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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8179_9871js 님의 서재입니다.

십만대적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무협

참고등어
작품등록일 :
2023.05.10 16:31
최근연재일 :
2023.05.22 21:46
연재수 :
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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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3
추천수 :
17
글자수 :
76,500

작성
23.05.22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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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성형인

DUMMY

다음날 아침 나는 생각보다 일찍 눈을 떴다. 좋은 현상이었다. 그만큼 체력이 많이 회복됐다는 징조일 테니까.


방에 걸려있는 거울에 얼굴을 비춰봤는데 전날 보다 조금 더 살이 붙어있었다. 그때 누군가 방문에 노크를 하기 시작했다.


" 일어나셨습니까? "


중년 남자였다. 방문을 열고 나가자 그들은 내 얼굴과 비어있는 오른팔을 힐끔 거렸다. 각자 배낭을 멘 상태인 걸 보면 이미 떠날 준비를 마친 것 같았다.


" 어디로 갈 생각이지? "


" 아직 정해논 곳은 없습니다. 일단은 청계산쪽으로 가 볼 생각입니다. 그곳에 작은 규모지만 부랑자들이 모여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


" 위험하지 않겠나? "


" 어딘들 안 위험하겠습니까? 위험한 줄은 알지만 인간이다 보니 혼자서는 살아갈 수가 없더군요. 일단은 가보고 결정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


" 그렇다면 잘 됐군. 나도 그쪽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당신만 불편하지 않다면 양재까지 동행하고 싶은데.. 괜찮겠어? 가는 동안 물어볼것도 좀 있고 "


" 괜찮습니다. 그렇게 하시죠 "


" 고맙군. 난 짐 같은 건 없으니 바로 출발하지. "


" 예 "


남자는 어제보다 날 더 깍듯하게 대하고 있었다. 아마도 내가 잠깐 보였던 살기의 영향 때문인 것 같은데 난 그가 나이가 많다는 걸 알면서도 굳이 존대를 하지는 않았다.


그때부터 우리는 동행을 시작했다. 우리는 주로 낮에만 이동했고 해가 저물면 은밀한 곳을 찾아 휴식을 취했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변형체들이 낮보다는 밤을 더 좋아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덕만이 의외로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가는 법을 잘 알고 있어서 나는 큰 위험 없이 강남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 여기서부터는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강남구는 다른 곳들보다 무법자들이 많은 곳입니다. "


" 그러지 "


아닌 게 아니라 예민한 청각에 벌써부터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 누가 오고 있다. "


내가 소리가 들리는 곳을 가리키자 덕만이 허리에 차고 있던 망원경을 꺼내 내가 가리킨 곳을 살피기 시작했다.


" 5명이 이쪽으로 오고 있습니다. 맨몸으로 돌아다니는 걸 보면 무법자들이 틀림없습니다. 더군다나 한 명은 성형까지 했습니다. "


" 성형? "


갑자기 성형이라니.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덕만이 아차하는 표정으로 성형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 성형인 이란 변형체의 특징을 몸에 이식한 사람을 말합니다. 그렇게 하면 변형체가 가지고 있던 능력을 약간이나마 사용할 수 있거든요. "


" 그게 가능해? "


" 예 가능합니다. "


덕만의 말을 듣고 나는 다가오는 자들을 좀 더 유심히 살펴봤다. 그런데 정말이었다. 다섯명 중 한 명의 오른손에 울버린 갈고리 같은게 돋아나 있다는 걸 발견했다.


" 진짜로군 "


나는 정말 오랜만에 신선한 충격을 받고 말았다. 인간의 생존 욕구는 이런 세상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 사람에 따라 이식한 변형체의 특징을 사용하는 능력은 각기 다르지만 대부분은 특징을 30프로 정도만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


" 그것만으로도 평범한 인간은 상대도 되지 않겠지 "


" 그렇죠. "


" 보다시피 내 팔이 이 모양인데 혹시 이 팔도 복구할 수 있나? "


" 물론입니다. 마력 비약만 있다면 변형체의 신체로 얼마든지 땠다 붙일 수 있습니다. "


" 듣던 중 반가운 소리로군.. 그럼 그 마력 비약은 어디서 구할 수 있지? "


" 어느 지역이든 그 지역에 머물고 있는 마을이나 단체들은 일정 장소와 날짜를 정해 놓고 물물교환 시장을 열고 있습니다. 그곳에 가면 변형체의 신체 일부와 비약을 구할 수 있을 겁니다. "


" 거래는 뭘로 하고? "


" 변형체의 부속물 또는 식량. 무기. 여자. 어린아이로 합니다. "


" 확실히 미쳐버린 세상이 틀림없어. "


" 예. 그렇죠. 어리고 예쁠수록 값이 더 나가고 특이한 능력이 있는 변형체일수록 큰돈이 됩니다. "


나는 덕만이 왜 목숨을 걸고 도망쳤는지 알 것 같았다. 큰딸의 미모가 보통을 훨씬 넘어서고 있었다.


잠깐 대화를 나누는 동안 무법자들은 우리가 숨어있는 건물 30미터 앞까지 접근했다. 나와 덕만이 대화를 중단하고 그들의 동태를 살피고 있을 때 뒤 쪽에 있던 아이들의 몸에서 달콤한 냄새가 흘러나왔다.


냄새에 이끌려 뒤를 돌아 본 순간 덕만의 큰딸 소영이와 내 눈이 마주쳤다. 아마도 날 주시하고 있었던 모양인데 눈이 마주치자마자 고개를 숙여버렸다.


나는 소영이를 잠시 바라보다 다시 고개를 돌려 버렸다.


그때 다가오던 놈들이 멈춰 섰다. 다섯명중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세 명이 망을 보기 시작하자 앞에 걷던 두 명이 자신들 앞에 쌓여있는 잔해들을 치우기 시작했다.


" 일주일이나 참았으면 대장도 의심하지 못하겠지? "


" 걱정하지 마 의심했다면 우리를 밖으로 내 보내지도 않았을거야 "


" 삥땅을 너무 많이 쳐버려서 심장이 떨려 일주일간 잠도 제대로 못 잤다고, "


" 그러게 간도 콩알만 한 놈이 왜 이걸 몽땅 빼돌려! 내가 너 성형에 쓸 정도만 남겨 놓으라고 했잖아 ! "


" 미안해 이것만 있으면 너도 더 좋은 몸으로 교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눈이 뒤집혀 버렸어 "


" 하아..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어. 지금 이걸 같다 받쳐도 대장은 우리를 살려두지 않을 거야. 그럴 바엔 이걸 밑천으로 우리만의 조직을 만드는 게 나아. "


" 헤헤 좋은 생각이야 대장은 상호 네가 해라. "


" 이참에 진우. 현구. 정민이도 성형수술 시키자. 죽으나 사나 우리만 따라다니는 녀석들인데 우리가 챙겨야지. "


" 그래 그러자 "


잔해를 모두 치우자 그 속에서 네모난 나무상자 두 개나 나왔다. 상자는 사람 한 명이 들어가도 남을 크기였는데 한쪽 귀퉁이가 부서져 있어서 그곳으로 내용물이 흘러나와 있었다.


자세히 보니 그것들은 스팸들이었다. 상자 크기만 봐서는 백 개도 훨씬 넘게 들어있을 것 같았다. 그 순간 덕만의 눈이 탐욕으로 물들었다.


" 덕만. 저 정도면 적당한 팔을 구할 수 있나? "


" 스팸 20개만 있어도 좋은 걸로 구할 수 있을 겁니다. "


" 좋군. 안 그래도 얻어먹은 밥값을 언제 하나 했는데 마침 기회가 왔어. 다녀올 테니 기다리고 있어 "


" 위험할 텐데 진짜로 가시게요? "


덕만이 은근히 바라면서 맘에도 없는 소리를 지껄였다. 난 대꾸하지 않고 3층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거리가 멀지 않다 보니 내 모습은 이쪽을 경계하던 자에게 바로 발각되었다.


" 멈춰! 누구냐! "


앳띤 얼굴의 남자가 놀라 소리치자 나머지 4명의 시선도 모두 나에게로 쏠렸고 황급히 모여들었다. 그들은 내 얼굴을 보고는 흠칫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 아닌게 아니라 빨리 정상적인 모습을 회복하긴 해야겠는데..'


잠깐 딴생각을 하는 동안 유일한 성형인인 남자가 앞으로 나오며 스팸 두 개를 내 앞에 던져주었다.


" 굶어죽기 일보 직전 같아 보요 주는 거야 죽이지 않을 테니 그거 가지고 돌아가 "


바로 죽이려고들 줄 알았는데 남자는 의외로 차분하고 인정까지 보였다.


" 이러면 내 마음이 약해지는데..좋아 네가 나에게 인정을 베풀었으니 나도 그러지. 저거 한 상자만 가져가겠다. "


내가 스팸 상자를 가리키며 말하자 앞에 있던 남자가 피식 웃는다. 가만히 놔둬도 자연사할거 같이 생긴 놈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자 웃겼나 보다.


" 나 사람 죽이는 거 별로 안 좋아해 그러니 만용 그만 부리고 돌아가 2개로 부족하다면 몇 개 더 줄 수도 있어. 대신 말로 하는 건 여기까지야 더 욕심부렸다가는 내가 아니라 내 동생들이 가만있지 않을 거야 "


주위를 둘러보니 어느새 망을 보던 남자들 세 명이 나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 고마운데 딸린 입이 있어서 그렇게는 안되겠어. "


내 말에 남자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동생들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죽이라는 뜻일 것이다.


평소 살인을 많이 하지 않았는지 두 명은 망설이고 있었고 내 우측에 있던 남자의 방아쇠만 살짝 움직이는게 느껴졌다. 난 그 남자가 어딜 겨누고 있는지 느낄 수 있어서 그가 방아쇠를 당기는 찰나의 순간에 나는 고개를 45도 정도 옆으로 꺾었다.


타앙


총알이 날아와 이마를 스치고 지나간다. 변형체를 상대하던 버릇 때문에 자동으로 머리를 노렸을 테지. 그는 한발 만으로 날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더 이상 총을 쏘지 않았다.


내 고개가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오자 무법자들의 눈이 커지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그들은 한꺼번에 총을 난사하기 시작했고 총알이 발사되는 순간 난 월보를 시전해 놈들 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딱 한 대씩만 가격해서 총을 쏘던 놈들을 우측부터 차례대로 기절시켜 버렸다. 어느새 난 이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해버리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세 명이 순식간에 뒤로 넘어가자 20대 후반의 남자가 울버린 갈고리를 휘두르며 달려 들었다.


속도와 힘은 평범해 보이는데 갈고리가 예사롭지 않았다. 나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팔뚝만 한 각목을 발로 차올려 왼손으로 잡은 다음 그걸 일부러 남자의 갈고리에 부딪혀보았다.


싹둑


갈고리가 두꺼운 각목을 무 자르듯 자르고 지나간다. 이 정도 날카로움이라면 사람 뼈도 그냥 갈라 버릴 것 같았다.


' 의외로 쓸만한데? '


외형은 흉측하지만 지금 같은 세상이라면 오히려 선망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탐색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 나는 갈고리를 휘두르며 달려오는 남자의 공격을 간단히 피해버리고 왼손으로 목을 틀어쥐었다. 그리고 완력 만으로 그를 들어 올려 버렸다.


이 상태에서 힘만 살짝 줘도 남자의 목은 부러질 것이다.


" 이름이 상호라고 했던가? "


목을 잡힌 남자의 고개가 살짝 끄덕여졌다.


" 나무 상자 하나와 너희 다섯의 목숨을 교환하고 싶은데. 생각 있으면 다시 고개를 끄덕여 봐 "


이번에도 남자의 고개가 살짝 끄덕여졌다.


" 좋아. "


나는 잡고 있던 목을 바로 풀어주었다. 남자가 풀려나자 줄곧 옆에 같이 있던 또 다른 남자가 달려와 그를 부축했다.


유일하게 그만이 전투에 가담하지 않고 있었다. 잠시 후 상호가 기침을 멈추고 다가왔다. 그러더니 갑자기 내 앞에서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 무슨 뜻이야? "


" 저희를 받아주십시오. 시키는 일은 뭐든 하겠습니다. "


" 진심이냐? "


" 예 진심입니다. "


" 내가 어떤 놈인지도 모르면서 나중에 후회하지 않겠어? "


" 후회를 해도 그때가서 제가 합니다. 그런데 왠지 당신을 따라가지 못하면 더 후회할 것 같습니다."


조금 의외의 상황이었지만 난 내심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캔은 의외로 무겁다. 저 많은것을 나와 덕만 그리고 그의 아이들이 나눠 지고 간다고 해도 다 가져가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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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형인 23.05.22 13 0 11쪽
14 멸망한 세계 23.05.21 11 0 11쪽
13 멸망한 세계 23.05.20 13 0 12쪽
12 4층 클리어. 23.05.18 18 0 11쪽
11 두번째 추방자 23.05.18 26 0 11쪽
10 그녀가 많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23.05.16 29 0 11쪽
9 그녀는 내 눈만 바라보았다. 23.05.14 27 0 12쪽
8 좀비 23.05.13 36 2 11쪽
7 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 23.05.12 36 2 11쪽
6 꽃을 든 그녀가 내게로 걸어왔다. +2 23.05.11 36 2 11쪽
5 꽃을 든 그녀가 내게로 걸어왔다. 23.05.11 42 2 12쪽
4 대결 23.05.10 37 2 13쪽
3 서윤희 23.05.10 42 1 10쪽
2 일기장 23.05.10 52 3 11쪽
1 일기장 +2 23.05.10 106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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