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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일 님의 서재입니다.

우사인 볼트 씹어먹는 괴물 육상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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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정하일
작품등록일 :
2024.05.08 11:43
최근연재일 :
2024.06.15 08:30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21,999
추천수 :
522
글자수 :
281,222

작성
24.05.16 08:30
조회
608
추천
9
글자
15쪽

EP2. 떡잎부터 다르다.

DUMMY

“네흐에······?”


발음이 뭉개진다.

내 의도와는 관계없이 발음이 술술 샜다.


사실 지금은 그런 자잘한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방금 전해들은 말들이 믿기지 않는 건 사실이었다.


정말 운명이란 게 있는 걸까?


회귀 이후 바로 다음 날.

이홍섭이 내게 찾아왔다.


잘 짜인 각본이라도 받은 배우처럼 제 시간에 무대 위에 올라섰다.

그리고 대사 몇 줄을 여러 번 곱씹다 천천히 내뱉었다.


-달리는 모습이 멋있었다고.

-그리고 자신은 육상부 코치라고.

-그래서 같이 달려보자고.


그땐 가벼운 헛웃음이 나왔다.


“이야, 지금 다시 보니 길이 얼굴에 있네, 있어! 윤경이가 보인다야!”


“이제 그만해요, 그 말만 세 번째에요······.”


살짝 흐뭇한 표정만 유지하던 엄마가 이젠 얼굴이 발그레해진다.


떠들고 있는 이홍섭과 듣고만 있는 엄마 사이에서 난 어지러워졌다.


‘······!’


지금 내가 마주한 이 상황은.

인과율의 시작점일까, 마지막 지점일까.


애초에 어떠한 초월의 범주에 속한 힘으로 시작된 ‘회귀’.

이유도 방법도 모른 채 시작된 두 번째 인생.

이것부터가 시작일까?

아닌데, 근데 그건 내 자의로 시작한 게 아닐 텐데.


이 순간도 언젠가 다른 인과율의 부메랑으로 내게 꽂히려나.

아니, 애초에 이런 상황이 될 확률은 또 얼마나 될까.


별별 시답잖은 걱정과 생각들이 머릿속에 번뇌로 자리 잡았다.


슬슬 머리에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하기엔 인연과 인연이 정교히 교차한다.


“진짜 윤경이, 그러니까 한길 너네 엄마는 잘 달렸어! 누구보다 재능이 있었는데 말이야! 그 무엇보다 투지도 빛났고!”


엄마는 고교 2학년까지 육상선수였다.


일전에 아빠의 누설을 기반으로 판단하자면, 한때 도 대표로 나갈 정도로 재능이 훌륭했고 유명했다고도 한다.

그런 엄만 일반고 육상부 출신이었으며 돌연 달리기에 싫증을 한가득 쏟아붓고선 다신 트랙을 밟지 않았다고 한다.


그게 입시의 문턱에서 진로를 바꾼 건지, 단순 변심인 건지 아빠에게 되물었으나 거기에 대해선 아빠도 고개를 내저을 뿐이었다.


그래서-

아빠는 엄마가 항상 내 진로를 걱정하고 있다고만 하셨다.


당시엔, “그건 엄마 인생이고! 난 달라!" 정도로 치부한 나였지만.

이렇게 이홍섭의 입에서 직접 전해 들으니 느낌이 달랐다.


“윤경아! 그때가 네가 18살이었나, 19살이었나?!”


“고2일 거예요. 전 마지막엔 안 달렸으니까.”


“아, 그랬니?!”


“크으, 진짜 우리나라도 중장거리 여자 선수 하나 나오나 싶었는데!”


“말씀 감사합니다, 근데 전 선배님이야말로 정말 아쉽네요.”


줄곧 듣기만 했던 엄마가 입을 뗐다.

내뱉은 말 그대로 뭔가 그득한 아쉬움이 묻어 있었다.


그 말에, 이홍섭은 또 멋쩍게 웃어 보일 뿐이었고.


“이 생활이 얼마나 재밌는데! 이렇게 길이도 만날 수도 있고······.”


이홍섭은 처음엔 호탕하게 웃어넘기다 말미를 흐렸다.

살짝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그러다 내 쪽으로 고갤 돌려 싱긋 웃었다.


그간 내게 보였던 웃음과는 달랐다.


난 저 웃음을 안다.

말 못할 울적함에 휩싸일 때 우선 웃고나 보자는 식의 학습된 웃음.


하나, 이홍섭은 속내를 완벽히 숨길 수 없는 사람이다.


내 등을 가볍게 토닥이는 이홍섭이 억지로 웃는다.


“······정말 길이랑 같이 달리면 기분이 좋아. 그러니까 길아 넌 마음껏 달려라, 다치지 말고.”


엄마도 그 말에 조심스레 고갤 끄덕였다.

둘만이 아는 과거라 생각하고 내가 못 알아듣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지만 억지로 누르고 있는 감정은 눈빛으로도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홍섭은 살짝 목이 멘 목소리로 말했다.


“가야 할 시간 아닌가?”


“그렇네요. 한길, 인사해야지.”


엄마는 가방을 챙기며 말을 보탰다.

이홍섭은 나와 엄마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보며 흐뭇해했다.


“보기 좋네, 그래도.”


“그러게요. 건강하신 모습 보니 마음이 놓이지만, 늘 건강하세요. 자주는 못 찾아뵐 것 같아서요······. 여기 길이도 잘 부탁드려요.”


“아, 안녕히 계세요. 코치님!”


“······그, 그래! 다음 주에 보자.”


엄마 손을 꼬옥 잡고 나서는 체육실에서 다시 이홍섭을 돌아봤다.

이 방에 들어오면서 본 것처럼, 이홍섭은 여전히 내게선 낯선 모습을 하고 있었다.


늘 나가는 날 끝까지 바라보던 이홍섭이 아닌, 고개를 푹 숙인 채 힘이 빠진 이홍섭이었다.

떨군 고개에선 보이지 않는 연기가 새어 나오는 것 같았다.


담배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깊고 짙은 한숨이었다.





EP2. 떡잎부터 다르다.





교실이 북새통이다.


“야, 1반에는 진우주 나온대! 걔 엄청 빠르잖아!”

“4반에는 김민건! 방금 화장실에서 들었어!”


“아, 아냐! 우린 길이를 믿어야 해!”

“길아! 몸 관리 잘하고 있지? 그렇지?”


“오승탁! 음······ 응, 응 안 쳐다볼게.”

“1반 애들이 화장실에서부터 우리 반 개무시해, 진짜!”


소식통을 자처하는 비둘기들이 여기저기서 정보를 취합해 아낌없이 퍼뜨린다.


다른 반들도 이미 계주 주자들이 정해졌는지, 서로 어떤 친구가 등장하는지 훤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이거 운동회 두 번 하다간 애들 다 죽이겠네.”


심지어 복도엔 묘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원래라면 다른 학급 친구끼리도 떠들며 하하호호 웃기도 했던 그 복도에서 지금은 요상한 전운이 감돈다.


교실을 지나면서 운동회 때 만날 경쟁자들을 힐끗 쳐다도 보고, 화장실에선 모두 자기네 반이 우승할 거라며 포부 어린 말을 내뱉었다.


그렇게 교실만 나서지 않으면, 저런 어쭙잖은 얘기 따윈 들리지 않겠거니 싶었다.


‘12시 10분.’


“우아아, 점심 먹는다!”

“점심 뭐지? 식단표가 없어!”


한 아이가 냉큼 호동이에게 달려갔다.


“오늘 점심 뭐야, 호동아?”

“볶음밥, 어묵국, 콘크림치킨, 김치, 푸딩.”


“헐, 교실에 식단표도 없는데 넌 어떻게 알아?”

“난 학교 홈페이지 매일 봐.”

“넌 진짜구나.”


그렇게 떼 지어 내려간 급식실.


어이없게도 가장 치열한 신경전은 이곳에서 터졌다.


이런이런.

밥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리는데.



* * *



우걱우걱-


식판에 코까지 박으며 점심을 모조리 해치우고 있을 때.


우리 2반이 앉아 있는 뒷줄에서 잡담이 들려온다.


‘1반이다.’


실은 아까 전부터 다 듣고 있었다.

쟤네도 굳이 속삭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는지 목소리가 제법 컸다.


이 악물고 모른 체 했을 뿐, 오늘 점심이 맛있었기에 귀를 닫고 그 시간에 입을 더 열었다.


“야 저기 2반에는 잘 달리는 애 있긴 함?”

“그 누구지, 6학년보다 빠른 애 있대!”

“6학년?! 6학년에서 제일 느린 사람이랑 달린 거 아냐?!”

“크크큭, 그거 다 뻥이야 뭘 말 같지도 않는 걸 믿냐?”


한창 가십이 즐거울 나이다.

아, 가십 아니다. 진짜 이겼다.


하나, 가십을 좋아할 나이다.

잠깐 뒤를 돌아 면상이나 확인했다.


보아하니.

화장실에서부터 다른 반 주전 선수들 정보를 취합하던 아이들 무리였다.


“우선 4, 5, 6반은 밥이거든? 우리 1반이 다 이길 듯?”

“맞다, 2반에 전학생도 빠르다던데? 애초에 육상부 하러 왔대!”

“헐, 생각해보니까 2반에만 육상부 두 명이야······.”


“야, 그 육상부 망했어, 괜히 유령부라고 하겠냐.”

“하긴 육상부 애들 아침에 뛰는 거 보니깐, 겁나 느리더라. 운동장만 좀비처럼 돌던데.”


나도 모르게 이를 악물었다.


10바퀴 뛰고 스프린트 훈련 다섯 번만 채워봐.

앞벅지가 돌이 되나 안 되나, 새끼들아.


‘후······.’


아주 즈그들끼리 먹으란 밥은 안 먹고, 열띤 토론 중이다.


근데 뭔가 사뭇 다른 기류가 내 주변에서 풍겼다.


육감이 이끄는 대로 고개를 들었다.


‘롸?’


내 앞의 오승탁이 수저가 입으로 안 간다.

심지어 젓가락을 식칼처럼 쥔다.


여, 역시.

오승탁은 내 뒤에 있는 애들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흠씬 두들겨 팰 것처럼 노려본다.


“야, 오승탁. 먹어, 그냥.”


“명령하지 마라.”


“명령이 아니라 권유야. 처먹어 줄래, 그냥?”


“넌 안 들리냐, 저게?”


“너보다 더 잘 들려, 지금 이 상황에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어쩌긴, 보여줘?”


“먹자, 제발.”


그때, 내 뒷줄에 있던 1반 녀석 중 한 놈이 그만 오승탁과 눈이 마주친 모양이다.


녀석이 되바라진 목소리로 오승탁에게 넌지시 말했다.


“뭘 봐?”


“아마 너일걸?”


“뭔데, 너. 처음 보는데. 어?! 잠깐······ 네가 전학생이냐?”


옆에 있는 정보통이 또 가십을 흘린다.


“야, 2반 전학생이면 걔잖아. 육상부원! 그럼 얘 주전이네!”


“저 새끼가? 나보다 느릴 거 같은데?!”


띠링-!

갈색 원숭이 발작 버튼. ON!


오승탁이 일어났다.

콘치즈 묻은 숟가락을 움켜쥔 건 덤이었다.


‘미, 미친!’


숟가락 살인 일어난다, 이거!

절대 말려!


나는 국물을 떠먹던 손으로 다급히 오승탁의 옷자락을 잡았다.


“야, 오승탁 조용히 먹고 가자니까?”


“저 새끼들이 우리 반 무시하는 소리 안 들려?”


사실 이때 좀 놀라긴 했었다.


오승탁 머릿속에 ‘우리’라는 개념이 있긴 했구나 싶었다.

아, 말이 헛나온 것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그냥 잠자코 있었다.


그러던 그때!

쾅-!


급식실 식탁을 박차고 한 녀석이 일어났다.


내가 정작 말려야 할 건 눈앞의 원숭이가 아녔다.


원숭이뿐만 아니라 강호의 의와 협으로 죽고 사는 한 사내가 더 있었으니-


“야, 이 새끼들아! 그날 다 개발라 줄 테니까 조용히 밥이나 처먹어!”


그 협객의 이름은, 김용제렸다.


“긁?”

“어이쿠, 인제 보니까 지금 부들거리는 애들이 전부 주전이네?”

“아님, 쟤넨 그냥 주전자임.”

“크크크크큭.”


용제가 급기야 고래고래 소릴 지른다.


“함 뜨든가!”

“떠, 떠!”

“여기 한길이 너네 다 바를 거다, 이 말이야!”


“하지 말어······.”


“우리 반 진우주가 더 빨라, 육상부는 병신들이 시간 남아돌아서 하는 거잖아!”

“근데 육상부가 일반 학생들한테 지면 쪽팔리긴 하겠다, 크큭.”


급기야 용제와 오승탁 그리고 1반 녀석들 세 명이 우르르 일어났다.


그래서 더욱이 급식실에 와 있던 담임의 레이더를 피할 순 없었다.


살짝 어둑한 살기가 내 등줄기에 뻗쳐 뒤도니 그녀가 조용히 서 있다.


‘바, 발소리가 들리지 않잖아!’


극한의 경지에 다다른 신법과 함께 등장한 담임.

그녀는 싸늘한 눈빛 하나만으로 혈기가 뻗치는 아이들 다섯을 주저앉혔다.


“아······. 선생님? 전 아닙니다?”


“뭐가 아닌데?”


용제가 내 어깨에 살며시 손을 올렸다.

나와 생사를 함께 하겠다는 용제의 단호한 결의가 손에서 느껴졌다.


“쓰읍, 한길?”


“하······ 나갈까요?”


“용제, 승탁, 길 요새 자주 소란스러워, 계단 청소야.”


암요, 아무렴요.


하는 수 없이 마지막 디저트 푸딩을 한 움큼 입에 머문 채 자리를 일어섰다.


아주 그냥 요새 되는 일이 없다.



* * *



정말 오승탁이 미쳤나 싶었다.


비단 오늘만 있었던 일이 아니다.


급식실 소동 이후.

오늘인 수요일까지 오승탁은 자기가 먼저 이홍섭에게 계주 연습을 제안했다.


“승탁아? 진짜 이번엔 피치 연습을 해야 하는데······.”


“코치님, 제발요.”


“아니, 이게 무슨. 야 이번 주 내내 했잖냐, 어차피 나한텐 바통도 없어!”


“근데 어떻게 육상부에 바통 하나가 없어요?!”


“돈 없다고!!”


그만 치부를 건드렸는지 이홍섭이 욱한 마음에 고성을 질러 버렸다.


하나, 오승탁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조르르 달려가더니 자기 가방 안을 뒤적거렸다.


그리고 뛰어온 오승탁의 손엔 자기 보온병이 있었다.


“야, 이거는 바통보다 무겁잖아.”


“닥치고 이걸로 연습하면 돼.”


언제는 계주 같은 거 싫다고 박박 우기더니, 이젠 저 알아서 이렇게 열을 내는 오승탁이었다.

1반 아이들이 제대로 오승탁의 발작 버튼을 누른 거다.

절대 얕보여선 안 된다는 게 인생의 기조인 오승탁에게 이건 목숨과도 같은 레이스였다.


“헉, 헉!!”


미친.

오늘도 이홍섭이 2번 주자로 뛰고 있다.


이미 운동장 10바퀴를 뛴 이후라 그런지 이홍섭의 입에선 거품이 일기 일보직전이다.


이홍섭은 체력을 다했는지 헐떡이며 달려온다.


저 갈색 원숭이 고집 하나를 못 꺾어서 이렇게 꼬박 사흘을 계주 연습이라니.


이홍섭이 다 죽어 가는 표정으로 보온병을 넘기려 한다.


저런 이홍섭의 죽상을 보고서도 무뢰한은 더욱 재촉했다.


“더 빨리요!”


“자! 받고, 빨리 꺼져!!”


“네!”


이홍섭은 그렇게 꼬박 직선 주로를 뛰어와 오승탁에게 건넸다.


오승탁, 이 녀석 역시 어디서 본 건 있어서 바통을 받기 직전부터 무한 도움닫기를 시전했다.

재빠르게 발을 구르더니, 이홍섭이 건넨 보온병이 자기 손에 닿자마자 스타트를 터뜨렸다.


타다다닥!!


오승탁은 곧장 곡선 주로를 내달렸다.

인정하긴 싫었지만 역시 뛰는 폼이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오승탁도 그저 밑 빠진 독은 아니었다.

짧았지만 그간 이홍섭이 아침마다 들이부은 가르침을 몸소 실천했다.


‘피치, 호흡, 팔 치기’


뭐, 귓등으로 들은 건 아니네.


아침 공기를 빠르게 치고 나아가는 오승탁이 이젠 날 힐끗 바라본다.


“훅, 훅! 받아!”


“하, 씨.”


고작 며칠 연습한다고 없던 팀워크가 생기나, 이게.


하나, 역시나 머리와 다르게 보온병이 손바닥에 닿으니 나 역시 냅다 달렸다.


뭐가 됐든.

육상부를 무시한 종자들은, 코를 납작하게 눌러 줘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파바바박-!!



* * *



짹짹짹-


“한길. 얼른 일어나.”


벌써 세 번째 부른 엄마의 말이었지만 미동도 하지 않았다.


외려 눈을 더욱 질끈 감았다.


하나, 상대는 강인한 엄마였고 이때 당시엔 이런 응석은 더욱이 통하질 않았을 터였다.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얼굴을 베개에 더 파묻었다.


그냥 괜히 그러고 싶었다.

슬슬 이 나이에서만 할 수 있는 행동이 참 많다는 걸 깨닫던 차였다.

아직 어리니까, 귀여우니까 ‘봐줄까?’로 동결되니까 말이다.


“우웅- 조금만 더 잘랭.”


“뭐라고?”


“······!!”


서늘하다.

적장에게 등을 보인 격!

눈을 팍 뜬 채, 몸을 일으켰다.


“으헙······!”


여, 역시.

엄마가 내 등짝을 후려치려고 손을 이미 천장까지 들었다.


“이, 일어났어!!”


“육상 그만하고 싶단 얘길 이렇게 하는 거지?”


“······아뇨, 어머니.”


엄마는 설득에 능하다기보다 상대의 약점을 잘 파악했다.

그리고 그걸 매사에 참 잘 써먹었다.

이렇게 협박에도 제법 능통했다.


“한 번만 더 약한 소리할 거면 차라리 하질 마.”


“아무렴요, 어머니. 여부가 있겠습니까.”


“······말 똑바로 안 할 거니?”


“네, 엄마.”


창문을 쪽으로 돌아보니, 제법 화창하다.

개운한 아침 공기가 반갑게 방 안에 스며든다.


‘흠, 오늘인가.’


그렇게 운동회의 아침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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