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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데론의 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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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치비
작품등록일 :
2024.01.19 17:22
최근연재일 :
2024.02.09 20:06
연재수 :
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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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1,178

작성
24.02.0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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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인두겁 (1)

DUMMY

‘바라크의 손자라···.’

확실히 구성원 중 누가 사고를 쳐도 충분히 수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바라크의 손자면 얼굴이 많이 알려져 있을 텐데요?”

“그 점은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 아이가 퓌오른에 갔던 것이 벌써 10년이 되어갑니다. 아마 퓌오른의 왕족을 제외하면 얼굴을 알아보지 못할 것입니다.”

“나이는요?”

할아버지가 손주를 아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라스는 혹시나 너무 어릴까 봐 괜한 걱정이 앞섰다.


“스물셋입니다. 수인대의 대장을 맡고 있으니 실력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설마··· 제가 아는 사람인가요?”

누군가를 떠올린 라스의 말에 바라크는 말없이 웃어 보였다.


그 상황을 마치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밖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바라크 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다름이 아닌 요슈아였다.


“마침, 당사자가 왔군요. 안으로 들라 해도 되겠습니까?”


라스는 제법 놀랐다.

바라크와 요슈아는 얼굴이라도 닮았으면 모를까, 전혀 닮지 않아서였다.

바라크는 야성미 넘치는 전사의 느낌이 강했던 반면, 요슈아는 스승을 닮은 미형의 얼굴이었으니까.


두 사람이 닮지 않아 브레가흐를 닮은 요슈아가 바라크의 손자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들어오라고 하시죠.”

“그리하겠습니다. 안으로 들라!”


잠시 후, 요슈아가 예의를 갖춰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왔다.

“카데닌께서 먼저 계셨군요?”

“합격입니다!”

“···?”

뜬금없는 라스의 합격 발언에 요슈아는 심히 당황스러웠다.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설명을 바라며 바라크를 바라봤다. 그의 눈빛이 구조요청을 보냈다.


얼떨떨한 요슈아를 보며 라스가 씩 웃었다.

“저와 함께 퓌오른으로 가야 하니 준비하시죠!”

“퓌오른 말씀입니까?”

난데없이 퓌오른 여행길에 납치당하게 생겨 요슈아는 어안이 벙벙했다.


라스는 칼라이스가 죽기 전 남김 말을 전하며, 퓌오른으로 가는 목적이 성녀를 만나는 것임을 설명했다.


성녀와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거론되자 요슈아의 얼굴이 점점 굳어졌다.


“퓌오른의 사제가 인간의 모습을 의태한 짐승인지, 아직은 확단할 수 없습니다. 짐승이 한 말이기에 검증이 필요하죠.”

자기 말과 상반되게 라스는 마음속에서 이미 반쯤 성녀를 짐승으로 확정 지었다.

굳이 그 사실을 요슈아에게 알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일족의 미래가 달린 중대한 일··· 어깨가 무겁습니다. 함께 할 다른 일행은 생각해 두셨습니까?”

“우선은 요슈아와 아에르디, 두 사람이요.”

아에르디의 부러진 검을 다시 제련하기 위해서라도 그는 반드시 데려가야 했다.

한 대의 부대장인 만큼 그의 실력을 어느 정도 믿고 있지만 차후 직접 검증할 필요는 있었다.


“카데닌의 안목이 탁월하십니다. 아에르디라면 대장에 견주어도 손색 없는 실력자입니다. 같은 수인대라서 고평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요슈아가 이렇게 강력하게 추천할 정도라면 좋은 선택인 것 같다.


아직 수인대 대장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요슈아 말고는 제대로 본 적이 없었던 라스는 아에르디의 실력이 기대되었다.


“헌데 무슨 일로 찾아온 겐가?”

“아무래도 목책과 장막을 보수하기 위해 남부 국경의 끝자락, 그라힘 숲에 사람을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라스의 활약으로 죽은 자는 없었으나, 짐승들의 대대적인 침공에 일족의 터전은 쉽게 회복되지 않는 상처가 남았다.


“그라힘 숲까지?”

“주변에는 더 이상 나무를 찾기 힘듭니다. 허락해 주신다면 제3 수인대를 이끌고 다녀오려고 합니다.”

들짐승이라면 고리의 힘이 없는 평범한 일족이라도 충분히 처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곳에, 니샤르드의 분신들이 없으리란 법은 없다.


칼라이스와 나중에 전투를 치렀던 제3 수인대는 타 수인대보다 온전한 전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다른 수인대의 경우, 정상적으로 운용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기에, 현재 벌목 인력을 호위할 수 있는 건 제3 수인대가 유일했다.


“허락하겠네.”

바라크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일족을 위해 자진하는 요슈아를 자랑스러워했다.


“···그라힘 숲 주변에는 사람이 살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이디스의 영토에 속해있지만, 일족은 초원의 중북부에 모여 살고 퓌오른 사람이 살기에는 오지이니 그들이 넘어오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가요···.”

요슈아의 설명을 들은 라스는 한 가지 결정을 내렸다.


“그렇다면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일족의 가장 어른께서 이런 궂은일을 하시는 건 아니됩니다.”

바라크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라스를 만류했다.

그러나 라스는 벌목하기 위해 제3 수인대와 동행하는 것이 아니었다.


“돕기야 하겠지만 그것 때문에 가는 건 아닙니다. 벌목은 기술자가 해야죠. 저는 아마 크게 도움이 안 될 겁니다.”

“그렇다면···.”

“함께 가서 개개인의 실력을 시험할 겁니다. 제3 수인대 중에서 퓌오른으로 갈 사람들을 고르기 위해.”




* * * *



우거진 거목의 숲에서 쫓기던 아리마는 거목에 기댄 채 나뭇가지에 앉아 몸을 숨겼다.

“하아, 하아.”

의지와 상관 없이 숨이 끊어질 듯 거친 숨을 계속해서 토해냈다.


호흡이 달리니 검도 놓칠 것 같았다.

“하아, 오늘따라 검이 무겁게 느껴지네.”

“쉿! 근처에 왔어.”

“···!”

헐떡이며 숨을 내쉴 때마다 들썩이는 아리마의 몸을 히스아가 팔로 지그시 눌렀다.

히스아도 호흡이 정상은 아니었지만 애써 호흡을 억누르며 나무에 바싹 몸을 붙였다.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매번 추격 당하는 입장이 되는 것이 신기했다.

모두가 뿔뿔이 흩어진 지금, 각자도생하는 수밖에 없다.


숨을 참은 히스아는 나무 사이를 걷는 그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스레 힐끗 내려다보았다.


‘칫!’

아주 잠깐 쳐다보았을 뿐인데, 불행하게도 그와 눈을 마주쳤다.

자신이 내다볼 걸 미리 알고 기다리던 것처럼 보였다.


“···아리마.”

침을 삼킨 히스아가 죽을 죄를 지은 듯이 힘없는 목소리로 아리마를 불렀다.


“왜?”

“미안하다.”

“···?”


그 순간 날이 선 바람이 형제가 앉은 나뭇가지를 베어버렸다.


“···!”

“···”

형제는 하늘 높이 솟은 나무 위에서 끝없이 추락했다.

당황하는 아리마와 다르게 떨어질 것을 알았던 히스아는 나무 사이를 오가며 서서히 아래로 내려갔다.


쿠웅

요란한 소리가 고요한 숲에 울려 퍼졌다.


“아야야!”

아무런 대처도 하지 못했던 아리마는 깔고 앉은 무거운 나뭇가지와 함께 그대로 땅에 떨어졌다.

아리마의 엉덩이는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아냈다.


엉덩이가 터질 것 같았다.

순간 뼈에 이상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아리마는 일어서서 엉덩이에 달라붙은 먼지를 털어내며 확인했다.


다행히 아무 문제 없었고 바지도 찢어지지 않았다.

칼도 어딘가 튕겨 나가지 않고 그대로 라스 옆에 꽂혔다. 찾으러 갈 수고 또한 덜게 되었다.


“아흐···.”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지 아리마가 미간을 찌푸리며 울상 지었다.


살길을 찾기 위해 동생마저 버리고 떠났던 히스아가 뻔뻔하게 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괜찮냐?”

“괜찮겠냐!”

히스아를 향해 소리 지른 아리마는 아직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씩씩거렸다.

차마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맺힌 아리마의 눈을 쳐다보기 힘들었던 히스아는 시선을 회피했다.


갑자기 숲의 나무 사이사이를 굽이치는 기형적인 바람이 불어왔다.


그들을 뒤쫓는 추격자는 감격스러운 형제의 해후를 방해하며 그들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


이 바람은 몇 번이고 부딪혔던 그의 힘이었다.


‘바람 때문에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겠네.’

아무래도 그가 가까이 온 것 같다.

히스아는 바람에 맞서 한 팔로 얼굴을 가리고 다른 한 팔로는 검을 들었다.


곧 세차게 몰아치던 바람이 멈췄다.


‘항상 지금 타이밍이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바람이 그친 뒤에도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경계를 늦출 수 없었다.


“히스아···.”

“···왜?”

여전히 히스아는 긴장하며 전방을 주시했다.


“···끝났어.”

아리마의 말이 들림과 동시에 히스아는 자신에게 겨눠진 칼의 기척을 느꼈다.

하는 수 없이 히스아는 항복의 표시로 두 손을 들고 천천히 뒤를 돌았다.


그러자 검을 빼앗기고 제압당한 채 망연자실하게 웃는 아리마가 보였다.

아무래도 조상님께서는 바람을 미끼로 보이지 않는 하늘 위에서 떨어진 것 같다.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요?”

라스는 특유의 부드러운 미소를 보였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숲속에서 라스는 며칠째 3 수인대와 함께 수련을 지속하고 있다.

처음에는 3 수인대만 훈련 시킬 의도였지만, 이제는 평범한 검에 바람을 깃들게 하는 라스의 개인 수련도 병행하고 있다.


‘이 방식도 제법 익숙해졌네.’

아직 브레가흐의 검처럼 방대한 힘을 담을 수는 없지만 멀리 있는 거목의 나뭇가지를 자르는 것까지 가능해졌다.


아리마와 히스아는 어째선지 자신들의 성장보다 라스의 성장이 빠른 것처럼 느껴졌다.


“카데닌께 한 가지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아리마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며 라스에게 물었다.


“그럼요!”

“다른 사람이나 대장, 부대장은 안 잡으러 가도 되는 건가요?”

“아! 엘르아스나 몇몇은 먼저 잡혀서 오늘 불침번이고요. 요슈아나 아에르디는 아마 지금쯤 저녁을 준비하고 있을 거예요.”

“그 말은···.”

“두 사람이 오늘 노동 해방이란 소리죠.”

“감사합니닷!”

아리마가 감격에 겨워 우수에 찬 눈이 되었다. 히스아도 라스에게 꾸벅 감사 인사를 전했다.


며칠 동안 누구보다 일찍 잡혔던 형제는 불침번과 식사 당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눈그늘이 턱밑까지 내려온 아리마 형제가 불쌍했는지 라스가 오늘은 배려한 듯싶다.


5일은 불침번에 3일은 식사 당번.

거기다가 기력이 다 빠질 때까지 훈련하니 매일 매일이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 끝에 구원이 있었다.


“후, 누구 때문에 오늘도 어김없이 불침번인 줄 알았네.”

“윽.”

아리마의 말이 화살처럼 곁에 있는 누군가에게 꽂혔다.


“···그저께는 너 때문이었잖아. 며칠 동안 고생한 것에 네 지분은 없는 것처럼 말한다?”

“형이면 못난 동생도 이끌어줘야 하는데 그거 하나 못할 줄은 난 몰랐지이!”

“···언제부터 형으로 생각했다고.”

치사하게 이럴 때만 선택적으로 형 대우를 해주는 아리마였다.

저 얄미운 표정을 보니 방금까지 들었던 미안한 감정이 사라져 버렸다.


“숲은 금방 어두워지니까 빨리 가죠!”

“알겠습니다.”

그래도 두 사람은 오늘만큼은 편히 쉴 수 있어 기분이 좋아졌다.


“흐흐흠.”

아리마는 심지어 콧노래를 부르기까지 했다.

발걸음은 어제와 다르게 가벼웠다.


쌍둥이는 어둠이 내려 앉은 저녁에서야 라스와 함께 3 수인대가 모여있는 야영지에 돌아왔다.


“대장, 카데닌께서 오셨습니다.”

“그런가요? 서둘러 준비를 마무리하죠.”

“대장, 저희도 돕겠습니다!”

3 수인대가 요슈아와 아에르디를 도와 저녁거리를 가지런히 차려놓았다.


“막내들! 오늘은 표정이 밝네?”

“하하, 오늘은 무려 1등이니까! 어린놈들한테 1등을 빼앗겼다고 너무 실망하지 말라고, 엘르아스.”

죽어가던 어제와는 사뭇 다르게 아리마는 한껏 기고만장해졌다.


“짜식, 오늘은 좀 살만해진 거 같다? 불침번 안 걸린 게 그렇게 좋냐?”

“완전 좋지!”

“그래, 1등 한 우리 막내들 맛있는 거 많이 먹어라아! 오늘은 부대장이 가져온 향신료를 썼다고 하더라고.”

“어쩐지, 요리가 향부터 다르더라.”

아리마는 재빨리 식사를 위한 마음가짐을 갖고 자리에 앉았다.

아마 여기 모인 사람 중 아에르디의 요리 실력이 가장 뛰어날 것이다.


이미 그의 요리를 경험한 적 있는 아리마는 오늘 저녁이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오늘이란 특별한 하루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저녁 식사는 미리 준비했던 기름을 입혀 불에 구운 닭고기와 양의 고기와 뼈를 우려낸 수프였다.


“준비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아닙니다. 요리 당번이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여전히 아에르디는 무뚝뚝했다.


“다들 자리에 앉은 것 같군.”

화톳불을 감싸며 모두가 자리에 앉았다.

3 수인대 전부가 모인 것은 아니다.


그들이 벌목한 나무는 양이 상당하여 몇 번에 걸쳐서 날라야 했다.

그렇기에 3 수인대의 일부는 벌목한 목재와 인력을 호위하며 일족의 장막으로 돌아갔다.


그렇기에 남은 인원은 라스와 쌍둥이, 요슈아와 아에르디, 엘르아스, 로카, 히르칸.

이렇게 8명이었다.


착석을 마친 제3 수인대가 라스를 바라봤다.


예례를 진행하는 건 웃어른의 몫.

일족의 대표하는 바라크에게 예례문을 떠넘겼던 라스도 이곳에서만큼은 누구에게도 떠넘길 수 없었다.


그는 고향에서부터 들어왔기에 외우고 있던 카데론의 예례문을 읊었다.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은 적당한 구절이었다.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식사하죠.”

“네!”

제3 수인대는 고대했던 저녁 식사를 시작했다.


“음, 역시 부대장이 한 요리는 차원이 다르구나!”

“그러게, 어제 너희들이 만든 괴식과 비교하면, 왕의 식사지.”

“그건 들짐승들도 큰 결심을 하고 먹어야 할 걸?”

“에이, 로카! 그 정도는 아니야. 이 나이에 그 정도면 요리 잘하는 거야. 안 그러냐, 히스아?”

“···”

히스아는 양심이 있었는지 대답하지 않고 묵묵히 식사를 계속했다.


그렇게 기다려 온 식사이건만 그들의 여유로운 식사는 오래가지 못했다.

고기를 몇 점 먹지 않은 그때, 무언가 가까이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풀을 스치는 소리는 바람으로 인한 것이 아니었다.


인위적인 소리가 사람들의 청각을 자극했다.

아마 들짐승일 것으로 추정됐다.


“들짐승인가?”

“제가 처리하고 오겠습니다. 마저 식사하십시오.”

히스아가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며 검을 쥐고 일어섰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며 신경을 거스르게 했다.


예민하게 귀를 기울이던 히스아와 달리, 소리의 주인은 점점 다가오는 속도를 늦췄다.

오히려 기다리는 쪽이 더 급할 정도였다.


하지만 히스아는 아직 어렸음에도 제법 침착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차분하게 정체 모를 존재를 기다렸다.


드디어 오랜 기다림에 부응하듯 어느새 소리가 거의 근처까지 다가왔다.


그러나 히스아에게 도달하지 못한 채, 기대를 저버리고 털썩 풀숲에 쓰러졌다. 라스 일행이 피운 불빛이 닿지 않는 거리였다.


결국 보다 못한 히스아가 소리의 정체를 향해 먼저 다가갔다.


“···아리마, 잠깐 와줘.”

그러나 그것의 정체를 확인한 히스아는 아리마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 형님 이제는 들짐승 하나도 못 잡아서 도와달라 하십니까? 형답지 못하네.”

“그런 거 아니야, 일단 와봐.”

“그럼 뭔데?”

히스아의 요청에 아리마는 귀찮음을 무릅쓰고 그가 있는 곳으로 향하였다.


“어?”

그 정체를 확인한 아리마도 히스아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대장, 와야 할 것 같은데···?”

“무슨 일이지?”

요슈아의 목소리는 급할 것 없이 차분했다.


“그게··· 들짐승이 아니라 사람인데···요?”

아리마의 말에 수저를 내려놓은 라스와 제3 수인대는 일제히 히스아 형제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 한 아이를 업은 소녀가 쓰러져 있었다.

“···살려주세요.”

소녀는 의식이 없었고, 남자아이만 여자의 등위에서 처량한 모습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바싹 마른 장작 같은 그들의 신체는 뼈와 피부가 달라붙은 것처럼 말랐다.


생명이 금방이라도 꺼질 것 같은 그 모습은, 살아 있는 것이 기적이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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