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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cal 님의 서재입니다.

손 안의 무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pascal
작품등록일 :
2016.10.13 20:13
최근연재일 :
2021.11.07 18:03
연재수 :
64 회
조회수 :
68,252
추천수 :
593
글자수 :
166,647

작성
16.10.18 17:52
조회
2,867
추천
36
글자
8쪽

손 안의 무한 - 5화

없습니다.




DUMMY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럼 먼저 들어가보겠습니다."


"어, 진명 씨, 내일 쉬는 날이지? 그럼 휴일 잘 보내라고."


"앗. 선배님, 저도요. 저도요."


하아..오늘 일진이 좋지 않더라니. 휴일이 일정하지 않은 편이지만, 가끔 이렇게 우선하씨는 나와 시간이 맞을 때면 자신을 태워달라고 한다. 뭐 그도 그럴 것이 추운 겨울날이기도 하고, 버스와 지하철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단, 내 차에 동승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기도 하고, 시간도 빠르다는거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후우...."


항상 불편하다. 마트를 다녀오는 길. 항상 언제나 이렇게 장갑을 끼고 있어야 하는건 엄청나게 불편하다. 재료를 고를 때도 쉽지 않고, 잔돈을 거슬러 받거나, 돈을 내밀 때도, 혹시나 손을 스칠까봐. 맨손인데 장갑처럼 느껴질까봐 항상 조마조마하여야한다. 물론 순간적인 스침이기에 딱히 의문이 들어도 물어보지도 않긴하지만. 그래도 항상 조심하는 편이다. 어렸을 때는 무척이나 골치가 아픈일이었고, 자라고나서도 혹여나 나보다 어른이거나 높은 사람을 만날 때마다 골치가 아팠다.


아까 우선하씨를 깨울 때도 살짝 애를 먹었다. 확실히 누군가의 차에 탄다는건 잠들 수도 있고 편한 일이다. 물론 잠을 자려고 남의 차에 타는건 아닐테지만 말이다. 괜히 장갑을 낀 손으로 흔들어깨우면 뭔가 이질감을 느낄까봐 두려웠다. 물론 잠에서 깬 상태에서 그런 디테일에까지 신경 쓸 사람은 없겠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당하는 사람 입장, 편한 사람 입장이고, 고려해야 하는 입장에선 최악까지도 생각해본다는거다. 그리고 자고 있는 사람을 보니 오랜만에 한 번 테스트하고 싶기도했다. 한 손 장갑을 벗어서 그녀의 팔의 옷에 가져다대자 그녀의 옷이 사라진다. 그 순간 그녀의 숨소리가 크게 들린 듯해 무척이나 당황해버렸다. 그녀의 팔을 가져다대보자 그녀가 사라진다. 숨소리는 여전히 들린다. 그녀가 눕다시피 앉아있는 그 무게감으로 인한 의자에 눌리는 그 모양새 역시 전부 있다. 항상 느끼지만 엄청나다. 하지만 다른 식으로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정신병자 역시 나와 같은 시선을 가질 수 있다. 내가 특별히 무언가를 하려하지 않는 이상, 이 능력은 특별한 그 무엇도 없을 것이다. 불편만 가득할 뿐일 것이다. 가끔의 휴식시간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어이, 거기."


나는 아닐거다. 어두운 골목길, 저기 왠지 나보다 젊어보이는 남자 3명이 불량해보이는 옷을 입은 채로 담배를 문 채로 내 쪽을 바라보고 있지만 나는 아닐거다. 난 키가 179cm에 몸무게도 70키로대니까 그렇게 약해보이는 인상도 아닐거다. 범죄를 저지르는 대상은 대개 여자인 경우가 많고, 그가 아닌 경우에는 노약자나 체구가 작은 쪽이다. 비겁자인 범법자가 자기보다 약한 대상을 찾아서 약탈행위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니 나는 아닐거다. 나는 약한 대상이 되기에는 남자고 키도 있다. 살면서 불량배를 만난 경우는 중학교 이하일 때를 제외하곤 없다. 내가 학교에서 인기척도 없고, 제대로된 친구 한 명 없는 것도 맞긴 하지만 그렇다고 왕따이지도 않았다. 일진한테 괴롭힘 당한 적은 없다.


"어이, 거기 말이야. 사람이 부르는데 무시해?"


나는 아닐거다. 그래. 나는 아닐거다. 내 뒤쪽에 누군가가 있을거다. 어렸을 적 이런 적이 있다. 내 뒤에 누군가가 있는데. 나한테 인사하는줄 알고, 괜히 누군가하면서 인사먼저해 예의를 차리려다 민망했던 적이 있다. 그럴거다. 괜히 뒤돌아보지도 말자. 민망할 수 있다.


"아이 씨발. 적당히 말하면 하여간 안듣는다니까."


나였나보다. 나인가보다. 가운데 남자 뒤에 야구배트가 보인다. 도대체 왜 그냥 길을 다니는데 야구배트를 들고다니지? 이건 아무리봐도 길에 나온 목적자체가 삥을 뜯겠다는 뜻이잖아.


일단. 조용히 해결하자. 장갑을 하나 벗고 투명인간이 되버리자.


"후우..."


"뭘 한숨을 쉬고 있어?! 됬고, 알지. 빨리 지갑이나 내놔."


"뭐야?!" "이새끼 어디갔어?!" "갑자기 뭐야?" "자...자.잠깐만..이거..."


"뭐....뭐야?!"


뭐야. 다들 왜그러지. 아.....젠장...마트 봉지를 들고있었네. 아......


"뭐...뭐야. 일단 휘둘러."


"퍼억!"


"!!"


야구배트로 어깨를 맞는순간 아무 비명도 나오질 않았다. 아픔도 느껴지질 않았다. 그냥 커다란 충격만 느껴졌다. 맞으면서도 느꼈던건. 투명인간상태를 풀면 안된다는것, 그리고 마트 봉지를 놓아야 한다는것.


"뭐야, 이새끼 어디갔어?!"


"시발, 개새끼, 어딨어?!"


이렇다. 투명능력이라는거 별 게 없는거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손이라도 이렇게 폭력배들 3명앞에서 기어서 도망칠 수 밖에 없는거다. 벗은 손으로 몸을 잡은채로. 한 손과 두 발로 기어가는 게 능력을 가진 사람이 폭력배에게서 도망치는 방법이라는거다. 이정도로 무력하다. 물론 방법이 없는건 아니다. 나도 방망이 같은걸 집고 내 몸을 잡은 채로 싸워버리면 흠씬 두들겨 패줄 수 있을거다. 하지만 나는 그럴 사람이 안된다는거다. 지금 주변으로 마구 배트를 휘두르는 그들을 때리고 싶지 않은건 아니다. 엄청 때리고 싶다. 엄청 때려눕혀서 바닥을 기게 만들고 싶다. 하지만.....그러면 안된다는걸 알고있다. 그렇게 표출해버리는게 좋지 않다는걸 알고있다. 의미를 부여해 그것에 집중하면 잃는 것만 많아질 뿐이다.

지금은 이렇게 기어서 도망치는게 맞다. 단지....오늘 장을 많이 봤고, 돈도 아깝고, 저녁거리도 샀는데. 라면이나 먹어야된다는거다. 게다가...야구배트로 맞은 왼팔도 조금...병원에 가봐야 할 것만 같다. 부러지진 않은것같지만 너무 쓰라린다.

오늘 일진이 사납더라니.....어서 빨리 집에 가고 싶다. 그러보니 이제 일어나도 될 것 같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띵동띵동"


으으으응....


"으으으윽....."


왼팔이 아직도 아프다. 쉬는 날이어도 평소와 같이 일찍 일어나야겠지만, 왼팔이 너무 아파서인지, 몸이 너무 피로해서인지 지금에서야 깨어났다. 깨어났다고 보기도 뭐하다. 초인종 울리는 소리에 일어났으니 말이다. 왼팔이 욱씬거린다. 어젯 밤 잠들기전보다는 나아진것같긴 하지만 여전히 욱씬거린다. 병원은 가봐야 할 것 같다.


"누구시죠?"


"처얼컥"


문을 열면서 누구시죠라고 묻는건. 난 아직 아마도 현대사회에 적응하지 못했나보다. 혹시라도 택배기사로 위장한 강도면 어쩔꺼야? 라고 내 머릿속에서 나에게 질책한다. 혹시 방문판매에서 옥장판 사라는 사람이면 어쩔꺼야? 너녀석은 거절같은것도 잘 못하잖아? 라고 머릿속에서 질책한다. 하지만..아마도 다음에도 이렇게 열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강도를 만나지 않는 이상은......그런데.....왜일까....이 사람을 보고 있으니 다음부터는 꼭 물어보고 대답을 듣고서야 열게 될 것만 느낌이 든다.


"서울지방 특수검찰관 송아연입니다. 잠시 질문이 있겠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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