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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안녕히

열등 시민의 만렙 무기

웹소설 > 일반연재 > SF, 전쟁·밀리터리

TYE
작품등록일 :
2021.11.13 22:53
최근연재일 :
2022.04.27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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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2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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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역할

DUMMY

같은 시각


호텔에서 달아나기 위해 오랜 시간을 달린 이아담 네였다. 그 결과 정착지에 다다른 시간은 새벽 1시였다. 그마저도 바로 잠에 들 수 있었던 건 아닌 이아담이었기에 잠에 빠질 수 있었던 건 새벽 2시였다.

겨우 5시간의 수면 시간은 짧을지언정 오래 잠잘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건 그의 본능에 의해서가 아닌 환경이 그렇게 만들어주고 있어서 그렇다.

아직 눈이 제대로 떠지지 않는데도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음에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 혼자 사는 일이 익숙해졌던 그의 생활습관은 근접한 곳에서 일어나는 소리에 민감할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 따지고 보면 그가 매일 편하게 원하는 만큼 잠을 조절할 수 있었던 것은 혼자 산다는 점이 가장 유리하게 작용했던 탓이다.


"이제 가는 건가."

"일어났으면 준비하면 된다."


그런 말을 하는 상대를 보면 이아담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도 꺠웠을 가능성이 다분해 보인다. 그런가 하면 상대는 이미 자신의 노트북을 치운 상태다. 이아담은 이곳에 도착했을 때 놀란 게 저 노트북 때문이다. 분명히 이전 호텔에 있었는데 여기에도 있었다는 건 '그 혼잡한 상태에서 챙겼다'는 말이 된다. 귀중한 물건이니 만큼 챙겨야 하는 건 맞겠지만, 이아담에게는 할 자신이 없는 기행이다. 하물며 자신의 차량에서 꺼냈던 폰 충전기를 호텔에 잊어먹고 왔는데, 중요한 물건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흔적을 남긴 것이라 손나인의 말이 더욱 머리를 헤집게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경찰이 자신을 쫓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게 이상한 일이다.


"이제 어디로 갈 건데?"

"멀리 갈 거다."

"어디로 가는데?"

"멀다고 알아두면 된다."

"지명을 이야기할 순 없어?"

"어디에 정착한다고 확실하게 말을 해줄 수는 없다."

"도망치기 위해서?"

"네가 가지고 있는 그 물건이 태어난 주변에서 있는 건 위험한 행동이지. 차라리 행동 범위를 넓히는 게 좋은 선택이다. 괜히 노려지는 싸움 속에서 헤맬 필요는 없다."

"그건 맞지."

"바로 철수하진 않을 거니까 준비나 해라. 10분 정도는 여유가 있다."


그러면서 상대는 노트북 앞에 서서 열심히 화면을 내려다 본다. 이아담의 각도에서는 화면이 비스듬해서 잘 보이지 않아도 흰색이 가득한 것을 보면 메모장을 연상케 한다. 아무래도 교신이 오가는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한다. 굳이 엿보려고 하진 않는다. 같은 소속이라는 의식은 서로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배는 고프지만 어제 먹은 것들이 있어서 화장실을 다녀오기로 한다. 변기에 앉아 일을 다 보기 전까지 할 짓은 없다. 안 그래도 오랜 시간을 함께 했던 폰이 한순간 고물이 되어버렸기에 나갈 때 적당히 분리수거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진다. 아니면, 이아담은 EMP에 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나중에 수리해서 사용할 수 있을까봐 주머니에 간직하는 방안도 고려한다.

그렇게 생각을 해도 고작 1분밖에 지나지 않아 다른 생각도 곁들이게 된다. 상황 정리를 하기로 결정한다.

이아담은 소란의 중심이 되었다. 그 전까지는 남들 모르게 동거인에 대해서 간단히 고찰하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그런 자세로 있어서는 안 된다. 환경이 변함에 따라 그도 자세를 고쳐잡아야 한다. 정확히는 '그동안 스탠스를 취하지 않았었기에' 직무유기를 행하던 걸 바로잡으라는 이야기와 같다. 정작 소란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을 중립도 아닌 '방관'으로 일관했던 자신의 대처가 화근을 일으켰다고 볼 수도 있다. 물론 '그렇지 않다는 게 진실'이다. 어떻게 대처를 하겠다고 계획을 세워도 '동거인이 사라지기 전까지 소란은 멈추지 않을 테다.'

이렇게 된 이상 자기 자신에 대한 것들은 괜찮다고 보는 이아담이다. 살림에 괜찮았던 것도 아닌 자신의 지난 관거를 돌이켜 보며 도망자 인생이나 생활의 질은 다르지 않을 거라고 바라본다. 결벽증이 있어서 자신이 관여하지 않은 환경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아니고, 도망치는 행위는 웬만한 사람들에게는 스트레스인 점을 감안하면 감내는 견딜 만한 사안이다.

도망치는 것까지는 좋다.

문제는 다른 데에 있다. 이에 대해서 상대와 의논하기 위해 빨리 화장실에서 볼일을 끝낸다.


"이게, 나는 괜찮을지 모르지."

"도망치는 걸 포기하겠다?"

"그렇게 말하진 않았고, '바로' 그렇게 말하지도 않을 건데."

"마음에 걸리는 게 있어서 이야기를 꺼내는 거 아닌가."

"일을 때려치고 온 것까지는 봐줄 수 있지만, 친가가 걱정되니까 이러지."

"아, 부모님이 있지."


잠시 이아담은 다른 화제에 눈을 들인다.


"그보다 널 어떻게 불러야 하지?"

"판."

"판?"

"별 의미는 없다."


한자어로는 단순하게 넓은 평면을 가진 형태를 말하지만, 이아담이 생각하기에는 한 신화의 신의 이름이기도 해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고민에 빠질 뻔한다. 그러나 단순히 부를 수 있는 이름을 묻기 위함이어서 호기심은 뒤로 미룬다.


"너희는 은밀하게 행동하고 있을 테니 그나마 요건이 괜찮겠지만 이미 나는 수배가 떨어질 건데 부모님이 고초를 겪을 거 아니야."

"우리가 조치를 취하겠다, 고 말해도 막연한 말이라서 걱정을 할 수밖에 없겠지."

"답이 없긴 해. 이러나저러나 부모님이 모든 위험에서 안전할 수 있다는 가정 자체가 성사되지 않으니까."


가령 자신도 동거인이 있어서 그렇지, 그러한 위험이 '일반인인 부모님에게 향한다'는 가정은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이아담이다. 그렇다고 한들 자신이 간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도 없는 상황이다. '이제 자신을 쫓는 세력이 확장된다'는 것만으로도 지킨다는 행위에는 한계가 역력하다.


"네 탓은 아니다."

"따지고 보면 그렇겠지. 그렇다고 내가 관련되어 있지 않은 건 아니니까 엿같다는 거야."

"그 물건이 태어난 죄다."


하지만, 이아담은 이런 시나리오도 고려했기에 썩 최악은 아니라고 상정한다. 왜냐하면 이런 무기가 남한테 들어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자신의 인생이 더 밑바닥으로 치닫을 수 있는 경우'도 있으니까 어떤 의미에서는 호재다.


"오글거리는 말을 하자면, 세상의 짐을 짊어지고 있다는 느낌이지."

"시지푸스."

"판이란 이름도 그 쪽에서 따온 거 아니야?"

"생각나는 이름이 그런 거였을 뿐이다."


어느 정도 공통점은 있긴 하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고난 뒤에 고난이 따를 것이라는 것은 돌덩이를 아무리 열심히 굴려도 정상에 다다른 순간 다시 지하 깊숙히 떨어지는 돌덩이를 옮겨야 하는 시지푸스와 과정 자체는 성질이 비슷하다.

그런데, 시지푸스가 풍경을 보는 것처럼 이아담은 그 고난 속에서 무엇을 목표로 할 수 있는 게 있는가, 그게 그의 걱정이다.


"난, 여기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지."

"우리가 정할 순 있지 않다."

"그거야 그렇겠지."


그리고 다른 방향에서의 걱정도 하나 더 읊는다.


"게다가 너희들 모토가 '비폭력'이라면서. 정작 나는 여기에 오기 전에 '한 명을 죽였다'고 너희들 속에서 문제가 일어나는 거 아니야?"


여기서 판은 노트북에 신경을 쓴다. 타자를 두드리기 시작하면서 이아담에게서 일시적으로 관심을 끊는다.

이야기가 중단 당해 격양하던 이아담의 심정은 억제가 된다. 그러면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이 일이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 되짚어 보게 된다. 불만 토로를 떠나서 세상 어디에서도 해결 불가능하다고 증명하고 싶은 것이다. 원하는 대로 세상이 돌아가지 않음에 지쳐 모든 것들에 의욕을 잃어 무기력해지는 중이다.


"뒷말부터 차근차근 대답하면 이렇다."


타자를 멈춘 판은 노트북을 덮는다. 그리고 노트북과 일체화되어 있는 케이스를 잠근다. 이제 나가야 할 시간이라는 걸 알리면서, 동시에 침대 위에 앉아버리니 상담이 끝나는 즉시 나가겠다는 엄포라고 받아들여도 무방한 행동이다.


"'죽였다'는 건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이제 '죽이지 않겠다'는 메세지가 중요하지, 우리 중에 '죽이지 않았던 인원은 없다시피 하다.' 그도 그럴 게 옥상에서 내려갔을 때 알았겠지만 나 역시 어린 시절에 약이 투여되었고 실험 당한 인원 중 한 명이다."

"그거야 최근에 그런 사람들을 만나봐서 익숙해진 참이지."


목격담은 잘 없어도 '그들의 상식'과 자신의 상식이 통화만으로도 차이가 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이상 상상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게 된 것이다. 실외기를 타고 내려간다는 발상은 생소한 경험이긴 했어도 머리로 충격을 먹을 정도는 아니었던 이아담이다.


"너희들은 전쟁통에서 뛰어봤다는 소리겠지."

"온갖 동기부여를 '당했어도' 살인은 살인이다. 그리고 단순히 '카푸만 죽인 것도 아니었으니' 동족상잔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동족상잔이라고?"

"그거 역시 '임무'라는 식으로 포장되었어도 개같은 경험이다. 설은 나중에 풀 테고, 네 이야기를 마저해서, 이곳에서 네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는 아쉽게도 '하나'밖에 없다."

"뭔데?"

"우리의 목적은 대략적으로 '정치적 살인'이라 그걸 위해서 너를 '보호 차원'에서 끌어들인 것에 불과하다. 네가 우리랑 똑같은 목적으로 나아가는 게 아닌 이상 이곳에서 얻을 건 없다. 무엇보다 최고는 너에게서 그걸 이어받는 것이지만 그게 아니어도 '무기를 잠재울 수단'만 있다면 우리에겐 그보다 좋은 일도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이롭다'는 거네."

"조용한 삶을 살 수 있다."

"조용하게?"

"'얻을 수 없다'는 이야기지."

"'조용한 삶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잖아."


판은 한 번 더 떠본다.


"'그걸 원하는 거 같지는 않은데.'"

"'잘 알고 있네.'"


이야기는 종지부를 향한다.


"내가 실험을 안 당한 이유는 부모님 때문이지. 그 시절에 부모님 의사 말고 중요한 게 뭐가 있을까. 기억력이 좋지도 못한 어린 아이였을 시기에 내 의사는 없었지. 그러나 자츰 성장하고 나서야 '그 선택을 후회했지.' 출세할 수 있었던 길을 앗아간 부모님을 원망하던 사춘기도 있었고, 사춘기였으니까 그런 거지 결과론에 얽매여서 보내지 않은 부모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이러나저러나 평범하게 한 지붕 아래에서 살았었지. 이제는 직장 때문에 별거할 수밖에 없게 되었는데, 그렇다고 절연한 건 아니란 말이야. '이미 부모 역할은 충분히 하신 분들이잖아?' 그렇다면 내가 '막을 수 없다'고 해서 '막지 않는다는 선택을 하면 그게 자식의 역할일까?'"

"무슨 말이지 안다. 난 '너에게서 받지 못한 시점부터 실패'였다."

"억지로 뺏을 생각도 없고?"

"비폭력이라고 말했지 않나. 그리고 상황이 바뀌어서 이런 거다. 호텔에서 '네가 살인을 했다'는 전제가 깔려 있으면 우리가 계획했던 보호 장치 또한 작동할 수 없기에 너한테서 물건을 뺏으면 '너 이외의 것들은 지켜지지 못한다.' 이런 식으로 무너질 거였으면 우린 모이지도 않았다. '네가 갈 길이 있듯 우리도 갈 길이 따로 생겼다.' 그러니 보내주는 거다."


그러고는 판은 서랍 하나를 열어서 1만 원권 2뭉치를 꺼낸다.


"나는 떠나야 하니 네가 알아서 갈 수밖에 없다."

"교통비라고?"

"교통비에 터져버린 네 휴대폰이나 장만하라는 거다."

"그러고 보면 노트북은 멀쩡하네."

"대 펄스 처리가 되어 있어서 그렇다."

"자금력은 충분한가 보네."

"'한 때'는 출세했었으니까 말이다."

"전화번호를 알아낼 능력이 있다면 언젠가 다시 연락할 수도 있겠나."

"아마도 그럴 거다."

"그럴 일이 없으면 좋겠는데."


이아담은 2뭉치를 주머니에 넣고 밖으로 나선다. 호텔과 비교하면 삐걱거리는 철문을 열고 나서 마시는 공기는 꽤 상쾌하다. 바깥은 온통 녹색 천지다. 올 때만 해도 시골이라고 의식을 했지만 주변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 집만 있다는 게 신기한 광경이다. 겪어보지 못한 아침의 진 풍경에 쉽사리 어디로 가야할지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여기가 어디지?"

"장풍."

"북쪽이구나. 난 간다."

"지켜보긴 할 거다."

"도와달라고 하면 할 거냐."

"'오직 정으로 움직이진 않는다.'"

"그럴 거 같다."


이아담은 판이 더 이상 말을 않는 걸 보고 발을 서서히 뗀다. 자기 자신도 할 말이 없기 때문에 소통이 없다는 것을 알고 철문을 닫아 작별을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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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허울 22.02.25 45 0 12쪽
33 자제 22.02.24 51 0 12쪽
32 2부. 휴양(?) 22.02.23 52 0 11쪽
31 절연 22.02.21 56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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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묘연 22.02.18 59 0 11쪽
28 결단 22.02.18 5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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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위기 22.01.13 35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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