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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콩의 서재입니다.

가난한 S.T.A.L.K.E.R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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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bean
작품등록일 :
2014.09.26 14:12
최근연재일 :
2014.09.20 23:34
연재수 :
18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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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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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1,755

작성
14.08.0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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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39-142

DUMMY

139.


다크벨리 초입의 초소에 처음보는 사람이 있었다.

아마도 바실리가 데려온 사람 중에 한명같은데.


바실리가 능력좋게 데려온 사람들은 프리덤으로 충원되어

보초나 경계로 들어갔다.


내가 간자에게 다녀왔노라고 얘기를 할때도, 처음 보는 두 사람이 바에 앉아있었다.


그들은 바에서 보드카를 조금씩 마시고 있었다.

이런식으로 늘린다고 프리덤이 바로 쌔지는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사람이 없는것보다야 확실히 낫다.


에이, 그 망할 듀티때문에 이게 뭐야.


내가 도착했을때는 이미 점심시간이 늦은 시간이었지만,

고맙게도 간자가 남은것이지만 따뜻하게 점심을 다시 데워주었다.


"매번 고마워요!"


"별것 아냐. 그나저나 너 또 바로 일이 생겼는데."


"오자마자?"


"아니 오늘 바로 뭘 하라는건 아닌데, 여튼 밥먹고 나서 체홉에게 가봐라."


"그러지요 뭐."


에이. 이놈의 인기는!

별 것 아닌거였으면 좋겠는데.


달그락 달그락, 숟가락을 조금만 움직여도 소리를 내는 양은그릇.

혼자서 먹으니 더 요란하게 들린다.


그래도 다행이야!

난 살아있고, 또 살아돌아와서 이렇게 음식을 먹는다.


내일도 그러면 좋겠고, 내일 모레도 그러면 좋겠고.

꼭 이렇게 본부내에서 밥을 먹고있자면, 감상적이게 된다.


여튼 이 밖을 나가면 계속 긴장해야하니까.

그나마 안전한 곳은 이곳 뿐이다.


"엇, 이반!"


이반이 어적어적 오더니 내 옆자리에 털썩 앉았다.


"맛있냐?"


"으음, 다리는 어때요?"


"많이 좋아졌다. 다닐만해."


"어, 그런데 어디아파요?"


"아, 아니 뭐... 아픈덴없어."


그런가? 그런가보지.

좀 기운이 없어보이는것 빼고는.


"나 또 일이 생겼어요. 자꾸 이러면 귀찮은데."


"그러냐?"


"내가 인기가 좀 있어요."


"그런가보군."


어디 뭐라도 잘못먹고 배탈이라도 난 모양이야.

그렇지 않고서야, 반응이 이렇게 시큰둥해.



...




점심을 먹고 상점앞에 석판을 보았는데, 나는 그만 놀라고 말았다.


"이반?"


"핫, 참."


내 옆에 선 그는 그냥 웃었다.


"이반도 같이 오래잖아요."


"그래. 그냥 뭐, 얘기 안했다."


"왜?"


"그냥. 그냥 얘기 안했다."


"확실히 어디 아픈게 틀림없군요."


"에이 몰라, 체홉에게나 가보자."


140.


내가 체홉의 방문을 열고 들어갔을때,

체홉은 무언가 책을 읽고 있었다.


손때가 많이 묻고 누래진 책이었는데, 제목이 뭔지는 보이지 않는다.


"왔나?"


"예."


"일단 두명만 불렀어. 조만간 자네들과 렉스도 합류하게 된다. 렉스는 지금 다른일이 있으니까, 렉스는 오거든 따로 부르겠다."


"..."


"스카는 일을 다녀왔으니 오늘은 푹 쉬도록 한다. 다름이 아니고, 이번일은 얀타르의 샤카로프의 의뢰다."


"어... 과학자 아닙니까? 과학자의 일을 왜 프리덤이 합니까?"


이반의 질문.


"설명하겠다. 요즘들어 존의 중심으로 가려는 스토커들과 듀티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샤카로프는 얀타르를 막고있는 브레인스콜쳐의 작동을 멈추기위해 도움을 요청한 상태다."


아, 그 이상한 정신공격이 그거라는건가.


"그럼 듀티에게 도와달라 하지요. 제가 겪어봤지만, 그건 정말 위험한데..."


"위험하지만, 우리가 먼저 루트를 확보하면 우리는 듀티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

이번에 샤카로프는 듀티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상태다. 이것은 듀티의 입장과 관련이 된 듯하다.

듀티에게 있어서 존은 알려지지 말아야하고, 또 통제되어야 할 대상이니까.

그래서 나는 자네와 스카, 그리고 렉스를 보낼거야.

가서 그 늙은 과학자를 도와서 길을 뚫어라."


그러나 이미 그 브레인스콜쳐에 동료를 두명이나 끔찍하게 잃은 이반으로 서는...


"샤카로프? 그 노망난 늙은이를 도우라고? 그건 미친짓입니다, 그건 인간이 어쩔 수 없는거라구요!"


"가능해. 샤카로프는 그간 거기에 몰두 했어. 이번에 그의 결론은 믿을만 한거야.

나도 그것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결론을 내린거야."


"그래도 이건 아닙니다, 나가 뒈지라고 하는거랑 뭐가다르다고..."


"명령이야! 자네는 그럼 듀티새끼들 따위에게 프리덤이 쳐 발리는 꼴을 보고 싶나?

프리덤의 방침이 뭐였지? 이제 와서 밴디트한테도 밀릴지경인데, 가만히 앉아서

구경이나 하자고? 듀티는 존으로 나가서 땅덩이 넓힐동안?"


"..."


"이반. 가서 그를 도와라. 새 임무다. 내일, 아침 8시에 보고 하고 떠나라.

렉스는 되는대로 보내주겠다. 에이숏에게 보급을 받아라. 차후에 전달할만한 사항은 무전으로 하겠다.

그리고, 임무를 마치면 돌아오라. 다시 해야할 일이 있을것이다."




...




이반은 벌레라도 씹은 표정이었다.

그에게 있어서 브레인스콜쳐는 악몽 그 자체였었다.


좀비와, 좀비가 된 그의 동료들.


나도 겪어본 끔찍한 두통과 환청... 나는 이해가 갔다.


그는 하루종일 표정이 좋지않았지만, 어쩔수 없이 가기로 결정을 한 듯 임무에 대해

더 이상 왈가왈부 하지않았다.


그와 나는 정문과 가까운 콘크리트 배관에 걸터 앉아 보드카를 마셨다.

이반은 벌컥벌컥 마셨고, 나는 그냥 조금 맛만 봤다.


이러다가 내일 못 일어 나겠군. 일부러 안가려고 그럴 수도 있어.

그렇지만 나에게는 어쩌면 좋은 일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얀타르로 떠나지만 내가 걱정이 안되는건, 이반과 렉스가 동행한단 거다.

간만에 그들과 동행이 되어서 그나마 안심하고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브레인 스콜쳐를 뚫는다면, 그 다음 지역에서 아티팩트를 얻어 낼 수 있을거야.

그간 브레인스콜쳐 때문에 왕래가 적었으니까

아티팩트가 많이 남아있다면 조만간 30만 루블은 만들 수 있겠지?


내가 다시 돌아간다면 집도 사고 소도 사고... 땅을 살거야.

남의 땅이 아닌 진짜 내 땅을 사야지.

옆집의 꼬맹이는 매일 맛있는걸 사줘야지.


아직 돈은 없지만, 이런 상상을 하는것만으로도 기분은 좋았다.



내일 또 가야겠다.

만약에 보통때 이런일이 생긴다면 나도 툴툴대겠지만,


이번은 같이 가는 사람도 있고.


오늘은 일찍 자야지.


141.


에이숏에게서 탄약과 수류탄을 받았다.

들린김에 그 '아이'라고 부르는 아티팩트도 팔았다.


나는 그것이 내가 너무 발로 세차게 차서 그런 모양인줄 알았는데,

원래 그렇댄다.


생긴건 요상해도 가격이- 8000루블!


"나도 아티팩트나 줏을까 보다."


이반은 짐짓 부럽다는듯이 얘기했지만, 이 근방은 내가 다 줏어다 쓸어넣었습니다 그려.


그리고 우리는 에이숏에게 파란 군용 매디킷도 하나씩 받아서 배낭에 잘 넣어뒀다.



나와서는 내 SIG-550과 빈토레즈를 벌여놓고 간만에 손질을 했다.

이반은 내가 하는것을 꽤나 흥미롭다는듯이 보았다.


SIG에 개머리판속에 들은 작고 빳빳한 브러시를 꺼내서 화약먼지가 낀 약실을 털어냈다.


"콜록콜록!"


검은 화약먼지가 튕겨 흩날리며 기침이 났다.

이반은 내 빈토레즈를 이리저리 만져보고는 해체했다


-치카치카치카치카


별로 쓰지도 않는데도 화약먼지가 많이 나오는군?


"이젠 꽤나 훌륭한 대원이 되었어?"


아니요. 나는 그냥 운이 좋을 뿐이고.




...





저녁을 먹고 하릴없이 불옆에 앉아서 다른 사람들과 그간의 얘기를 할때,

이반은 그냥 잠자코 있었다.


그동안은 계속 이반이 뭔가 일이있어서 이렇게 옆에 죽치고 앉은 경우가 드물었지만

나는 이 짧은 갈색머리의 저격수가 성격이 원래 이러진 않는다는걸 잘 알고있다.


그렇지, 렉스가 없어서 그러는구나.


가까운 사람이 이반에게 술을 주었고, 이반은 낮에 마셨음에도 또 마셨다.


"이반이 얘기하지않았나요, 저격수에게 술은 쥐약이라고."


"밤에 일 없잖아."


그건 그래.



시간은 곧 밤이되고 각자 침낭을 꺼내서 누웠다.

이반과 나, 그리고 몇 사람이 격납고 맞은편 건물의 2층에 자리를 잡았다.

밤은 이미 늦었는데, 저 멀리 작게 태양이 남은듯이 하늘이 벌겠다.


"에미션이 와요."


그러거나 말거나. 여긴 건물 안이니까.


"진짜네."


옆에 있던 사람들 중 한명이 어둠속에서 말했다.


그리고 곧,


-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사이렌이 울었다.


사이렌이 잦아들때, 이반이 나에게 물었다.


"스카. 아티팩트를 많이 모아서, 돈 많이 벌면, 뭐 할꺼냐."


"집에 가야죠. 집에. 이반도 집이 있을것 아니에요."


이반의 얼굴이 밝아졌다.

물론 집생각에 얼굴이 밝아진건 아니다.


곧 닥쳐올 벌건 에미션에 보초들과 망루에 있던 사람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소리가

계단을 타고 올라왔다.


"내가 다시 존의 중심에 도전한다면, 그때는 살아돌아올수 있을까."


"가려구요? 우리는 얀타르까지만 가는거잖아요. 우리가 길을 내면 다른 사람이 가겠죠."


"그렇겠지? 거긴 위험해. 브레인스콜쳐때만도 나보다 유능한 동료가 죽었어. 나도 언젠간 미쳐서 동료들에게 총을 쏘려 들겠지."


아, 이 사람 자꾸 헛소리한다. 바실리, 바실리중령 없나?



...



이반은 내 근처에 누웠다.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다.


저 사람은 갑자기 왜 저러나.

체홉에게 그 끔찍했던 곳에 또 가라는 명령을 받아서 그런거겠지.


그렇지만 이번은 좀 다를거야.


거기엔 나와 함께 좀비에 맞서싸웠던 사람들도 있고, 정말 왠만하지 않으면

멀리나가지 않을거니까.


그나저나 샤카로프, 그 과학자가 뭔가를 좀 획기적인걸 알아내서 그것의 발생을 막는다면 좋겠는데.

그러면 나는 그 이후의 지역도 돌아다닐 수 있을거다.


142.


아침에 일어났을때는 딱 7시였다.

이상하다! PDA에 알람을 켜놨을텐데!


나는 재빨리 침낭을 말아버리고 근처에 자고있는 이반을 한대 툭 치고 밖으로 달려나갔다.


오예! 역시나 나는 1등!

1등으로 아침밥을 받았다!


먼저 받을수록 건더기도 많고, 뜨뜻하고 여튼 좋은게 많아.

간자는 언제나 누구보다도 빠르게 달려와 밥을 먹는나에게

슬쩍 웃으면서 그릇에다 죽을 퍼 주었다.


이야, 오늘은 건더기가 푸짐한게, 절인배추와 함께 청어와 정어리 같은

여러 통조림의 생선들이 들어가 있었다.


이반도 여러사람들과 함께 나와서 졸린눈으로 죽을 받았다.


푸지고 걸죽한 죽에 생선이 씹히는게 너무도 맛이있어서,

나는 간자에게 정말로 맛있다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고 한그릇을 더 받았다.


오늘따라 아침이 맛이 있어!

잠이 깨는 맛이군.


헤헤.


빵을 가져온 사람에게 한조각을 얻어서 그것도 찍어먹었다.

간자는 매우 감격해 하며, 자신의 요리에 만족할 만한 소감을 보여준 나에게 쨈을 한통 주었다.


...



맛있는 점심을 먹고, 우리는 체홉에게 보고를 했다.

식량은 아침을 먹고 나오면서 빵과 음료를 받았다.


"임무는 알겠지? 얀타르에 도착하거든 샤카로프의 지시를 따를것. 그러나 자네들의 목숨에 위해가 갈만하다고 생각하면 거절하도록. 여튼 그와 함께 길을 뚫도록 해."


"알겠습니다."


사실 부담은 없었다.


그간 이반의 실력은 많이 봐왔던 거고, 주의 깊은 이반이 있으면 공격당할 확률이 확 줄어든다.


"좋아. 그대들이 좋은 소식을 전하기를 기대하겠다. 이상!"


다시금 나의 임무가 시작되었다.

이젠 혼자가 아니며, 또 땅굴도 길일도 없다.


그래서 마음은 즐거웠다.


햇볕은 여느때처럼 따뜻했고, 나는 길다란 드라구노프를 등에 매고 휘적휘적 걸어가는

이반의 뒤를 따랐다.


"아아- 다시 시작입니다, 이반."


"그러게 말이다."


이반은 드라구노프를 어깨에 걸치고 말했다.


"그때 기억나요?"


"언제?"


"맨 처음 이반 구했을때요."


"알아! 이놈아. 잊어먹을까봐 상기시키냐?"


"크크."


그때도 이렇게 걸었지.


우리는 금새 다크벨리의 입구까지 다다랐다.


나는 아침을 배불리 먹었지만 이반은 대충 먹은듯했고, 또 나에게 간자가 보드라운 흰빵을 눈을 찡긋, 하고 내 식량봉투에 넣는것을 보았으므로 그걸 꺼냈다.


내 흰빵을 보고 그는 그의 식량봉투를 들여다 보았지만, 그는 검고 딱딱한 흑빵뿐이었다.


"간자 개새끼."


그리고 욕을했다. 크크크크.


-딱


이반이 욕하는 그에게 받은 쨈통도 따서 흰빵 반쪽에다 푹 담궈서 그에게 주었다.

그는 보는 사람이 흐뭇할 정도로 쩝쩝대며 받아서 먹었고,


나는 그와 함께 새콤달콤한 쨈을 손가락으로 퍼서 먹었다.


"맛있어!"


손가락을 쭉쭉빨고 나서 입가에 쨈을 묻힌 이반이 말했다.


말 안해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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