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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ressor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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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ressor
작품등록일 :
2018.04.09 19:06
최근연재일 :
2018.05.17 21:07
연재수 :
77 회
조회수 :
33,490
추천수 :
65
글자수 :
471,948

작성
18.04.15 21:59
조회
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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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4화. 칸니악 - 4

DUMMY

“우와아아아악!!”


“로, 로제에스테?”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듯 한 같은 침대와 같은 천장.

그리고 눈앞의 리아세스테.

꿈? 꿈이었나?

베스파로제님에게 끌려가서 있던 모든 일들이?


“악몽이라도 꾼 거야?”


아, 그래. 악몽을 꾼 모양이다.

몽마들이 사는 곳에서 잠을 자니 악몽을 꾸는 게 당연하지.

비록 끔찍한 악몽이었지만 그게 현실이 아니란 것에 감사한다.


“마침 잘 일어났어. 결투 시간이 다 됐어. 슬슬 칸니악으로 가야.......”


나 참, 리아세스테도 농담은.

뭐, 어차피 이렇게 계속 누워만 있는 것도 몸이 뻐근하니 슬슬 일어나 볼.......


“.......젠장”


이렇게 내가 나를 속여 봤자 달라지는 건 없겠지.

한숨만 나온다.

마음을 약하게 먹으면 안 된다는 건 속으로도 몇 번을 되뇌여 본 거지만.

내심 이젠 다 모르겠으니 그냥 베스파로제님이 알아서 다 소멸시켜버렸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다들 기다리고 있을 거야. 세르피리아님도 베스파로제님과 방금 전 칸니악으로 이동하셨고.”


“하아.”


그래, 나도 할 만큼은 했다.

일단 힘이 닿는 데 까지는 저항해보는 수밖에.

안되면....... 그땐 나도 어쩔 수 없는 거지 뭐.



.

.

.



“론니악에 있는 악마는 다 모인 것 같네요.”


무응답으로 어깨를 축 늘어트린 채 악마들 사이를 뚫고 걸음을 계속.

슬쩍슬쩍 주위를 둘러보니 당당하게 맨 앞에 서 팔짱을 끼고 있는 베스파로제님과 그 옆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세르피리아님이 보였다.

눈이 마주치자 베스파로제님은 말없이 고개만 한 번 끄덕여 보여 올 뿐이다.

그리고 모두가 둘러싸고 있는 그 한가운대에 서 있는.

지루함 가득한 표정으로 날 내려 보고 있는 루나에스테.


“아, 기다리느라 지쳤어요. 로제에스테님.”


루나에스테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내게로 쏠리는 시선들.

압박감이 장난이 아니다.


“자자, 힘내세요!”


리아세스테가 등을 떠미는 바람에 악마들 사이를 뚫고 루나에스테의 앞에 안착.

눈물이 다 날 것 같아 슬쩍 돌아보니 리아세스테는 싱글벙글 웃고 있다.

남은 지금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있건만. 매정함까지 느껴진다.

나스미스테는....... 결국 안 온 건가?


“준비 되셨으면 바로 시작하죠. 정말 오래 기다렸거든요.”


라고 말해오는 루나에스테의 볼에는 작은 홍조가 떠있었다.

그와 함께 혀를 날름거리는 모습이....... 그래, 먹이를 노리는 뱀과 같다.


“자, 잠깐만!”


주위의 웅성웅성하는 소리는 무시하고 눈을 감았다.

일단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작전을 되새겨 보자.

선공은 무조건 루나에스테에게 양보.

바로 해방을 날려 온다면 거기서 바로 끝이지만 방출을 날려 올 시 파훼.

당황한 틈을 타 내 방출을 날린다.

여기서 무조건 큰 충격을 준 다음.

어떻게든 도망 다니다가 시간이 지나면 바로 패배를 인정.

물론 중간부터는 내 작전이다.

베스파로제님은 이겨야 한다는 식으로 나한테는 불가능한 것들만 잔뜩 붙였으니 따라갈 수가 없어 몰래 다른 작전을 짠 것이다.


사실 애초에 아무것도 확실한 게 없는 빈틈투성이 작전이다만....... 이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후우.......”


“마음의 준비는 다 되신 건가요?”


뭘 그리 보채는 건 지.

작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럼 자비의 모래시계를!”


자비의 모래시계? 저 모래시계의 이름인가?

루나에스테의 신호에 모래시계 옆에 서 있던 덩치 큰 악마가 모래시계를 뒤집어 돌렸다.

한 톨 두 톨 떨어지기 시작하는 모래들.

그 속도로 봐선 시간이 금방 다 갈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럼 저부터 시작하도록 하죠.”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처음부터 해방이 날아오면 끝이다.

제발. 방출 방출 방출.


“우선은 가볍게.......”


루나에스테가 하늘 위로 손을 들자 그 위로 눈부신 푸른빛의 구가 만들어 졌다.

다행이도 방출이 분명하다고 안심이 됨과 동시에 저걸 어떻게 받아내나 하는 걱정이 싹튼다.


“몸부터 풀고 가죠!”


마음을 다잡기가 무섭게 무서운 속도로 날아오는 푸른빛의 무리.

조금 더 가까이.......

조금 더 가까이.......


“제, 젠장!”


오른 편으로 몸을 날리자마자 뒤쪽에서 들려온 커다란 파열음.

눈앞이 아찔하다.

무조건 막아냈어야 했던 건데.

바보같이 겁이나 피해버리고 말았다.

고개를 들어 올려 본 루나에스테는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베스파로제님은 세르피리아님을 옆으로 밀어내고 있다.

이대로....... 끝나는 건가.


“뭐하는 거야 멍청아! 그렇게 연습해놓고 꼴사납게!”


.......나스미스테?


.

.

.


“우와아악! 와악!”


피했다. 처음으로 피하는데 성공했다.

베스파로제님의 방출을 맞아 몸이 녹아내린 걸 복구된 게 기억하는 걸로만 30회가 넘는다.

통째로 불타올라 기억도 안 나는 걸 포함하면 얼마나 될련지.......


“도망가려고만 하지 말고 맞서라. 뭉쳐진 심상을 흩어버린다고 생각하는 거다.”


몇 번이고 들었던 말이다.

그리고 몇 번을 들어도 이해가 안가는 말이다.

게다가 용기를 내라니.

이전 생각에 오른팔을 들어 막아내려 했다가 눈앞에서 팔이 녹아내리는 걸 봤는데 어떻게 용기를 낼 수 있겠는가.


“상대방의 방출을 받아내는 건 악마간의 결투에선 기본 중에 기본이다. 특히 너처럼 허약한 몸을 가진 인간은 방출 한발에도 회복 못할 상처를 입을게 뻔하니 더 중요하다.”


라는 말도 몇 번은 들었던 말이다.

물론 납득은 간다만.

안 되는 걸 억지로 되라고 하는 게.......


“다시 한 번 간다.”


이라는 것이 계속.

결국 결투를 하루 남기고 베스파로제님은 나를 포기해 버렸다.

패색이 짙어지면 바로 나서 루나에스테를 소멸시키고 제니루나님을 소멸시키겠다는 말을 남긴 채 다시 돌아온 론니악.

베스파로제님이 돌아가시고 터벅터벅 세르피리아님의 탑으로 돌아가던 중 만난 게.......


“.......”


나스미스테였다.


“이......”


당황한 얼굴을 감출 기세도 없이 돌아서버린 나스미스테.

왜 나를 피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이대로 보내선 안 된다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외치고 있다.

저 녀석이 무슨 생각으로 거짓말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물론 내가 잘못 들은 걸지도 모르지만.

베스파로제님에게 끌려가던 순간 리아세스테가 했던 말.

반동으로 몸의 한계를 넘어선 심상을 흡입해준 건 나스미스테라는 것.


“리아세스테한테 들었어.”


나스미스테의 발걸음이 멈췄다.


“그, 심상을 흡입해준 건 리아세스테가 아니라 너였다고.”


이상하다.


“고마워.”


그 동안 당한 것에 대해 울분이 남아 그런 걸까?

아니면 저 녀석이 다른 악마와는 달리 편해서?

리아세스테에게 말할 때와는 다르게 아무런 떨림도 부끄러움도 느껴지지 않았다.


“흐, 흐흠. 베스파로제님과 수련하러 갔다며?”


“응? 으응. 맞아.”


시선을 피한 채 다가온 나스미스테의 목소리가 왠지 모르겠지만.......

역시 왠지 모르겠지만 가슴이 아프다.


“그럼 내일 결투는 문제없겠네?”


“아, 하하....... 그게 말처럼 잘 되질 않아서 말이야.”


“그게 무슨 말이야?”


하고 놀라며 나를 돌아본 나스미스테의 얼굴은 걱정이 가득 했다.


“다른 건 그럭저럭 배운 것 같은데 그....... 방출을 막아내는 게 아무래도 잘 안돼서 말이지.......”


“다, 당장 결투는 내일이라고!”


“그, 그건........ 뭐 어떻게든 되지 않겠어?”


사실 반쯤 포기 상황이다만.......


“아, 정말.......”


웃음이 나오고 말았다. 물론 이런 내 처지가 우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 어쩔 수 없지. 아무도 몰래 심상을 다루는 연습을 하러가던 중인데 말이야.......”


“응?”


“가, 같이 가는 걸 허락해줄게.”


“푸훕”


“뭐, 뭐야 그 웃음은! 내가 못 미덥다는 거야?”


“아, 아냐. 미안. 웃긴 일이 생각나서 말이야.”


“흥, 고마운 줄 모르고.”


앞장서서 걸어가는 나스미스테의 모습이.


“고마워,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응? 뭐라고?”


“아, 아냐.”


.

.

.


“뭐하는 거야 멍청아! 그렇게 연습해놓고 꼴사납게!”


나스미스테?


“차분히 라크의 중심을 바라보고! 그 회전의 역방향으로!”


그 귀를 찢는 고음의 목소리에 정신이 확 들었다.

그래, 포기하고 있을 때가 아니지.

성공 못하면 어제 밤새도록 날 도와준 게 물거품이 돼버리는 거니까.


“아, 아직 몸이 안 풀려서 그런 거니까!”


라고 대답하다 보니 거짓말처럼 머릿속이 차분해졌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라고 자기암시를 반복.

그래, 한번 성공했으니까.


“다시 한 번 날려줄 수 있을까? 네 방출.”


두 번째라고 성공 못할 이유는 없다.


“깜짝 놀랐잖아요, 로제에스테님. 그렇죠? 로제에스테님이 이런 방출도 못 받아낼 리가 없는데. 그럼 이번엔....... 조금 더 크게 가볼게요?”


루나에스테가 공중으로 손을 들어 올리자 다시 모이는 푸른빛의 무리.

딱 봐도 아까 전의 것과는 크기부터가 확연히 다르다.

마른침을 한번 삼키고.......


“제발 절 실망시키지 마세요!”


날아온다.

속도도 아까보다 훨씬 빠르다.

아, 아니지. 감탄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차분히 방출의 중심을 바라보고.......”


빠르게 점멸하는 푸른빛의 무리에 눈이 핑핑 돌아갈 것 같지만....... 아까와는 다르게 이번엔 분명히 보였다.

방출의 핵이.


“그 회전의 역방향으로.......”


좌에서 우로 빠르게 회전하는 방출의 핵.

보인다. 할 수 있다.


“심상을....... 방출!”


이를 악물고 왼팔을 방출을 향해 내질렀다.

우에서 좌로 손바닥을 회전하며 몸에 쌓아둔 심상을 조금, 아주 조금 방출의 핵을 향해 방출.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로제에스테!”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눈앞을 가리며 올라온 연기.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는 모른다.

눈을 꼭 감고 그대로 달려 나갔다.

그리고.......


“.......!!”


작전 대로다.


당황스러움 가득한 루나에스테의 눈.


그리고 그 바로 옆.


루나에스테의 얼굴을 향해 뻗어있는 나의 왼팔.


그리고


“뭘 놀라고 그래. 성공 못할 거라 생각했던 거야? 나스미스테.”


나름 멋진 한 마디를 날렸다고는 생각했지만 목소리가 떨리고 있어 폼이 나질 않는다.


“바보야! 폼 잡고 있을 때야?”


나스미스테의 말이 맞다.

이번엔 내가 공격할 차례니까.


오른팔의....... 악마의 방출이 아닌.


왼팔의, 나의 방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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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5화. 로제니악 - 1 18.04.17 411 1 10쪽
18 4화. 칸니악 - 5, After 18.04.17 410 0 16쪽
» 4화. 칸니악 - 4 18.04.15 410 1 11쪽
16 4화. 칸니악 - 3 18.04.15 408 1 10쪽
15 4화. 칸니악 - 2 18.04.14 408 1 16쪽
14 4화. 칸니악 - 1 18.04.14 452 1 14쪽
13 3화. 에스테 - After 18.04.13 480 0 7쪽
12 3화. 에스테 - 3 18.04.13 465 1 12쪽
11 3화. 에스테 - 2 18.04.12 502 2 20쪽
10 3화. 에스테 - 1 18.04.12 587 4 20쪽
9 2화. 각성 - After +1 18.04.11 576 2 8쪽
8 2화. 각성 - 4 +1 18.04.11 567 4 10쪽
7 2화. 각성 - 3 +2 18.04.10 578 5 9쪽
6 2화. 각성 - 2 +1 18.04.10 594 5 12쪽
5 2화. 각성 - 1 +1 18.04.09 642 5 9쪽
4 1화. 악마소환 - 3 +1 18.04.09 730 4 14쪽
3 1화. 악마소환 - 2 +1 18.04.09 826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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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rologue +4 18.04.09 1,126 1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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