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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데론의 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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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치비
작품등록일 :
2024.01.19 17:22
최근연재일 :
2024.02.09 20:06
연재수 :
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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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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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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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만이 줄 수 있는 대답 (2)

DUMMY


콜록, 콜록

“대장, 짐승이 먼지로 돌아가기 전에, 우리가 먼저 폐에 먼지가 껴서 사망하겠어.”

전투를 막 끝낸 뒤지만 아리마는 장난 섞인 불만을 토로할 정도로 여유가 있어 보였다.


“하하, 미안!”

이미 저주를 안고 있는 요슈아에게 짐승의 피는 아무런 해악도 끼치지 못했다.

요슈아가 짐승의 머리에서 창을 회수했다. 그러자 사자의 사체와 요슈아를 뒤덮은 짐승의 피가 맹렬하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정화의 불은 짐승의 일부조차도 용납하지 않고 남김없이 불태웠다.

역시나 요슈아의 옷과 몸은 상하지 않았다.


“후우, 어쨌거나 우리 대(隊)가 1등이네!”

아리마가 마치 내기에서 이긴 것처럼 우쭐거렸다.

이 결과가 상대하는 짐승과 각 대의 성향과 전력에 따라 벌어진 차이란 걸 아리마 또한 모르지 않았다.


“조그만 차이에 일일이 승부욕을 불태우지 마, 대장이 강하기 때문에 한 1등이니까.”

한껏 들뜬 아리마에게 핀잔주기는 했지만 히스아도 웃고 있었다.


“나도 알지, 그래도 우리 대가 1등이라는 사실은 변함없잖아? 우리 솔직해지자고.”

아리마가 히스아에게 어깨동무했다.


“그리고 우린 최연소로 1등한 대원이고···!”

“이제야 좀 솔직해지네. 핫하!”

아직 어린 두 대원은 사소한 결과를 두고 뿌듯해하였다.


모든 수인대가 요슈아 대 같은 것은 아니었다.

다른 곳의 수인대들은 여전히 거대 짐승과 싸우고 있었다.


짐승의 종류에 따라 상대법이 다르다 보니 일부는 아직 고전하기도 하였다.

또 다른 곳에서는 전투의 끝을 바라보았다.


“뭐야! 7 수인대는 머리가 둘 달린 뱀을 상대하고 있는데?”

“쌍두사(雙頭巳)라고? 7 수인대 만으로는 무리야!”

다른 대의 상황을 지켜보던 제3 수인대원들이 수근거렸다.


“쌍두사는 처음 보는데, 두 달 전 우리가 상대했던 뱀이랑 머리 둘 달린 거 말고는 별다른 점을 못 느끼겠어. 그냥 죽이면 되는 거 아니야?”

선임 대원들의 낯선 반응에 아리마가 옆에 있던 엘르아스에게 물었다.


“죽인다고 끝이 아니니까 문제야.”

“그게 무슨 말이야?”

쓸만한 실력과 달리, 아직 경험이 뒷받침되지 않은 아리마가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뭐, 가까이서 겪어 보면 알겠지. 어쩌면 우리 대가 지원 갈 수도 있겠다.”


엘르아스의 말을 듣고 방금까지 좋아하던 아리마의 표정도 금세 어두워졌다.

“일등이라고 좋은 점도 없잖아···.”

“그래도 다행인 건 쌍두사를 상대하는 게 7 수인대라는 점이네. 거기 대장이 ‘그 아저씨’니까.”

엘르아스는 별로 걱정되지 않는 것 같았다.


모두가 안일한 생각에 빠져있는 그때,

새로운 짐승 무리의 남하를 알리는 다급한 뿔나팔 소리가 들려왔다.


“짐승 무리가 또 출현했다고? 대체 어디에서···.”

“아직 지원할 여력은 없어! 전투를 끝마친 곳은 없나?”

예상과는 다르게 전장의 상황이 급박해지자, 여전히 전투를 치르고 있던 다른 대원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보이지 않는 위협은 당장 눈앞의 위기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법.

수인대는 나팔 소리에 정신을 빼앗겨 전투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다.


“현재 짐승들이 장막으로 남하하고 있습니다.”

정찰대는 말을 타고 돌아다니며 짐승들의 목적지가 어린아이와 부녀자, 노인이 모여있는 장막이라고 수인대에게 알려왔다.


다른 대는 여전히 짐승과 혈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들에게 장막으로 지원을 기대하기란 어려웠다.

결국, 방금 전투를 끝마친 제3 수인대가 가야만 했다.


“우리가 가겠다!”

“알겠습니다!”

3 수인대의 근처에 있던 정찰대는 울려 퍼진 요슈아의 목소리를 들었다.


“제3 수인대는 대열을 갖춰라!”

“네!”

심상치 않은 상황이었다. 이번만큼은 아리마도 불평하지 못했다. 이 상황에서 투정을 부릴 정도로 어린애는 아니었다.


‘이번이 마지막이길···.’

이미 지금 상대하고 있는 짐승의 수만으로도 평균을 웃돌았다.

요슈아의 머릿속에 이것이 끝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때 어디선가 기척도 없이 다가온 목소리가 요슈아의 등 뒤에서 들렸다.


“저도 따라가겠습니다.”

“···!”

놀란 요슈아가 뒤를 돌았다.

어느새 멀리 떨어져 있던 라스가 바로 뒤에 서 있었다.


이번만큼은, 3 수인대만으로 짐승 무리를 전부 상대할 수 없다고 라스는 판단했다.


“대체 언제 다가온 거지?”

“그러게, 분명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라스는 웅성이는 소리를 애써 외면했다.


‘역시 평범하진 않네.’

자신의 배후까지 기척도 없이 다가온 라스가, 요슈아는 신기할 따름이었다.


괴수를 처치하는 건 마땅히 자신들이 짊어져야 할 짐.

일족의 의무를 떠넘기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어 라스를 끌어들이기 싫었다.


“⋯알겠습니다. 함께 가시죠.”

하지만 요슈아는 자신과 제3 수인대만으로는 짐승들을 막는 것은 역부족이란 사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지금은 사람 한 명이 아쉬운 상황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요슈아의 바람처럼 라스의 정체도 알 수 있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제3 수인대가 떠나지 얼마 되지 않아, 다른 수인대 역시 하나둘씩 맡은 짐승을 쓰러뜨리는 데에 성공했다.


“후우, 그래도 꼴찌는 아니네.”

“그러게, 은근히 각 대가 순위 같은 것에 신경을 쓴다고.”


각 수인대가 짐승을 처리하는 데 걸린 시간은 몇몇 대를 제외하면 모두 비슷했지만, 그럼에도 다들 자신이 속한 대가 마지막이라고 낙인찍히는 것은 싫어하는 눈치였다.


“아아! 라투스, 살살 좀 묶어주세요!”

“엄살은···. 상처가 덧나면 어쩌려고 그래? 꽉 묶어 둬야지!”

각 대의 어린 대원 중에는 부상자가 조금 있었지만, 대부분 경상이었다.


그러나 마냥 기뻐하지만은 못했다.

생명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부상자는 없었지만, 중상자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꽉 잡아! 벌어진 상처를 꿰맬 거다.”

“으으읍···!”

대원 하나가 이를 악물었다. 발목부터 정강이까지 벌어진 상처는 짐승의 날카로운 이빨에 당한 것 같았다.

바늘이 상처 부위를 찌를 때마다 몸부림치는 것을 다른 대원 둘이 간신히 붙잡았다. 생살을 뚫는 고통을 맨정신으로 버티기에는 버거워 보였다.


잠시 뒤, 모든 대가 전투를 끝마쳤다.


“이번에는 우리가 불명예스러운 주인공인가.”

역시나 7 수인대가 가장 마지막으로 전투를 끝냈다.

만약 다른 대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아직도 전투를 치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7 수인대원들은 그나마 사망자가 나오지 않은 것에 감사하기로 했다.


“운이 좋다고 해야 할지, 나쁘다고 해야 할지.”

“쌍두사라니! 거의 8년만 아닌가. 어린 대원들도 값진 경험을 했어, 하하하. 타 대에 동기가 있다면 자랑하고 싶지 않나?”

7 수인대의 대장, 마키르가 호탕하게 웃었다.


“···네, 그렇습니다.”

대장의 여유와 달리, 이제 갓 수인대에 들어온 신입 대원들에게는 끝나지 않는 악몽 같았다.

나중에야 지금의 경험이 빛을 발하겠지만, 당장은 손발이 떨리며 숨 쉬는 것도 벅찰 만큼 힘이 들었다.


“우웨엑.”

토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손쉬울 거라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기껏 다 잡은 뱀이 두 마리로 나뉘었다. 신입대원들은 한계를 직면할 때까지 전투를 지속해야 했다.

쌍두사만 아니었어도 그들의 전투 양상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고, 그들의 순위도 마지막에 머물지 않았을 것이다.


“비전투원의 장막으로 가장 먼저 지원 간 건 어느 대였지?”

“3 수인대라고 했지 아마?”

“13 수인대가 아니라, 요슈아 님이 대장인 그 3 수인대?”

그동안 순위권에 없던 낯선 대의 등장에, 타 대원들이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제3 수인대는 평균 연령이 어린 축에 속하는 편이었다.

가장 많은 것이 부대장인 아에르디였지만, 그도 다른 부대장과 비교하면 일곱 살 가까이 어렸다.


“그 어린 녀석들이 어느 틈에 이렇게 성장을···.”

“가끔 3등 정도는 했었지?”

“그때는 몇 개대가 예비대로 빠진 결과니, 지금이랑은 경우가 다르지.”

“요슈아 님 때문인가···.”

제3 수인대가 수인대 중 상위가 된 것은 요슈아가 대장이 된 지, 겨우 3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다 쉬었나? 벌써 지친 것은 아니겠지?”

“어린 녀석들에게 뒤처지면 되겠나! 관록을 보여주자, 일어나라! 즉시 제3 수인대를 지원하겠다.”

“네, 대장!”

대장들의 말에 호흡을 회복한 수인대들이 하나둘씩 제3 수인대를 따라갈 준비를 마쳤다.


그때, 하늘에서 무언가가 수인대를 향해 급하강했다.

“···!”

“···!”

수인대는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진형의 중심부로 떨어진 뒤에야 비로소 그것의 기척을 알아차렸다.


폭발하듯 피어오른 먼지 뒤에 숨어 살기를 뿜어대는 무언가로 인하여 심상치 않은 전운이 감돌았다.


먼지에 비친 그림자를 본 것만으로도 심장이 터질 것처럼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오랜 전투로 벼려진 수인대의 감은 본능적으로 위험신호를 보냈다.


녀석의 존재감에 압도당한 일족은 먼지구름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수인대원들은 숨통을 조여오는 듯 가빠진 호흡을 따라 강하게 무기를 움켜쥐며, 전투를 준비해 나갔다.


먼지 사이로 차츰, 놈의 발톱과 눈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내 그것은 단 한 번의 날갯짓으로 자신을 둘러싼 먼지를 모조리 날려버리고, 그 날개 주위에서 하늘의 구름마저 걷어 버렸다.


“과연, 이곳에서 미처 지우지 못한 니샤르드의 피가 느껴지는구나!”

그렇게 짐승은 걷힌 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월광을 받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눈앞에서 놈의 실체를 마주한 이디스 일족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디스 일족은 이제껏 짐승들과 수없이 전투를 치르며 무수히 많은 짐승의 사해(死骸)를 넘어왔지만 이런 짐승은 보지 못했다.


괴물의 생김새는 더없이 괴이하였다.

머리와 손, 날개는 매의 모습을, 몸통과 하반신 그리고 꼬리는 사자의 것이었다.


마치 억지로 붙여놓은 듯한 조악한 외형,

섭리에서 벗어난 괴물을 마주하고 있자니, 역겨움이라고도 할 수 있는 거부감이 밀려왔다.


더군다나 인간의 말을 하며 이족 보행을 하는 짐승은 전설 속에서나 존재할 법했다.


“카데론의 후손들이여, 너희와 함께 머무는 짐승을 내게 데려와라. 그리한다면···.”


짐승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머리를 향해 누군가의 창이 날아왔다.

일순간 창이 선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속도였지만, 그리핀은 가소롭다는 듯이 창을 손으로 잡아챘다.


“환영 인사치곤 격하군···. 나 역시 시간을 낭비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내 요구에 답하여라!”

“거절한다! 초원을 침략한 짐승이여, 네놈의 무리를 이끌고 초원을 떠나라!”

“무리? 그런 먹잇감에 불과한 놈들을 내가 이끌고 온 것으로 여기다니, 어처구니가 없군.”

수인대원 중 하나의 말에 그리핀은 고개를 내저었다.


“그놈들은 나, 칼라이스를 피해 살길을 찾아 도망친 것이지 그것들을 거둔 적은 없다!”

칼라이스는 터무니없는 오해가 거슬렸다.


하지만 괴수가 무리를 이끌고 온 것이건 아니건, 일족에게는 중요치 않았다.


그들의 의무는 단 하나.

짐승으로부터 초원을 지키는 것뿐.


“호오?”


곧바로 별다른 소통 없이도 각 대의 장점과 역할에 따라 포진하며, 전 수인대가 마치 하나의 대인 것처럼 칼라이스를 둘러쌌다,


먼저 공격을 감행한 것은 인간 쪽이었다.

제7 수인대가 칼라이스를 향해 힘을 불어넣은 창과 화살을 날렸다.


돌풍과도 같이 날아든 창과 화살이 허망할 정도로 쉽게 칼라이스의 날개를 꿰뚫었다.


씨익

하지만 자기 날개에 구멍이 생겼음에도 괴수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웃고 있었다.


소름이 돋았다.

마치 자신과 무관한 일을 관망하는 듯한 태도.

절대로 허세가 아니었다.


일족은 곧 꺼림칙한 여유의 이유를 알게 되었다.


칼라이스의 날개에 남은 상처가 시간을 거슬러 오르듯 회복되어 갔다.


“아니···!”

“···말도 안 되는 회복력이로군.”

눈앞의 괴수는 여태껏 수인대가 상대했던 짐승들과 격이 달랐다.

이미 한 차례 전투를 치르며 힘이 빠진 그들이 감당할 수 있는 괴수가 아니었다.


“선물을 받았으니, 이쪽도 답례를 해야겠지.”

대기를 할퀴듯 칼라이스가 팔을 휘둘렀다.

네 발톱의 날카로움을 품은 바람이 미처 대처하지 못할 정도로 7 수인대 앞에 빠르게 들이닥쳤다.


그보다 앞서 7 수인대의 선두에 도달한 마키르가 거대한 망치로 땅을 내려쳤다.

“으리아아아!

“···!”

“마키르 님!”

화산재처럼 터져 나온 먼지는 방패처럼 바람의 돌격을 가로막았다.


“하아, 다들 괜찮나?”

“네, 저흰 무사합니다!”

피해를 입지 않았음에도 마키르와 그의 부하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심력을 쏟아 경계하는 그들의 정신이 점점 피폐해지는 기분이었다.


“피가 옅어졌어도, 카데닌의 후예라는 건가.”

예상외로 초원의 일족은 칼라이스의 시험을 잘 통과하였다.

눈앞의 인간들은 참기 힘들 만큼 탐스러운 과실이지만, 이 정도의 힘으로는 그의 뜻을 이루기 힘들었다.


칼라이스는 자신이 이곳에 온 목적을 잊지 않았다.


“너희의 하찮은 목숨 따위 거두지 않을 것이니, 두려워 말고 이곳에 도래한 짐승을 데려와라. 너희 곁에 있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닥쳐라, 우리를 모욕하는 것이냐! 우리는 카데닌의 후예다. 짐승 따위를 숨겨줄 것 같으냐! ”

“이상한 일이야. 이곳에서 피의 기운이 느껴지는데 전혀 모르는 눈치로군.”

칼라이스는 놈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는 일족이 의아했다.


“그렇다면 최근, 너희를 찾아온 이방인은 없나?”

“···!”

“이방인이라고 하면···!”

괴이한 짐승의 말에 수인대원들이 술렁거렸다. 라스를 데려온 것이 수인대였으니 그를 모를 리 없었다.


“하하핫, 반응을 보아하니 손님이 와있기는 한 모양이로군. 그놈이 바로 내가 찾던 짐승이다. 인간 틈에서 모습을 숨기고 있었을 줄이야.”

칼라이스는 동요하는 인간들을 보며 기쁨에 차 말했다.

드디어 실마리를 찾았단 사실에 감출 수 없는 기쁨이 입가에 드러났다.


“순순히 녀석을 데려온다면, 너희의 목숨은 보전할 것이라 약속하지.”

칼라이스는 일족을 내려다보며 거만하게 손을 건넸다. 당연하다는 듯이 그들의 생존을 자신의 자비라 여겼다.


“더는 들을 것도 없다!”


바라크는 위엄있게 거부(巨斧)를 내려찍으며 술렁이는 분위기를 단숨에 휘어잡았다.


“감히, 그분을 한낱 짐승 따위로 모욕하다니!”

짐승이 일족의 선조를 모욕한 탓에 바라크의 목소리가 격앙되었다.


“아크나드의 후손들이여! 우리에게 의탁한 나그네를 내어주는 것은 일족의 수치가 아닌가!”

초원에 울려 퍼지는 바라크의 포효에 일족은 절도 있게 한목소리로 응답했다.

“그러합니다!”

“치욕도 모르는 짐승처럼 살 바엔, 차라리 나는 명예롭게 전장에서 죽기를 원하노라. 그대들은 어떠한가?”

혈기로 얼굴이 붉게 물든 바라크가 분노로 끓어오르는 입김을 내뿜었다.


“우리 역시 그러하옵니다!”

수인대는 바라크에 화답하듯 창을 내려찍으며 땅에 그들의 투지를 새겨넣었다.


“그렇다면 나를 따르라! 우리가 오늘, 이 땅에서 조상의 책무를 이행하고 우리의 고향, 카데론으로 들어가는 문 앞에 서게 될 것이다!”

“와아아아!”

창을 치켜든 수인대의 함성이 고요한 초원의 새벽을 깨웠다.


이번 전투가 쉽지 않을 것을 바라크와 수인대는 직감했다.


“좋다! 너희의 투지를 보여봐라. 카데론의 후예들이여.”

짐승의 힘을 흡수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목적도 없던 칼라이스였지만, 죽음을 각오하고 덤벼드는 초원 일족에게 조금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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