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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블랑 님의 서재입니다.

염병! 빌어먹을 헌터들이 다 내 뒤로 숨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르블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1:14
최근연재일 :
2023.09.19 22:21
연재수 :
1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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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172
추천수 :
1,066
글자수 :
694,692

작성
23.05.2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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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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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7쪽

25화 태평양을 뛰어넘다.

DUMMY

“니가 뭘 알아! 이, 씨팔 새끼!”


이제 무릎까지 꿇은 한수의 입에서 다시 욕이 튀어나왔다.


“다 알려줘도 문장 하나 못 만드는 놈이 어떻게 한국대는 들어갔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우주가 히죽 웃고 난 후 다시 입을 열었다.


“2023년 2월 5일. 생일파티 해준다고 꼬여내서 성수동에 있는 꿈의 궁전이라는 모텔로 끌고 갔잖아. 이 새꺄. 니가 강제로 찢어발긴 속옷 색은 핑크색. 그래놓고 겨우 3분? 조루네?”


혀를 찬 우주가 눈꼬리를 올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행복은 뭐냐고? 산부인과 이름이지 뭐겠냐, 새끼들아.”


희멀건 미소를 지으며 그가 고개를 돌려 온몸을 부르르 떨고 있는 철환을 느긋하게 바라보았다.


“축하한다. 새끼들아. 유유상종이라고 똑같은 놈들끼리 사돈 맺어서.”


“...이 새끼 말 진짜야?”


눈알이 시뻘겋게 충혈된 채 철환이 한수를 향해서 소리를 내질렀다.

칼을 쥔 놈의 오른손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이 새끼 하는 말 진짜냐구! 이 씨x놈아!”


“...증거 있냐? 이 씨발아...”


팔이 꺾여 바닥에 엎드려 기고 있으면서도 한수가 마치 비명을 지르듯 외쳤다.


“저기 있네.”


피식 웃으면서 우주가 손가락으로 그들 뒤에서 엉거주춤 서 있는 패거리 중 한 남자를 손가락을 가리켰다.


“니가 얘 시다바리 아이가?”


“.....아..아.아냐.”


“아니긴, 무인 모텔도 미리 잡아줘. 운전도 해줘. 다 해줘 놓곤.”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지목받은 놈이 고개를 젓더니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야 인마! 어디 가니?”


가소롭다는 듯 웃으며 우주가 그를 향해 손가락으로 다가오라고 신호했다.


“이놈이 지 여동생도 건드렸는데 오빠라는 게 무서워서 도망가기 바쁘네.”


그 말에 놈이 발을 멈추고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화를 내며 덤빌만한 배짱을 보여줄 만한 표정도 아니었다.


“무슨 동물의 왕국도 아니고, 너희들 서로서로 여동생 조공 바쳐서 사기진작하면서 조직관리하는 거냐?”


그의 비웃음도 철환이에게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오른손에 쥔 칼을 휘두르며 그가 한수에게 죽일 듯이 덤벼들었다.


“...팅!”


우주의 발등에 차인 그의 손에 쥐어있던 칼이 허공을 가르고 날아가 잔디밭의 풀숲에 박혔다.


“너네끼리 싸우는 건 나중에 해라.”


양손을 탁탁 털며 우주가 히죽 웃었다.


“....씨팔!”


욕을 뱉으며 몸을 일으켜 덤벼드는 철환이의 뺨을 우주가 손바닥으로 올려 쳤다.


사실 자신의 힘을 속이며 그저 툭 건드린 것.

하지만 헐리우드 액션이 잔뜩 들어간 주먹의 궤적은 불꽃을 뿜는 것처럼 화려했다.


그 한방에 부-웅 떠오른 놈의 몸이 허공에서 한 바퀴 돌아 콘크리트 바닥에 꼬라 박혔다.


“너도 일어나고.”


한수의 머리카락을 그러쥔 우주가 패거리들 앞으로 놈을 끌고 갔다.


“이거 놔. 새꺄!”


머리카락이 우주의 손에 잡혀 땅에 질질 끌려가던 놈이 고통에 비명을 내질렀다.


놈들 앞에 내동댕이치자 벌렁 자빠졌다가 간신히 일어난 한수가 시뻘겋게 변한 눈으로 씩씩거렸다.


“너, 우리 아버지가 누군지 알면...”


역시 이런 놈들 입 밖으로 나오는 대사는 예상을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내가 니 아버지를 왜 모르냐. 새꺄.”


가소롭다는 듯 우주가 웃으며 손바닥으로 놈의 이마를 툭툭 쳤다.


“개새끼를 낳았으니 개애비지. 띨띨한 놈.”


빈정거리듯 피식 웃은 우주가 위에 걸치고 있던 바람막이를 벗었다.


“그래도 너희들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면 섭하지. 안 그렇냐?”


그렇게 말한 우주가 손바닥으로 한수의 뺨을 툭툭쳤다.


자신을 노려보는 우주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본 순간 한수는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까지 자신이 놀려먹던 놈은 분명 아니었다.

완전히 다른 존재가 우주의 눈을 통해 자신을 조롱하듯 내려다보고 있다는 것에 섬뜩해진 그가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주환이 새끼 내 손에 성하지 못할 거다.”


“저쪽 차 안에 묶어 놓은 거 누가 몰라?”


히죽거리며 다가온 우주가 잔인한 눈빛으로 목소리를 낮추었다.


“하나는 꼭 기억해라.”


“.......”


“오늘이 처음이지만 절대로 마지막은 아니다.”


“뭔 말이야?”


“너네가 나한테 정신없이 얻어터지는 날이 앞으로 무수히 많을 거라는 말이야.”


한순간 그의 목덜미가 우주의 손아귀에 잡혔다.

헐떡거리며 벗어나려고 버둥거리는 놈의 귀에 다시 우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비싼 외제차인 것 같은데 폐차 준비해라. 키가 없으니 주환이 꺼내려면 부숴버릴 수밖에.“


바닥에 놈을 내동댕이친 후, 우주가 목을 좌우로 꺾었다.


”야구방망이고 철근이고 각목이고 뭐고 모두 한꺼번에 덤벼라 후딱 끝내자.“


적당히 주먹을 움켜쥔 그가 앞에 죽 늘어선 놈들을 둘러보고는 땅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 * *



아공간에서 그림자와 함께 훈련한 지도 며칠이 지나고 있었다.


화요일 아침, 씰비와 함께 카페테리아에서 아침을 먹고 있을 때 휴대폰이 울렸다.


”...존?“

”댄, 준비해라. 5분 안에 미국 LA 근교 아공간으로 소환될거다.“


”....알겠습니다.“


이미 씰비도 그럴 거라고 예상했던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 엄지를 치켜세워 보였다.


”...잘해!“


”물론이지.“


이미 그곳의 지형도 익혔고 중형종의 공격패턴과 약점도 자세히 알고 있었던 터라 그다지 걱정은 되지 않았다.


마음에 조금 걸리는 것은 혼자가 아니고 다른 미국인 헌터 요원 15명과 함께 싸운다는 것.

이미 그들은 한 팀을 이루어 오랫동안 훈련을 해 왔을 터.

손발을 맞춘 시간이 오래되었다면 말할 필요도 없이 바라보기만 해도 서로 물 흐르듯 공격과 방어의 신뢰를 쌓아왔을 것이다.

게다가 아무리 자신이 노력했다고 하더라도 영어는 외국어일 뿐.

그들이 하는 대화를 전부 이해할 수 있을 리도 없을 터였다.


그런 그들 사이에서 소외, 무시당하지 않고 어떻게 한 팀으로 녹아 들어갈 수 있을까.


방법은 한가지.

무시하지 못할 능력을 소유한 헌터라는 것을 그들의 뇌리에 각인시키는 것.



기대감과 희망으로 표정이 밝아진 그가 힘차게 훈련실로 걸음을 옮겼다.


-띠링.


청량한 알림음이 귓전에 울렸다.


[준비하십시오. 1분 후 아공간으로 소환됩니다]

- 59초.


”....후우.“


깊게 심호흡한 후, 그가 광활한 아공간의 지역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아직 도노반이 나오지 않아 조용한 공간 속에서 그가 눈앞에 그림자를 떠올렸다.

셀 수 없이 반복했던 공격패턴.


땅을 박차고 올라 자신에게 덤벼드는 소형종 몇 마리를 향해 수리검을 날린 그가 허공에서 몸을 한 바퀴 돌려 자신의 몸 위로 날아드는 중형종의 배를 일직선으로 그었다.

검은 핏덩이가 흘러내리는 단검을 우측으로 내달리는 괴생명체의 목을 향해 날리는 순간.


그의 시야가 어둡게 바뀌었다.




”진형을 유지해라.“


눈앞이 밝아지기 전 누군가의 목소리가 흐릿하게 들려왔다.


앞이 뿌옇게 밝아지면서 반투명 젤리로 된 벽을 뚫고 통과하는 듯한, 으레 그 물컹한 불쾌감이 온몸에 전해졌다.


몸을 동그랗게 말아 땅 위를 한 바퀴 구른 그가 가볍게 몸을 일으켰다.


”제니스, 딕슨, 왼쪽!“


거친 사내의 목소리가 아공간 안에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활을 든 말총머리의 여성과 양손에 장검과 단검을 하나씩 쥔 젊은 남자가 댄의 앞으로 뛰어들었다.


몸을 낮춘 남자가 덤벼드는 소형종들 사이를 누비며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으로 놈들을 도살하는 사이 여성이 든 활의 시위를 벗어난 화살이 옅은 파공음을 울리며 직선으로 날아가 남자를 향해 덤벼드는 중형종 한 마리의 미간을 꿰뚫었다.


그런 그 여성의 허리춤에는 황금빛의 밧줄이 둥글게 말려 묶여있다.


”모라이, 틸리, 한 시 방향 주시해. 중형종 세 마리다.“


그의 오른쪽 뒤편에서 지휘하는 사내의 거친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인벤토리를 불러내 창을 움켜쥔 댄이 고개를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돌렸다.


”에릭! 전방 나무 위 이형 고릴라다.“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허공을 가른 화살 세 발이 연속으로 날아가 넓적한 나뭇잎 사이를 꿰뚫었다.


”....꺼어억.“


나무 위에 매달려 있던 괴생명체 세 마리가 시커먼 그림자와 함께 바닥으로 추락했다.


”지나, 절벽에서 내려오는.....“



작은 언덕 위에 서서 전투를 지휘하고 있는 사람은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사내였다.


165센치나 될까 한 자그마한 체구이지만 그의 눈빛은 매의 눈처럼 날카로운 빛을 발하고 있다.

허공에 쫙 펴있는 그의 손바닥에 일렁이고 있는 푸른 마나는 그가 손가락을 펴고 방향을 가리킬 때마다 그가 지시한 곳으로 커다란 곡선을 그리며 날아갔다.


그리고, 여전히 궤도에 마치 꼬리처럼 흐릿하게 남아있는 흰 빛을 목표로 헌터 요원들은 빈틈없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댄?“


지휘관인 오웬이 지시를 내리기 위해, 댄에게 시선을 주었을 때였다.


뻣뻣하게 굳어버린 댄의 모습이 오웬의 시야에 들어왔다.


‘초짜 티를 내는군.’


그런 댄을 보면서 오웬이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소형종 한 마리 씩 사냥하다가 이곳의 스케일을 처음 보니 오줌을 지릴 만하지.’


”제이크!“


”뭡니까? 저 자식!“


덤벼들던 몬스터의 목에 단검을 투척해서 박아넣은 제이크가 넋을 놓고 멍하니 서 있는 댄을 가리켰다.


”몸에 걸친 꼬락서니 하고, 전투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짐만 될 것 같은데요?“


제이크의 앞쪽에 서서 방패를 휘둘러 덤벼드는 소형종들을 일격에 쓰러뜨린 루크가 맞장구를 쳤다.


오웬의 눈에도 댄의 모습은 한심스럽기 그지없었다.


벌써 몇 년 전부터 미국 내에서는 방어효율이 떨어져 자취를 감춘 레더 메일 셋이었다.

그것도 제대로 수선마저도 안 하는 것인지 낡아빠진 가죽옷을 녀석은 걸치고 있다.

들고 있는 무기는 또 어떠한가?

마석 함유량이 기껏해야 10퍼센트도 넘지 않을 빛바랜 낡은 창.


한숨이 절로 나왔다.



쌤의 대체자로 다른 헌터가 합류할 거라 전달받았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확인한 정보에 따르면 헌터로서의 자부심은커녕 의욕도 발전도 없다는 최악의 평가를 받은 녀석.

게다가, 기초적인 영어도 학습되지 않아 의사소통 불가라는 덧붙임의 말.


”계속 ‘쌤’이라도 있었어야 눈꼽 만큼이라도 도움이 될 거 아냐. 씨팔!“


”제이크! 전투에 집중한다! 열한 시 방향. 스티라토르 세 마리!“


투덜거리는 제이크에게 오웬이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이미 댄의 앞에 있던 제니스가 쳐든 활의 시위를 떠난 화살이 번개처럼 날아가는 것을 오웬은 보고 있었다.


코브라처럼 생긴 스티라토르의 미간에 화살이 박혔다.


그녀를 향해 돌진하는 또 다른 한 마리의 발아래로 몸을 날린 딕슨이 미끄럼타듯 바닥에 구르며 손에 쥔 검으로 놈의 배를 일(一) 자로 갈랐다.


”...끄억!“


쓰러지는 놈의 송곳니에서 뿜어져 나온 독이 공중에 퍼지며 미처 피하지 못한 딕슨의 얼굴에 분사되었다.


”....으윽!“


검을 떨구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딕슨이 바닥에 데굴데굴 구르며 괴로워했다.


제이크가 단검을 투척, 나머지 한 마리를 제거하자 제니스가 몸을 날려 발버둥 치는 딕슨을 붙잡아 끌어냈다.


”얼타지 마! 이 새꺄!“


시뻘겋게 변한 얼굴로 제이크가 댄을 향해 악을 질렀다.


”제이크, 자기 위치로!“


제정신을 유지하든 아니든, 처음부터 전력에 도움이 될 존재는 아니었다.

오히려 지금처럼 그대로 가만히 있어 주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상황.


‘그건 그렇고....’


평상시라면 끝이 보였을 상황이건만.

오늘따라 이상하리만치 괴생명체의 숫자가 몇 배는 더 되는 듯했다,


‘이러다가는 정말 위험해질 수도 있겠는데?’


아공간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전투를 거치는 동안 패배를 모르고 진두지휘를 맡아온 그였다.

하지만 그런 그의 등줄기에 식은땀이 배어 나오기 시작했다.



멍하니 서 있던 댄의 눈동자가 한순간 반짝였다.


”그래, 그렇군.“


아랫니를 꽉 문 그가 창을 쥔 오른손에 힘을 주었다.

풍차처럼 ‘휘리리릭’ 창을 휘두르며, 다가오는 갈리니쿠스를 겨냥하는 그가 언뜻 곁눈질로 자신의 오른쪽을 보았다.


험악한 표정으로 자신을 노려보던 사내가 바닥에 ‘탁’ 침을 뱉고는 손에 쥔 검을 고쳐 드는 것이 들어왔다.


‘멍때리던 내가 맘에 들지 않았던 거군.’


입꼬리를 올리며 웃음을 날린 그가 창을 고쳐잡았다.


”제니스, 댄, 공격 자세로!“


그들의 뒤편 바닥에 누워 푸른 약병을 쥐고 있는 딕슨을 흘끗 본 댄이 여유롭게 제니스의 앞으로 나아갔다.


어차피 제니스는 궁수.

몹들과의 거리를 유지하도록 해 줘야 안정적으로 실력을 더 발휘할 수 있을 터.


바닥을 걷어차고 힘껏 뛰어오른 그가 채찍처럼 휘두르는 갈리니쿠스의 긴 혀를 창날로 베어냈다.

그대로 놈의 등 위로 뛰어내린 그의 손에 쥐어진 창끝이 놈의 미간을 뚫고 깊이 파고들었다.


”....빠지직...뻐엉!“


창대를 타고 들어간 시퍼런 마력이 놈의 머릿속에 박혀있는 창끝에서 터졌다.

동시에 놈의 머리 형체를 이루던 뼈와 살점이 터져나가 곤죽이 되어 바닥에 쏟아져 내렸다.


어느새 인벤토리에서 꺼냈는지 그의 오른손에 쥐어져 있는 세 개의 수리검.


댄의 손등부터 시작해서 수리검을 쥐고 있는 오른팔 근육 하나하나가 불끈거리기 시작했다.


”모라이, 틸리, 전방에 스켈로닉스다. 한 마리씩 맡고 나머지는...“


....쐐애애액!


푸른 불꽃을 일으키며 허공을 직선으로 가르는 수리검이 전방에서 오른쪽으로 날아가던 스켈로닉스 세 마리의 머리통에 박혔다.


오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중형종 비행체들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아르수스가 출현했다. 모라이는...“


전체를 확인하며 지휘하던 오웬의 시선이 댄을 향했다.


‘....어느틈에...’


녀석이 던진 수리검이 허공을 가르는 걸 방금 보았건만 벌써 가르고토르 두 마리를 사냥 중이다.


캥거루를 닮아 점프력이 좋은 놈들을 뛰어넘어 하늘을 비행하듯 날던 녀석이 놈들이 휘두르는 꼬리를 피해 창을 휘두르고 있다.


‘.....저럴수가.’


분명 빛을 잃은 낡은 창이건만 녀석의 손안에 쥐어있는 그것은 몬스터의 몸에 닿는 순간순간 시퍼런 불꽃을 터뜨리고 있다.


크르르르릉....!


하지만 여전히 무리지어 끝없이 몰려오는 몬스터들.


”맷! 어셔! 모라이, 틸리와 교대한다! 세시 방향 소형종 열 마리!“


그 순간,


....쿠쿵!!


지진이라도 난 듯 아공간 바닥이 흔들리며 뽀얀 흙먼지가 허공을 뒤덮었다.


동시에 바로 오웬의 전방에 서 있던 루크의 몸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이미 일그러져 바닥에 뒹굴고 있는 그의 방패를 짓이기고 서 있는 것은 라이노블레이드(Rhinoblade).

거대 코뿔소와 닮아 지어진 이름.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집채만 한 몸집에 어울리지 않게 날렵하기 이를 데 없다고 보고된 중형 몬스터 중에서 최상위급.

그중, 가장 무서운 것은 놈의 이마에 솟아오른 뿔이었다.


눈앞에 걸리는 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무시무시한 크기의 구멍을 뚫어버린다 했다.


3개월 전 러시아 모스크바 근교 거대 아공간에 처음 나타나 스물다섯 명의 S급 헌터 요원 중 일곱의 목숨을 앗아간 공포의 괴물.


그 이후로 미국 시카고 아공간에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긴 거대 아공간도 아니건만...’


아직 준비도 완전히 되지 않은 이곳에 나타날 줄이야.


이미 복부에 구멍이 난 루크는 바닥에 널브러져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의 옆에 서 있는 제이크는 시퍼렇게 질린 얼굴로 공격할 준비도, 루크를 끌어낼 생각도 못 한 채 꼼짝 못 하고 서 있다.


아니, 모든 헌터 요원들이 순간 얼어붙어 있었고 심지어 다른 몬스터들마저도 놈의 눈치를 살피며 제 의지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놈이 노리고 있는 것은 바로 오웬.


이 전투의 지휘를 자신이 하고 있다는 것을 놈도 알고 있는 것이다.


”.......쿠우우우..“


제자리에서 발을 구르며 길게 호흡을 고른 놈의 거대한 몸집이 자신을 향해 삽시에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이제 끝이라 여기며 오웬이 인벤토리에서 은빛 창을 집어 들었을 때였다.


...뻐어어어억!!


번개같이 옆에서 날아든 물체가 휘두른 커다란 원의 궤적이 검푸른 폭발을 일으키며 라이노블레이드의 턱을 강타했다.


예상치 못한 공격에 일격을 당한 놈이 바닥에 나자빠지며 비명을 토해냈다.


”....아이고 아파라!“


허공에서 빙글 회전한 후, 오웬의 앞에 착지한 녀석이 자신이 주먹을 폈다.


”..팅.티팅.티티팅...!“


손가락 사이사이에 꽂아 넣었던 조잡한 수리검들이 일그러진 형태로 서로 부딪히며 바닥에 쏟아져 내렸다.


쓰러졌던 라이노블레이드가 다시 천천히 거대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허공에서 창을 꺼내든 그가 오웬을 돌아보았다.


그런 녀석의 입꼬리는 위로 꺾여 웃음을 날리고, 그의 두 눈은 자신감으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런 녀석의 포스에 압도당한 오웬의 입은 얼어붙은 듯 떨어지지 않았다.


창을 손에 움켜쥔 댄이 자신을 향해 뿔을 세우고 있는 놈을 향해 땅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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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1화 위기에 빠진 자를 구하라(1) +2 23.05.31 272 10 11쪽
31 30화 그림자 소환(2) +3 23.05.30 274 10 17쪽
30 29화 그림자 소환(1) +3 23.05.29 274 10 15쪽
29 28화 어나더 레벨(3) +4 23.05.28 261 10 12쪽
28 27화 어나더 레벨(2) +1 23.05.27 271 9 14쪽
27 26화 어나더 레벨(1) +3 23.05.26 279 11 12쪽
» 25화 태평양을 뛰어넘다. +2 23.05.25 269 9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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