

처자식을 보살핀다

혁명도 없이 지나가는 서른 아홉

지루하기도 하다


-전윤호


댓글 2

  • 001. Personacon 二月

    16.11.13 00:33

    책임, 엉망,목 잘리는 꿈, 일당, 혁명도 없이, 지루.
    시어들의 연계가 참으로 예술적입니다!

  • 002. Lv.32 rupin

    16.11.13 17:28

    그렇죠 ㅋㅋ 참 감탄스럽게 잘 표현했죠. 이 시인의 시는 대개 이렇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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