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 육상천재가 회귀했다.
초등학교 6학년.
마지막 대회 때의 개인 기록은 11초65였다.
웬만한 중학생도 씹어 먹었다.
EP1. 육상천재가 회귀했다.
파바바박-!!
미친 스타트를 터뜨렸다.
미처 옆 레인 맹지한의 신음을 채 듣지 못했다.
확실히 팔다리가 다소 짧았던 시기라, 다리는 더욱 바삐 움직였고 팔은 더 힘차게 휘저었다.
더더 빠르게.
바람은 역방향. 억세다.
하지만, 더 치고 나갔다.
‘더 빠르게.’
여러 겹 감긴 태엽이 일시에 풀리듯 가속이 붙었다.
‘뛴다, 뛴다, 뛴다.’
다 이긴다, 내가.
주변이 나를 빠르게 지나친다.
심지어 좋지 못한 방식으로 달렸다.
무호흡.
하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맹지한과 얼마나 거리가 벌어졌을까 하는 쓸데없는 의문마저 집어치웠다. 어차피 그 새끼는 내 목표가 아니다. 라이벌이 아니다.
계속 치고 나아갔다.
‘보인다!’
이홍섭이 점점 커진다.
이홍섭이 서 있는 저 흰색 라인이, 피니시 라인!
타다다닥, 읏차!
습관이란 게 참 무섭다.
동네 애들 달리기인데도 난 예전처럼 흉부를 앞세우며 날갯짓했다. 빠르게 피니시 라인을 넘겼다. 이 와중에 기록을 단축하려 했다니.
그렇게 라인을 통과하고 나서 10m 정도를 더 뛰고서야 질주를 멈췄다.
“하, 하······. 흐읍, 하.”
이명처럼 귀가 울렸다.
그래서 몇 초 뒤에야, 저 멀리서 터지는 친구들의 환호가 부서지듯 들렸다.
“와아아아! 한길!! 이겼다!”
“한길! 한길!”
“개빨라!”
어제처럼 친구들이 내 이름을 외쳤다.
내 이름이 울릴 때마다 가슴이 벅차올랐다.
정말 그날 이후론 못 들어볼 환호인 줄 알았는데, 어린 내 친구들이 합심하며 외쳐 댄다.
“한길! 한길!”
그래, 나 이 맛에 달렸다.
이게 날 더 미치게 했었다.
몇 초 뒤, 맹지한도 피니시 라인을 넘긴 넘었다.
근데 전의를 상실했는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친구들 쪽으로 향했다.
결과는 이미 명백하다. 내가 이겼고, 맹지한은 기록을 기대할 정도도 아니었단 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 친구들 품으로 돌아선 맹지한은 조금의 따뜻함도 맛보지 못했다. 보란 듯이 증명했기 때문이다.
4학년 동생한테 두 번이나 달리기를 지고도 승복하지 않는 자존심만 센 6학년 형이란 걸.
나이를 똥꼬로만 처먹은 철부지이자 진짜 븅신은 자기란 걸 말이다.
“야, 뭔데. 졌잖아.”
“어제 너 가방 없었어도 졌겠는데?”
“아, 뭐야 쪽팔리게.”
맹지한은 얼굴이 붉어진 채 황급히 자리를 떴고, 그 친구들은 맹지한을 따라가지 않았다.
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이홍섭에게 다가갔다.
근데 이홍섭의 표정을 읽기가 어려웠다. 까만 고글을 썼기에, 떡 벌어진 입만 볼 수 있었다.
이홍섭은 곧 다가온 날 한참 바라보더니 고글을 벗었고, 난 이홍섭의 눈을 그제야 볼 수 있었다.
휘둥그레진 그의 눈에서 오묘한 빛이 맴돌았다. 만감이 서린 눈빛이었다.
근데 난 그것보다 내 기록이 더 궁금했다.
* * *
체육실.
타이머 기록을 보여 주지 않은 채, 이홍섭은 날 이곳으로 데려왔다.
그 덕에 오늘 떡볶이 약속은 물 건너갔다. 10년 만에 그 집 할머니 떡볶이를 먹으니 맛이 죽여줬는데, 그걸 못 먹다니.
체육실 소파 앞 탁자에는 약속대로 과자와 음료수가 놓여 있었다.
하나, 난 이홍섭 표정만 바라봤다.
이홍섭은 줄곧 다른 학년 기록이 담긴 파일철을 넘기고, 수북이 쌓인 종이들을 뒤적이기만 했다.
간식을 먹지 않는 날 확인하고서야 멋쩍게 다시 웃었다.
이제 보니, 이홍섭은 표정을 못 숨기는 인물이다. 지금 이 사람은 어떤 말을 서두로 꺼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길아, 왜 먹지 않고?”
일부러 더 애답게 굴었다.
“오늘 떡볶이 못 먹었어요.”
“음, 그게 무슨 말이야?”
“방과 후에 떡볶이집 가기로 했어요, 친구들이랑.”
“아, 아! 그랬어? 말을 하지 그랬어.”
“그나저나 기록은요?”
그 물음에, 이홍섭의 한쪽 입꼬리가 스윽 올라갔다. 역시 좀처럼 감정을 숨길 수 없는 사람이었다.
“13초02.”
“뭐? 뭐라고?”
“음?”
너무 당황한 나머지 반말이 나와 버렸다.
“아, 아니 다시 한번 말해 주세요. 몇 초라고요?”
“13초02.”
이홍섭은 담담했지만 왠지 모를 흥분이 섞인 음성이었다. 이내 한층 업된 목소리로 설명했다.
“길아, 정말 제대로 배우면, 너 엄청 잘 달릴 것 같아. 봐봐, 이게 옆 학교에서 이번에 시 대회 나가는 녀석 기록이거든?”
이홍섭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녀석의 기록은 12초52였다. 그리고 그 옆엔 그 아이의 사진이 함께 있었다. 그을린 피부에 눈썹이 10시 10분으로 솟아있는 호쾌한 얼굴.
하나, 난 차마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근······데요?”
전혀 기쁘지가 않았다.
그야 난 2회차 회귀자다. 게다가 전생에 난 달리기에 대해 배울 만큼 배웠고, 훈련할 만큼 훈렸했었으니까. 근데 빌어먹을 13초02는 어디 내밀기도 부끄러운 기록이었다.
아무리 어려졌고, 달리기 초반 때의 가녀린 몸으로 돌아왔다지만 난 내가 아는 모든 달리기 상식을 동원해 질주했다.
무슨 만화 영화처럼 힘 50% 개방, 80% 개방 이따위 게 아니라, 정말로 진심으로 열심히 달렸다.
그냥저냥 회귀했던 설렘과 모든 걸 다시 리셋하고 시작할 수 있단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그렇게 미간만 찌푸리고 있는 내게, 이홍섭이 다시 내가 생각지 못했던 점을 일깨워 줬다.
“길아, 왜 표정이 안 좋니.”
“너무 느려서요.”
“하? 단단히 착각하고 있네.”
“네?”
이홍섭이 환하게 웃었다.
“한길. 너 고작 4학년이야. 만으로 따지면 아직 11살 채 되지 않았다고.”
그리고 그 남자애 사진을 들어 보였다.
“지금 내가 보여준 이 애는 6학년이다. 게다가 지난 겨울 방학 내내 스프린트 훈련까지 받았던 애야. 근데 지금 두 살 터울인 한길이, 네가 지금 이 형이랑 0.5초밖에 차이 나지 않아.”
잠깐 사이 내가 11살이란 걸 잊은 건 맞았다. 전생의 영광스러운 기록들이 내 머릿속에 고스란히 있었으니까, 이런 기록은 눈에 차지도 않았던 것 역시 맞았다.
고3 때 비공식 연습 기록이 9초95. 바람마저 날 도와줄 적엔 9초93였다.
13초대라니. 그런 내가 13초라니.
아직 11살이라 그런 걸까. 하긴 초등학교 4학년짜리가 10초대를 뛰는 게 더 판타지스럽긴 했다. 그 기록을 달성하기엔 신체적으로 너무도 부족했다.
그럼, 뭐야.
다시 태어나 봤자 내가 닿을 수 있는 기록은 정해져 있는 거 아닌가? 내 한계가 전생과 같다면 이번 생도 그냥 개고생만 하는 거 아니냔 말이다.
기억을 되짚어 보면 난 전생의 이 나이 때에도 이 정도는 뛰었던 것 같은데.
고개만 푹 숙인 내 머리를 이홍섭이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뭐가 많이 아쉽나 보구나.”
“······ 그냥 이번 생은 다를 줄 알았죠.”
“뭐? 푸하핫!”
머릿속으로 생각만 한다는 게, 그만 입 밖으로 튀어나와 버렸다.
이홍섭은 그 말을 얼토당토않게 치부하고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선 친히 음료수 뚜껑을 뜯어, 내게 건넸다.
“하하하, 뭐 두 번째 인생이라도 사는 거야, 길아? 너 은근 웃기다.”
말없이 쳐다보고 있는 날 향해 이홍섭이 싱긋 웃었다.
“그래, 그럼 이번 생은 나랑 같이 뛰자.”
“네?”
“장난 받아 준 거다, 한길. 같이 한번 제대로 뛰어 보자.”
이런 말은 또 처음이었다.
지금껏 내가 만난 코치들의 첫마디는 이것과 많이 달랐다. 그들은 이미 유망주인 날 보고서 하나같이 ‘잘 왔다.’, ‘기록 경신해라.’, ‘기대가 크다.’ 등의 말만을 했을 뿐이었다.
전부 내 어깨에 하나씩 자신의 짐을 짊어지란 말들이었다.
근데, 같이 뛰자니?
도무지 기록을 납득할 수 없어 고개를 저었다.
겨우 6학년 나부랭이 하나 제치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이 기록이 당황스럽기만 할 따름이었다.
이홍섭은 눈을 가늘게 치켜떴다.
“네가 바랐던 기록이랑 너무 차이가 나서 그런가 보네? 내색만 안 했지. 달리기에 관심도, 욕심도 많아 보여.”
“빠른 건 이미 알고 있었어요. 근데-”
“근데 한길아, 넌 오늘만 빠를 거냐?”
뭔가 머리를 쾅 치는 말이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홍섭이 내 코치인 것처럼 느껴졌다. 이어지는 이홍섭의 이야기는 정말 내 가슴 속 깊숙이 파고들었다.
“한길아, 잘 들어. 그래, 달리기 하지 않아도 된다. 육상부 안 들어와도 돼. 그니까 더 잘 들어. 이젠 누구도 너한테 이런 얘기 안 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
일순 달라진 이홍섭 분위기에 절로 입술이 굳게 닫혔다.
“너 오늘 하루만 달리고, 내일은 안 달릴 거냐?”
“아뇨.”
“그래, 인정한다. 너 준비 자세부터 남달랐어. 6학년 맹지한처럼 원래는 배우지 않았다면 대부분 스탠딩으로 달리기 마련인데, 넌 어디서 보고 주워들었는지 크라우칭은 또 어설프게 따라 하더구나. 근데 군데군데마다 자세가 영 아니야.”
‘뭐라고?!’
“아니, 제가 예전엔······!”
욱한 마음에, 하마터면 또 전생을 들먹일 뻔했다. 하나, 이홍섭은 정말 아쉬울 게 없는 사람처럼 일갈했다.
“너 그러다 한 번에 몰아서 다친다.”
쿵.
가슴이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이제껏 내게 이런 말을 해 준 지도자는 한 번도 없었거니와, 실제로 난 한 번에 몰아서 다쳤고 한없이 추락해 이후론 트랙을 제대로 밟지도 못했으니까.
“한길, 너 재능 있어, 확실히. 근데 손볼 부분들이 많아. 너도 알 거다. 풍속, 그니까 바람마저 네 편이 아니었다. 빨간 깃발이 네 쪽으로 펄럭이는 거 확인했지, 너도?”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그런 악조건에도 대쉬 속도는 결코 나쁘지 않았어. 주법, 주법은 그래 이건 나중에 이야기하고. 한길, 이거 하나만 명심해라. 넌 빠르고, 가속 구간이 장점이야. 그걸 최대한으로 뽑아야 한다.”
이전에도 느꼈던 점들이긴 했다. 전생에도 들었던 장단점이다. 근데 내가 이홍섭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길아, 다치지 않고 내일도 뛸 수 있는 주법을 구사해야 해.”
멍하니 이홍섭만 바라봤다. 그리고 다시 12초52의 기록을 가진 그 아이 사진을 바라봤다.
눈을 지그시 감았다. 내가 초등학교 6학년일 적의 기록을 되짚었다.
‘11초65.’
전국적으로 기사가 났던 순간. 육상계에서도 처음으로 주목했던 순간이었다.
그땐 어떻게 해서 그 기록을 거머쥐었던 걸까.
혼자서 악으로 깡으로, 이 두 다리로 만든 기록이었다.
이홍섭은 끝까지 마시지 않은 음료수로 내 대답을 확인했다.
“그래, 한길. 시간 내줘서 고마웠다. 다음에 연이 닿으면-”
“할게요, 육상부. 그리고 코치님 밑에서 배울래요.”
이유는 간단했다.
왜인지 모르게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 이전에 없던 코치라서. 또 다른 인과율이 작용할 것 같아서. 그리고 그런 이홍섭은 뭔가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이어서다.
이홍섭은 머리를 긁적였다. 한참을 바라보더니, 이내 흐뭇한 미소로 화답했다.
“그래, 길아. 제대로 한 번 해보자.”
나도 그제야 그가 건네준 음료수를 벌컥 들이켰다.
* * *
“음, 그래?”
“아니, 얘가 그게 동네 달리기인 줄 아니?!”
둘러앉은 저녁 식탁.
씨알도 먹히지 않을 건 예상했다.
하기야 나도 일방적인 통보였으니까.
부모님의 반응은 상반됐다.
아빠는 조용히 저녁을 먹었고, 엄마는 강하게 반대했다.
이럴 줄 알고 있었음에도 그 말을 던진 건, 이 시기가 내가 아침 축구를 졸랐을 때와 시기가 비슷해서다. 같은 방식으로 종목만 바꾸면 될 일.
한데, 예상대로 허락의 벽은 꽤나 높았다. 역시나 최종 결재 담당자인 엄마가 문제였다.
“다들 동작 그만. 숟가락 놔.”
아빠는 말없이 수저를 내려놨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아빠와 나 사이에서 뜨거운 김치찌개 김만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엄마는 나와 아빠를 번갈아 쳐다봤다.
“당신 나보다 먼저 알았어, 이 얘기?”
“허걱, 컥, 아, 아니?”
아빠는 사레가 들린 양 물잔을 급히 들이켰다.
“그럼 다시. 당신 말했어, 내 얘기?”
“그건 절대 아니라고 하늘에 맹세해.”
아빠는 신속하게 가슴에 손을 얹었다.
그런 아빠를 보고서, 엄마는 시선을 내게 돌렸다.
당시엔 몰랐었지만, 2회차 인생을 사는 난 엄마의 반응을 이해했다.
그야 엄마는 나와 같은 길을 걸었으니까. 지금 엄마는 이 사실을 내가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인상을 잔뜩 찌푸린 엄마를 뒤로하고, 현관문 쪽을 돌아봤다.
지금은 고이 닫힌 저 신발장.
그 신발장에 오랫동안 헐겁게 줄이 풀어진 채 방치됐던 러닝화의 주인은 아빠인 줄만 알았다.
당시 그 사실을 알기까진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었다.
하여, 난 엄마 반응이 이해가 간다.
얼마나 힘들고 고된지. 그리고 외로운지. 누구보다 잘 아실 테니까.
그렇기에 지금도 절대 결재를 내주지 않을 계획일 거고. 다만, 예상 밖인 건 엄마가 이다지도 완강할 줄은 몰랐다는 거다.
전생엔 오전 축구부 코치와 육상 코치 전화 두 통 그리고 담임 전화까지 세 통으로 돌린 엄마 마음이 이토록 굳센 줄 몰랐던 것.
“차라리 뭐 축구 교실? 그거 오전반을 해 달라고 해, 그거면 가능하니까.”
“축구는 체육 시간에 하면 돼, 엄마.”
“근데 육상은 도대체가 왜 하려는 거야, 재미도 없는 거!”
“난 재밌어, 뛰는 게! 엄마도 그 모습 보기 좋다며!”
반대쪽에서 아빠가 피식 웃었다.
“피는 못 속이네, 여보.”
당시 엄마의 과거를 아는 유일한 남자의 은밀한 발언이었다.
일순 엄마 이마엔 핏줄이 뻗쳤고, 아빠는 가정의 평화가 깨지기 직전임을 깨닫고서 황급히 표정을 지웠다. 그만의 탁월하고도 오랜 생존 전략이었다.
엄마는 급기야 내 손을 꼬옥 잡았다.
“한길, 그냥 뛰는 거는 언제든 뛰면 돼, 육상은 달라, 정신 차려.”
하나, 전생에 내가 디딜 수 있는 무대의 끝을 보지 못한 나로서는 한 치도 물러설 수 없었다. 아니, 안 물러설 거다.
“나 맨 정신이고. 어차피 육상 코치님한텐 한다고 했어, 당장 다음 주부터 아침에 뛸 거야.”
“뭐?!”
아빠는 고갤 끄덕이며 또다시 중얼거렸다.
“이야, 역시 피는 못 속이네······.”
“당신 저녁 안 먹고 싶어?”
“아니······.”
아빠는 예전부터 말수가 적었지만, 필요할 땐 이렇게 항상 한 방을 날렸다. 그러다 역습을 당하는 경우도 적진 않았다.
묘하게 쓴웃음 짓는 아빠를 뒤로하고, 엄마 표정을 지켜봤다.
“하, 우선 먹자. 먹고 얘기해.”
어느 정도 된 거다.
전생의 축구 교실도 저 말을 마지막으로 시작했었으니까.
엄마는 수긍도, 더 이상의 부정도 없이 다시 수저를 들었다.
아빠는 엄마 눈치를 살피면서도 날 향해 조심스레 윙크했고, 난 피식 웃었다.
엄마는 수저를 들었지만, 차마 김치찌개로 향하진 않았다.
외려 내 밥 위에 반찬을 더 얹어 주었다.
Comment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