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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랑 님의 서재입니다.

폴라이트테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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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랑
작품등록일 :
2012.11.1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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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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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2.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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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 594화 -

DUMMY

- 594화


“어라?”


이게 무슨 일이람? 전혀 기대하지 않던 일이 일어났다. 아니, 기대 이전에 이런일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지금 처음 알았다.

원래 엘른이라는 게임에서 사냥후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그 사냥물에 대한 사전 정보를 저널에 등록한 상태여야만 했다. 도감 같은 책이 되었든, 아니면 엔피시와의 대화를 통해서든, 그것도 아니라면 생물학 같은 어빌리티를 가지고 여러번 사냥을 반복하여 동일한 대상에 대한 정보를 직접 완성하여야만 부산물을 채집할 수 있는게 엘른의 시스템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예의 그 음성이 들림과 동시에 강제로 저널에 이 불꽃지룡이라는 마물에 대한 정보가 입력된 것이 아닌가!


“이런식이라면 나야 감사하지!”


갑작스러운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사양할 일은 아니었다. 외려 고맙달까? 아이템은 생각도 못했는데, 이런식으로 아이템을 루팅할 수 있게되었으니 절대 손해는 아니었다.

하지만 곧 고민에 빠지고 말았다.


“이거 많이는 가지고다니지도 못하겠는데…?”


넓적한 비늘은 물론이고 뼈 역시 굉장히 무게가 나갔다. 처음 인벤토리에 넣었다가 갑자기 무게 게이지가 올라가서 뭐가 잘못된 줄 알았는데, 비늘과 뼈를 넣다 뺐다 해본결과 이것이 무척 무겁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하지만 무겁다고 버리고 갈 수도 없었다. 무려 불꽃지룡의 비늘과 뼈였다. 물론 영문으로 풀이하면 ‘드래곤’이 아니라 ‘웜’이었지만, 그래도 굉장히 값어치나가는 재료가 아닐까 하는 기대감으로 꾸역꾸역 인벤토리에 집어넣었다. 그에 비하면 함께 나온 불꽃지룡의 심장은 가벼웠지만, 역시 소설에서 흔히 등장하는 ‘드래곤 하트’를 떠올리며 인벤토리에 고이 모셔두었다.


키스트나가 아닐까 싶은 목소리가 죽이고 또 죽이라고 한 말은 이루어졌다. 아직 감정을 해보지는 못했지만, 보물이 분명했다. 멀리서 불꽃지룡이 보이면 따라가 죽이고, 쫓아가 목을 베었다.

익숙하지 않은 양손검 때문에 한차례 전투만으로도 기력이 쭉쭉 떨어졌지만, 어차피 불꽃지룡도 여럿이 몰려다니는 마물은 아니었다. 각자의 영역을 가진것처럼 띄엄띄엄 자리잡은 녀석들 덕분에 사냥하고 쉬고, 다시 사냥하고 쉬었다가 사냥을 하는 것이 가능했다.

어느샌가 신전을 찾는 것보다 비늘과 뼈를 모으는 것에 집중하고 있었다.


동굴에서 이어진 던전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던전 내부는 거대했다. 특별한 구조물이나 방이 나눠진 것도 아니었고, 그냥 일반 필드처럼 하나의 지하세계와 다름없었다. 여기에는 언덕도 있고, 강도 흘렀다. 물론 그 강에 흐르는건 물이 아니라 용암이었지만 말이다.

지하세계인 만큼 빛은 없었지만, 용암이 흐르며 타오르는 불길 때문에 어둡지는 않았다. 또한 길을 잃지도 않았다. 저 멀리로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만큼 언덕 위에 세워진 가장 높은 건축물이 나를 이끌었다. 그곳은 어디에선가 내리쬐는 빛이 비추고 있었다.


불꽃지룡을 사냥할수록 사냥은 더 쉬워졌다. 양손검 어빌리티의 숙련도가 오르는 것도 있었고, 불꽃지룡의 단순한 동작 패턴에도 금방 익숙해졌기 때문이었다. 덩치는 SUV차량 만큼이나 크고 꼬리까지 붙어있었지만, 육중한 체구로 달려온다는 두려움만 떨쳐낼 수 있다면 오히려 손발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오크와 같은 마물이 더 무서웠다.

비늘과 뼈 그리고 어쩌다 하나씩 나오는 심장을 모으는 재미 때문에 목적지를 피해 일부러 빙빙 돌며 불꽃지룡을 사냥했다.

무게 때문에 더 이상 이동이 불가능해지면 탈것을 소환해 보조 인벤토리에 옮겨넣었다. 던전같지 않은 방대함 만큼이나 탈것마저도 타고다니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무한할 것 같던 던전도 끝이 있었다. 어느순간 벽과 부딪혔던 것이다.


“아! 여기가 던전의 끝이구나.”


고개를 들어보니 비스듬하게 안쪽으로 기울어진 벽이 높이 치솟아있었다.

거기서부터 발길을 돌려 빛이 내리는 이정표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몇 번이나 내가 사냥한 불꽃지룡의 사체를 지나쳤다.

가는 내내 고민했다. 양손검을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창을 꺼낼 것인지. 숙련도로 따지면 이번 던전에서 급격히 오르긴 했어도, 아직은 창 쪽이 숙련도가 높았다. 하지만 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그것을 생각하면 섣불리 창을 꺼내들 수가 없었다.

물론 창 쪽이 훨씬 길기 때문에 조금 더 멀리에서 공격을 할 수 있겠지만, 날blade의 길이를 생각하면 양손검 쪽이 훨씬 유리했다. 불꽃지룡을 상대할 때도 그런 이유로 양손검을 선택했는데, 크고 두꺼운 불꽃지룡의 사지를 베어내려면 그만큼 긴 검날이 필요했다. 결국 원점이었다.


신전에 가까워지자 언덕을 오르는 계단이 보이기 시작했다. 신전은 마치 절벽위의 고성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신전에 닿는 계단을 오르기는 쉽지않아보였다. 왜냐하면 그 아래에는 커다란 용이 길을 가로막은채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푸른 화염에 휩싸여있는 신전이 솟아있는 가파른 언덕. 그 언덕을 타고 흐르는 붉은 용암과 붉은 불길. 그리고 그 용암과 불길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가만히 엎드려있는 검붉은 비늘의 용.


- 사악한 짐승의 뿔을 잘라라! 비늘을 뜯어내고, 살점을 저며 씹어먹으리니. 불타는 심장을 내게 바쳐 나의 권속임을 증명하라!


불꽃지룡을 사냥하는 내내 조용했던 음성이 다시금 울려퍼졌다. 그것은 강력한 음성으로 눈앞의 용을 죽이라 하고 있었다.

나는 긴장으로 두근대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양손검을 뽑아들었다.

눈 앞의 용은 지금까지 상대했던 불꽃지룡보다 반배는 더 컸고, 비늘도 더 흉악하고 거칠어보였다. 비늘 하나하나가 정련된 갑주처럼 날카롭게 돋아나있어, 일격에 목을 치는 일은 결코 불가능해보였다. 특히 목을 둘러싼 비늘은 꽃잎처럼 몇 겹이나 활짝 펼쳐져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한발을 내딛었다. 분명 쉽지 않은 전투가 될 것이다. 어쩌면 죽을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럼에도 물러설 수 없었다.

엘른을 플레이하는 유저들 중에서 이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될까? 이것은 에피소드 퀘스트가 아니다. 오로지 한 명의 유저만을 위한 특별한 경험이 될 터였다.

아! 동영상 촬영도 잊지 말아야지!


최고의 화력을 준비했다. 내 피를 내어 검에 바르고, 스스로에게 마법을 걸어 강화했다. 오직 나만을 위한 법보를 몸에 두르고 용의 약점을 찾으며 스탯 향상 보너스가 붙은 대성공 음식을 씹고, 어느 던전 끝 보물 상자에서 나온 강화물약을 물처럼 들이켰다.

최종 에피소드 퀘스트 때에도 결코 손대지 않았던 것들이었지만, 아낌없이 비워냈다.

다리는 힘이 넘쳤고, 손에 든 검은 깃털처럼 가볍게 느껴졌다. 한 손으로 당기는 러그가 아무런 저항감 없어 마치 시위가 끊어진 것 같았다.


퉁! 퉁! 퉁! 퉁!

남은 에너지를 모조리 끌어모아 키스타나의 쿼렐을 쏘아보냈다. 눈을 감고 용암찜질을 즐기던 용은 난데없는 날벼락에 목을 쭉 내밀며 포효했다.


- 크롸라라랏!


하지만 그러는 중에도 쿼렐은 계속 쏟아졌다. 치켜세운 목에 쿼렐이 날아가 박힐때마다 용이 드리우고있던 어둠의 장막이 찢겨나가며 선혈이 흘러내리다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그 자리에서 불타 증발했다.

분노한 용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꼬리를 크게 내려칠 때마다 땅이 깨지고 용암이 솟구쳤다. 나는 더 이상 쏘아낼 에너지도 없는 석궁총을 인벤토리에 던저넣고 검을 세워들었다.

먼저 달리기시작한 것은 나였다.

말이 달리듯 굉장한 속도로 달려들었다. 목표는 역시나 목. 공략하기 어려워보이는 곳이었지만, 치명상을 줄 수 있는 곳은 오직 거기뿐이었다. 그러나 용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성이 날 대로 난 용은 내가 달려드는 순간에 맞춰 몸을 육중하게 돌렸다. 통나무같은 꼬리가 채찍처럼 휘어져 날아왔다.


꽈-앙!


꼬리가 내가 서있던 지점을 때리고 돌아가는 순간 대기가 터지며 폭탄 터지는 소리가 났다. 충격음인 소닉붐이었다. 하지만 꼬리가 가격한 것은 순전히 빈 공간이었다.


“빠오!”


나는 이미 용이 몸을 돌려세울 때부터 다음 공격을 눈치채고 마수를 소환한 뒤였다.

빠오의 소환과 동시에 바닥을 박차고 뛰어오른 나는 빠오를 붙잡고 허공을 날았다. 그리고 다시 손을 놓고 착지한 곳은 다름아닌 용의 등 위였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갈랑입니다.

여러분.... 내 더위 사가세요!!

 ㅋㅋㅋㅋ(-_-;;)

 우연히 인터넷에서 [사랑 기억하고있습니까]라는 노래를 들었습니다. 마크로스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곡이라고 하더군요. 전 마크로스를 학생때 만화책으로 봐서 이런 곡이 있는줄 몰랐었는데, 약간 촌스러운 것 같으면서도 좋네요.

그런데 때마침 컴퓨터 스피커가 죽어서 폰으로 듣고 있습니다; 가격대비 괜찮은 스피커를 알아봐야겠습니다. 사실 스피커보다 컴퓨터를 바꾸는게 먼저일 것 같기는 하지만요...ㄷㄷ

그럼 전 이만 물러갑니다.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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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1 - 610화 - +16 16.07.11 2,874 103 9쪽
610 - 609화 - +10 16.07.04 2,883 114 8쪽
609 - 608화 - +19 16.06.26 2,927 107 8쪽
608 - 607화 - +15 16.06.20 2,934 10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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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6 - 605화 - +19 16.06.06 2,985 110 8쪽
605 - 604화 - +18 16.05.30 2,998 140 8쪽
604 - 603화 - +15 16.05.23 3,156 119 9쪽
603 - 602화 - +14 16.05.16 3,085 107 10쪽
602 - 601화 - +20 16.05.09 3,160 112 8쪽
601 - 600화 - +43 16.04.04 3,102 153 10쪽
600 - 599화 - +24 16.03.28 3,157 139 9쪽
599 - 598화 - +66 16.03.21 3,152 202 7쪽
598 - 597화 - +17 16.03.14 3,099 13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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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6 - 595화 - +12 16.02.29 3,218 120 8쪽
» - 594화 - +26 16.02.22 3,199 11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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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2 - 591화 - +12 16.02.01 3,326 13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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