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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71 님의 서재입니다.

고양이 성향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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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71
작품등록일 :
2018.06.12 16:31
최근연재일 :
2018.06.22 19:15
연재수 :
6 회
조회수 :
270
추천수 :
8
글자수 :
11,423

작성
18.06.22 19:15
조회
40
추천
2
글자
4쪽

6. 열려.. 있네

DUMMY

고양이 사료 푸대를 짊어지고, 우유 투입구가 뚫려 있는 현관문 앞에서 JJ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벨을 눌렀다. 밤이라고 하면, 몇 시쯤을 말하는 걸까··· 내일 밤에 오라니, 아무려나 당돌하기 짝이 없는 아가씨였다. 어디 그 뿐인가? 한밤중에 낯선 사내를 집에 들이는 것도, 지저분하다는 표현이 부족한 거실과 낡지만 편안한 소파, 그리고 쟈스민 차와 고양이들··· JJ는 문 앞에 서서 그런 것들을 떠올리고 있었다. 기척이 없었다. 한동안 기다렸다가 JJ는 다시 벨을 눌렀다. 아무도 없나? 그러고 보니, 시간이 좀 애매하긴 했다. 여덟 시는 저녁이라고 하기엔 좀 늦었고, 밤이라고 하기엔 좀 이른 시각이니까.

막 돌아서려다가 무심결에 문고리를 잡아 틀어보았다. 어라? 저항없이 현관문이 열렸다. JJ는 잠시 망설이다가 이내 현관으로 들어섰다. 냐아옹~ 지니가 거실 저편에서 제집인양 걸어나와서 JJ를 반겼다. JJ는 푸대자루를 내려놓았다. 어깨가 한결 가벼워졌다. 지니는 으레 JJ를 알아보고는 배를 보이며 아양을 떨었다. JJ의 손이 저절로 지니의 아랫배를 더듬었다. 그리고,

“오셨어요? 씻느라고 오신 걸 몰랐네요.”

그녀는 젖은 머리에 샤워타월을 두른 채로 나타났다.

“아, 예··· 문이 열려 있어서.”

JJ는 시선을 얼른 지니에게로 돌렸다. 도대체가··· 그나마 조명이 꺼져 있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저 씻는 동안에 오실까봐, 열어뒀어요. 들어오세요. 저는 옷 좀 입고 나올게요.”

“아닙니다. 사료를 전달했으니까, 전 그만···”

“호호, 설마 이걸로 끝이라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시죠? 일단 들어오세요. 현관문 닫으시고요.”

그녀가 JJ의 옷 소매를 잡아당겼다. 덕분에 그녀의 겨드랑이에 끼워놓은 타올이 하마터면 풀어질 뻔했다. 간밤에 그녀 뒤를 배낭을 매고 따라왔던 JJ는, 이번에도 그녀의 위태로운 겨드랑이를 힐끔힐끔 살피며 쭈뼛쭈뼛 집안으로 들어섰다. 거실의 불을 켜자, 그녀의 젖은 머리와 하얀 맨살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녀는 JJ를 가볍게 밀쳐서 소파에 앉혔다. 몸에 걸친 타올이 다시 출렁거렸고, 음란한 중력은 JJ의 눈을 감질나게 희롱했다. 그녀는 여전히 웃음띤 낯빛이었다. 아마도 그녀는 충혈된 JJ의 낯색을 알아차렸을 거였다. 충혈된 것은 물론 낯색만이 아니었을 터였다.

“옷 좀 입고 나올게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그녀의 웃는 낯이 순진무구하게 보였다. JJ는 괜히 부아가 치밀었다. 놀리는건가? 스스럼없는 그녀에게 농락당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 지니는 다시 발치로 다가와 몸을 부볐다. 스스럼없는 JJ의 손이 다시 지니의 목덜미와 부드러운 등을 훌터나갔다. 문이 닫힌 방안에서는 드라이기 모터소리가 힘차게 들려왔고, 충혈된 낯색이 평온을 되찾은 뒤에도 한동안 JJ는 다리를 꼬고 앉아서 곰곰히 그녀의 말을 되씹어 보았다. 설마, 이걸 끝이라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시죠··· 그리고 무언가가 시작되고 있음을 JJ는 막연하게 직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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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풍선들 18.06.13 49 1 3쪽
1 1. 풍선들 18.06.12 61 1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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