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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ressor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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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ressor
작품등록일 :
2018.04.09 19:06
최근연재일 :
2018.05.17 21:07
연재수 :
77 회
조회수 :
33,486
추천수 :
65
글자수 :
471,948

작성
18.04.15 20:29
조회
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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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0쪽

4화. 칸니악 - 3

DUMMY

“........”


꿈....... 이었던 건가?

반동 때문에 쓰러졌다 깨어난 후와 똑같은 이불.

똑같이 눈에 익은 침대.


“괜찮아?”


나스미스테가 아니라 리아세스테가 있는 걸 보니 꿈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아직 반동이 있던 후유증이 남아있던 모양이야.”


리아세스테의 걱정 가득한 얼굴을 보니 근심 가득했던 지난 시간이 정화되는 기분이다.

게다가 자꾸만 눈이 리아세스테의 입술로 향하는 게.......


“무슨 일 있으신가요?”


“아, 아니.”


기억나 버렸다.

나스미스테가 해줬던 말이.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다.

그래도 일단....... 감사표시는 해야겠지?


“고마워.”


“네?”


그냥 고맙다는 말을 하려는 것뿐이다.

라고 속으로 되뇌어 보지만 부끄러워 설까, 이상하게 목이 매여 말이 나오질 않는다.


“그, 그러니까....... 반동 때문에 그, 심상을 흡입.......”


그래, 용기를 내서.


“이틀 만에 바로 결투라니. 용기도 가상하군.”


“우와아아악!!”


놀랐다! 진짜 놀랐다!

갑자기 나와 리아세스테 사이의 공간에서 튀어나온 베스파로제님.

여전히 평소와 같은 피곤 가득 한 표정을 하고 있다.


“따라와라.”


하고 싶은 말이 잔뜩 있었지만 말 그대로 너무도 갑작스러워 아무 말도 나오질 않는다.


“아, 그리고 로제에스테님. 그, 제가 들은 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오른 손을 잡아끄는 베스파로제님.

무언가 말해오는 리아세스테.

둘 사이에서 공황상태에 빠져버렸다.


“자, 잠깐만요!”


무슨 힘이 이렇게 센지 버텨보려는 마음과는 달리 순순히 침대 밖으로 끌려 나오고 말았다.


“로제에스테님의 심상을 흡입한 건.......”


“이동한다.”


“베, 베스파로제님?”


아니, 아니. 잠깐만 잠깐만!


“나스미스테님......”


그리고 갑자기 눈앞이 어두워지더니 다시 밝아졌고

어느새 난 그리운 베스파로제님의 성 안 에 서있었다.


그리고 나를 덮쳐온 검은 안개.


“하아, 내가 분명 문제를 일으키지 말라 했었을 텐데.”


“우와악! 우와아악!”


고통은 없다.

하지만 검은 연기가 몸에 닿는 족족 그 부분만큼이 몸에서 지워져 나가 금세 다리 한쪽이 원래부터 없었던 것 마냥 사라지고 말았다.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우와아악!!”


있는 힘을 다해 뒤로 물러났지만 나를 향해 다가오는 검은 연기는 거침이 없다.


“들어서 알고 있다. 힘을 제어 못해 방출했다. 그리고 그걸 본 수계자 중 한명이 네게 결투를 신청했다.”


말의 내용은 지극히 차분하고 또 냉정하지만....... 어투와 그에 따른 행동이 정 반대잖아!


“하아, 상위 서열 악마 중 하나를 이런 말 같지도 않은 이유로 소멸시켜야 하다니.”


여, 연기에 닿은 오른팔이 팔목까지 사라져 버렸다.


“우, 우왁! 소, 소멸이라뇨? 그게 무슨.......”


아니, 일단 얘기를 하려는 심산이면 이 연기부터 없애주고.......


“나도 일단 마신님께 책임지라 명받은 게 있으니 네가 결투 중에 소멸당하도록 내버려 둘 순 없다.”


호오, 의외로 나를 신경써주긴 하는구나. 가 아니라 그런 거면 이 연기부터 좀.......


“그럼 어쩔 수 없이 네 상대가 될 수계자를 소멸시켜야 하는데 그랬다간 수계주인 악마가 가만있질 않겠지. 명분이 없으니까.”


뭔가 얘기가 이상한 곳으로 빠진 것 같은.......

틀렸다. 하반신이 통째로 사라져 버렸다.

이젠 도망가지도 못.......


“그렇게 원한을 남겨 놓느니 차라리 수계주까지 소멸시켜버리는 수밖에.”


베스파로제님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날 덮쳐오던 검은 연기가 거짓말처럼 전부 사라지고 말았다.

다만 내 몸은 그 대부분이 사라진 그대로인 채.


“물론 이런 식의 일처리는 내 방식이 아니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하는 수 없지.”


사라져 버린 몸의 일부가 믿기지 않아 베스파로제님의 말이 전혀 머리에 들어오질 않는다.


“일을 이렇게 만든 대가로 모든 게 잠잠해질 때까지 여기서 그 상태로 반성하고 있도록.”


으엑? 계, 계속 이렇게 있으라고?


“베, 베스파로제님?”


.......혀가 사라지지 않은 게 정말 다행이다.



.

.

.



“그러니까 그 모래시계가 다 될 때 까지만 버티면.......”


“예, 저도 소멸당하지 않고. 보기보다 약하다는 인상을 남겨 분명 저에 대한 관심도 많이 수그러들 테니까요.”


상체만 남아 바닥에 쓰러진 채 고개 들어 눈을 맞추며 얘기를 계속하려니 목이 부러질 것 같이 아프다.

그나마 다행인건 베스파로제님이 이 얘기에 흥미를 보였다는 것.


“음, 확실히 그렇게 하는 게 내가 제니루나를 소멸시켜버리는 것보다는 합리적인 것 같군.”


이라는 말과 함께 베스파로제님이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자 사라졌던 몸의 부위들이 다시 돌아왔다.

아, 맙소사. 다리가 있다는 게 이리도 소중한 것이었다니.......


“흐음, 2차 각성까지 한 악마와 인간이 맞붙어 일정 시간을 버틴다라.”


두발로 서있을 수 있다는 건 엄청나게 행복한 일이다. 정말.


“인간, 아니 에스티. 벽에 구멍을 냈다는 방출은 이제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건가?”


고개를 좌우로 절레절레 저어 보였다.

마음대로 될 리가 없을뿐더러 또 썼다가 또 반동이 오면 어떡하라고.


“하아. 그럼, 론니악에서 심상을 이용하는 법은 배웠겠지?”


다시 고개를 좌우로 저어보였다.

배운 것이라곤 란세르님께 배운 악마들 간의 결투에 대한 지식 조금 뿐.

아니, 애초에 그 곳에 간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니까.


“그럼 상대에 대한 정보는? 그 악마의 감정. 방출. 아무거나 좋다.”


아, 이거라면 조금 아는 게 있다.


“감정은....... 아마 ‘고통‘ 일거에요?”


제게 훌륭한 고통을 맛보게 해줄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이 말이죠.

라고 루나에스테가 내게 한 말이 목소리까지 생생하게 기억난다.


“호오, 수계주의 감정을 따라 간다 그런 건가. 그럼 해방은?”


피곤 가득해있던 베스파로제님의 얼굴에 조금 빛이 들었다.


“해방.......요? 방출을 말씀하시는 거면.......”


“해방이 뭔지 모르나. 하아, 론니악에서 대체 뭘 배운 건지.”


베스파로제님이 마음을 읽지 않는다기에 하는 생각이지만.

베스파로제님은 기본적으로 피곤해하기전에 조금 생각을 하고 피곤해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다시 말하지만 제가 론니악에 간지 이제 이틀도 안 지났거든요?


“해방이란 건 2차 각성을 한 악마가 소유하게 되는 고유의 기술을 얘기한다. 방출이 단순 몸 안의 심상을 방출하는 것이라면, 해방은 자신의 감정을 힘으로 내뱉는 거라 할 수 있지.”


“그, 그것 까지는.......”


알 수 있을 리가 없지.

애초에 내가 루나에스테를 만난 건 정말 잠깐 뿐이었으니까.


“역시 제니루나를 소멸시키는 게 정답이었던 것 같군.”


라고 말하는 베스파로제님의 얼굴에 평소보다 더한 어둠이 깔렸다.

역시 절망적인 상황이라는 건가?

하긴 그 때처럼 처참하게 죽는 환상이라도 봤다가는 버티는 거고 뭐고 바로 끝장날 게 분명하다만......?


“아, 알 것 같아요! 루나에스테의 해방!”


확실하지 않다.

단순한 감이지만, 그게 맞을 거라는 이유 없는 확신이 들었다.


“설명해봐라.”


“그게 그러니까....... 루나에스테와 얘기를 하던 중 눈이 마주쳤는데요. 갑자기 팔이 찢겨 나가더니 내장이 터져 나오고.......”


다시금 생각나 버린 그 때의 내 모습에 몸이 덜덜 떨려온다.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무런 일도 없었어요.”


환상이라 생각된 일들이 너무나도 사실 같아 오히려 정신 차리고 난 후가 환상인지 헷갈릴 정도로 말이다.


“네 말이 사실이라면 루나에스테의 해방은 환각의 일종이겠군.”


“환각이요?”


뭐야, 그럼 책에서 흔히들 환각마법에 대항하듯 미리 겁먹고 당황하지만 않으면 무리 없이 버틸 수 있.......


“그래, 환각. 물론 마음만 먹으면 바로 현실로 바꿀 수 있다는 게 마법과는 다르지만.”


역시. 그렇게 쉬울 리가 없지.


“그래도 네 말대로 루나에스테의 감정이 고통이라면, 상대에게 고통을 주는 환각을 주는 게 해방일 가능성은 높다.”


라고 끄덕이며 말하는 베스파로제님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급습해오는 불안감에 식은땀이 한 줄기 흘러 내렸다.


“이 두 가지 정보가 맞는다면 네게도 이길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잘못....... 들은 건가? 아니, 잘못 말한 거겠지?


“베스파로제님? 지금 ‘이길 가능성’ 이라고.......”


“설마 정말로 결투에 지고 돌아올 생각이었던 건가? 어차피 결투를 받아들일 생각이라면 이겨라. 내 명예에 흠집이 간다.”


.......어이가 없어 말이 안 나온다.


“뭐 네가 질 것 같다면 소멸당하기 전에 내가 먼저 루나에스테와 제니루나를 소멸시키도록 할 테지만.”


이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걸 보면 역시 악마는 악마라는 생각이 든다.

라기 보다 합리적이니 뭐니 하더니 결국 내 말은 하나도 안들은 거잖아!

아니 그보다 방금 내가 지면 명예에 흠집이 간다며!

그럼 내가 지기 직전에 상대방을 자기 손으로 소멸시키는 건 흠집이 안 간다는 거야?

악마의 명예라는 게 대체 어떤 개념인 건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다.

게다가 지금 상황.

뭔가 결투는 하는 걸로 된 거니 결국 내 상황만 더 안 좋아진 것 아닌가?


“그럼 바로 시작하도록 하지.”


“예? 아니, 저기 잠깐만........”


삽순간 눈앞이 어두워졌다가 다시 밝아지기를 반복.

또 이동하는 건가? 하는 생각과 함께 내가 있던 위치도 어딘지 모를 넓은 공터로 옮겨져 있었다.

벽과 바닥에 쓰인 무늬를 보면 베스파로제님의 성안이라는 것은 알겠으나.......

그보다 또 다짜고짜 이런 식이냐! 분명 또 바로.......


“시작은 상대방의 방출을 받아내는 것부터.”


말이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기가 무섭게 내게로 엄습해 오는 검은 불꽃.

또 이런 식일 거라고 예측했다.

그러니 놀랄 일도 없....... 을리가!


“우, 우와아아악!!”


작가의말

공모전 기간 내에 1부 완결까지는 지으려 분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웹소설 연재 초보인지라 어느 시간대에 업로드하는 게 좋은지 아직 몰라, 업로드하는 시간이 제각각인 점 이해 부탁드립니다.

조만간 시간을 정해서 그 시간에 업로드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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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4화. 칸니악 - 4 18.04.15 409 1 11쪽
» 4화. 칸니악 - 3 18.04.15 408 1 10쪽
15 4화. 칸니악 - 2 18.04.14 407 1 16쪽
14 4화. 칸니악 - 1 18.04.14 452 1 14쪽
13 3화. 에스테 - After 18.04.13 480 0 7쪽
12 3화. 에스테 - 3 18.04.13 465 1 12쪽
11 3화. 에스테 - 2 18.04.12 502 2 20쪽
10 3화. 에스테 - 1 18.04.12 586 4 20쪽
9 2화. 각성 - After +1 18.04.11 576 2 8쪽
8 2화. 각성 - 4 +1 18.04.11 567 4 10쪽
7 2화. 각성 - 3 +2 18.04.10 578 5 9쪽
6 2화. 각성 - 2 +1 18.04.10 594 5 12쪽
5 2화. 각성 - 1 +1 18.04.09 642 5 9쪽
4 1화. 악마소환 - 3 +1 18.04.09 730 4 14쪽
3 1화. 악마소환 - 2 +1 18.04.09 826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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