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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점일미리 님의 서재입니다.

Memory tech - 기술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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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점일미리
작품등록일 :
2022.05.15 21:22
최근연재일 :
2022.06.19 19:20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369
추천수 :
70
글자수 :
169,397

작성
22.06.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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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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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23. 선택지는 하나.

DUMMY

“여보세요? 여보세요? 무슨 말인지 얘기를 해야 생각이라도 할 거 아니에...”


예월하 비서장이 방금 전에 왔던 전화에 대답을 다 하기도 전에 전화는 끊어졌고,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조금 다급해지는 마음이 들었다.


‘이상하다, 이 오빠가 이렇게 전화를 끊을 사람이 아닌데.’


예월하 비서장은 머릿속에서 어떻게 해야할 지 판단이 서지 않았고, 일단은 다시 업무를 보조하고 있던 연합장의 집무실로 돌아갔을 때, 연합장과 눈이 딱 마주치게 되었다. 안으로 들어갔을 때 어차피 업무에 많이 집중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도 있었고, 너무 생각이 많아지다보니 자연스럽게 연기하지 못한 것이 딱 들통나버린 것이었다.


“무슨 일이 생긴거지? 비서장.”


아니나 다를까 예상했던 대로 연합장이 먼저 그녀에게 질문하게 되었고, 애써 아니라고 얘기해 봐야 전혀 믿을 리가 없었으니 지금 상황만큼은 솔직하게 얘기를 하기로 했다.


“아는 지인이 잠깐 보자고 얘기하고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려서, 이런 일이 원래 한 번도 없었는데 처음 있는 일이라 조금 당황스러워서 그렇습니다.”


“그래? 그러면 갔다 와. 지금은 크게 일이 많거나 하진 않으니까.”


단 한 순간도 고민하지 않고 연합장은 예월하 비서장에게 말했고, 그런 그의 말에 따라 그녀는 고개를 꾸벅이고는 연합장에게 말했다.


“편의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최대한 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늦게 와도 괜찮고, 그대로 퇴근해도 좋지만, 일 끝나고 전화 부탁해. 보고는 받아야 하니깐.”


레이트 연합장의 말을 끝으로 예월하 비서장은 문을 닫고서 자신의 집무실에 들어가 차키를 챙겨 나왔고, 곧바로 밖으로 나와 차에 시동을 걸고서 그의 아지트로 목적지를 입력한 후, 운전을 시작했다. 항상 모든 위험 상황을 잘 피하면서 다니는 사람이었지만, 혹시나 무슨 위험한 상황이 일어나질 않았길 바라며, 30분 정도 차를 몰고 가자, 조그마한 단독 주택 하나가 외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급하게 차에서 내린 그녀는 지문 인식을 요구하는 시스템에 손을 갖다 대었고, 시스템에서는


“VIP 멤버, 예월하 님. 환영합니다. 별관으로 안내 도와드리겠습니다.”


라는 말과 동시에 정문이 열리고는 안에 있어야 하는 복도가 옆으로 사라지고, 지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내려가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 이쪽으로 들어와라는 것처럼 보여 예월하 비서장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서 아래로 내려갔다.


그렇게 깜깜한 지하 사이에 작은 LED등만 몇 개 비치되어 희미하게 보이는 형태 사이로 어두운 공간을 지나고서야 지하에 도착했고, 지하에 있는 단 하나의 방은 무슨 일인지 아무런 보안 장치도 하지 않은 채로 열린 틈 사이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본인 일 하고 있을 때 잘 사람을 부르지 않는데,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지?’


문을 열고 들어서자, 여느 때와 같이 켜져 있어야 하는 PC와 수십여 개의 모니터는 꺼진 채로 있었고, 새어 나오고 있던 불빛은 바닥에 설치하여 만들어진 가로등 형태의 LED 등이었다. 전혀 그답지 않은 모습의 환경이었고, 바로 정면에서 보인 시야에서 그가 안 보여 월하가 찾고 있을 때, 옆쪽 구석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왔어?”


그는 의자 3개를 침대처럼 모아서 누울 자리를 마련해 이 세상에서 가장 편해 보이는 자세로 휴대폰을 잡고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 하니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대체 이럴 거였으면 왜 그렇게 급하게 전화를 끊었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 등 다행스러운 감정과 한편으로는 어이가 없는 감정이 부딪혀 머릿속을 돌고 있었다.


“걱정했던 상황은 아니라서 다행이네요. 오늘따라 오빠 행동이 너무 다른 것 같은데, 설마 다른 사람인 건 아니죠?”


“나도 머리를 식혀야지. 사람이니까 어쩔 수 없지 않겠냐. 급한 일이었던 건 맞아. 장난치려고 부른 건 아니기도 하고.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서 이러고 있던 거지.”


그는 누워있던 자세를 바로 고치고서 일어나 의자를 다시 원래 자리에 갖다 놨고, 그 갖다 놓은 의자에 월하가 앉으면서 그의 말을 이었다.


“오빠가 할 수 없는 일이라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 같은데요.”


“아냐, 그 사람은 너와 얘기하길 원했거든. 그래서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지.”


“그 사람이요? 대체 누굴 말씀하시는 거예요?”


월하가 그에게 추궁하려 질문을 하자, 잠시만 기다려 달라는 듯이 손바닥을 그녀에게 보였고, 남은 한 손으로 주머니에서 담배를 찾고는 입에 갖다 물면서 말했다.


“그 전에, 잠깐 담배 하나 피면서 얘기해도 될까. 워낙 스트레스가 많아서 말이지.”


월하는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그는 바로 라이터를 켜서 담배에 불을 붙이고서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해킹을 진행하던 중에, 신원불명의 메모러블 코퍼레이션 측으로 추정되는 해커 한 명과 연락을 하게 됐어. 정확하게는 일방적으로 왔던 연락이지만. 정말 순식간에 내 PC를 침입에서 들어왔더라고. 전혀 예상치도 못했는데 말이지.”


그 말을 들은 월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여태껏 최근 들어서 그가 해킹을 했으면 했지, 자신의 PC가 뚫렸다는 얘기는 한 번도 들어봤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그가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했다는 점도 충분히 그녀를 놀라게 하기엔 충분했다.


“오빠가 해킹을 당하는 건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네요. 예전에도 의뢰했었지만, 그때도 정말 빨리 주시는 걸 보니, 실력이 녹슬지는 않았을 터인데.”


“실력이 녹슬었던 것도 아닌데, 나도 나를 이렇게 넘어서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어. 아무튼, 그 이후로는 사실상 뭘 건드릴 수 있는 건 없었고, 그 사람이 하는 말에 대답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어. 그리고 그 사람이 내세운 조건은 딱 하나야. 너한테 자신과 대면하여 만날 수 있도록 얘기를 해달라는 것.”


“그렇게 된다면 제가 얻을 수 있는 게 뭐가 있는 거죠?”


“그 사람의 협조를 얻어서, 서버로 진입하게 되거나, 혹은 일부 중요한 정보를 빼돌릴 기회가 생기겠지. 함정일 수도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돌파구가 하나밖에 없다는 말, 하시려던 거 맞죠?”


“...눈치가 빠르네.”


“어쩔 수 없죠. 무슨 일이 닥칠지는 모르지만, 시도하지 않고 포기하는 게 오히려 더 후회할 것 같으니, 승낙해 주세요. 당장에라도 제가 담판을 지어야 한다면, 짓는 수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괜찮냐고 물어보려고 순간 입을 열려 했던 그였지만, 그녀도, 그 역시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괜찮은지 물어본다는 것 자체가 아무런 쓸모가 없고, 가식적인 행동으로밖에 치부되지 않는다는 점을. 어차피 둘 다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모르는 상황인 걸 알고 있는데, 굳이 입 밖으로 꺼낼 이유가 없었다.


“그래. 차라리 이럴 때는 정면으로 무식하게 부딪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내용이, 장난 같은 내용은 아닌 것 같았으니까 말이야.”


“제발 이런 상황이 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러면 언제 그 사람과 만나면 될까요?”


“그건 내가 내일 중으로 알려줄게. 내일 답을 주기로 했고, 지금으로써는 내가 그와 대화 할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 그쪽에서 연락을 주기로 했거든.”


“오빠가 직접 찾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닌거죠?”


그러자 그는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말했다.


“그렇지. 아까 머리를 식히려고 게임을 하고 있었던 이유도 그거야. 그 사람이 내 PC를 모조리 먹통으로 만들고 잠수를 타 버렸거든. 덕분에 계속 고쳐보려고 했지만 소용없었고. 꽤 오랜 시간 붙잡았었는데, 이런 유형은 또 처음 보는 잠금 형식이라 풀 수가 없어.”


그의 말이 그렇게 끝나자, 월하는 자리에서 일어고는 문 쪽으로 걸어가면서 말했다.


“그렇게까지 얘기하시니, 일로 말고도 한 번쯤은 꼭 그 사람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오빠. 이젠 제가 어느 정도 수습해 놓도록 할게요.”


“그래. 고생하고. 지금은 별 도움이 안 되지만, 또 다르게 필요한 일이 있으면 연락하고.”


“네. 오빠도 이참에 아무것도 못 쓰는 김에 잠시 전자기기랑 떨어져서 지내보면 괜찮을 것 같네요. 그럼, 푹 쉬고 계세요.”


그 말을 끝으로 월하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고, 그는 문이 철컥 하고 닫히고 나서야 조용하게 중얼거렸다.


“조심하고, 제발 다치지만 말아라. 월하.”




한편, 월하가 잠시 사라진 그 때, 각 기업을 대표로 하는 책임자, 혹은 그에 준하거나 중심 부서의 부서장까지. 하나둘씩 연합장의 집무실에 모두 모이고 있었다. 노크하면서 들어오는 그들을 연합장은 집무실 중앙에 있는 자리에 한 명씩 앉혔고, 자리가 다 차는 게 보이자, 연합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 앞에 서서 말했다.


“대답에 응해주신 각 기업의 여러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전에 여기에 계신 분들의 기업에서 선출한 인원들에 대해서, 리포트를 하나 요구를 했던 적이 있고, 지금 이 자리에 있으신 분들은 모두 그 리포트를 확인한 결과, 현재 진행하려고 하는 프로젝트와 취지가 잘 맞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어 이 자리에 모두를 모으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의 기업은, 지금부터 AEU와 함께, 더 나아가 APU와 협력하여 이 세계에 상용화되지 않았던 기술을 개발할 드림팀으로 구성될 것입니다.”


그러자 모인 인원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사람이 손을 들어 연합장에게 질문을 했다. 그는 현재 AEU에서 가장 핵심기업 중 하나이며, 또한 세계적으로 의료 기술에 있어 최정상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 ‘헤딜락 호스트’의 대표이사, ‘테드 최’ 였다.


“상용화 되지 않았던 기술이라고요? 웬만한 기밀 기술도 알고 있는 저희 ‘헤딜락 호스트’에서 진행하고 있지 않은 차세대 의료기술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을 건데, 그 정체가 정말 궁금하네요.”


“다들 생각은 한번 정도 해보셨을 만한 기술일 겁니다. 나중에 개발을 하시게 되면 정확한 세부 내용들을 하나씩 얻을 수 있게 되겠죠. 그래서, 이번에 여러분들을 한 번에 부르게 된겁니다, 특히, 가장 기업 내에서 강력한 지휘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만 말입니다.”


이번에는 연합장의 말에 젊고 체격이 좋은, 굉장히 짧은 헤어스타일의 머리를 한 남성이 대답했다. 멘탈리티 케어 기업의 대표, 오형택이었다.


“그 말인 즉, 우리 각 기업들과 딜을 할 것이 있다는 말씀이신 거겠네요. 아니었으면, 가장 영향력이 큰 사람보다는 기술쪽 총괄을 불렀을 테니까.”

“분석이 정확하시네요. 그렇다면 단도직입적으로, 계약 조건에 대해 말씀부터 먼저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동의하시는 분들에게만 한해서 이 프로젝트를 공개하게 될 거고요.”


“그럼, 그 말씀 하시는 조건은 어떤 겁니까?”


굉장히 특이하게도 푸른 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릴리스 바이오’의 대표이사 겸 기술총괄, ‘하스 갤릭’이 말하자, 레이트 연합장은 그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집무실 책상 위에 있는 종이를 여러 장 꺼내어 각 인원들에게 한 부씩 전달하면서 대답하기 시작했다.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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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 애초에 될 수 없었던 조건. +1 22.06.19 10 1 13쪽
29 #29. 호랑이 굴에 들어가다. 22.06.17 6 1 12쪽
28 #28. 풍전등화 22.06.17 6 1 12쪽
27 #27. 각 측의 대응 22.06.16 8 1 14쪽
26 #26. 계획 실행. 22.06.16 10 1 13쪽
25 #25. 크나 큰 결점 하나. 22.06.15 9 1 12쪽
24 #24. 주요 기업과의 담화 +1 22.06.15 12 1 11쪽
» #23. 선택지는 하나. 22.06.15 10 1 12쪽
22 #22. 익명의 정보원 22.06.15 9 1 15쪽
21 #21. 마음에 걸리는 것 22.06.14 8 1 12쪽
20 #20. 두 연합장의 대화. 22.06.14 7 1 12쪽
19 #19. 다시 진행된 회의 22.06.14 6 1 13쪽
18 #18. 예월하의 조력자 22.06.13 7 1 11쪽
17 #17. 그들에게 필요한 기업 22.06.13 7 1 14쪽
16 #16. 노아 코퍼레이션 22.06.13 8 1 12쪽
15 #15. 정반대의 두 연합. 22.06.13 7 1 13쪽
14 #14. 본격적인 협력 업체 모집 22.06.13 8 1 13쪽
13 #13. 메모러블 코퍼레이션 22.06.12 8 1 12쪽
12 #12. 일시적 결별 선언 22.06.12 11 1 12쪽
11 #11. 계약을 위한 세 가지 조건 +1 22.06.10 10 1 11쪽
10 #10.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 22.06.09 12 2 14쪽
9 #9. 삶을 포기하려 하는 자들 22.06.09 15 2 11쪽
8 #8. 일기장과 고민 22.06.08 11 2 12쪽
7 #7. 재방문 22.06.07 12 2 12쪽
6 #6. 만들어져 있던 각본 22.06.06 12 2 12쪽
5 #5. 만들어져 있던 내막 22.06.06 12 3 14쪽
4 #4. 바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1 22.06.04 17 6 13쪽
3 #3. 간이 회담 22.06.04 17 7 12쪽
2 #2. 근본적인 문제 +1 22.06.03 34 11 11쪽
1 #1. 외부로부터의 대화 +2 22.06.03 61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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