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조경해 님의 서재입니다.

제우스의 EX급 헌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조경해
작품등록일 :
2020.01.27 16:51
최근연재일 :
2020.02.29 21:15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61,688
추천수 :
1,406
글자수 :
213,233

작성
20.02.02 18:15
조회
1,833
추천
43
글자
17쪽

S급 던전, 그을린 탑

DUMMY

“...그러면 그 윤성후 헌터란 선배님은 오늘도 못 오는 거예요?”


기남의 말이 민하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인사팀이 확인했는데, 집안 문제 때문에 팀에서 나가기로 하셨대요. 윤성후 헌터님이 4대 독자 출신이라, 집안에서 반대가 심했나 봐요. S급 던전에 들어가는 게 워낙 위험한 일이니까.”


그러자 그 말을 들은 한건수가 투덜거렸다.


“나 참, 그럴 거면 처음부터 지원하질 말던가. 괜히 시간 낭비만 하게하네.”


S급 던전에 진입하기로 예정된 당일.


신도림에 나타난 던전의 입구에서 진입 준비를 하던 팀원들은 오늘 오지 않은 헌터에 대해 얘기하며 장비를 점검받고 있었다.


“너무 뭐라고 하지 마세요. 성후도 사정이 있어서 그런 것 같으니까. 4대 독자라고 하더라고요. 위험한 일은 못 시키게 막은 거겠죠. 그렇죠, 이사님?”


부드럽게 미소짓는 이민호의 말에 민하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쩔 수 없죠. S급 이상 헌터에게도 위험한 일이긴 하니까요.”


“던전 진입 준비 끝났습니다! 입장 1분 전!”


안전 검사를 맡은 직원의 말이 끝나자 팀원들은 각자 자신의 장비를 챙겼다.


민하윤은 접이식 마술지팡이, 한건수는 다용도 마력 발사 기관총, 이민호와 신영성은 체력 보충용 물약과 보조무장인 마력 권총, 기남은 특수 제작된 근접전용 야구 배트로 무장했다.


“지금부터 42차 S급 던전, 임시 던전 명 [그을린 탑]에 진입합니다. 다들 저번 던전에서 연습했던 대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겨주세요. 돌아올 수만 있으면, 다시 도전할 수 있으니까요.”


민하윤은 말을 끝낸 뒤 앞장서서 던전에 진입했고, 그 뒤를 이어서 다른 팀원들이 던전에 진입하면서 S급 던전 공략이 시작되었다.


*


S급 던전 [그을린 탑]


그을린 색깔의 대리석 타일이 지평선 끝까지 펼쳐진 필드형 던전.


그 중심에는 체스말 룩(Rook) 모양의 탑이 하나 있었고, 그 주변을 까맣게 그을린 갑옷을 입은 인형 병사, 인형 기병, 인형 사제들이 지키고 있었다.


갑옷으로 중무장한 인형 병사들의 키는 거의 2M는 되어보였고, 인형 기병들은 대리석 군마까지 타고 있는 탓에 거의 4M에 가까울 정도의 거구를 자랑했다.


그리고 이들이 비하면 숫자는 극소수에 불과했지만, 하나하나가 A+ 급 마법사나 다름없는 수준의 마력을 지닌 인형 사제들의 숫자가 무려 백이 넘었다.


얼핏 봐도 수천은 넘어보이는 이 대군을 상대한다는 것은 한 나라를 상대한다는 것과 다름없었다.


게다가 이 대군은 지휘관 없이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전쟁 기계들이었다.


*


인형의 대군은 침입자를 발견하자마자 별도의 구령이나 신호도 없이 돌격했다.


지휘관이 없더라도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침묵의 군대.


이들이 일제히 뛰어들자 지축을 울리는 소리가 던전에 울려 퍼졌다.


그들의 돌격을 지켜보던 기남은 속으로 S급 던전에 대해 평가를 내렸다.


‘괜히 S급이 아니긴 하네. A급이랑은 확실히 달라.’


인형 기병의 돌격속도는 스포츠카와 비교해야 할 정도로 맹렬했고, 이를 뒤따르는 인형 병사들은 방패를 앞세우며 선발대를 포위했다. 여기에 더해 사제들이 가속 주문, 방어 주문을 시전하거나 마력으로 만들어낸 창을 던지면서 이들을 지원했다.


평범한 A+급 선발대 정도는 물량만으로도 간단하게 압도할 수 있는 수준의 군대가 조직력까지 갖춘 셈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상대해야 했던 건 A+급 이상 파티 중에서도 국내 최상위권의 실력자만 모인 파이브스타 길드의 선발대였다.


기남이 번개의 창을 한 번 던지자 선봉을 맡던 인형 기병의 7할이 증발했다.


그리고 번개의 창에서 살아남은 잔당들은 한건수가 무한 탄창 능력을 앞세워 처치했다.


또한 인형 사제들이 원거리 공격, 보호막들을 펼치려 하면 순간이동 능력을 지닌 민하윤이 후열로 이동해 인형 사제들을 암살했다.


그럼에도 어느 정도 접근한 적들이 전력을 다해 창등의 투척 무기를 던지면, 그 창은 신영성이 펼친 보호막에 튕겨나갔다.


마지막으로 이 과정에서 팀원들이 소모한 기력은 이민호가 능력을 발동해 보충하자, 수천이 넘던 인형의 대군이 제대로 된 타격도 주지 못한 채 전멸했다.


‘확실히 안정적이긴 해. 내가 그냥 대충 번개만 쏴줘도 안정적으로 굴러가니까.’


신참인 기남이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이 선발대는 균형 잡혀있었다. 만약 기남이 이 팀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한건수의 무한 탄창 능력과 민하윤의 순간이동이 있다면 이 정도 수준의 물량을 정리하는 것도 시간문제에 불과했으니까.


하지만 그런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그는 이 선발대를 그다지 마음에 들어할 수 없었다.


‘그래도 내가 혼자 행동하는 게 훨씬 빠르니까.’


탱커와 힐러가 없어도 전투기 수준의 기동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남의 입장에서는 이 선발대의 진행속도가 족쇄처럼 느껴졌다.


팀원들이 휘말릴 수 있기 때문에 화력을 조절해야했고, 신영성의 보호막을 받기 위해서는 기동성을 제약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발대의 리더인 민하윤은 공간이동 능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신중하게 진행할 것을 강조했다.


“다들 방심하지 마세요. 전기남 헌터님이랑 한건수 헌터님 덕분에 화력전은 유리해도, S급 던전에서는 어떤 변수가 나올지 모르는 거니까요.”


느리지만, 확실하게.


그것이 민하윤이 던전을 진행하는 방식이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팀원은 기남 말고도 더 있었다.


***


민하윤의 말이 끝나자 한건수는 속으로 불평을 늘어놓았다.


‘역시 계집애가 대장 노릇을 하니까 답답하게 진행하네. 나였으면 저 탑부터 부숴버리고 시작했을 텐데.’


한건수는 처음부터 민하윤의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물론 민하윤은 벌써 7번이나 S급 던전을 공략한 경력자였다.


하지만 그 뒷배경에 길드 마스터 오태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한건수는 내심 그녀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현재 국내에 5명밖에 없는 SS급 헌터 중 한명인 오태성 사장.


국내 유일의 SSS급 헌터였던 서창현 헌터가 부산의 EX급 던전에서 실종된 지금, SS급 헌터인 오태성과 다른 SS급 헌터들은 한국 헌터 업계의 정점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런 오태성이 현역이었던 시절부터 직접 키웠다는 인재인 민하윤이 S급 헌터가 되지 못한다면 사실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오죽하면 그녀가 과분할 정도의 총애를 받자 성상납이라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뒷소문까지 돌 정도였으니까.


진실이 어찌 됐든, 한건수는 젊은 나이에 고속 승진을 한 민하윤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디 한 번 꼬투리만 잡혀봐. 그럼 나보다 어린년이 상사 노릇을 하는 꼴은 안 봐도 되니까.’


그렇게 한건수가 속으로 야심을 불태우고 있을 때, 첨탑의 입구에서 신입으로 온 막내 헌터 전기남이 뜻밖의 제안을 제시했다.


“이사님, 우리 그냥 순간이동으로 첨탑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식으로 진행하는 거 어때요?”


권위와 위계질서를 중요시하는 리더였다면 막내 따위가 하는 오더 따위는 가볍게 무시했을 테지만, 민하윤 이사는 그럴 인물이 못됐다. 실력이 뛰어난 덕분에 금방 이사 자리에 오르긴 했지만, 그 직책 자체에 부담을 느끼며 싫증을 내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첩탑에 어떤 장치가 있는지 알 수 없는 이상, 함부로 순간이동을 쓰는 건 지양해야 해요. 잘못하면 순간이동을 하는 순간 랭크 업이 진행될 수도 있으니까요.”


[랭크 업]


던전에 숨겨진 장치가 작동하면서 히든 보스가 등장하거나, 보스 몬스터의 마력 자체가 한 단계 더 상승하는 현상.


이곳이 A급 이하의 던전이었다면 랭크 업이 일어나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지만, S급 던전에서 랭크 업이 일어난다면 던전의 등급이 SS급 이상으로 상승하게 된다.


확률은 낮지만, 발생하면 S급 선발대마저 전멸할 위험이 있는 최악의 함정.


이 현상 하나만으로도 이미 수차례 S급 던전을 공략한 S급 헌터들마저 S급 던전에 들어가길 주저할 이유는 충분했다.


“위험하면 바로 튀면 되죠. 이사님 순간이동이 국내 최고라고 들었는데, 괜찮지 않아요? 게다가 여기 다들 A+급 이상만 모였는데, 던전 탈출도 힘으로 밀어붙일 수 있고요.”


막내 헌터의 당돌한 발언에 한건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래, 이거지! 잘 되면 좋은 거고, 망해도 책임은 민하윤이 지면 되니까!’


던전에서 일어난 사건사고는 리더가 책임을 지는 게 원칙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 신입의 말대로 랭크 업이 일어나 던전의 난이도가 SS급 이상으로 상승한다면 민하윤 이사의 책임지고, 랭크 업이 일어나지 않아 순조롭게 공략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이득이었다. 계산기를 두드리는 작업을 끝낸 한건수는 기남의 발언을 지지했다.


“막내 말 괜찮은데? 사이비랑 민호가 듀오면 무슨 보스가 나와도 탈출 시간은 벌 수 있고, 애초에 우리 이사님 특기가 탈출 마술이라면서? 너희들 생각은 어떠냐?”


보통 던전은 보스몬스터가 입구를 봉쇄하면 강제로 입구를 열기 위해 5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공간이동 능력자인 민하윤이 있다면 입구를 열 필요도 없이 바로 탈출하는 게 가능했다.


그렇기 때문에 민하윤은 지금까지 안전한 방식으로 여러 차례 도전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대응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선발대원을 잃지만 않는다면, 기회는 몇 번이고 있었으니까.


남은 팀원 중 한 명인 신영성이 먼저 말했다.


“미트라님의 불꽃이 함께 하는 이상, 두려움 따위는 없습니다.”


그다음으로 말한 것은 이민호였다.


“저는 이사님 의견에 따를게요. 이사님 생각은 어떠세요?”


그러자 민하윤은 잠시 생각에 잠긴 뒤 결정을 내렸다.


“여러분들의 의견이 그렇다면, 윗 층에서 내려오는 쪽도 괜찮아 보이네요. 대부분의 함정은 아래에서 올라오는 적을 상대하는 데 특화돼있으니까요.”


민하윤은 지팡이를 꺼내며 말했다.


“다들 가만히 계세요. 지금부터 탑의 꼭대기로 이동합니다. 신영성 헌터님은 도착하자마자 바로 보호막을 펼쳐주세요. 기습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알겠습니다. 미트라님의 은혜가 함께하길.”


신영성의 말이 끝나자 민하윤은 마술지팡이를 가볍게 휘둘렀다. 그러자 선발대원들은 순식간에 탑의 꼭대기에 도착했고, 신영성은 도착하자마자 보호막을 펼쳤다.


“전능하신 미트라여, 영원한 불꽃으로 우릴 구원하소서!”


신영성의 보호막이 은은하게 빛나며 펼쳐지자, 팀원들은 조심스럽게 탑 꼭대기의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이 룩 모양의 탑 꼭대기에는 함정도, 기습도 없었다. 눈에 띄는 것은 하얀색 의자에 앉아 잠들어 있는, 백색 갑옷을 입고 하얀 왕관을 쓴 인형뿐이었다.


하얀 왕관을 쓴 백색 갑옷의 인형은 침입자를 확인하더니 의자에서 일어나 입을 열었다.


“돌아가라, 침입자여. 여왕을 깨워선 안 된다.”


왕관을 쓴 인형이 말을 하자 이민호는 마력 측정기를 꺼내 하얀색 인형에게서 나오는 마력을 측정했다.


“S급 보스의 마력이에요, 이사님. 여기가 체스판이면, 저게 킹인 것 같은데요?”


침입자가 돌아갈 생각이 없어 보이자 하얀색 킹은 지휘용 검을 소환해 겨눴다.


“돌아가라, 마지막 경고다.”


하얀색 킹이 공격 태세를 취하자, 민하윤은 지팡이를 휘둘러 공간 조작 마법을 발동시켰다.


헌터는 어디까지나 사냥꾼일 뿐, 신사와는 거리가 먼 직업이었다. 그러니 상대가 무슨 수를 쓸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기다려줄 이유는 없었다.


“체크.”


체스에서 킹을 몰아넣을 때 쓰는 말을 신호로, 공간이 일그러지기 시작하며 하얀색 킹의 몸이 순식간에 썰려나갔다.


공간 조작 마법을 응용해 원거리에서 상대방을 조각내는 암살 기술.


마법으로 저항하는 게 아닌 이상, 이 공격은 S급 보스 몬스터인 하얀색 킹마저 물리적으로 방어할 방법이 없었다. 결국 하얀색 킹은 별다른 저항도 못한 채 수백 조각으로 분해됐다.


몸이 분해된 킹의 몸에서 하얀색 코어가 뚝 떨어졌다. 이는 하얀색 킹이 처치됐다는 증거였다. 민하윤은 다시 지팡이를 휘둘러 코어를 손에 쥔 뒤 말했다.


“킹은 잡았지만, 아직 던전은 그대로네요.”


보스가 죽으면 던전은 천천히 붕괴된다. 하지만 이 던전은 킹이 죽었음에도 여전히 무너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남은 가능성은 두 가지였다.


하얀색 킹이 보스가 아니었거나, 또 다른 보스가 숨겨져 있거나.


“...이사님, 마력 수치가 오르고 있습니다. SS급 이상이에요. 랭크 업 현상입니다.”


이민호의 보고에 민하윤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 보면 체스 기물처럼 생긴 몬스터가 나오는 던전인데, 퀸이 안 보이긴 했지.’


섣불리 체크 메이트를 외치지 않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며, 민하윤은 곧바로 지시를 내렸다.


“처음부터 이런 구조였나 보네요. 다른 5대 길드에 지원 요청을 해야겠어요. 필요하면 미국이나 일본에도 손을 빌려야죠,”


그렇게 민하윤이 퇴각 준비를 하기 위해 지팡이를 움직이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기남은 그녀의 지팡이를 잡으며 말렸다.


“그러면 늦을 수도 있어요. 지금까진 저 킹이 진짜 보스를 봉인하고 있던 것 같은데, 지금부터 SS급 던전 이상의 속도로 침식이 시작되면, 신도림도 부산처럼 되지 말란 법은 없잖아요. 가뜩이나 유동인구도 많은데, 인명피해는 무조건 나올걸요?”


기남의 말이 끝나자 다른 선발대원들은 잠시 침묵했다. 그들 역시 부산이 어떻게 됐는지 떠올렸기 때문이다.


S급으로 시작해 SS급으로, 나중에는 아예 EX급으로 성장한 유일무이한 던전.


피를 퍼트리는 영생의 군주가 지배하는, 혈귀의 도시 부산.


국내 유일의 SSS급 헌터였던 서창현과 동료들의 희생 덕분에 던전의 침식은 멈췄지만, 여전히 부산의 시가지는 던전에 침식된 채로 남아있었다.


지금은 5대 길드 중 하나인 ‘사람인 길드’가 관리하는 덕분에 침식이 더 진행될 걱정은 줄었지만, 던전은 여전히 남아있었기 때문에 부산은 유령도시 신세였다.


그리고 3년 전, 서창현의 선발대에 수송 담당 서포터로 참여했던 민하윤은 누구보다도 부산의 참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 중 하나였다.


그곳에서 최고의 헌터가 희생하지 않았더라면 이 나라는 그대로 던전에 침식됐을지도 몰랐다.


부산의 생존자 중 하나였던 민하윤은 침묵을 깨기 위해 입을 열었다.


“그런 일은 없어야죠. 우리 길드의 모든 것을 동원해서라도, 그런 일은 없어야죠.”


민하윤이 그렇게 말하자 기남은 곧바로 대답했다.


“그러면 초동조치 한번 깔끔하게 해 보죠. 까짓거 여기서 보스 잡으면 끝 아니에요?”


이제 막 헌터가 된 막내의 말에 다른 팀원들은 어처구니없어했다.


SS급 헌터 5명이 모두 모여도 승패를 장담할 수 없는 게 SS급 던전이다.


그런 던전을 헌터가 된 지 1달도 채 되지 않은 풋내기가 공략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이다.



“미친... 야! 제정신이야?”


가장 처음 반발한 것은 한건수였다. 애초에 던전의 랭크 업을 내심 기대했던 몸이지만, 그걸 자신들이 직접 해결할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다. 한건수가 반대 의사를 내비치자 신영성 역시 한마디 거들었다.


“미트라께서도 불나방이 되는 것은 원하지 않으십니다. 무의미한 희생은 덧없는 것이지요.”


신의 뜻에 목숨마저 버릴 수 있는 종교인도 고개를 저었다. 이후 힐러인 이민호 역시 말했다.


“기남 씨, 어떤 심정인지는 이해하는데, 굳이 지금 무리할 필요는 없어요. 이미 부산에서 그런 일이 있었던 만큼, 이번에는 지원이 늦지 않을 테니까요.”


팀원들이 말하는 사이에도 던전은 금방이라도 보스 몬스터가 나올 것처럼 요동치고 있었다.


다른 팀원들의 의견을 모두 수렴한 민하윤은 곧바로 결정을 내렸다.


“일단 지원 요청부터 할게요. 그리고 던전에 남길 희망하는 분들은 손 들어주세요. 손들지 않은 분들은 모두 내보내 드릴게요.”


투표 결과는 금방 결정되었다.

나가는 쪽이 세 명, 남는 쪽이 한 명.


투표가 끝나자 민하윤은 지시를 내렸다.


“먼저 나가서 사장님께 연락하세요. 저희도 곧 나갈게요.”


민하윤은 세 명의 헌터에게 지원 요청을 맡기며 그들을 던전 밖으로 내보냈다. 그리고 잠시 후, 탑 위에서 여왕처럼 보이는 인형이 형태를 갖추는 모습이 눈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민하윤은 그을린 검정 드레스를 입은 여왕 인형을 보면서 기남에게 말했다.


“최고의 헌터가 될 거라고 면접 때 말했다는 거, 인사팀한테 전해 들었어요. 그 실력, 여기서 한 번 보여줘 봐요. 기준 미달인 것 같으면 바로 탈출시킬 거니까.”


그러자 기남은 번개의 창을 만들며 대답했다.


“빨리 끝낼 테니까, 연봉 올릴 준비나 해 주세요. 이번에 몸값 좀 많이 오를 테니까.”


여왕이 형태를 갖춘 순간, 번개의 창이 기남의 손을 떠나 하늘을 갈랐다.


작가의말

체스에서는 다 이긴 상황이어도 킹은 쓰러뜨리지 않는 게 매너라고 하네요.

하여간 혐터들 인성 수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제우스의 EX급 헌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 그을린 퀸 +10 20.02.03 1,781 42 14쪽
» S급 던전, 그을린 탑 +7 20.02.02 1,834 43 17쪽
9 S급 던전 진입 준비 +6 20.02.01 1,902 41 13쪽
8 최강, 최속의 일격 +7 20.01.31 2,085 44 16쪽
7 마지막 신탁 +5 20.01.30 2,212 50 15쪽
6 EX급 능력 +5 20.01.29 2,419 51 13쪽
5 한 끗에 5억을 벌어? +11 20.01.28 2,482 55 15쪽
4 코인 던전(2) +5 20.01.27 2,748 48 17쪽
3 코인 던전 +4 20.01.27 3,204 60 16쪽
2 제우스의 창이 되다 +4 20.01.27 3,914 76 14쪽
1 프롤로그 +10 20.01.27 4,548 65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