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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님의 서재입니다.

주식 천재 김민재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weto0703
작품등록일 :
2021.07.03 19:35
최근연재일 :
2021.08.19 00:30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9,424
추천수 :
237
글자수 :
269,869

작성
21.08.06 20:00
조회
66
추천
4
글자
12쪽

35 화 일촉즉발

DUMMY

민정이는 하던 말을 멈추고는 무언가 생각하는 듯, 어딘가를 응시하더니, 다음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예전에 나 대학교 1학년 때. 비가 정말 많이 온 날이 있었어. 그때,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난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줄 알았어. 내 평생 그렇게 비가 많이 온 날은 그날이 처음이었는데. 그래도 어떻게 해. 버스 타러 가야 하는데.. 집에 가려면. 그래서 그 비를 다 맞고 버스 정류장에 갔는데. 그런데... 버스 정류장에 성식 선배가 있는 거야... 그래서 다른 길로 갔어. 한참을 돌아서 다른 버스 정류소로."


"왜? 다른 버스 정류소로 갔어? 너 성식 선배 좋.. 아니.. 둘 사이가 별로였어?"


"아니... 내가 많이 좋아했거든. 성식 선배를."


"그래... 근데, 왜?"


"날씨가 화창했으면, 아니면, 내가 우산이 있었더라면... 내가 그렇게 비 맞은 쥐 꼴을 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그렇게 초라하지 않았더라면 그랬더라면... 만약 내가 선배한테 당당했더라면..."


갑자기 왜 그날의 이야기를 하는 건지, 민정이가 하고 싶은 말이 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민정아, 그때 이야긴 왜?"


"지금 내 상황이 그래."


"비에 젖은 상황이라는 거야?"


민정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난 도저히 잊을 수가 없어. 그래서... 그래서..."


갑자기 무엇을 잊을 수 없다는 건지. 설마 전남편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지 나로서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그런데.. 민정아, 도대체 그 바이러스 연구랑 그 비에 젖어서 성식 선배를 피해서 다른 정류장으로 갔다는 이야기랑.. 도대체 무슨 관련이 있는 거야?"


"미안해. 민재야. 오늘은 도저히 이야기 못하겠어. 너한테 전부 다 이야기하고 모든 걸 다 버리고 다시 시작하고 싶은데... 난 이미 너무 깊게 연관돼 버렸고, 그리고 나 도저히 잊을 수가 없는 것 같아."


"민정아. 알아듣게 차근차근 말해봐. 설마, 잊을 수 없다는 게 전 남편을 말하는 거야? 아니면, 성식 선배를 말하는 거야? 도대체 무슨 말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 돼."


민정이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뛰쳐나갔다. 내가 잡을 새도 없이. 아니 물론 잡으려면 민정이를 잡을 수 있었겠지만, 나는 민정이를 붙잡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도저히 잊을 수 없는 그것이 무엇인지, 오늘 하려던 이야기가 무엇인지. 만약 내가 그 무엇이 무엇인지 알아버리기라도 했다가, 그 뒷감당을 못할까 봐. 민정이 마음도, 내 마음도.


이상하게도 갑자기 민정이와 함께 도서관에 갔던 그때가 떠올랐다. 그때 민정이와 나는 친구처럼 서로 곁에 있었다. 나는 혹시라도 민정이와 내 사이가 멀어질까 민정이에게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있을 때였다. 내가 고민하던 사이에 민정이에게 1년 선배였던 창수 선배가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던 우리를 보고 민정이를 불러냈었다. 나는 민정이 몰래 따라 나갔고, 민정이와 창수 선배를 멀리서 지켜봤다.


"나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볼게. 너 혹시, 민재랑 사귀고 있니?"


"네?"


"민재랑 너. 자주 같이 붙어 다닌다고."


"친한 친구 사이 인건 맞는데.. 사귀는 사이는"


"아니라는 거지? 됐어. 그럼 나 간다."


"네."


창수 선배가 가고 민정이가 돌아서 도서관 쪽으로 걸어오는데 나는 나도 모르게 나무 뒤로 숨었다. 그리고 나무 뒤에서 생각했다. 민정이와 내 사이를. 우리는 아무 사이도 아니다. 나는 한 번도 민정이에게 사귀자고 말한 적이 없었고, 민정이 역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민정이 말대로 우리는 그냥 친구 사이다. 민정이가 창수 선배에게 말한 그대로. 그런데 난 왜 이렇게 화가 나는 걸까?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민정이는 창수 선배를 좋아하는 걸까? 창수 선배 정도면 꽤 괜찮은 남자니까 그럴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창수 선배는 운동이면 운동, 공부면 공부, 얼굴도 잘생겨서 주변에 여자도 많았으니까. 게다가 집안도 좋고. 흠이라면 모든 걸 다 가진 남자라는 게 흠인 남자였다.


내가 봐도 나보단 창수 선배니까. 창수 선배가 민정이한테 고백하면 둘. 바로 사귀겠지? 이런 생각이 들자 나는 민정이와 나 우리 둘 사이에 대해 자신이 없어졌다.


민정이 옆에서 친구라는 이름으로 평생을 함께 하고 싶지만, 만약에 민정이가 창수 선배의 연인이 돼버린다면 나는 사라져야 했다. 이렇게 사라져 버릴 것인가? 아니면 평생 안 볼 각오를 하고라도 민정이에게 고백을 해버릴까? 나는 결국 후자를 선택했고, 우리는 연인이 되었다. 그리고 그때 민정이가 말했었다.


"민재야. 사실 난 네가 고백하기를 고백해 주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 혹시라도 내가 착각한 건 아닐까? 난 수도 없이 생각했어. 학교 앞 벤치에서 처음 본 그날부터 난 우리가 인연이 되게 해달라고 신에게 기도했어. 난 신을 믿지 않지만, 오늘부터 신을 믿기로 했어."


나는 그때 민정이가 했던 그 말이 떠올랐다. 그리고 생각했다. 어쩌면, 우리는 신이 정해준 운명일지도 모른다고.


민정이가 그렇게 가고 하루가 꼬박 지나서 나는 민정이에게 연락했다.


'민정아, 내가 지금 회사 앞으로 갈게. -민재-'


'미안해. 오늘은 일이 바빠서. 내일 만나. 너에게 꼭 해야 할 이야기가 있어. -민정-'


'알겠어. 내일 점심때 회사 앞으로 갈게. -민재-'


나는 민정이를 기다리기로 했다. 내일 민정이를 만나 어떻게 된 일인지 모든 이야기를 듣고 그다음을 생각하기로 했다. 민정이의 뒷이야기가 어떻게 되었든 간에 우리는 분명 잘 될 것이다.


우리는 인연, 아니 운명이니까.


다음날 평소보다 일찍 준비를 마친 나는 11시 30분까지 민정이의 회사 앞으로 갔다. 보통 점심시간은 12시부터 시작하지만, 민정이를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에 나는 평소보다 30분 일찍 도착해 있었다. 차에 앉아 기다리는데 메시지가 왔다.


"민정이인가?"


나는 휴대폰을 들어 메시지를 확인했다.


'위험. 바이러스 확산 중. 회사 실험실 일부 폐쇄. -승욱-'


나는 당장 이승욱에게 전화를 걸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예요?"


"무슨 이야기긴 무슨 이야기예요. 말 그대로에요. 위험하다고요. 바이러스 확산 중이에요. 회사 실험실 일부 폐쇄됐고. 지금 회사 일부 직원을 제외하고는 전부 출근 금지예요. 뭔가 일이 터진 것 같아요. 제가 모르는."


"아직은 그럴 시기 아니잖아요."


"그러게요. 지금 이대로 퍼지면, 1년 가까이 당겨지는 거네요. 그것들 보기까지. 전 앞으로 회사 안 나갈 거예요. 이곳에 있을 거예요. 민재형도 준비하고 있던 계획대로 진행하세요."


"민재형?"


"형 소리 듣고 싶어 했잖아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소원 들어 드리는 거예요."


"지금 그게 중요해요? 민정이는? 지금 민정이는 괜찮은 거예요?"


"민정이 누난 글쎄요. 모르겠네요."


"지금.. 됐어요."


나는 이승욱과 전화를 끊고 민정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민정아. 민정아."


"응. 민재야."


"민정아 너 어디야? 괜찮은 거야?"


"응. 괜찮아. 지금 바로 나갈게."


나는 회사 앞에서 민정이를 기다렸다. 10분쯤 뒤에, 민정이가 커다란 검은색 캐리어를 들고 나왔다. 나는 뛰쳐나가 민정이가 들고 온 캐리어를 차에 싣고 출발했다.


"민정아, 우리 지금 서울 영등포로 갈 거야."


"무슨 소리야?"


"일단 출발할게."


나는 차를 서울 영등포로 차를 몰았다. 바이러스가 시작됐다곤 하지만 아직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서울이었다.


나는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민정이에게 이승욱에게 들었던 모든 이야기를 이야기했다. 그리고 지금 회사 상황에 대해 알고 있었냐고 물었다..


"바이러스가 유출됐다고? 그건 몰랐었어. 어젯밤에 회사에서 연락이 왔었어. 한동안 회사는 재택근무로 전환한다고. 그리고 이사가 내게 따로 연락이 왔었고. 그간 연구했던 자료를 다 챙겨서 집으로 가 있으라고.


그런데... 민재야. 사실 나 바이러스 관련해서 너한테 이야기하려고 몇 번이나 고민했었어. 그런데."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그런 이야기는 나중에 듣고. 민정아 우리 이제 멀리 가야 할 것 같아."


"하지만 그 바이러스. 너랑 승욱이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심각한 바이러스 아니야. 지금까지 봐온 바로는. 약간의 공격성이 증가되긴 하지만"


"아니야. 그 바이러스로 세상의 종말이 온다고 했어."


"그럴 리가 없잖아. 그 바이러스는 인간에게 새 생명을 줄 거고, 그 바이러스로 인간의 모든 능력치를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우리가 그걸 확인하고 있었던 거였고!"


"물론 그런 인간들도 있겠지. 하지만 일부잖아. 아무튼 우리 이제 섬으로 갈 거야."


"민재야. 잠깐 집에 가서 있으면 다 해결될 거야. 이렇게 걱정 안 해도 돼."


"잘 들어. 그 바이러스가 세상을 망칠 거야. 그리고 우리 계속 여기 있다간 어디에도 못 가고 건물에 숨어 있어야 해. 그놈들을 피해서. 이승욱도 알고 있어. 이 사실을."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거야? 아직 벌어지지도 않은 일을"


"나랑 이승욱은 아니 이승욱은 미래에서 왔으니까."


"뭐? 너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안되겠다. 이승욱도 섬으로 데려가야겠어. 민정아 승욱이한테 전화 좀 해줘"


민정이는 승욱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민정이 누나?"


"응. 승욱아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야? 세상이 망한다니...?"


"이승욱. 나랑 같이 섬으로 가자. 섬에 다 마련해 뒀어. 우리 한동안 섬에서 지내면 돼."


"전 여기에 있을 거예요. 여기서 실험도 해야 하고."


"민정이가 이제까지 연구했던 거 가지고 회사에서 나왔어. 이 자료 보면서 연구하면 되잖아."


"여기에 있는 현미경이며, 컴퓨터는요? 그리고 섬이라고요? 거기에 먹을 거는 충분해요? 컴퓨터는 있어요? 통신은 돼요?"


"다 돼. 중요한 자료는 지금 얼른 백업해서 챙겨오고, 현미경은 꼭 필요한 거만 일단 챙겨서 나와. 가자. 섬으로. 육지로 왔다 갔다 할 수도 있게 요트랑 헬기도 준비해뒀어."


"요트? 그리고 헬기? 이 형 진짜 대단한 형이네. 돈이 많으니까 별걸 다 준비했네. 음..."


이승욱은 고민하는 듯했다. 나는 큰 소리로 이승욱에게 말했다.


"지금 고민할 시간 없어! 바이러스 다 퍼졌다며?"


"민정이 누나가 관련 자료 다 갖고 있는 거 확실한 거죠?"


"민정아? 다 갖고 나온 거지?"


"이제까지 한 실험 결과는 모두 다.. 승욱이 넌 얼마나 알고 있는 거야?"


"글쎄요. 누나 보다 조금 더? 아무튼, 그럼 전 짐 챙겨서 어디로 가요?"


"서울 마리나 주차장 찍고 와. 1시간 뒤에 거기 주차장에서 봐."


"알겠어요."


전화를 끊고 나는 서울 마리나 주차장으로 차를 몰았다.


"마리나 주차장은 왜? 아까 영등포구로 간다며? 그리고 섬은 뭐야?"


"거기가 거기야. 우리 거기서 요트 탈 거야. 요트 타고 섬에 갈 거고."


"정말 이렇게까지 할 필요 없다니까.. 괜찮아."


민정이가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갑자기 왠 남자가 차로 뛰어들었다. 그 남자는 차에 탄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아니, 노려보고 있는 건지 초점이 없어서 알 수는 없었지만 우리를 보고 있는 건 확실했다. 그 남자는 광견병에 걸린 개처럼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고, 손을 모아 차의 앞 범퍼를 내리쳤다. 그러고는 차의 앞 보닛 부분을 다시 힘껏 내리쳤다. 나는 차의 엑셀을 내리밟았다.


퍽.


퍽 소리와 함께 그 남자는 보이지 않았고, 나는 무작정 달렸다. 마리나 주차장으로.


"민재야! 우리 사람 쳤어. 그런데.. 저 남자 사람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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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0 화 어쩌면 해피엔딩일 수도 I 21.08.11 65 4 12쪽
40 39 화 소식 21.08.10 61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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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7 화 절망 21.08.08 60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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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1 화 새로운 소식 21.08.02 65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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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9 화 드러나는 진실 I 21.07.31 74 3 12쪽
29 28 화 새로운 사실들 21.07.30 70 4 12쪽
28 27 화 진심 21.07.29 72 4 12쪽
27 26 화 만남 21.07.28 75 4 11쪽
26 25 화 주최 측의 농간 21.07.27 80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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