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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벤 님의 서재입니다.

밤의 왕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헤르벤
그림/삽화
@L280_V6ER1
작품등록일 :
2019.04.02 00:09
최근연재일 :
2020.05.11 17:29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6,829
추천수 :
56
글자수 :
581,379

작성
19.11.2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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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그 악마의 과거(3)

DUMMY

“왜 그렇게 보시는 거죠? 역시 하녀복을 입어도 황족다운 기품을 지울 순 없는 건가요?”


카블은 그 말에 헛웃음이 나왔다. 이목구비가 화려하게 생긴 카밀라에게 하녀복이 맞지 않는 건 사실이었지만, 그걸 제 입으로 말할 수 있는 그녀의 성격이 퍽 익살스럽다고 생각함과 동시에 지금 상황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짝사랑하는 여인의 전시회에 자신을 짝사랑하는 다른 여인을 데려가게 된 이 상황이 말이다. 퍽, 눈물겹다.


카블은 카밀라에게 제가 준비해온 연두색 원피스를 건넸다. 그는 카밀라에게 자신은 그녀에게 관심이 눈곱만큼도 없으며, 이 티켓의 주인은 그녀가 아님을 누누이 일러주었다. 그러자 황녀는 그다지 당황한 기색도 없이 그렇다면 이 전시회를 누구와 함께 갈 것인지를 물었고 같이 갈 사람이 없어 본래 주인에게 돌려줄 예정이라고 하자 제가 파트너가 돼준다며 기꺼이 나서는 것이었다.


거기까지 말했다면 카블이 단칼에 거절했겠지만, 눈치 빠른 황녀는 그에게 제 이복 누이를 좋아하느냐고 물었고 카블이 쉽게 대답하지 못하자 자신이 사랑의 다리 역할을 해주겠다고 제안해오는 것이다.


물론 자신에게 처음부터 호감을 드러냈던 그녀를 완전히 믿는 건 아니지만, 호적상으로 카타리나의 동생인 그녀가 자신의 편이 되면 나쁠 건 없다는 생각이었다. 사실, 카타리나와 엮일 수만 있다면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고 싶은 생각이었다. 그 썩은 동아줄 때문에 낙상사를 하더라도 말이다.


도시에 설치된 귀족용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온 카밀라는 장식 하나 달리지 않은 옷을 입고는 신이 나 아이처럼 빙글빙글 돌았다. 단순한 초록색 치마인 줄 알았는데, 햇빛 아래에서 보니 옷의 소매에 붙은 벨벳 재의 천이 노란색으로 반짝거리며 한결 화사한 느낌을 주었다.


“와! 너무 편하고 예뻐요! 키가 커도 평생 간직해야지!”


그 광경에서 기이한 후광이 느껴져 이상한 감성에 빠졌던 카블은, 황녀께서 싸구려 대여점에서 빌린 옷에 대해 같잖은 찬사를 늘어놓자 오히려 기분이 팍 상했다.


“그거 너 주는 거 아닌데, 대여한 거야. 깨끗하게 입어.”


카블이 그녀에게 반말하는 건 이제 딱히 예사로운 일도 아니었다. 카밀라는 그의 말에 도는 것을 멈추고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뭐야, 선물인 줄 알았잖아요.”


그러다가 갑자기 묘책을 떠올린 그녀는 기행을 하기 시작했다.


“침 뱉으면 내 꺼 되는 건가? 퉤! 퉤! 퉤!”

“뭐 하는 짓이야! 나 돈 없어!”


카블은 진심으로 저 말괄량이의 머리에 딱밤을 때려주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어디로 튈 줄 모르는 어린 꼬맹이 같으니라고! 카블은 그녀와 같은 또래의 사내아이지만 얌전하기만 한 라반과 그녀를 비교하며 부득 이를 갈았다.


-


그녀는 황실 밖의 거리는 처음 다녀보는 시골 촌놈처럼 뭐든지 신기해하며, 뭐든 참견하면서 사람의 진을 쏙 빼놓았다. 그녀가 딴 길로 셀 때마다 카블은 몇 번이나 그들의 목적지를 상기시켜줬는지 모르겠다. 정말이지 그녀가 제국의 불안 인자로 관리자 손에 삭제되지 않는 게 놀라울 지경이었다. 그런 그녀를 본래의 목적지까지 데리고 온 자신이 대견스러웠다.


“와! 저기 저 그림 좀 봐요!”


정말 지칠 줄 모르는 녀석이었다. 규모가 생각보다 큰 전시회에는 수백 점의 그림들이 가격표를 달고 벽에 걸려있었는데, 전시장 내는 생각보다 관람객이 많아 번잡스러운 편이었다. 그래서 그녀의 외침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아 한편으로는 다행이었다. 물론 치마를 잡고 뛰어가는 소녀의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는 귀부인들도 있었다.


“하여튼 천것들이란.”


지방 귀족쯤으로 보이는 귀부인이 입으로 부채를 가린 채 혀를 차자 카블은 웃음이 나올 뻔한 걸 겨우 참았다. 황녀를 못 알아보는 그들을 어리석게 생각하기 보다는 그는 진심으로 그녀의 말에 동의하며 그들의 뒷담화에 기꺼이 동참해 카밀라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다.


이 전시회에 관람객의 대부분이 부르주아 계층과 젊은 귀족들이긴 했지만,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도 섞여 있었기에 그녀의 어린 나이는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자꾸 사람들의 눈길을 끌수록, 도둑놈 보는 듯한 시선들이 점점 강하게 자신에게 쏟아졌다. 묘하게도 녀석에게는 황녀라는 신분을 벗어던지고도 주변을 화사하게 만드는 기이한 매력이 있었는데, 소녀가 지나갈 때마다 사람들의 시선이 한 번씩 그녀는 스치는 와중에 녀석은 한 숱 더 떠 자꾸 그와 팔짱을 끼려고 들었다.


사랑의 큐피드는 무슨, 저 녀석은 그의 인생에 별로 도움이 되질 않았다.


“오빠, 이 그림 좀 봐요!”


다른 관람객들의 엄숙한 표정을 따라 한 카밀라가 카블에게 속삭였다.


“한참 보고 있으면, 저 선을 따라 빨려 들어갈 것만 같지 않나요?”


실내에서도 반짝거리는 카밀라의 눈과 금발을 감상하던 카블은 그녀의 말에 저 혼자 놀라 시선을 옮겼다.


“..........”


그의 눈에는 라반이 다섯 살에 그렸을 법한 그림 아래에 달린 말도 안 되는 가격표만이 눈에 들어올 뿐이었다. 카블의 싱거운 반응에 카밀라는 그의 팔목을 제멋대로 잡아끌어 다른 층으로 향했다. 카블은 그녀의 허울 없는 행동에 약간의 불쾌감을 느꼈다. 만약 옷소매가 아니라 맨살이 닿았거나 그녀가 황녀가 아니었다면 백번은 그녀의 손을 뿌리쳤을 것이었다.


다양한 신화들이 그려진 방을 넘어, 세 번째 전시관의 주제는 전쟁이었는지 제법 잔인하고 생경한 그림들이 눈에 띄었다. 그쪽이 오히려 더 흥미가 있었다. 카밀라는 선형이 낭자한 그림을 보며 눈살을 가끔 찌푸렸지만, 천천히 떼어보면 제법 볼거리들이 있었다. 마물에게 깔려 몸이 으스러진 시신이나, 아이를 잃어 절규하는 어미의 모습이나.......그런 걸 좋아한다고 말하면 조금 이상한 녀석이란 눈길을 피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카블은 차라리 저런 현실적인 그림들이 좋았다. 그의 삶이 다른 따스하거나 화려한 그림들을 받아줄 수 없는 지경이라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저런 그림들이 그의 마음을 한결 편하게 해주었다.


전시의 마지막 그림에는 블랙홀을 어깨에 두른 부르백이 그려져 있었다. 폐허가 된 도시의 한복판을 홀로 걸어가는 그 존재의 모습은 그다지 이질적이지 않았다.


“칼인가......”


자세히 보니 악마의 얼굴에는 입가에 흉터들이 있었기에 카블은 그림의 화가가 실제로 칼의 모습을 보고 그린 건 아닌가 싶었다. 그러다 그림 속의 악마가 지치고 슬픈 얼굴을 했다는 걸 깨닫고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칼은 사람을 죽이고 죄책감을 가지던 이가 아니었어. 그는 피에 미친 제국의 개였지.’


어머니가 귀에 못이 박이도록 해줬던 얘기였으니 분명 사실일 것이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저 그림을 보니 가슴 한구석이 아프단 말인가. 칼을 우상화하여 그린 일반적인 그림을 볼 때와는 달리 기이한 기분에 사로잡힌 카블은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였다. 그림 속의 남자가 라반과 닮았기 때문에 그런 것일까? 하지만 그것도 영 모순이었다. 라반이 칼의 아들일 리 없었다. 그는 한번 밖에 그의 얼굴을 본 적이 없으니 기억이 왜곡됐을 터였다.


카블의 딱딱하게 굳은 표정을 보고 오해한 카밀라가 그의 팔을 잡아당겼다. 그녀는 어느새 그와 팔짱을 끼고 있었는데, 그다지 불편하다는 기분이 들진 않았다. 그의 아버지인 제국의 영웅에 대해 그녀도 분명히 알 테니, 그녀가 당연히 자신에게 칼에 관해 물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또 그의 예상을 뒤집었다.


“목 안 말라요? 저쪽 가서 차나 마실까요?”


카블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카블을 야외 테라스에 앉힌 카밀라는 티켓값이라면서 전시장 내의 가게로 마실 거리를 사 왔다. 꼬맹이 주제에 커피 두 잔을 사온 그녀는 한잔을 카블에게 넘겼다.


맞은 편에 놓인 의자를 당기며 그녀가 다가오자 카블은 의자 다리를 약하게 밀어냈다.


“좀 떨어져 카밀라, 사람들이 오해한다고.”


“어차피 여긴 카타리나 언니도 없는데요?” 카밀라는 순진한 눈동자를 굴리며 말했다.


“그게 문제가 아니라 내가 쇠고랑을 찬다고!”


카블의 앙칼진 목소리에 의자를 다시 옮긴 카밀라가 노란 눈동자를 반짝였다.


“그럼 내가 싫은 건 아니고, 어려서 문제가 된다?”


그 말조차 카블은 막힘 없이 받아쳤다.


“웃기시네, 넌 20살 먹어도 나한테 영원히 꼬맹이거든.”


그러고는 그녀가 황녀라는 사실도 잊은 채 라반에게 하듯이 그녀의 이마를 툭 쳤다. 약간 분하면서도 그의 손길이 닿은 게 내심 좋은 카밀라는 새침데기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흥, 두고 봐요! 내가 크면 리나 언니보다 한 백만 배쯤은 예뻐질 테니까! 그때 가서 땅을 치고 후회하지 말고 지금 잘하라고요!”


카블은 참지 못하고 웃었다. 이번 것이 녀석이 해온 온갖 잡소리 중에 가장 웃긴 소리였다. 그의 반응에 더는 대화를 하지 않을 것처럼 카밀라는 얼굴을 처박고 차만 호로록 댔는데, 그 꼴을 보고 카블이 또 귀엽다는 듯 웃자 완전 빈정이 상한 듯했다. 하지만 갑자기 궁금한 게 떠오른 그녀는 참지 못하고 그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카블 오빤, 앞머리로 시야를 가리고 다니면 불편하지 않아요?”


카블은 속으로 뭐 저런 걸 궁금해하나 싶었다.


“글쎄, 계속 이러고 다녀서 짧으면 더 어색할걸.”

“그럼 계속! 계속 그렇게 가리고 다니세요!”


그녀는 마치 강요를 하듯 말했다.


“왜?”


카블이 고개를 기울이며 묻자 흘러내린 그의 앞머리 사이로 붉은 눈이 드러나자 카밀라는 얼굴을 붉혔다. 그녀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약간 숙이는가 싶더니 이내 고개를 빳빳이 치켜들고는 말했다.


“그 얼굴이! 아주! 아주! 사람 여럿 죽일 얼굴이라고요!”


그 말에 카블은 이해가 가지 않아, 정색했다. 오히려 약간은 기분이 나쁘기까지 했다.


“내 얼굴이 왜 사람을 죽이지?”


‘오싹하게 생겨서 그런가? 아니면 눈동자 색 때문에?’


“그걸 몰라서 묻는 거예요?”


카블의 말에 이젠 카밀라가 기함했다. 그녀는 약간 입술을 씹다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


“오빤, 치명적으로 잘생겼다고요!”


제가 해낸 말이면서 카밀라는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지기 시작했고, 무덤덤하기만 하던 카블도 약간의 민망함을 느꼈다.


“네.....네 눈에나 그렇겠지.”


카블은 헛기침을 하다가 겨우 대답했다. 아무리 자기한테 콩깍지가 단단히 씌워졌다지만 면상에 대고 저런 말을 할 줄은 몰랐다.


“너 솔직히 말해 봐, 나한테 언제 반한 거야?”


카밀라에겐 무례하게 느껴질 만큼 카블은 낮은 한숨을 쉬며 그런 질문을 가볍게 했다. 어차피 꼬맹이의 사랑 따위는 일주일 안에도 식어버리리라 생각했으니 말이다. 그때쯤 되면 제가 한 말 때문에 이불 킥을 이백 번쯤은 하다가, 그 일을 잊고 있었던 그를 찾아와 그 일을 다시 상기시키고는 제발 잊어달라고 애원하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이 대화가 희극의 대사 같았다.


“첫눈에 반했죠!”


카밀라 역시 그녀의 마음이 가볍게 느껴질 만큼 단번에 말했다. 그 말에 카블은 코웃음을 쳤다. 정말 이 녀석은 구제 불능이라 생각하며.


“솔직히 난 그런 건 이해가 안 가. 사람은 오래도록 봐야 알 수 있는 존재 아닌가? 고작 얼굴 몇 번 마주치고 사랑에 빠졌다니, 운명이니 뭐니 하는 건. 좀 같잖은 수작 같달까?”


그 말에 카밀라는 얼굴을 굳혔다. 그녀는 드물게 결연한 태도로 말했다.


“사람은 오래 봐도 제대로 알 수 없을 때가 많은걸요. 차라리 이런 감정이 훨씬 확실하고 진실 될 때가 많다고요.”


“그렇담 미안해서 어쩌냐? 난 널 보고 아무 느낌도 없는데?”


카블은 비아냥대듯 말했다.


“카타리나 언니를 보곤 반했었고요?”


그녀는 사뭇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고, 카블은 고개를 저었다.


“난 너랑은, 사랑의 방식이 다르다니까. 오래 보다 보니 좋아하게 된 거지.”

“언제부터이요?”

“아카데미 다닐 때부터.”


이미 제 신상 조사가 끝난 건지 그녀에게 나이를 알려준 적도 없건만 카밀라는 손가락으로 년 수를 세고 있었다. 그러다가 손가락이 칠을 나타내며 티 나게 기함했다.


“그녀의 어떤 부분이 좋았는데요?”


그녀는 애써 태연하게 물었다.


“글쎄.....”


카블이 머뭇대자 그녀가 다시 물었다.


“혹시 그녀가 아카데미에서 유일하게 오빠를 차별하지 않는 사람이었나요?”


그 말에 카블은 처음으로 얼굴을 찡그렸다.


“너........좀 지나치다?”


냉랭해진 분위기에 카밀라는 자신이 실수했다는 걸 인지했는지 잠시 말을 멈췄다. 그녀는 입술을 씹다가 변명을 늘어놓을 요량으로 입을 뗐다.


“카블!”


갑자기 들려온 카타리나의 목소리가 정적을 깼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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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그 악마의 과거(11) 20.05.11 52 0 20쪽
103 그 악마의 과거(10) 20.03.05 52 0 11쪽
102 그 악마의 과거(9) 20.02.19 54 0 17쪽
101 그 악마의 과거(8) 20.02.05 50 0 16쪽
100 그 악마의 과거(7) 20.01.20 61 0 13쪽
99 그 악마의 과거(6) 20.01.04 62 0 13쪽
98 그 악마의 과거(5) 19.12.22 60 0 12쪽
97 그 악마의 과거(4) 19.12.01 69 0 12쪽
» 그 악마의 과거(3) 19.11.23 63 0 13쪽
95 그 악마의 과거(2) 19.08.21 72 0 17쪽
94 그 악마의 과거(1) 19.08.14 73 0 16쪽
93 마법사와 주술사(6) 19.08.05 112 0 10쪽
92 마법사와 주술사(5) 19.08.02 61 0 8쪽
91 마법사와 주술사(4) 19.07.30 66 0 7쪽
90 마법사와 주술사(3) 19.07.26 78 0 10쪽
89 마법사와 주술사(2) 19.07.23 73 0 7쪽
88 마법사와 주술사(1) 19.07.19 97 0 10쪽
87 저놈 죽이고 천국가겠습니다.(2) 19.07.16 138 0 11쪽
86 저놈 죽이고 천국가겠습니다.(1) 19.07.13 128 0 9쪽
85 이방인(4) 19.07.09 87 0 7쪽
84 이방인(3) 19.07.05 86 0 8쪽
83 이방인(2) 19.07.02 65 0 8쪽
82 이방인(1) 19.06.29 84 0 8쪽
81 마녀의 숲(5) 19.06.25 81 0 9쪽
80 마녀의 숲(4) 19.06.23 67 0 11쪽
79 마녀의 숲(3) 19.06.01 77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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