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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8179_9871js 님의 서재입니다.

십만대적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무협

참고등어
작품등록일 :
2023.05.10 16:31
최근연재일 :
2023.05.22 21:46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521
추천수 :
17
글자수 :
76,500

작성
23.05.13 23:21
조회
35
추천
2
글자
11쪽

좀비

DUMMY

" 고마워. 그런데 무슨 물건? "


나한테 물건이란 게 남아 있었던가? 술집에 갈 때 책가방도 놓고 갔었고 입원할 때 입고 있던 옷은 피가 너무 많이 묻어서 병원 측에서 태워버렸다고 했었다.


" 이상하다? 난 물건이랄 게 없는데? "


" 전리품은 챙기셔야죠. 목숨 걸고 싸우셨는데 "


" 뭐!? "


순간 나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에 빠져 윤희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었다.


" 왜 그렇게 놀라세요? "


" 너 설마 다 보고 있었던 거냐? "


" 네 다 봤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그거 보고 얼마나 놀랐는데요.. 그런데 그 사람 정체가 뭐예요? "


" 젠장....."


전혀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난 머리가 하해져 버렸다. 그러다 문득 잊고 있었던 기억이 하나 스쳐 지나갔다.


내가 윤희에게 구함을 받았다는 사실을 듣고 난 뒤에 나는 잠깐이지만 그녀가 왜 그 음침한 골목에 있었던 걸까 하는 생각은 한 적이 있었다.


이후 당황스러운 일들이 연속으로 발생해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난 그 생각을 좀 더 물고 늘어졌어야 했었던 모양이다.


뭔가 기분 좋은 상황을 기대하던 내 표정은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 신고 할 거냐? "


" 내가 왜요? 걱정하지 마세요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고 이야기하지 않을 거니까요. "


" 고맙다. "


" 이야기한다고 해도 누가 믿어주기나 하겠어요? 선배가 사람을 죽였고 죽은 시체가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는 이야기를 어느 누가 믿겠냐구요..그런데 정말 그 사람이 누구예요? 왜 선배를 죽이려고 했던 거예요? "


윤희는 아무래도 그 일이 계속 생각나는 모양이다. 하긴 그런 일을 목격하고 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긴 했다. 나라도 윤희처럼 할 것 같았다.


" 사실 나도 처음 본 사람이었어. 처음엔 그냥 시비를 걸어오는 줄 알았는데. 정말로 죽이려고 들 줄은 몰랐어. "


윤희에게 최소한의 변명을 하던 도중 나는 내 기억과 윤희의 기억이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 잠깐. 윤희야 그 남자가 연기처럼 사라졌다고? 불타 사라진 게 아니고? "


" 불타다뇨?. 아니에요 내가 똑똑히 봤어요 분명히 연기처럼 스르르 사라졌다구요. "


왜 같은 장면을 봤는데 나와 윤희의 기억이 틀린 걸까? 나는 의문이 들었다.


" 너 혹시 녹색 불꽃도 봤어? "


" 녹색 불꽃이요? 글쎄요. 그런 게 있었던가? 잘 모르겠는데요. "


윤희가 당시의 일을 회상하고는 이내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난 순간 작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못 봤구나. 아니 보이지 않았다고 해야 맞겠지. '


그나마 다행이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비밀일 수도 있는 장면은 들키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제 윤희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해지기 시작했다.


' 분명 날 살인자로 생각하겠지.. 신고는 하지 않는다고 했으니 다행이긴 한데 그 사실을 몰랐다면 모를까 마주하고 있으려니 확실히 껄끄럽네 뭐 어쩔 수 없지 졸업할 때까지 피해 다니는 수밖에 '


내심 조금 가까워졌다 생각했는데 이제 얼굴을 피해 다녀야 하다니, 아쉬움이 컸다. 난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나 역시 어느새 윤희의 미모에 빠져 있었는지 모르겠다.


" 본의 아니게 여러모로 신세를 많이 졌다. 이 은혜는 언제가 꼭 갚을게 "


" 꼭 다신 안 볼 사람처럼 말하시네요? "


" 하 하하 설마 ;;. "


' 예리한 녀석. 응 다신 안 볼거야. '


" 은혜는 안 갚으셔도 돼요. 대신 약속은 지켜 주세요 "


" 약속? 내가 너한테 무슨 약속을 했는데? "


나는 윤희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듣지 못해 그녀의 얼굴만 멀뚱히 바라보고 있었다.


" 절 제자로 받아주신다고 했잖아요! 기억 안나세요? "


" 제자라니? 갑자기 무슨 제자? "


내가 황당하게 바라보자 윤희가 굉장히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펄쩍 뛰며 말했다.


" 헐 이제 와서 모른체하시는 거에요? 분명 약속하셨잖아요. 도와주면 그 검술 가르쳐 주겠다 약속했으면서..! "


나는 지금도 윤희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 너 요즘 무협소설 읽고 있냐? 내가 무슨 실력이 있어서 널 제자로 받아들여? 그리고 나 너한테 정말 그런 약속을 한 기억이 없어. "


말도 안 돼는 소리다. 기절했던 내가 그런 약속을 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런데 윤희도 억울한지 두 눈에 눈물을 주렁주렁 달고서 어쩔줄을 몰라하고 있었다.


" 울지 말고 자세히 설명해 봐 "


" 그날 구급차 기다릴 때 내가 선배에게 비밀 지켜주면 제자로 받아 줄 거냐 했더니 선배가 알겠다고 했었어요.. 그래 놓고 이제 와서.. 언제 그랬냐고 하시다니.. 난 선배를 믿고 아빠한테 혼나면서 1인실까지 잡아 줬는데...."


훌쩍


아 난감하다. 정말로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 틈에 윤희의 눈물은 점점 더 굵어지면서 끝내 밑으로 흘러내리기까지 했다.


" 흑...선배 나빠요 "


" 아 미치겠네 "


솔직히 제자 그까짓 거 받아주면 그만이다. 아니 오히려 윤희같은 절세 미녀가 제자로 들어온다는데 거절하면 그건 분명 고자색기 일 것이다.


그런데도 내가 선뜻 그러겠다 대답을 못하는 이유는 추방자란 존재들 때문이다.


날 습격했던 남자도 말하지 않았던가. 다른 추방자들은 자신같지 않을 거라고 말이다. 기회가 있으면 가차 없이 목을 베어 자들이라 했었다.


그렇게 살인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자들이 윤희라고 봐주겠는가. 이건 내 개인적인 욕심만으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었다.


내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을 때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오당탕탕 꺄악


뭔가가 넘어지는 소리와 간호사들의 비명소리가 동시에 어우러져 들려오기 시작했다. 병원에서 상상할 수 없는 소란에 놀란 나와 윤희는 대화를 중단하고 급히 밖으로 나가보았다.


밖으로 나가자 병실 복도가 난리도 아니었다. 간호사들이 뭔가에 놀라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고 있었는데 잠시 후 복도 끝에 있는 병실에서 남자 두 명이 뛰쳐나왔다.


" 장 씨 아저씨? "


한 명은 나도 아는 얼굴이었지만 다른 한 명은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두 사람의 상태가 이상하다.


장 씨 아저씨는 오른팔 전체의 피부가 벗겨진 상태로 엄청난 크기로 부풀어 있었고. 처음보는 남자는 입이 귀밑까지 찢어져 연신 입을 딱딱 거리며 침을 흘리고 있었다.


" 이게 도대체.."


놀란 나는 그자리에서 얼어 붙어 버렸다. 내 눈에 비친 장면은 괴물 영화에나 나올법한 비주얼이었다.


" 선배 저게 .. 뭐예요? "


나와 윤희는 현실을 한참이나 벗어나 있는 장면에 놀라 멀뚱히 두 눈만 깜빡거리고 있었는데. 그런데 그때 우리를 발견한 그들이 갑자기 방향을 틀어 미친 듯이 달려오기 시작했다.


크아아아


입이 찢어진 남자가 토해내는 포효 소리에 화들짝 정신을 차린 나는 달려드는 남자의 턱을 돌려차기로 차버리고는 윤희를 데리고 병실로 돌아가 문을 닫아 버렸다.


퍼억


크아아


간발의 차이로 문을 닫는 데는 성공했지만 아뿔싸 병실이다 보니 문에 잠금장치가 없었다.


" 젠장 "


난 필사적으로 문 손잡이를 붙잡았고 내 공격에 대미지를 별로 입지 않았는지 놈이 금세 달려와 닫힌 문을 들이받기 시작했다.


쾅 쾅


남자에게 이성이란 보이지 않았다. 그는 계속 몸으로 문을 들이받았다. 덕분에 당겨보지 않은 게 다행이지만 한 번씩 들이 받힐 때마다 1인실 문의 경첩이 들썩거렸다.




귓청을 울리는 소리와 함께 문 손잡이를 통해 전해지는 남자의 힘에 나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 이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힘이 아니야.! '


남자가 어떻게 이런 무시무시한 힘을 내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 정도 힘이라면 스쳐 맞아도 살갗이 벗겨지고 제대로 맞았다가는 뼈마디가 박살 날게 분명했다.


쾅 쾅 쾅


화가났는지 남자가 문을 연속으로 들이받자 문의 경첩이 덜렁거리면서 통째로 뜯겨지려고 했다. 이 상태면 몇 번의 충격만으로 문은 통째로 뜯겨질게 뻔했다.


나는 순간 솜털이 곤두설 정도로 긴장하기 시작했는데. 그 순간 밖에서 또 다른 비명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 으아악 "


" 살려줘 괴물이야. 아악 "


비명소리만 들어도 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 그려졌다. 그런데 남자도 그 소리에 이끌렸는지 더 이상 문을 들이받지 않고 다른 곳으로 달려가는게 느껴졌다.


잠시 후 슬쩍 문을 밀어 밖을 살펴봤는데 정말로 그 무서운 남자는 보이지 않았다.


" 갔나? "


" 선배..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


뜻밖의 상황에 윤희는 몸을 심하게 떨고 있었고 두려움에 눈동자의 초점도 완전히 풀려버렸다. 패닉에 빠진 모습이었다.


" 윤희야 창가 쪽으로 물러나 있어 "


나는 병실에 있는 침대와 가구들을 끌고 와 출입구를 단단히 틀어막았다. 그리고 창가로 달려가 병실 창문을 모조리 열어 젖혔다.


난 창문 밖의 상황을 살피기 시작했다. 역시나 다른곳도 난리도 아니었다. 수 많은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밖으로 뛰쳐나오고 있는 중이었다.


" 이게 도대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지? "


방금같은 상황이 내가 있는 곳 만 국한된 게 아닌 모양이다.


' 그런데 그것들은 정말 뭐였을까? '


영화에서 종종 봤던 좀비와 상당히 닮아 있어 정말 좀비일까. 생각했지만 그건 말도 안 되는 망상이라 생각하고 고개를 저어버렸다. 그리고 다시 밖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 크윽 "


빌어먹을 이 상황에서 또 몸이 간질거려온다. 그때 조금 정신을 차린 윤희가 허옇게 질린 얼굴로 눈물을 터트리며 말했다.


" 선배..아빠가... 우리 아빠가.. 본관에 계세요.. "


' 맞다. 이곳은 윤희 아빠의 병원이었지.. '


" 걱정하지마. 괜찮으실 거야. "


나는 일단 윤희를 안심시키고 이 사태를 경찰에 신고부터 하기 위해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급히 112를 눌렀지만 통화 중이다.


112가 통화 중이 걸릴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119도 마찬가지였다. 난 계속 연결을 시도했지만 결국 통화를 성공시키지 못하고 대신 휴대폰으로 뉴스를 검색했다.


아직은 그 어떤 뉴스도 올라와 있는게 없었다.


" 걱정하지마 곧 경찰들이 올거야. "


나는 몇 번 더 연결을 시도했지만 결국 통화를 연결하지 못하고 휴대폰을 집어넣어 버렸다. 그리고 다시 창문 밖을 주시하며 동정을 살피기 시작했다.


' 본관이 저곳인가? '


본관 건물을 주시하던 중 내 눈에 이상한 장면이 들어왔다. 웬 중년 남자가 어기적거리며 건물을 빠져나오고 있었는데 그의 두 팔이 기형적으로 길어서 땅에 끌리고 있었다.


순간 착각인가 했지만 다시 봐도 똑같았다. 신체능력이 향상된 덕분에 더욱 또렷하게 보였다. 더군다나 그는 입까지 길게 찢어진 상태로 비틀비틀 거리고 있어서 심각한 괴리감을 발산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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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그녀가 많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23.05.16 29 0 11쪽
9 그녀는 내 눈만 바라보았다. 23.05.14 27 0 12쪽
» 좀비 23.05.13 36 2 11쪽
7 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 23.05.12 36 2 11쪽
6 꽃을 든 그녀가 내게로 걸어왔다. +2 23.05.11 36 2 11쪽
5 꽃을 든 그녀가 내게로 걸어왔다. 23.05.11 42 2 12쪽
4 대결 23.05.10 37 2 13쪽
3 서윤희 23.05.10 42 1 10쪽
2 일기장 23.05.10 52 3 11쪽
1 일기장 +2 23.05.10 10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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