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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벤 님의 서재입니다.

밤의 왕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헤르벤
그림/삽화
@L280_V6ER1
작품등록일 :
2019.04.02 00:09
최근연재일 :
2020.05.11 17:29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6,828
추천수 :
56
글자수 :
581,379

작성
20.01.04 02:28
조회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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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그 악마의 과거(6)

DUMMY

다음날 꿈에도 그녀가 나왔다. 그녀의 정수리에서 느껴지던 향수,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으며 맡았던 그녀 특유의 살 내음, 그녀가 알려줬던 사랑의 기술과 그 수많은 키스가 꿈속에서 그의 마음을 꽉 채웠다가, 그녀가 풍겨오던 향처럼 덧없이 흩어졌다. 카블은 여전히 어안이 벙벙한 채 나사 빠진 눈으로 아침을 먹었다.


“그제는 왜 늦게, 아니지. 왜 집에 안 들어왔던 거야?”


꼬마 라반은 태엽 인형처럼 어색한 동작으로 숟가락을 뜨는 형을 위아래로 훑었다. 라반의 물음은 형이 그에게 늘어놓는 신경질적인 잔소리나 훈계 따위와는 거리가 있었으며, 냉혈한의 인간적인 면모라도 발견한 박애주의자처럼 신이 난 쪽이었다. 카블이 동생의 질문에 조금 늦게 반응하며 고개를 들자 라반은 이제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역시 그거네, 그거야! 사랑에 빠진 거야! 드디어 저 구두쇠가 사랑에 빠졌다고!”


동네방네 자랑할 작정으로 발을 동동 굴리던 라반은 한 숱 더 떠 제 심증의 증거물을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초록 드레스가 어울리는 작은 누나와 말이야!”


동생의 말에 주책맞게 귓불을 붉히던 카블은 카밀라가 돌려보낸 옷을 보곤 얼굴을 굳혔다. 그 옷을 재빨리 동생의 손아귀에서 갈취한 카블이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아니야, 그런 거. 특히 그 옷은 아무 상관도 없거든.”


한 줌에 잡히는 옷은 그의 기억보다 작고 바느질이 형편없었으며, 어깨선을 따라 장식된 금빛 천은 화사하다기보단 촌스럽게 보였다.


“그땐 예뻐 보였는데.”


촛불 아래에서 옷을 내려다보던 카블은 홀로 중얼댔다.


‘참 잘 어울렸었단 말이야.’


요정 같던 꼬맹이가 그의 머릿속을 핑그르르 돌자 저도 모르게 웃던 카블은 그녀의 마지막 얼굴이 떠올라 괜히 마음이 무거워졌다. 구김 없이 다려진 옷을 몇 번 쥐었다 펴던 그는 결국 소녀에게 이 옷을 선물해야겠다는 쪽으로 마음을 정하고 나서야 즐겁게 식사를 이어갈 수 있었다. 소녀에 대한 작은 애정을 인정하는 대신, 오작교 역할에 대한 답례일 뿐이라며 자신을 납득시키니 마음이 이보다 편할 수 없었다.


소녀에 대한 인상이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마냥 부정적이지만은 않음을 카블 역시 인정했다. 그는 이젠 그 철부지 공주님의 맑은 성격과 솔직함에 대해 면역이 생겼으며 문뜩 카타리나와는 달리 카밀라야말로 동화 속을 찢고 나온 공주 같다는 관대한 호평까지 할 수 있었다.


그녀는 오만하기보다는 소탈했고, 위선자보다는 다정하고 활기찬 아이에 불과했다. 그녀와 함께하는 시간이 이젠 그 전처럼 어색하진 않을 것 같았다. 그녀와 함께 있으면 서로 맞는 부분이 없는데도 기이하게도 재밌었고, 오랜 친구를 만난 듯 편안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 티 없이 밝기만 한 인광에 대해 거리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나이 차이가 제법 나며 그가 그녀보다 머리통이 두 개쯤은 더 있는 그런 외적인 부분을 제하고도 그들은 너무 달랐다. 태생부터가 달랐고, 인생의 장르가 달랐다. 씁쓸하게도 사는 세계 자체가 다르달까?


카블이 그녀의 별채에 도착했을 때, 궤짝을 옮기는 일꾼들 몇 명이 보였다. 황녀의 행방을 캐물으려 그가 그들 주위를 서성이자, 일전에 얼굴을 본 기억이 있는 황실 시녀가 막내 황녀가 다인 왕국으로 떠났다고 귀띔을 줬다.


“이곳에서 계속 머무시는 거 아니었나요?”

“낸들 황녀님 뜻을 어찌 알겠어요?”


분명 고위귀족의 영애일 그녀는 퍽 괜찮은 직장을 잃게 된 것이 불만인지 카블의 반문에 퉁명스럽게 대꾸하곤 사라졌다. 그녀와 대화를 마친 카블은 어딘가 꺼림칙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는데, 아무래도 시녀의 말투가 무례했기 때문인 듯했다.


본래는 옷만 돌려주고 곧장 출근할 예정이었던 카블은 이곳과 카타리나의 방이 그리 멀지 않다는 생각에 그녀를 만나는 쪽으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어깨가 떡 벌어진 카타리나의 전담 시녀는 머리가 덥수룩한 카블을 보며 부랑자나 한량을 보는 듯 경계했다. 그에게 쏟아지는 따가운 시선에도 카블이 꿋꿋이 제 이름을 대며 카타리나를 불러 달라고 청하자, 그녀들은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닌지 뒤돌아서며 그를 쏘아보았다.


그녀와 자신이 연인관계라고 생각한 카블은 그런 그들의 태도가 약간 불만스럽기도 했는데 또 한편으로는 그것이 그 혼자만의 착각이며 그가 벌 건 대낮에 그녀를 만나러 온 게 주제넘은 짓은 아닌가 하는 노파심이 들었다. 그 황홀했던 밤을 그녀는 단순한 유흥거리나 홧김에 저지른 실수라고 여길지도 몰랐다. 그리 생각하니 카블은 마음이 미어짐과 동시에 카타리나가 닿을 수 없는 신기루처럼 느껴져 견딜 수가 없었다.


그녀가 곧장 나오지 않자 카블은 초조하게 내원을 거닐며 갖은 망상과 걱정에 사로잡혔다. 그녀는 이미 그제 밤의 일을 잊었으며, 그렇지 않았어도 자신이 늦게 찾아온 바람에 그녀의 마음이 완전히 돌아섰을 것이란 비관적인 결론에 도달했을 때 그녀가 마침 나와 그에게 손짓했다. 그녀의 등장에 그의 머리를 복잡하게 둘러싸던 염려들은 금세 녹아내렸다. 깊이가 얕아서 약간 우아하고 여유로워 보이는 미소를 지은 그녀를 보며 카블은, 그녀가 공주보다는 여왕 자리에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어쩐 일이야?”


그런 감성도 잠시 그녀의 말에 카블은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좀체 수줍음이 사라지지 않는 카블이 대꾸하길 머뭇대자 그녀가 그쪽으로 손을 뻗어 콧대를 덮는 앞머리를 쓸어넘겼다.


“그......생각나서 들렀어.”

“넌 이게 훨씬 잘 어울리는데.”


그녀가 카블의 맨 얼굴을 마주한 채 말하자, 카블은 그날 밤의 일이 떠올라 순간 얼굴을 붉혔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녀의 손길이 짧게 떨어지며 그의 머리카락이 시야 위로 내려왔다.


“곧 선약이 있어서 따로 시간은 못 내줄 것 같아, 카블. 다음에 보자, 우리.”

“아, 나도 잠깐 들른 거야. 근데 다음이라면?”


‘언제?’ 카블은 뒷말을 삼키며 자신이 약간 질척거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 말에 카타리나는 자비를 베푸는 선량한 군주처럼 말했다.


“흠.......주말 오후에, 그때 그 펌에서 보는 건 어떨까?”


그 말에 카블은 신난 아이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화려하게 차려입은 그녀는 손가락 몇 개를 가볍게 흔들며 그에게 인사를 건넸는데, 한쪽으로 쏠린 그녀의 마지막 미소를 보며 카블은 그녀의 존재와 그들의 관계가 모호하고 낯설게 느껴졌다. 순간이었지만, 기분 나쁜 괴리감이었다.


-


“너 나한테 뭐, 용건 있냐? 왜 자꾸 봐.”


카블은 감시자의 지도에서 시선도 떼지 않은 채 제 옆자리에 앉은 에이든에게 물었다.


“아니, 뭐......좀 달라 보여서. 뭔 바람이 들어서 스타일을 바꿨데?”


카블은 대답할 가치를 못 느끼는지 입을 다문 채 서류 더미로 시선을 돌렸다. 애써 시선을 피해도 그의 주변으로는 달갑지 않은 눈길들이 진득하게 따라붙었다. 사실 같은 사무실 내의 동료들이라면 2분당 한 번꼴로 그를 쳐봤기에 에이든만 질책하는 게 부당하긴 했다. 리나의 말 때문에 충동적으로 앞머리를 쓸어넘긴 카블이었지만, 그들의 시선이 그의 살갗에 닿을 때마다 카블을 머리를 도로 내려버리거나 쥐구멍에 숨고 싶었다. 그는 서류로 얼굴을 가리듯 점점 고개를 떨어뜨리면서도 그 나이를 처먹고도 아직도 그때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이 못내 한심해, 조만간 앞머리를 깔끔히 잘라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익숙하게 마물을 배치할 좌표를 계산하고 정리하던 카블은 우연히 지도에서 검은 말의 표식을 발견하곤 그것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는 홀린 듯 에이든에게 물었다.


“지금 B동에서 수도를 담당하지? 지난주 토요일에......누가 치안담당이었는지 알 수 있으려나?”


카블은 감시자의 지도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로 에이든에게 물었다. 그의 질문에 동료는 우스꽝스러울 만큼 깜짝 놀라며 앉은 자세로 몸을 움찔했다. 그 꼴에 카블은 한쪽 눈을 찌푸렸다.


“그건 왜 묻는 거야? 혹시 무슨 문제라도 있어?”


자세를 고쳐 앉은 에이든은 상체를 카블 쪽으로 돌리며 난감하다는 듯 말했다.


“누군지 먼저 물었어.”


특수 안경을 벗은 카블은 이골이 난다는 듯 피로한 눈을 손바닥으로 꾹꾹 누르며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다.....다이애나.”


카블은 그 말에 두 눈썹을 찡그렸다.


‘아, 걔....그래서 망설였구만.’


그는 그녀에게 대차게 차였다던 에이든의 얘기를 떠올리며 고개를 건성으로 끄덕였다. 그가 자리에서 곧장 일어나자 에이든 역시 벌떡 일어나 그를 막아서는 동작을 취했다.


“도대체 뭐가 문제였는데, 카블!”


나른한 성격이 장점이 된다면 그게 유일한 장점이었던 에이든이 열을 내자 카블은 고개를 설렁설렁 내저으며 말했다.


“그 계집애가 그날 폐쇄한 전시회에 내가 있었거든.”

“그래서 그녀에게 해코지라도 하겠다는 거야? 그건 정당하지 못하지, 카블. 너한텐 이동 스크롤도 있었고 우리 일이란 게 본래 그렇잖아.”


녀석의 결연한 태도에 카블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하나밖에 없는 친구란 놈이 이런 얘기를 듣고도 제 안부는 안중에도 없었다.


“좀 부탁할 게 있어서, 그렇거든. 남자였다면 한 대 때리는 게 덤이었겠지만, 내가 설마 여자를 상대로.....”

“부탁할 게 뭔데? 나한테 말해, B동으로는 내가 갈 테니까.”


에이든이 뻔뻔하게 말했다.


“너.......어디 아프냐?”

“정 갈 거면, 그 머리라도 내리고 가.” 그는 진지하게 그리 말하며 제 손으로 앞머리를 내려뜨리는 시늉을 했다. “너 말이야, 네 존재가 일반인에게 미치는 유해성에 대해 전혀 실감을 못 하나 본데.......”


그가 그리 말하던 찰나에 카블은 틈을 비집고 집무실을 나갔고, 에이든 놈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그를 복도까지 따라왔다. 에이든이 앞장서서 다른 집무실을 가로질러 갔지만, 이곳도 마찬가지로 한 사람에게로 지대한 관심이 쏟아졌다.


“다이안-.”


카블이 에이든의 말머리를 잘랐다. “GR-05, 잠깐 시간 좀 내주지.”


그 부름에 빨간 머리카락에 초록색 눈동자를 가져 산뜻한 느낌의 미녀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그들을 번갈아 보다가 에이든에게 곁눈질을 하며 물었다. “누구?”


“단체로 치매라도 오셨나?”


몇 년을 봐온 동료들한테 자기소개를 다시 하는 것만큼이나 피로한 게 없었다. 카블은 자신을 JK라고 밝히면서 오늘 하루 동안 이 얘기를 스무 번은 넘게 했다는 걸 깨달았다. 지난번의 고생을 떠올린 카블은 그녀의 얼굴에 곧장 주먹을 날리고 싶은 걸 인내했다. 그의 속마음을 모르는 다이애나는 입을 떡 벌린 채 약간의 황홀감에 취해 그를 쳐다보았다. 여전히 그녀에게 미련이 남은 듯한 에이든은 그녀가 침을 안 흘린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여겼다.


-


에이든의 방해로 그녀와 단둘이 휴게실에서 대화하는데 쓸데없이 진땀을 빼야 했다. 다이안이 도중에 참견하지 말라며 그를 직접 쫓아내지 않았다면 녀석은 분명 이곳까지 따라왔을 것이 분명했다. 그녀는 가뜩이나 째져 날카로워 보이는 눈동자를 가늘게 뜨며 카블에게 물었다.


“너 말이야, 창조 술사한테 무슨 시술이라도 받은 거야?”

“헛소리, 난 원래 이렇게 생겼었거든.”


그 말에 그녀는 그를 처음 봤을 때보다 놀라선 물었다.


“그럼 왜 그렇게 음침하게 다녔데? 꼽추처럼 등도 구부리고.”


생각을 거치지 않고 말을 내뱉는 걸 봐선 그녀는 에이든과 꽤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사람의 속을 이쑤시개로 긁어대는 것도 비슷했고 말이다. 카블은 이 불쾌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본론에 들어갔다.


“너 말이야, 며칠 전에 검은 개들을 웬 미술관에 풀었었지?”


그 학살의 현장을 모르는 그녀는 잘도 순진한 눈으로 고개를 끄덕이다가, 카블의 일그러지는 얼굴을 보곤 흥미롭다는 듯 피식 웃었다.


“왜? 네 가족이라도 끌려 들어갔니?”


머리를 곱게 땋고 다니는 다이애나는 제국의 사제가 되려다가 자질 부족으로 감시자가 된 경우였다. 그녀는 신전 시험을 도전하는 얼간이들이 으레 그렇듯 칼럼을 위해선 제 동료도 쉽게 팔아치우고 그걸 정의라 여기는 위안이었는데, 카블은 지나칠 만치 그런 부류를 증오했다. 뒤에서 에이든이 들어가겠다며 노크만 하지 않았다면, 그는 그녀를 한 대 쳤을 것이었다.


“몰수된 작품들이 어디로 보내졌는지만 알려줘, 도둑질까지 따라와 달라곤 안 하니까.”


카블이 상체를 약간 굽힌 채 말하자, 다음 순간 에이든이 카블의 몸을 밀쳐내고 문을 열고 들어왔다.


“싫은데.” 다이안은 저건 무엇하러 데려왔느냐는 속마음을 표정으로 훤히 드러낸 채 오리처럼 입술을 삐죽였다.

“이봐, 네가 해가 될 일도 없잖아. 어차피 곧 소각될 텐데.”

“너 에이든 친구잖아. 저 자식은 재수탱이가 없거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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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그 악마의 과거(11) 20.05.11 52 0 20쪽
103 그 악마의 과거(10) 20.03.05 52 0 11쪽
102 그 악마의 과거(9) 20.02.19 54 0 17쪽
101 그 악마의 과거(8) 20.02.05 50 0 16쪽
100 그 악마의 과거(7) 20.01.20 61 0 13쪽
» 그 악마의 과거(6) 20.01.04 62 0 13쪽
98 그 악마의 과거(5) 19.12.22 60 0 12쪽
97 그 악마의 과거(4) 19.12.01 69 0 12쪽
96 그 악마의 과거(3) 19.11.23 62 0 13쪽
95 그 악마의 과거(2) 19.08.21 72 0 17쪽
94 그 악마의 과거(1) 19.08.14 73 0 16쪽
93 마법사와 주술사(6) 19.08.05 112 0 10쪽
92 마법사와 주술사(5) 19.08.02 61 0 8쪽
91 마법사와 주술사(4) 19.07.30 66 0 7쪽
90 마법사와 주술사(3) 19.07.26 78 0 10쪽
89 마법사와 주술사(2) 19.07.23 73 0 7쪽
88 마법사와 주술사(1) 19.07.19 97 0 10쪽
87 저놈 죽이고 천국가겠습니다.(2) 19.07.16 138 0 11쪽
86 저놈 죽이고 천국가겠습니다.(1) 19.07.13 128 0 9쪽
85 이방인(4) 19.07.09 87 0 7쪽
84 이방인(3) 19.07.05 86 0 8쪽
83 이방인(2) 19.07.02 65 0 8쪽
82 이방인(1) 19.06.29 84 0 8쪽
81 마녀의 숲(5) 19.06.25 81 0 9쪽
80 마녀의 숲(4) 19.06.23 67 0 11쪽
79 마녀의 숲(3) 19.06.01 77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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