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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해 님의 서재입니다.

제우스의 EX급 헌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조경해
작품등록일 :
2020.01.27 16:51
최근연재일 :
2020.02.2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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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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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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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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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S급 던전 진입 준비

DUMMY

파이브스타 길드 근처의 카페.


그곳에서 혼자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민하윤 이사를 기다리던 기남은 의문을 감추지 못했다. 인사팀을 통해 연락받았기 때문에 자세한 사정은 몰랐지만, 이사씩이나 되는 사람이 괜히 면담이나 하자고 연락했을 것 같진 않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회의 시작하고 봐도 되는 건데, 왜 굳이 미리 보자고 한 거지? 그것도 회의 시작 15분 전에.’


직장 상사가 시키는 일이었으니 일단 오긴 했지만, 석연찮은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간단한 면담으로 끝날 내용이라면 전화나 문자로 해도 되는 것을, 굳이 만나서 얘기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


커피를 거의 다 마신 기남은 의자에 등을 기댄 뒤 잠시 눈을 깜빡였다.


‘이제 슬슬 올 때가 됐는데, 아직 인가?’


그리고 눈을 깜빡였던 그 잠깐의 순간, 한 여자가 그에게 말을 거는 소리가 들렸다.


“먼저 와 계셨네요. 전기남 헌터님 맞죠?”


기남은 갑자기 들린 목소리에 놀라며 눈을 떴다. 그러자 그곳에는 정장 차림의 여자가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나타나 있었다.


‘뭐지? 입구로 들어오는 건 못 봤는데?’


기남이 당황스러워하는 표정을 짓자 민하윤은 별일 아니었다는 듯이 악수를 청했다.


“아직 제 프로필 전달이 안 됐나 보네요. 민하윤 이사에요. 공간 조작 마법이 특기라, 자주 쓰거든요.”


“아, 네. 전기남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인사를 마친 그녀는 자리에 앉은 뒤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 기남에게 건넸다.


“우리 팀원들 프로필이에요. 혹시 몰라서 준비했는데, 잘됐네요. 나중에 필요하면 읽어보세요. 던전에서는 연계가 생명이거든요.”


기남은 서류를 받아 가방에 넣었다.


“말 편하게 하셔도 돼요. 경력도 많으시고, 직급도 높은데.”


"괜찮아요. 옛날부터 이렇게 부르는 게 습관이 돼서요. 직급이랑 연봉은 달라도, 던전에 들어가면 다 똑같은 헌터니까요"


“아, 그러시구나...”


'꽤나 성실한 성격인가 보구만. 저런 스타일은 좀 거북한데...‘


기남은 그렇게 첫인상에 대한 평가를 내리며 커피를 다시 마셨다. 그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던 민하윤은 조심스럽게 본론을 말했다.


“이력서를 살펴봤는데, 믿고 계시는 종교가 있다고 체크하셨더라고요. 신실하신 편이세요?”


그 말을 듣자 기남은 일단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생각했다.


‘일단 나도 아무튼 신관이라니까 종교인이라고 체크하긴 했는데, 여기서 잘못 말하면 사이비 취급당하겠지? 흠...’


아무리 제우스가 현대인이 신실하게 믿기에는 어려운 신이라지만, 그래도 그에게는 인생을 바꿔준 은사였다.


그렇기 때문에 기남은 이제 와서 제우스를 믿지 않는다고 대답할 생각은 없었다.


어떻게 대답하는 게 좋을지 결정을 끝낸 기남은 어설프게 거짓말을 하는 대신 적당히 돌려 말하는 것을 선택했다.


“종교가 있긴 한데, 솔직히 말하면 그다지 신실하게 믿는 편은 아니에요. 일종의 의리나 계약 같은 거라서요.”


“의리요?”


“네, 믿기 힘드시겠지만, 신께서 직접 힘을 내려주셨거든요. 요즘 그런 헌터들 꽤 있잖아요? 신한테 힘을 받았다는 사람들. 그런 거라고 대충 생각해 주세요.”


기남이 머쓱해 하는 표정으로 말하자 민하윤은 팔짱을 낀 채 고민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민하윤은 정적을 깨면서 질문했다.


“그 신이라는 분은, 어떤 일을 시키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대답하기 힘드시면 강요하진 않을게요.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지만 않으면, 종교는 자유니까요.”


민하윤의 질문에 기남은 침을 꿀꺽 삼켰다.


‘후... 드디어 올 게 온 건가...?’


이번에도 적당히 얼버무려서 넘기려던 기남은 그렇게 인상까지 써가며 고민했지만, 이내 고민하는 것을 그만둔 뒤 결심했다.


‘그래, 어차피 나중에 신전까지 세우면서 떠들고 다녀야 하는데, 이 정도에 쪽팔려 하면 안 되지. 제우스, 만세!’


1조 원을 벌어서 세계에서 가장 큰 수준으로 제우스의 신전을 짓겠다고 다짐한 사람이 이 정도 일에 일일이 부끄러워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생각한 기남은 심호흡을 한 뒤 최대한 담담한 말투로 대답했다.


“벼락을 맞고 나니까 제우스님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그리스 신화의 그 제우스 맞아요. 자기가 올림포스 12신들한테 패륜을 당했다면서, 저보고 대신 복수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인간한테 복수하는 거 말고, 신한테요. 이제 됐죠? 자, 웃을 거면 빨리 웃으세요. 화 안 낼 테니까.”


순도 100% 정신 질환자로 보여도 할 말 없는 대답이었지만, 민하윤은 비웃는 대신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종교인 항목에 체크하셔서 걱정했는데, 얘기해보니 괜한 걱정이었네요. 정말 신실하신 분들은... 목소리 톤이나 눈빛 같은 게 다르거든요. 전기남 헌터님의 얘기는 좀 특이한 편이긴 했지만, 너무 신실하시지만 않으면 종교는 상관없어요. 우리 팀만 해도 이미 종교인이 한 분 있거든요.”


“종교인이 있다고요?”


“네, 그분은 좀 신실하신 편이긴 한데... 교리도 나름 건전한 편이고... 큰 문제도 일으키진 않긴 하는데... 대신 전도를 종종 시도해서 불편하실 수도 있어요. 그래도 실력은 확실하니까, 그 점은 믿으셔도 돼요. 사실 던전에서 제일 믿음직스러운 건 인성이 아니라 실력이니까요.”


“아... 그러시구나...”


기남은 자신보다 더한 ‘종교인’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일단 직장 상사가 보증하는 말인 만큼 벌써부터 편견을 갖지 않기로 했다. 기남이 민하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손목시계로 시간을 확인하며 말했다.


“이제 슬슬 회의실로 가야겠네요. 잠깐 일어서 주실래요? 금방 보내드릴게요.”


‘공간조작 능력자라더니... 또 순간이동이야?’


기남이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챙기자, 민하윤은 손가락을 튕겼다. 그렇게 두 사람은 순식간에 회의실에 도착했다.


*


S급 던전 선발대 ‘폭스트롯 팀’

길드마스터 오태성이 야심 차게 준비하고, S급 헌터인 민하윤 이사가 담당하는 신생 선발대.


팀장을 제외한 팀원 모두가 A+급 헌터로 구성된 이 팀은 파이브스타 길드의 미래를 이끌 거라고 평가받을 정도의 유망주 집단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분명 ‘엘리트 집단’이라고 부를 정도의 정예 부대였지만, 이들이 모인 회의실의 분위기는 ‘정예 부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A+급 헌터가 워낙 희귀한 만큼, 능력과 인성을 모두 갖춘 헌터는 멸종위기종만큼이나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와~ 시간이 몇 시인데 아직도 안 오냐~ 하여간 나보다 나이도 어린 새끼들이 게을러 터져가지고...”


그렇게 말한 것은 이 팀의 최고 연장자, 32세의 딜러형 헌터 한건수였다.


3대 500은 칠 수 있을 정도의 근육질 몸매가 인상적인 이 남자는 일명 [무한탄창]이라고 불리는 능력으로 온갖 종류의 마력 총기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수한 능력을 지녔음에도 다혈질인 성격을 주체하지 못해 팀원들과 불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한건수가 그렇게 빈정거리자 테이블 옆에 앉아 있던 또 다른 팀원, 힐러형 헌터 이민호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한건수를 달랬다.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아직 회의 시작까지 15분이나 남았는데, 금방 오겠죠. 다른 분은 몰라도 이사님은 칼같이 시간 지키잖아요.”


이민호. 나이 26세.


반반한 외모 덕분에 광고 촬영도 자주 할 정도의 유명인이지만, 4차례에 걸친 사내 스캔들로 물의를 빚은 이력이 있는 트러블메이커였다. 보통 회사였다면 이미 잘리고도 남을 정도의 문제아였지만, 고효율 광역 치유 마법과 기력 회복 능력을 보유한 덕분에 헌터로서의 입지는 여전히 견고했다.


“하여간 그놈의 이사님, 이사님. 야, 넌 남자라는 새끼가 말이야, 지보다 어린년이 이래라저래라하는데 자존심도 안 상하냐?”


“그래도 귀엽지 않아요? 아직 나이도 어린데 이사 노릇 한다고 저러는 거. 무엇보다 미인이시기도 하고요.”


“와... 하여간 느끼한 새끼 진짜, 나 방금 토 나올 뻔했다. 그래, 씨발. 꼬셔 볼 수 있으면 재주껏 꼬셔보던가. 나는 S급 되면 이 팀 때려 칠란다.”


한건수가 그렇게 진절머리를 치고 있을 무렵, 또 다른 팀원인 탱커형 헌터, 신영성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은혜로운 오후입니다, 여러분. 오늘도 모두 미트라 님의 은혜가 함께하시길.”


“저, 저 사이비 새끼 저거! 야, 너 또 전도하면 대가리에 총 맞는 수가 있다?”


“안심하셔도 됩니다. 미트라 님의 불꽃은 언제나 여러분을 품을 준비가 되어있으니까요.”


"하! 씨발, 하여간 누가 사이비 아니랄까봐."


신영성이 푸근하게 웃으며 자리에 앉자 한건수는 혈압이 올랐는지 뒷목을 잡았다. 이는 한건수가 다혈질인 탓도 있었지만, 이민호는 그 심정을 이해했다.


‘이번에 회의 끝나면 신입한테도 전도하겠네.’


신영성. 나이 27세.

자신이 조로아스터교의 신 미트라의 은총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보호막형 탱커.


헌터 능력이 워낙 초자연적인 현상인 탓에 이를 신의 힘이라고 여기는 이들의 숫자는 적지 않다. 하지만 그중에서는 신의 이름을 빌려서 분란을 일으키는 광신도들이 섞여 있었고, 이는 일반인들에게 종교인 헌터에 관한 인식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계기가 되었다. 설령 아직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더라도, 종교에 심취해 있는 헌터는 언젠가 문제를 일으킬 거라고 여기는 것이다.


“전능하신 미트라여, 영원한 불꽃으로 우릴 구원하소서. 전능하신 미트라여, 영원한 불꽃으로 우릴 구원하소서.”


한건수는 회의실 탁자에서 기도문을 읊는 신영성을 보며 혀를 찼다.


“하여간 저 종교쟁이 새끼. 회의실에서 기도 좀 작작 하라니까. 후...”


신영성에게 해주고 싶은 욕은 많았지만, 이번에도 회사에서 짤리게 되면 5대 길드에서는 더 이상 그를 받아줄 곳이 없었다.


‘S급만 찍으면 이 짓거리도 끝이다. 그때까지만 참자, 참아!’


한건수는 그렇게 울분을 삭이며 시계를 바라봤다. 시곗바늘은 12시 54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저 시곗바늘이 정확히 12시 55분을 가리키는 순간, 민하윤 이사가 회의실에 도착할 게 분명했다.


‘이제 곧이겠군. 5,4,3,2,1.’


한건수가 그렇게 시계를 바라보며 시간을 세자, 시곗바늘이 정확이 12시 55분을 가리키는 것과 함께 민하윤 이사가 신입 헌터와 함께 회의실 입구에 순간이동으로 나타났다.


“은혜로운 오후입니다, 이사님.”


신영성의 인사를 시작으로 민하윤은 다른 팀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신입 헌터는 처음 순간이동을 경험했는지 얼떨떨해하는 눈치였지만, 민하윤은 회의실을 슥 둘러본 뒤 말했다.


“윤성후 헌터님은 오늘 병가로 못 온다고 했으니, 모두 모인 것 같네요.”


민하윤의 말에 한건수는 피식 웃었다.


“그 새끼 또 레이드 뛰러 간 거라니까요. 현실 레이드 말고, 게임 레이드.”


“병가 여부는 인사과에서 관리하는 사항이니, 한건수 헌터님이 신경 쓰실 필요는 없어요. 오늘 훈련에서는 제가 윤성후 헌터님 역할을 대신하면 되니까요. 더 의견 있으신가요?”


민하윤. 국내 유일의 A+급 공간 조작 마법사. 그 능력의 특수성과 유연성 덕분에 탱커, 딜러, 서포터 역할을 모두 맡을 수 있는 올라운더로 유명한 S급 헌터였다. 이토록 유능하신 상사님께서 스스로 2인분을 하시겠다는데, 부하직원이 굳이 이의를 제기할 이유는 없었다.


“예이, 예이. 그렇게 해주시면 저희야 좋죠. 그러면, 저 친구가 막내 맞죠?”


그러자 민하윤은 고개를 끄덕였고, 새로 온 신입 헌터는 다시 한 번 인사를 한 뒤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새로 입사한 전기남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기남은 인사를 끝낸 뒤 빈자리에 앉았고, 팀원이 모두 자리에 앉은 것을 확인한 민하윤은 브리핑을 시작했다.


“지금부터 신도림에 출몰한 S급 던전 , [그을린 탑]에 대한 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이제 일주일도 안 남은 만큼, 다들 집중해서 들어주세요.”


그렇게 그들은 일주일간 S급 던전에 들어가기 위한 회의와 훈련을 마쳤고,

모든 준비가 끝난 다음에는 신도림에 출몰한 S급 던전에 진입했다.


작가의말

다음 편부터 S급 던전에 들어갑니다.

2월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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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코인 던전(2) +5 20.01.27 2,745 48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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