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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소봉 님의 서재입니다.

명암대제(明暗大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방소봉
작품등록일 :
2015.06.20 12:01
최근연재일 :
2015.07.06 09:14
연재수 :
9 회
조회수 :
12,804
추천수 :
279
글자수 :
37,755

작성
15.06.21 15:19
조회
1,618
추천
35
글자
11쪽

1장; 특전사(特戰司) 1) 발차기

광명정대(光明正大)와 암흑사이(暗黑邪異)는 너희가 정하는 것이야!




DUMMY

1장; 특수전투사령부


1) 발차기


실종 사흘째.


이준이 휴가를 받아서 서인영의 오피스텔에 도착한 것은 서인영으로부터 전화연락이 끊긴지 정확하게 사흘째 되는 날이었다. 집안은 예상대로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 뒤지지 않은 곳이 없었고, 모든 가재도구는 잘게 쪼개져서 한 뼘 이상 되는 덩어리가 없었다. 심지어 벽지까지 모조리 찢어내고 시멘트가 훤히 드러날 정도로 벽을 난도질하였다.


‘인영아! 도대체 뭘 취재하려다가 이런 꼴을 당한 것이냐?’


집안의 쓰레기가 이준의 손에서 다시 분류되고 있었다. 밤새도록 뒤진 끝에 손에 거머쥔 것은 강원도 삼척의 리조트였다.


‘인질구출 골든타임도 이제 겨우 나흘이 남았으니 서둘러야 해!’


실종 이레째.


나흘 동안 수많은 곳을 뒤진 끝에 마지막으로 남은 삼척의 리조트가 바라보이는 산등성이에서 정찰을 시작하였다. 이준은 초조한 심정을 대변하듯 입술은 바짝 말라서 쩍쩍 갈라졌고, 눈엔 핏발이 가득 서 있었다.


‘벌써 실종 이레째 되는 날이다. 부디 이번에는 틀림없기를 바란다.’


서구식 목조주택으로 이루어진 단지에는 모두 열 채의 전원주택이 들어서 있었다. 망원경으로 리조트를 살피던 이준의 입 사이로 새된 소리가 새어나왔다. 리조트 공터 정자에 매달린 사람은 인영과 함께 실종된 카메라맨 김상기라는 자였다. 망원경을 줌으로 당겨서 살펴서 혹시 살아있는지 살폈으나, 걸레가 된 몸 상태로 봐서 생존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아! 김상기를 이미 죽였다면 인영의 안전도 장담할 수 없어! 인영아! 조금만 버텨라!’


야광 손목시계가 1시를 가리켰을 때 움직였다. 왼쪽 가장자리의 집부터 시작하였다. 빛에 반사될 물건은 하얀 이빨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런 침투는 이준에게 누워서 떡 먹기였다.


‘아래층에 셋, 이층에 넷!’


소리 나지 않게 창을 따고 거실로 스며들었다. 거실바닥엔 빈 소주병이 이리저리 나뒹굴고 있었다. 소파와 바닥에 세 놈이 가지각색의 자세로 너부러져 있었다. 먼저 바닥에 너부러진 두 놈의 목을 잡고 빠르게 돌렸다.


목뼈 부러지는 소리가 우두둑 들리고 잠잠해졌다. 원래 이렇게 죽일 생각까지는 없었지만, 지난 나흘 동안의 조사로 이놈들은 살려둘 가치가 없는 쓰레기들임을 알았다. 이미 카메라맨을 죽인 놈들이라 인영의 안전까지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이니 이것저것 가릴 계제가 아니었다.


소파에 누워 있던 놈이 몸을 설핏 바로 돌리더니 눈을 커다랗게 뜨고 이준을 쳐다보았다.


“누 누구?”


말이 입에서 채 새어나오기도 전에 이준이 왼손으로 놈의 입을 틀어막고, 나직하게 물었다. 얼마나 억세게 거머쥐었는지 이빨이 안으로 밀려들어가서 빠져버릴 지경이었다.


“서인영이라는 여자는 어디에 있느냐?”


놈이 눈알을 뒤룩뒤룩 굴리며 망설이고 있자 이준의 오른손이 번개처럼 놈의 사타구니를 오갔다. 터지기 일보 직전의 불알의 고통으로 말미암아 놈의 얼굴이 사정없이 구겨졌고, 진땀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다시 한 번 잔머리를 굴리면 두 놈처럼 죽는다! 어디 있느냐?”


놈이 덜덜 떨리는 손가락으로 옆을 가리켰다. 어느 집이든 이곳에 있다는 것만 알면 되었다. 이준의 손칼이 놈의 목을 쳤다. 팔뚝만 한 나무도 이준의 손칼 앞에는 댕강 잘릴 정도니 놈의 목뼈가 온전히 붙어있을 리 만무하였다.


고양이 걸음으로 이층으로 올라갔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침상에는 격렬한 섹스를 끝내고 단잠에 빠진 놈과 여인이 뒤엉켜서 세상모르게 자고 있었다. 놈의 목을 비틀어 죽이고 여인의 뒷골을 때려서 기절시켰다. 옆방의 벌거벗은 놈과 여인도 같은 방법으로 처리하고 다음 집으로 이동하였다.


“뭐가 이렇게 많아? 지금이라도 가운데 집으로 바로 쳐들어가야겠어!”


여섯 번째 집까지 근 스무 명에 달하는 놈들을 처리하고 바로 리조트 안에서 유일하게 삼층으로 된 가운데 집으로 가려는데 갑자기 리조트가 대낮 같이 밝아졌다.


“오호라? 눈치를 챘다? 찾아다니는 수고를 들어주었으니 오히려 잘 되었어. 피를 보는 건 정말 싫은데 너희가 원하니 어쩔 수 없지!”


모든 놈들이 가운데 집에 모인 것 같았다. 집안과 밖에 서성이는 놈들의 수가 자그마치 서른은 될 성 싶었다. 짊어진 배낭에서 몇 가지 물건을 끄집어내서 착용하기 시작하였다. 손목에 토시를 차고 발목에는 각반을 감았으며, 허리에 뭔가 주렁주렁 달린 허리띠를 매었다. 숯을 칠해서 까만 얼굴에 다시 두 눈구멍만 뚫린 새카만 복면을 뒤집어썼다.


‘밖에 스물, 안에 열 남짓!’


이준이 밝은 데로 나가자 손에 단도와 회칼을 든 열두 명의 사내들이 에워쌌다. 그 중 균형이 잘 잡힌 몸매에 얼굴이 곱상한 놈이 회칼을 빙글빙글 돌리며 소리쳤다. 홍콩 영화에서나 볼 가운데 손잡이를 중심으로 돌릴 수도 있고, 급할 때 두 개로 나누어서 사용할 수도 있는 특수한 칼이었다.


“뭐하는 새끼냐?”


‘이놈들 보통 건달들이 아니야! 칼을 잡은 자세와 걸음걸이로 보아 모두 다년간 특수한 훈련을 받은 놈들이야! 기선제압!’


놈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이준의 몸이 미끄럼을 타듯이 앞으로 쭉 나아갔다. 3미터 넘게 떨어져 있던 이준이 삽시간에 포위한 놈들의 왼쪽 서너 명의 눈앞에 다다랐다. 아무것도 쥐지 않았던 이준의 왼손에서 검은 빛이 뱀의 혓바닥처럼 날름거리며 사내들의 목을 훑고 지나갔다.


“허헉!”


네 명 중의 한 놈이 겨우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고 목을 움켜쥐었을 뿐 나머지 셋은 두 눈만 멀뚱거리고 있었다. 목에서 피가 확 뿜어져 나올 때야 비로소 자신의 목이 반이나 갈라진 걸 알았다.


“모두 정신 차려!”


평소에 잘 훈련된 군인과 같이 바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죽은 네 놈의 자리도 삽시간에 뒤에 있던 다른 놈들이 메웠다. 그러나 아무리 빨리 움직였어도 이준의 연계동작을 따를 수는 없었다. 단도가 움직인 궤적에 따라서 몸도 따라서 빙글 돌았다. 단도가 마지막 사내의 목을 훑는 조그만 반발력을 이용하여 허리가 뒤틀어지고 왼발을 축으로 오른발이 상단으로 날았다.


“돌려차기!”

“꽈지직! 투두둑!”


뭔가가 터져나가고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뒤쪽에 있던 셋이 바로 저만치 10여 미터나 날아가서 땅바닥에 너부러졌다. 다섯 호흡 만에 일곱이 나가떨어지자 곱상한 얼굴의 사내가 회칼을 둘로 나누어 쥐고 이준을 향하여 돌진하였다. 오른손의 칼은 이준의 버팀 다리인 왼쪽 다리를 곧바로 찔러오고, 왼손의 칼은 이준의 몸통을 노리고 횡으로 그었다. 이준의 돌려차기가 미처 끝나지도 않은 상태라 아주 적절한 공격이었다.


‘걸렸어!’

“챙!”


다리로 향한 칼이 뭔가에 막혀서 날카로운 쇳소리를 냈으나 놈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어렸다. 아직 왼손의 칼은 놈의 몸통을 가르고 있었다. 아니 이미 갈랐다고 생각했다. 이제 상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를 보며 웃을 일만 남았다.


‘씨팔! 좇 됐다!’


그러나 곧 다년간의 전투경험으로 자신의 공격이 빗나간 것을 육감으로 알았다. 오래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갑자기 시야에 놈의 얼굴이 커다랗게 들어왔다. 이준의 오른쪽 주먹이 자신의 관자놀이를 노리고 빠르게 내려오니 칼을 휘두른 손으로 막기에는 이미 늦었다. 팔꿈치를 빠르게 들어 올려서 주먹을 막았다.


“헉!”


자신도 모르게 헛바람을 삼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주먹에 맞은 팔꿈치가 마치 해머로 내리친 것처럼 아팠다. 뼈가 부러지진 않았지만, 몇 군데 금이 간 것 같았다.


‘이놈 이거 예사 놈이 아니야!’


이준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주먹을 막고 한 군데 부러지지도 않고 멀쩡한 놈은 지옥훈련을 마친 자신의 부하 중에서도 몇 되지 않았다.


‘전위부대가 이 정도면 안에 있는 정예들의 실력은? 이거 오늘 아무래도 어려운 싸움이 되겠어! 본격적으로 붙기 전에 최대한 빨리 이놈들을 처리해야 해!’


생각을 하는 사이에도 좌우와 뒤에서 칼이 날아오는 기감이 느껴졌다. 뒤로 밀린 반동을 이용하여 몸을 수평으로 뉘었다. 뒤쪽 두 개의 칼이 머리카락 몇 올을 자르며 허공을 스치고 지나갔다. 왼쪽에서 찔러오는 칼을 발로 튕겨서 옆의 다른 칼을 밀어내도록 하고, 두 손바닥으로 오른쪽 두 개의 칼 손잡이를 잡고 몸을 일으켰다.


“뿌드득! 빠직!”

“악! 헉!”


손아귀를 힘껏 거머쥐자 이준의 초인적인 악력에 두 개의 팔목이 부러지는 소리와 비명이 잇달아 들리고 두 개의 칼이 도리어 주인의 가슴에 박혔다.


‘여섯 개!’


가슴에 칼을 박은 두 놈의 몸통을 빙글 돌려서 좌우로 들어오는 칼에 내주고, 두 손을 앞으로 쭉 폈다. 손목에서 검은 빛이 번쩍이고 앞의 두 놈이 목을 움켜쥐었다. 직경 5밀리미터 정도의 강철 침이 꼬리 부분만 겉으로 드러낸 채 두 놈의 목에 박힌 채 회전하고 있었다.


‘육조우선(六條右旋)의 강철 침이 총알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너희 목을 걸레로 만들기에는 충분한 위력이지!’


갑자기 던져진 동료의 몸통에 칼을 박은 네 놈은 이준의 발차기 공격의 사정거리 내에 있었다. 공중으로 뛰어올라서 가위차기로 네 번의 발길질이 이어졌다.


‘대고직당! 가위차기 연환사격!’


상대의 머리까지 뛰어올라서 가위차기를 할 수 있는 횟수는 많아야 두 번이다. 이것도 이준이 몸담고 있는 곳의 고수라야 가능한 것이다. 그걸 네 번이나 찰 수 있는 것이 이준이다.


‘허어! 이거 수련하느라 가랑이가 수십 번 찢어진 보람이 있네!’


가위차기로 네 놈의 머리통을 수박처럼 터트린 이준이 공중제비로 빙글 돌아서 착지하였다. 이제 바깥에 남은 놈들은 곱상한 놈을 포함하여 다섯이었다. 놈들은 이제야 이준이 결코 자신들이 상대할 수 없는 고수라는 걸 알았다.


곱상한 놈이 건물 삼층의 창문을 흘긋 바라보고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후퇴하라는 명령이 떨어지지 않은 이상 이곳에서 뼈를 묻을 각오로 싸워야 하는 것이다.


‘씨팔! 좇됐다!’

“같이 죽자!”


놈의 신호와 동시에 다섯이 방어를 도외시한 채 덤벼들었다. 이준도 이제 한숨 돌려야 할 때였다. 급히 놈들을 제압하느라 무리하였으니 체력을 갈무리할 필요가 있었다. 토씨에서 강철 침을 발사하고, 또 다른 수법을 사용하면 다섯 정도야 바로 죽일 수 있지만, 숨길 것은 결정적인 순간까지 숨겨야 했다. 이때부터 이준의 현란한 발차기가 시작되었다. 다섯 놈의 칼을 오로지 발만으로 방어하고 공격하였다. 공격이 한 번 막히면 바로 한 놈이 발에 맞아서 거꾸러졌다.


“빠지직!”

“푹!”


마지막으로 곱상한 얼굴의 오른팔을 다리로 말아서 부러뜨리고 왼팔을 꺾어서 회칼을 놈의 심장에 박는 것으로 바깥의 싸움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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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과 함게 신명난 춤을 춥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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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20 방소봉
    작성일
    15.06.21 20:06
    No. 1

    서1을 먼저 올리고 나중에 프롤로그를 올렸더니 이런 현상이 생겼군요.
    보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한 것이니 미리 서1을 보신 독자분은 앞으로 돌아가셔서 프롤로그를 일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악지유
    작성일
    15.06.23 12:41
    No. 2

    '육조우선'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단어입니다. 36년 정도..^^

    이준이 대단한 고수군요.
    그 앞에서는 모두 추풍에 휘날리는 낙엽신세...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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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장 4) 영원한 목적지 +2 15.06.26 1,280 34 11쪽
4 1장 3) 차라리 죽여 다오! +2 15.06.24 1,485 29 11쪽
3 1장 2) 살을 주고 뼈를 취하다 +2 15.06.22 1,330 30 11쪽
» 1장; 특전사(特戰司) 1) 발차기 +2 15.06.21 1,619 35 11쪽
1 프롤로그 +7 15.06.20 1,828 49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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