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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일 님의 서재입니다.

우사인 볼트 씹어먹는 괴물 육상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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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정하일
작품등록일 :
2024.05.08 11:43
최근연재일 :
2024.06.15 08:30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22,001
추천수 :
522
글자수 :
281,222

작성
24.05.13 08:30
조회
722
추천
15
글자
15쪽

EP1. 육상천재가 회귀했다.

DUMMY

원시시대에는 스포츠 따위와 같은 사치와 향락의 장은 없었다.


당시의 인류가 움직이는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철저히 생존의 범주에서 이뤄지는 효용적인 몸짓이었을 것이다.


개중 ‘달리기’는 그들의 생존율을 극도로 높이는 방법 중 하나였다.


빠르고 힘센 자가 가장 많은 먹이를 얻는 건 지당했고, 느리고 약하다면 이미 뜯어 먹혀 그 대가 끊어졌을 터였다. 그러니 ‘더 빨리, 더 오래’ 달리는 것은 이미 입증된 오랜 생존의 방식이었다.


하여, 당시엔 ‘100m를 몇 초에 달리는가’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행동이었다. 살 수만 있다면, 그리고 제대로 사냥할 수 있다면 마땅히 더 달리면 될 것을 100m 구간까지 ‘내가 더 빠르네, 네가 더 빠르네’를 따지는 건 아무런 의미도 없는 짓이니까.


오직 내 눈앞의 사냥감보다, 그리고 날 찢어발기려고 뒤에서 쫓아오는 저 맹수보다-

더 빨리, 더 오래 달릴 수 있는가.


이게 관건이었다.


하나, 달리기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에는 이렇듯 ‘원시의 흔적’이 남아 있다.

수영, 양궁, 사격, 승마 등이 그렇다. 모두 인간이 살기 위해 몸부림치던 흔적이다.


개울을 뛰어넘고 강을 건너 돌, 화살 그리고 창을 목표물에 날린다. 그러다 운이 좋지 않다면, 때로는 먹잇감과의 목숨을 건 난투극이 불가피할 때도 있다.


그런 행동의 범주는 인류가 문명을 이루고 나름의 체계를 갖추는 고대 올림피아대회 때부터 ‘종목’이란 이름으로 탈바꿈했다.


갑자기 이 얘기가 왜 나오냐고?


현재 우리가 겨루는 종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달리기’에서 ‘격투’로.


내가 날린 인과율의 부메랑은 꽤나 좁은 반경으로 돌고 돌아 제법 매서운 날이 선 채로 쏘아졌다. 심지어 내 안면으로 말이다.


아팠다.

매우.





EP1. 육상천재가 회귀했다.





“크악!!”


보기 좋게 널브러졌다.


다행히 오승탁은 엎어진 내게 2차, 3차로 이어지는 공격을 가하진 않았다.


이미 오승탁, 저 자신도 욱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고 내게 주먹을 날린 것에 놀란 모양이다. 순간적으로 주먹을 내지른 게 이렇게까지 큰 소리가 날 줄도 몰랐던 것처럼 오승탁의 눈마저 휘둥그레졌다.


전학 온 첫날부터 어찌 처음 보는 학우들 앞에서 쪽팔리게 달리기를 지는 모습부터 보일 수 있을까. 모르긴 몰라도, 내게 도전하면 피는 조금 봐야 한다는 저열하고도 일벌백계스러운 면모를 모두에게 각인하려 했을 터.


하지만 오승탁은 뭔가 실수를 했다는 걸 인지했음에도 자기도 화가 제대로 뻗쳤다는 텐션을 유지해야 했다. 그래서 입술을 더욱 으깨 씹은 채 콧김만 불규칙적으로 내뿜었다.


“씨, 씨······.”


그런데, 문제는-


호위무사, 용제였다.

멀리서부터 쫓아가 그 가속으로 다리를 길게 뻗었다.


“이 새끼가, 보자보자 하니까!”


용제가 달려와 오승탁을 향해 발차기를 내질렀다.


호기로운 기세와 달리 용제의 발차기는 영점 조절에 실패했고, 오승탁은 용제의 다리를 피하는 동시에 용제마저 내 쪽으로 밀어 버렸다.


“꺼져!”

“꾸엑!”


오승탁.

역시 비열함의 결정체다.


난 넘어지는 용제를 간신히 받아 내고서 곧장 일어났다.


그리고 오승탁의 복부 쪽으로 몸을 날렸다. 그 충격으로 나와 오승탁은 운동장을 나뒹굴었다. 얼굴과 팔꿈치에 모래가 꽂히며 구르고 또 굴렀다.


전학 첫날부터 필요치 않은 언쟁과 내기, 그리고 몸싸움까지.


엎어진 물은 이미 흥건히도 바닥을 적신 셈.

더는 주워 담을 수도 없을 지경이다.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상황이 심각하게 좆됐음을 감지한 반 아이들이 어떻게든 말리려고 우리 둘을 떼어 놓으려 애썼지만,


이미 철천지원수가 되어버린 오승탁과 나는 더더욱 엉겨 붙었다.


“야, 그만들 좀 해!”

“아니, 쟤 팔부터 좀 잡아 봐!!”


“한길, 야! 정신 차려!”

“아오! 점심시간 끝났다고!!”


딴 건 없었다.


그저, 달리기 좀 한다는 그 사실 하나로 친구들을 무시하는 저 새끼의 알량한 선민의식을 초장부터 꺾어 줘야겠단 생각뿐이었다.


전생에 그냥저냥 아이들이 순수하게 쟤 자신감을 받아 주고 찬양해 줬었다.

이번에도 그랬다간 끝도 없이 기고만장해질 것이다. 그 꼴이 눈에 선했다.


이번에도 2년 내리 그 모습을 봐야 한다니깐, 내 인내심이 허락지 않았다.


그렇기에, 내가 쥔 오승탁의 멱살을 더욱이 놓을 수 없었다.

녀석의 티셔츠가 늘어지고 찢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놓지 않았다.


싹은 새순이 돋을 때 뽑는 게 아니라 아예 발견했으면 뿌리째 뽑아 버려야 한다. 그리고 그 싹이 터를 잡은 구덩이엔 불이라도 지져서 완벽하게 조져야지.


“씨발아-!”


오승탁의 입에서 걸쭉한 욕이 쏟아진다.


전학 온 첫날부터 이 학교를 졸업하는 그 날까지, 뜨거운 땡볕에서 구른 오늘을 여실히 기억하도록 해 줄게.


“네가 뭐가 그렇게 잘 났는데!”


“왜 덤비는데, 개새끼야!”


또다시 내가 오승탁의 가슴을 밀었고, 오승탁은 그새 내 손목을 잡고 꺾었다. 팔이 엉킨 구조상 우리 둘의 간격은 멀어질 수 없었다.


“넌 저번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


“오늘 처음 만났는데 뭔 개소리야!”


“마아아알려어어엇!”


아이들이 사력을 다해 말려도 제삼자가 볼 적에는 그저 집단 린치처럼 보일 뿐이었고.


그 린치의 현장을 제일 처음 목격한 건.


다름 아닌 ‘또홍섭’이었다.


“무, 무, 뭐야!!”



* * *



시작이 다르면 그 과정도, 결과도 상당히 다를 수 있음을 오늘도 체감했다. 그리고 돌아올 인과율 부메랑의 궤적이 이렇게나 짧을 수 있음도 여실히 깨달았다.


전생에는 받아들이지 않았던 그 뭣 같은 달리기 내기 하나를 받아들이고 마땅히 응해준 것뿐인데.


원래 내게는 있지도 않을 일들이 부차적으로 일어난다.


처음 이홍섭은 애들끼리는 원래 치고받으며 크는 거라고 이 무혈사태를 애써 무마하려 했다.


하나, FM 뿔테 반장은 점심시간이 끝나자마자 일목요연하게 육하원칙을 따라 담임에게 일름보를 시전했고, 그래서 우린 지금 여기서 발이 묶였다.


교실에 모인 4인.

나, 갈색 원숭이, 무표정의 담임 그리고 이홍섭?


이홍섭은 대체 왜 이 교실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 묻고 싶었으나, 한가로이 그런 질문이나 던지고 있으면 담임의 매서운 눈빛이 쇄도해 올 터다. 덕분에 나는 눈치껏 입을 앙다물고 있었다.


‘하.’


4학년 때 이후로도 오승탁과는 수없이 말싸움만 해봤지, 이렇게 몸까지 부대끼며 싸우지는 않았다. 나도 당연히 담임 무서운 줄 알았으니 그녀의 입에서 나온 십계명과도 같은, 절대 복종의 규율들을 목숨 걸고 지키려 애써왔다.


그런 내가.

그랬던 내가.


지금은 떡볶이팸까지 파토 낸 채로 아직 교실이다. 이번이 두 번째 파토이므로, 파문이 임박해 오고 있었다.


이미 상황을 전해 들은 담임에게 이미 탈탈 털리듯 혼났지만, 지금 우리 넷이서 모인 이유는 명백히 따로 있었다.


“으음, 오겠다고 하신 시간이 지났는데······.”


담임은 잠깐 시간을 확인하더니, 짙은 한숨만 나직이 뱉었다.

그러다-


“근데, 코치님. 코치님은 그만 가셔도 될 것 같은데요?”


“에헤이, 아니죠! 말씀드렸잖습니까!”


이홍섭은 저 자신이 사건의 최초 발견자라고, 도움이 될 거라며 자리를 지켰다. 어째 이홍섭은 마치 내 보호자인 양, 날 두둔하며 내 옆자리에 앉았다.


그런 이홍섭이 부담스러운지 얼른 자리를 좀 뜨라고 다시 한번 곁눈질하는 담임이었지만, 안타깝게도 이홍섭은 그만치의 사회적인 눈치가 탑재된 인물은 또 아니었다.


“휴 그니까, 정리를 하자면-”


죄인처럼 잠자코 고개 숙여 듣기만 했다. 하나, 오승탁은 뭘 그리 잘났는지 당당하게 얼굴을 들고 담임을 쳐다봤다.


“교실에서 시작된 달리기 내기 때문에 점심 먹고 예고 대로 달리기 내기를 했고-”


오승탁은 얼굴에 가득하던 홍조는 차츰 사그라들었지만, 아직도 뭔가 분이 가시지 않은 모양이다. 뱀 새끼마냥 자꾸만 옆에서 쉬익쉬익- 거리고 있었다.


“그래서 한길이 네가 이기긴 했는데, 갑자기 승탁이가 주먹으로 때렸다, 이 말이지? 맞니?”


“네······.”


대충 상황을 복기한 담임이 머리를 넘긴다.

그리고 진실의 눈을 번뜩 떴다.


그 눈은 우리 엄마와 매우 흡사했다.

그대로 오승탁을 향했다.


“맞냐고 묻잖아, 오승탁.”

“······.”


오승탁은 처음 겪어 보는 일이 아니었는지 또 묵비권만 행사한다.


그때.

드르륵-


교실 문이 대차게 열리고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교실에 들어섰다. 그 우악스러운 등장에 모두의 시선이 꽂혔다.


옷은 멀끔하고 값이 좀 나가 보이는데, 째진 입에서 나온 멘트들은 결이 좀 달랐다.


“이게 뭐예요, 선생님?!”


우선 가장 기초적 매너인 노크가 없다.


“-얘예요?!?!”


그래도 이곳에 당신 같은 어른 둘이 떡하니 앉아 있는데, 격앙된 목소리로 인사는 가볍게 건너뛴 채 언성을 높인다.


이 두 가지로 이 여자의 바닥도 어렴풋이 짐작됐다.


보나마나 여자는 당연히 오승탁의 모친일 테고, 우리 셋의 시간을 묶어 둔 당사자겠지.


“옷이 왜 이렇게 너저분해졌어! 누가 그랬어?! 얘야? 얘 맞아?”


딱히 고성도 아닌데, 내 귀에 그녀의 속사포가 채찍처럼 따갑게 꽂힌다.


“어머님, 진정하시고 상황 설명부터 다시 들으심이······.”


“전학 온 첫날부터 애들끼리 내기 달리기하다가 싸우는 게 말이 돼요, 선생님? 이게 대체, 애 학교 보낸 첫날에 나올 상황인가요?!”


오승탁을 거칠게 살펴보면서 다짜고짜 질문 공세를 퍼부었지만, 정작 답할 시간은 주지 않는다.


“이 학교도 내가 다른 건 고사하고 정말 운동 하나 때문에 잠깐 다니려고 애 보낸 건데, 어떻게 정말 학군은 무시할 수가 없어, 진짜!”


하나, 돌아본 담임의 얼굴은 평온하다.


이미 그녀와 나눈 한 통의 통화만으로 수화기 너머의 상대가 어떠한 인물인지를 미리 파악하고 대비한 듯 조금의 흐트러짐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렇게 우악스러운 포스를 내뿜는 오승탁의 엄마 앞에서, 담임은 자기 할 말을 침착하게 이었다. 자초지종을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오승탁의 모친은 물음표를 던졌다.


“그럼, 이 사람은 누구죠? 선생님도 아니고 여기 얘 애 아빠라도 되나요?!”


“아하핫, 길이랑 제가 닮았나요? 실은 제가 최초 발견자입니다! 혹시나 상황 설명에 도움이 될까나 해서!”


이홍섭은 그런 오승탁 엄마의 기류가 유일하게 불편하지 않은 듯 호탕하게 대꾸했다.


“애들 싸움에서 최초 목격자가 웬 말이에요? 무슨 도움이 된다고. 대충 봐도 우리 애가 훨씬 다쳤는데. 상황은 담임선생님한테서 전부 들었으니 그냥 이제 가 주시겠어요?”


싸가지가 싸가지를 낳았다.

말본새부터 표정, 행동 모든 것이 오승탁은 엄마를 쏙 빼닮은 게 맞았다.


이때다 싶어 담임도 재차 이홍섭의 퇴근을 재촉했다.


“네, 코치님. 얼른 퇴근하세요, 나머진 여기서-”


“뭐? 잠깐만요. 코치?”


오승탁 엄마가 또 담임 말을 잘라먹었다.

그리고 강하게 눈살을 찌푸렸다.


대체 코치란 말이 여기서 왜 나오나 싶은 얼굴이다.


미간을 한참 좁히더니 살며시 물음을 던졌다. 이전보단 목소리가 많이 차분해졌다.


“······무슨 코치죠?”


“음? 아무튼 전 가보겠습니다.”


“아니, 잠깐만요!”


“예, 가라면서요?”


“코치냐고요!”


“예, 이홍섭 코치입니다.”


“아니, 그 말이 아니잖-!”


내가 나섰다.


“제 육상부 코치님인데요.”


“육상부 코치?! 근데 제? 너도 육상부니?”


원숭이 엄마가 잠깐 멈칫한다.

모르긴 몰라도, 상황이 뭔가 꼬였다는 건 이제 알아차렸을 터.


오승탁이 전학 온 이유와 내기를 한 이유.

그리고 녀석이 가장 잘하는 것을 조합해 보면, ‘이 새끼는 육상 하나 때문에 이 학교를 온 것이니까’ 말이다.


“아, 아······. 코치님이셨구나, 승탁아, 인사는 했었니?”


목소리 톤을 예쁘게 고쳐 봤자 이미 한참 늦었다.


오승탁도 그제야 깨달은 모양이었다.

첫 단추부터 제대로 망했다. 녀석은 그런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인사는 개뿔. 어른이 와도 주머니에 손까지 찔러 놓고 으르렁거리던데.”


황망해진 모자는 차마 뒷얘기를 잇지 못하고, 우두커니 서 있는 이홍섭만 바라봤다.


나는 일부러 애처럼 더욱이 얄밉게 이홍섭에게 인사를 건넸고-


“코치님, 내일 아침에 봬요! 내일은 더 열심히 뛸게요!”


꼭 이렇게 상황이 바뀐 기류만큼은 귀신같이 읽는 이홍섭이었다.


“그래, 한길아! 내일도 파이팅해 보자! 이 일은 잘 마무리하렴!”


우리 둘은 평소엔 절대 하지 않던, 그런 가식적인 인사를 나눴다.

담임은 그래도 이 상황이 탐탁지 않았는지 텅 빈 눈으로 둘을 번갈아 봤다.


그때부터 절대 풀리지 않을 매듭처럼 느껴졌던 이 실랑이는 저 알아서 실타래의 끝을 찾아 풀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실타래가 더 얽히도록 할 수 있는 자가, 자기들이 아닌 방금 떠나간 어른이란 걸 잘 알았기 때문일 터였다.


이전의 당당한 기색은 온데간데없이, 오승탁 엄마가 가까스로 말을 이었다.


“선생님, 사정은 들으셔서 아시겠지만 저희가 이 학교에 전학을 오게 된 것도 이유가 있거든요-”


이미 귀가 닳을 대로 지겹게 들었던 ‘육상’이란 단어에 치가 떨린 담임이었다.


“네, 육상이라면서요. 지금 그거 모르는 사람은 여기 없을 것 같습니다.”


학기 초.

자기 교실에 있는 애 한 명이 육상부를 한다고 해서 당시엔 그러려니 싶었다.

그런데 뭣 같은 전학생 한 명이 다시 육상육상거리며 이 사달을 냈으니, 진절머리가 날 만도 했다.


“으음, 혹시 오늘 뵀던 저 코치님과 육상할 때 오늘 일이 불이익이 될 리는 없겠죠?”


아니지, 이 미친 아줌마야.

코치와 불이익을 운운하기 전에, 당신은 사과부터 제대로 해야 했어.


연이어 사과하긴 했다. 하지만 사과의 대상과 시기, 그리고 이유가 모조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아 으음, 그리고 들어보니 승탁이가 먼저 주먹을 휘두른 것도 잘못이네요. 선생님 죄송합니다.”


늘 이런 식으로 애를 키웠을 테고, 엉뚱한 데에다 사과를 했으니.

이러니까 갈색 원숭이가 항상 기고만장한 거 아니냐고!


“저기요, 사과는 저한테도 하셔야죠. 아까 보니깐 코치님도 화가 상당히 난 거 같던데. 원래 표정이 다 드러나지 않는 분이셔요.”


인제는 담임이 날 이상히 쳐다본다.


그 말에, 오승탁 엄마가 날 향해 힐끗 돌아봤다.


“음? 아 그래, 그렇겠지······. 여기 한길 친구한테도 미안하게 됐어.”


‘끝까지.’


조건부 사과였다.

육상이란 단어가 이 모자에게 어느 정도로 치명적인 약점이 되는지는 모르겠다만, 그 단어 앞에서는 이렇게나 사족을 못 쓸 정도란 건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을 모습이었다.


그렇게 싸웠던 전생에서도 한 번 제대로 들은 적 없던 사과긴 했지만, 이런 인과율 속에서는 그나마 이른 사과를 받긴 했다. 하나-


“야, 부랄- 아니, 오승탁.”


부랄탁이 고갤 내 쪽으로 흠칫 돌린다.


“네가 사과하라고. 귀 없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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