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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884 님의 서재입니다.

하얀기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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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3884
작품등록일 :
2012.11.10 21:49
최근연재일 :
2016.12.3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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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1.01.20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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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1 - 문이 열리는 날 (end)

DUMMY

" 이 새끼 미친거 아냐!? "


2월 1일. 안 가기로 마음을 정했지만 왠지 두근거려서 일찍 일어나있었던 윤성훈은 새벽부터 걸려온 진환의 전화를 받고 휴대폰을 거칠게 내던졌다. 그러나 곧 다시 핸드폰을 집어든 그는 주머니를 탈탈 털어 잔액을 확인했다. 1만 2천 750원. 호텔까지 택시비로는 충분하다. 성훈은 잽싸게 옷을 입으면서 휴대폰을 두들겼다.


" 여보세요? 여기 xx 동 yy 인데요... "



호텔 근처에는 수많은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크게 중요한 건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재벌의 주도로 많은 사람을 움직이는 일이다. 공들인 장난으로 끝나든 정말로 이세계의 문을 열어버리든 싸구려 일간지의 지면을 채우기엔 모자랄 것 없는 사건이었다.


하지만 벌써 6시가 가까워오는데도 호텔 앞에는 개미새끼 한마리 없었다. 호텔 측에서도 오는 사람을 안내할 사람이 기다릴 법도 한데 기자들을 의식한 것인지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이미 호텔 안으로 돌입한 기자도 제법 있었지만 그들도 별다른 징후는 찾아내지 못했다.


" 대체 어떻게 된거야? "



어둠을 해치고 나타난 진환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한 걸음 딛었을 뿐인데 난데없이 배경이 휙 바뀌며 그는 전혀 엉뚱한 공간에 들어와 있었다. 지하 주차장마냥 어두컴컴하고 너른 공간에 이미 스무명이 넘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여기저기 흩어져있었다.


" 어? 어라? 얼랄라? "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에 그가 당황해하는데 이전에 들었던 청년의 목소리가 들렸다.


" 어서오십시오. 21번째 여행객이시군요. "


" 예? 예에... 감사합니다. 그런데 여긴 어디죠? 전 분명히... "


얼떨떨한 심정을 그대로 들어내보인 진환의 얼굴은 퍽 우스웠지만 청년은 터져나오는 폭소를 꾹 눌러참고 의문을 풀어주었다.


" 마법입니다. 호텔 입구는 이미 기자들로 가득 차 있어서 말이죠. 이전에 나눠드렸던 스리아 어 교본을 가진 사람만 여기로 올 수 있도록 약간 손을 써놨습니다. 일종의 결계라고나 할까요. "


" 마, 마법!? 그건 기껏해야 라이터 수준이라고... "


" 네. 그랬죠. 마법이란 원래부터 '저쪽' 세계에 맞춰 만들어진 학문이니까요. 아무리 훌륭한 낚싯대를 가져도 산 정상에서 물고기를 낚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산 정상에서도 물고기를 낚을 수 있는 날이랍니다. 바로 아래까지 바닷물이 밀려왔으니까요. "


청년의 말에 진환은 오늘이 백여년만에 찾아온 저쪽 세계와의 간격이 좁아지는 날이라는 걸 상기했다. 상황을 이해하는 그의 가슴속으로 흥분과 불안감이 동시에 몰려들었다.


마법은 실재했다. 고로 이계로 가는 이야기도 장난이 아니다. 그의 흥분에 기름을 끼얹듯 청년은 때마침 어둠을 뚫고 들어온 새로운 사람에게 다가가며 한마디를 남겼다.


" 잠시 책이라도 읽고 계시죠. 6시 30분이면 출발합니다. "


무심코 회중시계를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바늘은 5시 57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바로 오늘, 조금만 있으면 지구를 떠나 이계로 향하게 되는 것이다.




" ... 제길! "


성훈은 택시에 타서 행선지를 말하자마자 휴대폰을 다시 꺼내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휴대폰이 꺼져있거나 통화권 이탈이라는 안내 목소리 뿐이다.


' 늦지 말아야 할텐데. '


호텔까지는 기껏해야 7분 거리도 안된다. 한산한 새벽길을 타고 있으니 5분도 안걸릴지 몰랐다. 그럼에도 성훈의 마음은 급했다. 만약 농담이 아니라면, 정말로 이계에 떨어지는 일이 생긴다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될 것이다.


' 이건 미친 짓이야. '


성훈이라고 현실이 답답할 때가 왜 없겠는가. 하지만 어디로 간들 결국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어차피 노력할 바에야 익숙한 세계에서 편안히 노력하는게 좋았다. 백명을 모아놓고 물어봐라. 백이면 백 정말 목숨을 걸고 살아남기 위해 검술을 연마하는 것 보다는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참고서를 펼치는 쪽을 선택할 것이다.


화려한 신기루를 향해 아무리 손을 뻗어봐도 붙잡는 것은 허공뿐이다. 성훈은 환상에 홀려버린 절친한 친구에게 이 간단한 이치를 알려줘야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띠, 띠, 삐-!


청년의 휴대폰이 6시 정각을 알렸다. 하나하나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상황을 설명해주던 그는 휴대폰을 접고 가볍게 손짓했다. 어두컴컴한 공간은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었지만 사람들은 무언가 변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청년은 그들이 미처 혼란에 빠질 시간을 주지 않고 곧바로 손뼉을 쳐 시선을 끌었다.


" 자, 시간입니다. 외부와의 연결은 이 순간, 단절되었습니다. 혹시 지금 계신 27분 중에 마음이 흔들리는 분 계신가요? 솔직히 말하건데 여러분들이 가실 세상은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위험하기도 할테고, 더러울지도 모르죠. 이방인이기에 겪을 고통도 많을 것입니다. 일단 넘어가버리면 돌이킬 수 없어요.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고민해보시고 돌아가실 분은 10분 안에 말해주십시오. "



사람들 사이에 수근거림이 일었다. 몇몇 사람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으로 가만히 앉아있었지만 대부분은 마음이 흔들리는 눈치였다. 이제야 겨우 현실감이 들기 시작했다고 할까, 진환 역시 막상 눈앞에 닥치자 결심이 흔들렸다.


' 정말로 지금 인생을 내던지고 이계에 갈 가치가 있을까? '


판타지 소설에서 흔히 나오는 괴물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런걸 만나면 어쩌지? 소설 주인공은 이야기를 진행시켜야 하니까 힘이 없어도 살아남겠지만 이건 현실이었다. 진환은 여지껏 축구를 하면서 여러번 안면으로 공을 받아봤지만 위기의 순간, 시의적절한 도움은 단 한차례도 받아본 경험이 없었다. 하다못해 " 위험해! " 라는 경고의 한마디조차도. 이계에 간다고 없던 조력자가 갑자기 솟아날 것 같진 않았다.


' 하지만 지구에 남는다면. '


그는 대학에 가기 위해 노력하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대학에 합격했다고 방방 뛰는 자신의 모습이 잠깐 스쳐지나간다. 그러나 대학에 입학하고나면 다시 학점을 따기 위해 버둥거리다가 군대에 간다. 고생 끝에 군을 제대하고 나온 자신은 잠시 기뻐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학점의 노예로 돌아간다. 대학이 끝나면 이제는 취업이다. 취업을 하기 위해 버둥거리고 가까스로 성공하면 잠시 행복을 느꼈다가 짤리지 않기 위해 버둥거리고 승진을 하기 위해 버둥거린다. 잠시 잠깐의 행복과 끊임없는 바둥거림. 결혼도 마찬가지다. 달콤 쌉싸름한 연애는 기껏해야 1,2년. 신혼의 두근거림도 잠시고 돈 문제로 투닥대기 시작하며 생활에 찌들어간다. 잠깐의 행복과 끝없는 버둥거림 끝에 세월은 흘러가고 마침내 죽음이 찾아온다. 해피엔딩 해피엔딩.


' 이걸로 좋은 것일까? '


진환은 고개를 저었다. 그런 삶은 어차피 그가 없어도 겪을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 그는 좀 더 특별하고, 자유롭고, 살아있다는 실감이 드는 치열한 삶을 살고 싶었다. 물론 지구에서도 그런 삶을 살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계의 삶은 그런 '지구의 자유' 보다 훨씬 자유롭고 치열한 삶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 믿었다.


' 그래. 가는거야. 어차피 한번왔다 한번가는 인생, 기껏 남들과 다른 삶을 살 기회가 왔는데 무섭다고 걷어차는건 너무 아깝지. '


변함없는 결론을 내린 그의 얼굴에 평온이 돌아왔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청년이 핸드폰을 접으며 말했다.


" 시간 됐습니다. 돌아가실 분들은 이쪽으로 모여주세요. "


사방에 흩어져 있던 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하나, 둘 청년의 곁으로 다가갔다. 시작은 느렸지만 뒤를 잇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더니 마침내 스물일곱명 중 열 네명이 포기했다. 아슬아슬하게 과반수 이상이다.


청년은 더 이상 나오는 사람이 없자 마지막으로 물었다.


" 남은 분들은 괜찮겠습니까? 마지막 기회입니다. 포기하실 분은 빨리 나오세요. "


식은땀을 흘리며 고민하던 두명의 사람이 청년의 곁으로 합류했다. 그들이 도착하자 청년은 공간을 한번 슥 훝어보았다. 더 이상 움직이는 사람은 없었다.


" 돌아가실 분들은 저쪽 문으로 나가시면 됩니다. 참. 마법에 관한 것이 흘러나가면 제 입장이 곤란해지는 관계로 기억을 약간 손볼 예정이니 너무 불쾌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청년이 가르킨 방향에는 방금전까진 없었던 문이 생겨나 있었다. 기억을 건드린다는 말에 사람들 사이에서 불평이 일었지만 청년의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는 조치였을 것이다. 지금까지 외부에 노출된 것들은 공들인 장난이라는 한마디면 얼버무릴 수 있었지만 오늘 실제로 발현된 마법이 세상에 알려지면 꽤나 귀찮아질 것이 분몀했다.


사람들은 투덜거리면서도 청년이 가르킨 문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청년의 입장을 이해해서가 아니라 달리 출구가 없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순간에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선택한 사람들을 바라보던 남은 사람들은 서로를 향해 탐색의 눈초리를 보냈다. 끝끝내 이계로 가겠다고 남은 사람은 이제 열한명 뿐이다. 청년은 휴대폰을 열어 시간을 확인했다. 6시 15분.


" 자아, 그럼 남은 분들은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합시다. 모두들 짐을 잘 챙기시고 마법진의 중앙으로 가십시오. "


마법진? 그런게 어디 있냐고 진환이 물으려는 찰나 바닥이 찬란히 빛나며 기이한 문양들이 허공으로 솟구치며 커다란 원을 이루었다. 그 원은 너무 넓은데다 삼차원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어디가 중심인지 안에서는 찾기 힘들었다.


" 이쪽입니다. "


그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 청년은 질문이 나오기 앞서 사람들을 인도했다. 청년이 밟고 선 바닥에는 지름 10m 정도의 원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 위로 똑같은 너비의 새파란 링이 허공에 둥둥 떠 있었다. 사람들은 청년의 인도에 따라 실체가 없는 원을 통과해 각자 짐을 꼭 붙든 체 자리를 잡았다.


" 절대 여기에서 나오시면 안됩니다. 중앙을 벗어났다간 이계는 커녕, 눈 깜박할 사이에 저승문 두드리는 수가 있어요. "


사람들이 링 안에 자리를 잡자 청년은 진지한 표정으로 두번 세번 주의를 주고는 마법진 외곽에 떠 있는 지름 3cm 가량의 작은 링 앞에 섰다.


"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이제부턴 말할 새가 없을테니 미리 작별인사를 드리도록 하지요. 다들 새로운 세상에서 원하는 것을 얻으시길... "


청년의 작별인사에 원 안의 사람들에게서도 답례 인사가 날아들었다. 하지만 그다지 친분이 없는 사이인 탓에 피차간에 깊이 없는 요식 행위일 뿐이었다. 청년은 지난달 카페에서 들어보였던 황금색 열쇠를 원 위에 올려놓았다. 중력에 이끌려 바닥에 떨어져야 할 열쇠는 허공에 둥둥 떠서 강렬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청년의 입에서 주문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극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지 6시 28분을 지났을 즈음엔 거의 땀으로 목욕을 하다시피 했다. 주문이 막바지로 치닫는지 영창이 급속도로 빨라지는 순간, 마법진이 펼쳐진 공간이 한순간 불안정해지며 일렁거렸다.





" 뭐가 어떻게 된거야? "


뒤늦게 호텔에 도착한 성훈은 호텔 입구를 이잡듯이 뒤져보았지만 진환을 찾지 못했다. 분명히 집합 장소는 여기가 맞았는데 왠 기자들만 우르르 몰려있고 호텔 오너라는 청년이나 진환의 모습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한참동안 엉뚱한 사람들 사이를 해치고 다녔지만 수확은 전부했다. 모여있는 기자들에게도 물어보았지만 이곳으로 향한 친구가 사라졌다는 말에 역으로 기자들이 쏟아낸 질문에 대답하느라 발만 붙잡히고 말았다. 이제 기자들에게 어떻게 벗어날까 머리를 열심히 굴리고 있는데 눈앞에 뭔가 수상한 일렁임이 보였다. 그걸 보는 순간 성훈의 머리에 '저거다!' 하는 확신이 솟았다.


" 큭! "


일렁임은 아주 한순간이었지만 성훈은 뒤를 생각하지 않고 몸을 날려 돌입하는데 성공했다. 그의 몸이 빨려들어가는 것과 동시에 일렁임은 사라지고 기자들은 눈앞에서 사람이 사라져버린 괴사에 눈을 휘둥그레 뜨고 소란을 피웠다.


일렁임 너머로 뛰어들어온 성훈은 공간을 가득 메운 삼차원 마법진과 빨라지는 청년의 주문소리에 당황했다. 그러나 진환과 함께 판타지 소설을 읽으며 쌓은 지식이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이건 틀림없이 출발하기 직전이다!


" 윤성훈!? "


당황한 듯한 낮익은 목소리가 성훈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둥그런 링 안에 있는 십여명의 사람들 사이에 짐을 잔뜩 짊어진 진환이 있었다. 급하다는 걸 직감한 성훈이 무작정 진환을 끌고나오려고 중앙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 것과 동시에 청년의 주문이 완성되며 마법진이 빛을 발했다. 그 모습을 보던 진환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


" 안돼, 바깥으로 도망쳐! 거기 있으면 위험해! "


그의 안타까운 외침은 헛수고였다. 성훈에겐 중앙으로 들어갈 시간도 진 바깥으로 나갈 시간도 없었다. 찬란한 빛이 마법진을 가득 메우더니 청년만을 남긴 체, 모든 사람들을 휩쓸어가버렸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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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38 스마우그
    작성일
    11.01.24 04:12
    No. 1

    헐 비범한 친구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알데뮬러
    작성일
    11.03.26 03:06
    No. 2

    설마 쥔공은 성훈?!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43 이게뭐야
    작성일
    12.02.06 19:02
    No. 3

    성훈이가 주인공이었으면 좋겠군요
    저는 진환이 맘에 안듭니다 부모가 공부하라고 자살하도록 쪼아대는것도 아닌데 눈물 몇방울 떨구고 가출할 생각을 하다니...부모입장에선 차라리 자식이 죽는게 낫지 행방불명되면 평생 매일매일을 가슴졸이면서 사는게 사는게 아니라던데 저런 자식 낳은 부모가 불쌍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5.12.17 22:46
    No. 4

    성훈이는 현실을 잘 알고 있네요 정말 친구 생각 할 줄 알고 말려야 할 때 달려가는 저 모습 흐뭇하네요 ㅎㅎ 진환이는 앞으로 고생길이 환하겠군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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