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오늘은 조금 이상한 사람을 만나서 오랜만에 일기를 꺼내왔어요.
엄마의 심부름으로 시장에서 과일과 채소들을 고르고 있었는데 키가 딱! 정말 딱 중간인 사람이 시장 중앙을 지나가더라고요?
근데 말이에요. 사람들이 그 남자가 지나가니까 길을 비켜주는 거 있죠.
그렇게 흉악하게 생기지도 않았는데요.
그나마 눈에 띄는 점이라고 한다면 시장에 도착하기 전, 생선 가게에서 본 죽은 생선의 눈을 하고 있었다는 것 정도?
제일 비슷한 게 아마 동태였을 거에요.
기다란? 음 아니아니 거대한 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과연 검이었을까요?
어쨌든 멀리서도 눈에 뜨이는 사람이었다는 것 정도는 알겠더라구요.
조금 독특한 사람이겠거니 하면서 사과를 담고 있는데 길을 비켜주는 사람이랑 어깨가 딱 부딪힌 거에요.
중심을 잃은 제가 넘어져서 주변에 떨어지는 사과들을 주우면서 있는데 아저씨가 절 아니꼽게 보고 있었어요.
아니나 다를까 아저씨는 낮부터 술이라도 먹었는지 술 냄새가 진동하더라구요.
그리고 자기가 부딪쳤으면서 저한테 화를 내는 거 있죠. 정말 억울했어요.
한데 길을 가던 그 큰 검 들고 있던 남자가 어느새 술 취한 아저씨 옆으로 오더니···.
[사과는 잘못한 놈이 먼저 하는 거야.]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말하고는 눈 깜짝할 새에 멱살을 잡고 땅에 내리꽂는 거 있죠?
그때는 얼마나 놀랐던지 제 몸이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았어요, 사람들은 도망가기 바빴고 말이에요.
근데 그런 아수라장에서도 남자가 떨어진 사과들을 같이 주워서 주는 거에요.
그러더니
[주인장. 여기 이 아가씨가 떨군 사과 교환해줘. 값은 내가 내지.]
분명히 거절해도 되는 부탁이었는데도 주인 아줌마가 버선발로 뛰어나와서 알겠다고 하며 머리를 숙이는데 대체 이 사람이 누구길래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귀찮아 보였지만 홀연하게 셈을 하고 가더라구요. 정말 귀신인 줄 알았어요.
덕분에 더 질 좋은 사과를 받아올 수 있었지만 말이죠.
집에 돌아와서 엄마한테 이 이야기를 하니까 정말 소스라치게 놀라셔서 제게 다친 곳은 없냐고 물어보시더라구요.
저야 괜찮다고 했죠. 그리고 그 사람이 누군지 물어봤어요. 어쨌든 도움을 받았으니까요.
엄마는 한숨과 함께 낮에 만난 남자에 대해서 설명해주셨고 듣고 나서는 정말 많이 놀랐어요.
유카. 현 나페르 제국의 유일한 용사, 그리고 동시에 인류애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 절 도와준 거였더라고요.
엄마의 설명까지 듣고 나자 문득 의문이 들었어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 남자인데도 나페르 제국에 남아있는 이유가 뭘까요?
그런 사람이 왜 우리를 지켜주고 있는 걸까요?
그리고 왜 제국은 그런 처치 곤란한 사람을 내버려 두고 있는 걸까요?
생각할수록 이상한 사람이네요. 동시에 그가 대체 누군지 호기심도 드는 하루였어요.
이런 시간이 늦었어요. 오늘은 이만 자러 가봐야겠어요.
나중에 더 많은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올게요!
클릭해주신 여러분들 감사드립니다!
- 작가의말
신입 작가 인사드립니다, 예쁘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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