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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커피 님의 서재입니다.

도시 던전3: 까마귀와 뱀들의 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노란커피
작품등록일 :
2021.01.25 01:00
최근연재일 :
2021.04.30 07:05
연재수 :
8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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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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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18,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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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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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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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11. 황제와의 대화

DUMMY

황제가 기거하는 황궁은 어째 불균형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건물 자체는 웅장하고, 화려했지만, 장식이나 가구, 고용인들은 검소하고, 절제되어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맞지 않은 두 가지 요소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생각지도 못한 미묘한 매력을 풍겼다는 것.


황궁에서 일하는 하인이 황제의 접견실 앞에 멈춰섰다. 그는 훈련받은 군인처럼 절제된 자세로 문을 두들겼다.


똑- 똑-


몇 초 후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냐?”


“폐하, 황실 변호사 벤자민이 폐하를 알현하러 왔습니다.”


접견실에서 몇 마디 대화 소리가 오가더니 이윽고 대답이 돌아왔다.


“들어오라.”


하인이 길을 터줬고, 벤자민은 그대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접견실에 들어가자 검소한 차림의 황제와 선객들이 벤자민을 맞이해 줬다.


“어서 오게. 벤자민.”


“알현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폐하... 안녕하십니까? 의원님들.”


벤자민이 황제 프리드에게 인사한 다음, 선객인 현 의회 의원들에게 인사했다.


벤자민과 친하진 않았지만, 다들 왕성한 활동을 하는 분들이라 얼굴을 익히 알고는 있었다.


그들은 돌처럼 딱딱하고, 차가운 눈으로 벤자민을 바라보더니 마지못해 대답했다.


“반갑군.... 벤자민 변호사.”


“그래, 반가워.”


“.... 음.”


어색한 공기. 다행히 황제께서 자비를 베풀어 이 괴로운 순간을 물리쳐 주셨다.


“이야기 잘 들었소. 의원들. 진지하게 생각할 터이니. 이만, 물러나시오.”


황제의 명에 오만하게 굴던 의원들이 벌떡 일어나 훈련받은 개처럼 고개를 숙여 물러났다.


“감사합니다. 폐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황제가 손을 들어 대답을 대신하자 의원들은 그대로 물러났다. 의원 중 하나가 벤자민을 지나칠 때 쯧-! 하고 혀를 찼다.


이상했다. 아직 의원들하고 사이가 나빠질 짓은 한 적이 없는데... 아직은 말이다.


황제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망부석처럼 서 있는 벤자민에게 말을 걸었다.


“앉게.”


벤자민 역시 훈련 잘 받은 개처럼 황제가 권한 자리에 앉았다. 그가 대뜸 질문했다.


“커피 좋아하나?”


“예? 아, 그렇습니다. 폐하.”


대답하기 무섭게 황제는 손수 잔과 주전자를 가져와 벤자민에게 커피를 한 잔 따라줬다.


“감사합니다. 폐하.”


“자네답지 않게 긴장하고 있군.”


“폐하의 접견실에 들어온 게 이번이 처음이라 긴장했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


“용서까지야... 일단, 커피부터 마셔보게.”


벤자민은 황제의 명에 따라 커피를 마셨다... 솔직히 그리 맛있는 커피는 아니었다. 딱 먹을 만한 수준이었다.


“맛이 어떻나?”


“훌륭합니다. 폐하.”


“거짓말이 능숙하군, 자네가 먹는 것에 비하면 한참 질이 떨어질 텐데.”


“죄송합니다. 폐하.”


“오해하지 말게. 자네를 곤란하게 하려고 그런 게 아니니. 그냥 사실을 이야기 한 거지. 나도 커피를 좋아하네. 내 어머니도 좋아했고, 아버지도 좋아하시지. 하지만 취향은 전혀 달랐어.”


뜬금없는 이야기에 벤자민은 당혹스러웠다. 폐하는 사적인 이야기를 하는 분이 아니신데...


저번에 마법사에게 공격받은 것을 보고할 겸 찾아온 벤자민으로서는 지금 이게 뭔 상황인가 싶었다.


하지만 벤자민의 그러한 사정과 달리 황제는 자신의 말을 이어갈 뿐이었다.


“어머니는 브릭스에서 온 공주라 제법 미식가셨지. 커피 취향은 물론이고... 허나, 아버지는 구두쇠라 그냥 싸구려 커피에도 만족하는 분이셨지. 그래서 두 분은 같은 커피를 마셔도 반응이 전혀 달랐어.

아버지는 만족했고, 어머니는 인상을 찌푸리셨지... 참고로 난 자의반 타의반으로 아버지의 입맛을 따랐네. 있는 거라고는 싸구려 커피뿐이니, 내게 무슨 선택의 여지가 있었겠나? 이제 비싼 커피를 마시고 싶어도, 어색해서 못 마시네.”


벤자민은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폐하에게 고용된 건 3년이나 되었지만, 그럼에도 그 속을 알 수 없는 분이라 늘 긴장해야 했다.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 이 접견실 어떻나?”


벤자민이 접견실을 둘러봤다. 황실 정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거대한 창문과 따스한 햇볕, 곳곳에 배치된 화분과 브릭스풍의 가구. 적당한 품격과 사치, 검소가 조화를 이뤘다.


“.... 조화로운 곳이라고 생각됩니다.”


“원래는 내 어머니의 개인 휴식 공간이었지. 그나마 어머니가 마음을 놓고 쉬실 수 있는 공간. 원래는 아버지가 이마저도 사치스럽다고 폐쇄하려 했지만, 어머니의 우울증이 심해져 다시 열었지.”


황제는 성호를 그었고, 벤자민은 식은땀이 흐렸다.


선황에 괴팍한 행동에 대해 길바닥을 시작으로, 이곳 사교계에서도 숱하게 들었지만, 당사자인 황제께 들으니 그 무게가 달랐다.


어찌 반응해야 할지 감도 안 왔다.


‘위로해 드려야 하나? 아냐, 자칫 잘못하면 황제를 조롱하거나, 얕잡아 본다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어.... 선황의 깊은 뜻이 있다고 변호해 드려야 하나? 그것도 위험한데...? 젠장, 나도 제정신 아닌 집구석에서 자랐지만, 폐하 역시 만만찮은 집구석에서 자랐구만.’


그리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중 황제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아버지께서 살아계실 동안 난 그 부분이 싫었네.... 아니, 더 솔직히 말하면 아버지의 모든 부분이 싫었어. 군인 티 내는 것도, 매를 휘두르는 것도. 모든 게 싫었어. 어쩌면 아버지 그 자체를 증오했을지 모르지.”


벤자민은 침묵했다.


“허나, 그분이 돌아가시고, 내가 이 자리에 앉자. 웃기고도, 분하게도 난 그분에게 감사하게 됐네.

다른 왕실에서 비웃을 정도로 기인이긴 했지만, 그 덕택에 이 나라 역사상 가장 부유한 금고, 강력한 육군을 물려받았으니.... 괴팍했던 만큼, 위대한 유산을 물려주셨지. 이 이야기의 교훈이 뭐라 생각하나?”


“죄송합니다. 폐하... 어리석은 소신의 생각으로는 감히 짐작할 수도 없습니다.”


“말조심하려는 태도가 마음에 드는군. 이 이야기의 교훈은 비전과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거네. 특히, 지도자는.... 비록, 아버지가 살아온 삶은 화려하지도, 존경받지 못했지만, 아버지께선 이 나라의 통합이란 주춧돌을 세웠지.

다른 왕가에 외면받고, 비웃음 받으며, 가족마저 불행하게 하는 삶을 살았지만, 거대한 목표와 비전 아래 감내하신 거야. 그 결과 내 통치 기간 동안 그 누구도 불가능하다고 한 이 나라의 통합을 이뤘지. 대단하지 않나?”


“그렇습니다. 폐하.”


“그런 의미에서 난 그대에게 감사하네. 그대 덕분에 상대하기 까다로운 마법사들을 한결 수월하게 상대할 수 있었으니. 거기다 막대한 재정과 마법 비법서까지.... 통합, 재정, 마법 부서 다방면으로 그대에게 큰 도움을 받았어.”


“당연한 제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건, 그렇지... 다만, 안타까운 건, 이제 그 역할이 끝날 때가 됐다는 거네.”


벤자민은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놀랐다 해도 충분히 이해하네. 갑자기 불러 놓고 이런 말을 하면 당연히 놀라겠지... 부디, 이해해주기 바라네. 지금 의회에서 자네의 행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거든.”


벤자민은 침묵했다.


“마법사들이 재수 없는 족속이라 해도 나라의 중요한 경쟁력. 계속해 압박하는데 의원들이 우려하고 있네. 실제로 일부 마법사들이 해외로 이주하는 사례도 있고. 만약, 이대로 놔두면-”


“-마법사들이 모두 떠나고, 이에 따라 국내 마법 산업은 물론 관련 산업까지 몰락하고 말 테지요”


벤자민이 감정의 동요를 주체 못 하고, 황제의 말을 가로챘다. 예상한 사태긴 했지만, 너무 빨리 왔다.


“... 죄송합니다. 폐하, 감히 폐하의 말씀에 끼어들다니. 부디 용서해주십시오.”


“괜찮네. 정확히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했어. 보아하니 자네도 이 같은 상황을 어느 정도 예견했군. 그렇지?”


“... 예, 폐하.”


“잘 됐어. 그럼, 내가 복잡하게 설명 안 해줘도 되겠군. 이제 전쟁은 끝났네. 최소한 이 나라 안에서는 말이야. 검은 괭이로. 평화의 시대가 왔네. 이제 그대의 역할도 축소되어야 하지. 아, 오해는 하지 말게. 그대는 유능했으니... 다만, 그대가 너무 공격적이라 몇몇 거부감을 보이는 이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네.”


“예, 폐하.... 질문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하게.”


“전 이제 황실 변호사직에서 물러나면 될지 여쭙고 싶습니다.”


“그건 아닐세. 갑자기 그대를 쫓아내면 좀 그렇지 않나? 마법사들이 갑자기 득의양양해질 수도 있고... 그대의 직위는 한동안 유지할 생각일세.”


벤자민은 깨달았다. 황제는 벤자민을 마법사를 길들이는 도구로 쓸 생각이었다.


아마, 마법사들이 협조하지 않으면 벤자민을 이용해 위협할 것이었고, 때때로 마법사의 호의를 얻기 위해 벤자민의 이빨을 뽑아 하나씩 던져 줄 터였다.


안 봐도 뻔했다. 황제가 그러한 생각을 읽었는지 먼저 선수 쳐 물었다.


“내키지 않나?”


“어찌 감히... 아닙니다.”


“그리 대답해 주니 다행이군. 혹여, 억울하다 할지라도 섭섭게 생각하지 말게. 상황이 이리됐다 할지언정 그대는 지난 3년 동안 막대한 부를 축적하지 않았나? 던전의 법률시장도 석권했고. 갑자기 피해자처럼 굴지 않을 거라 믿네.”


벤자민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엄연히 사실이기도 했고... 아니 그 이전에 황제의 명에 일개 변호사가 감히 뭐라 말한다는 말인가?


벤자민은 미소라는 가면 뒤로 오랜만에 무력감이라는 씁쓸함을 맛봤다.


거물이 됐다고 생각했으나, 실상은 거물의 개에 불과했고, 시대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 역시 단편적인 발버둥에 불과했다.


마법사라는 존재들이 이 사회에서 어떤 존재인지 변함이 없었고, 벤자민은 그 격차를 전혀 줄이지 못했다. 그저 물장구만 쳤을 뿐....


“혹시, 내게 하고 싶은 말 있나?”


황제의 말에 벤자민이 잠시 고민하다 대답했다.


“폐하의 깊은 뜻을 잘 이해했습니다. 소신은 전적으로 따르겠나이다.”


“내가 원하는 대답이군.”


“그럼, 현재 진행 중인 건은 어찌 진행하면 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폐하.”


“진행 중인 건? 재판 말인가?”


“예. 그렇습니다. 폐하.”


“몇 건인가?”


“세 건입니다.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나중에 내게 보고서를 올리게. 보고 판단하지.”


“예, 폐하. 재판 외에도 문제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제품을 조사 중인데, 그것 역시 일단 멈추면 되겠습니까?”


“음.... 아니, 조사는 계속하게. 단, 움직이지는 말고. 나중에 써먹을 수 있을지 모르니.”


“예, 폐하.... 괜찮으시다면 마지막으로 질문 한 가지 더 드릴 수 있겠습니까?”


“자네의 협조에 감사하다는 뜻으로 허락해 주지. 말하게.”


“폐하께선 검을 괭이로 만들 거라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은 즉 내정을 다지실 생각이시란 것인데, 그럼, 브릭스처럼 향신료 전쟁에 참가하실 생각입니까?”


황제는 실로 오랜만에 고민한 표정을 지었다. 꽤나 난감한 부분을 건드린 것 같았다.


“의회의 많은 이들은 그러자고 주장하고 있네. 향신료는 돈이 되고, 마법 촉매로도 쓰이니. 분명, 확보할 수 있다면 귀중한 자원이 되겠지.”


‘... 의회의 주장. 자신의 생각이 아니다!’


황제가 커피를 마셨다.


“허나, 좋다는 것과 실제로 할 수 있다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 향신료 전쟁은 경쟁이 치열하고, 참여하기엔 우리나라는 해군이 약하지. 최소한 지금 경쟁 중인 브릭스, 바르봉, 길더스에 비하면 말이야.”


‘회의적이다.... 황제는 향신료 전쟁에 참여하는데 회의적이야.’


“해군을 강화한다 해도, 그게 1, 2년 만에 가능한 것도 아닐뿐더러, 엄청난 자금까지 필요로 하니 솔직히 고민일세.... 허나,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노릇. 뾰족한 수를 찾아봐야지.”


충분한 대답을 들은 벤자민은 차분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예, 알겠습니다. 폐하. 그럼, 소신은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벤자민이 물러나려는 찰나 황제가 그를 불러 세웠다.


“내가 듣기로 자네 사냥 클럽이 곧 문을 연다는데, 정말 신대륙 몬스터를 볼 수 있나?”


“예, 폐하. 스케로그(끔찍한 개구리), 헨혼(방탕한 말), 아이고스(눈깔 귀신) 등 여러 몬스터가 있습니다.”


“그럼, 나도 나중에 한 번 초대해 주게. 신대륙 몬스터가 어찌 생겼는지 직접 보고 싶군.”


벤자민이 고개 숙여 대답했다.


“그럼, 크나큰 영광입니다.”


“고맙군. 언제 문 여나?”


“이번 주 주말입니다.”


작가의말

배러트 포그곤트.

포그곤트 가문 아버지 세대 사남이며, 벤자민은 셋째 작은 아버지 입니다.

아내와 사이가 좋으나 공처가 기질이 있으며, 위에 형에 셋이나 있어 그런지 기가 약한 편입니다.

체격은 가장 좋은 편이며, 운동 신경도 발군이나, 마법 재능이 부족해 집안 내에서 입지가 약한 편입니다.

위의 두 형인 브랜트(둘째)와 브룩스(셋째)의 싸움을 정당히 중재하며, 이후, 후계자에게 가문의 업무 중 하나를 할당받아 가장 노릇하는 게 목표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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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 애비 포그곤트 +27 21.02.15 801 61 15쪽
24 23. 무모한 일 +24 21.02.14 789 54 13쪽
23 22. 고용청탁 +19 21.02.13 786 56 13쪽
22 21. 마법제품제조규격 +12 21.02.12 804 56 13쪽
21 20. 오해 +13 21.02.11 793 53 13쪽
20 19. 동전 파동 +28 21.02.10 827 62 15쪽
19 18. 하인 고용 +18 21.02.09 798 60 12쪽
18 17. 재정비 +18 21.02.08 793 53 13쪽
17 16. 내기 +16 21.02.07 823 53 15쪽
16 15. 인기 없는 이유 +22 21.02.06 841 64 14쪽
15 14. 어른 +12 21.02.06 790 59 12쪽
14 13. 생일 +16 21.02.05 812 58 14쪽
13 12. 사냥 클럽 +14 21.02.04 831 59 13쪽
» 11. 황제와의 대화 +21 21.02.03 844 64 13쪽
11 10. 편지 대화 +33 21.02.02 855 52 15쪽
10 09. 응원 +14 21.02.01 860 56 10쪽
9 08. 교수, 친구 +14 21.01.31 930 56 13쪽
8 07. 술집, 동창회 +17 21.01.30 963 64 12쪽
7 06. 다시 변하는 시대 +22 21.01.29 997 64 15쪽
6 05. 길더스에서 온 아가씨 +13 21.01.28 999 64 12쪽
5 04. 집안 어른들 +13 21.01.27 1,024 6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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