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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라 님의 서재입니다.

위키니트 이계전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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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rch
작품등록일 :
2017.01.01 21:49
최근연재일 :
2017.02.17 23:03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24,660
추천수 :
332
글자수 :
236,265

작성
17.01.23 22:37
조회
525
추천
6
글자
10쪽

#4 시련(5)

DUMMY

“이럴수가.. 설마 정말 해내실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해내더라도 몇 년은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사육장의 청소 결과를 보여주니 촌장님은 휘둥그레진 눈으로 양식장 이곳저곳을 둘러보셨다.


오물하나 없이 깨끗한 양식장의 모습에 감동까지 느끼고 있는 모습에 자연히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데.. 냄새가 조금 남아있는 건 어쩔 수 없는 모양이군요.”


“네. 냄새까지 빠지려면 좀 시간이 걸리죠. 그래도 청결을 유지하면 냄새도 사라지겠죠.”


“그런데, 냄새가 나는 방향이 어째...”


“양식장에서 나는 냄새입니다!”


“아.. 네..”


내가 버럭 소리치자 촌장님은 나에게서 고개를 돌리며 허허 웃으셨다.


망할 가르.. 두고 보자..!


이를 갈고 있는 나를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시던 촌장님은 수염을 쓰다듬으시더니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럼, 약속대로 계약은 성립하는 걸로..”


“잠깐. 넌 너무 후하게 평가해 줘서 문제야, 이건 시련을 통과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계약도 해서는 안 된다.”


촌장님이 허가를 하려는 순간 세르게이씨가 끼어들어 반대했고, 촌장님의 눈이 매섭게 변해 그를 노려보았다.


안 그래도 사이가 나쁜 둘이니 순식간에 서슬 퍼런 기세가 부딪혔다.


“뭐가 문제라는 거냐? 남자가 째째한 찐X처럼 의견에 맞지 않는다고 그러면 안 된다? 이 밴댕이 소갈딱지야.”


“이놈이 촌장이라고 예우 좀 해 줬더니 말하는 거 봐라? 야, 이 무식한 띨X아 분명 이건 저 왕자의 시련인데 참여한 인원들 좀 봐라.

연 저 배은망덕한 놈에다가 네 딸이 둘이야 이놈아 이게 우리 시련이냐? 거기다 처음에 시련을 받을 때는 둘이던 놈들 늘어난 걸 보라고!

시련이 장난이야? 내가 그것만이면 또 말을 안 한다.

이거 박살난 거 봐라, 네놈은 가죽이 모자라서 눈깔을 뚫어놓았는지 몰라도, 나는 아니야! 양식장 안이 개판이 됐는데 이게 통과라고? 장난해?!”


세르게이씨의 지적대로 양식장 안은 개판이 되어 있었다.


외벽은 물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방수처리를 하고, 보수를 완료했었기 때문에 무사했지만 아무런 손질도 할 수 없었던 내부의 시설들은 박살이 나서 쓸려나갔던 것이다.


그런 내부를 다시금 둘러본 촌장님의 표정이 편했다.


이놈이 또 반대를 해? 죽여 버릴까? 에서 어라? 그런가..? 하고 생각하는 표정이 된 것이다.


“흠..”


“잠깐만요. 그것들은 전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괜찮겠습니까?”


“좋네. 말해보게.”


“우선 인원의 이야기입니다만, 저희는 시련에 명시된 대로 이곳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외부에서 지원을 요청한 것도 아니고 그저 우연히 저희의 동료가 이곳에 왔을 뿐입니다. 동료가 시련에 대해 알고 준비해서 온 것도 아니니 문제될 건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골렘인 연씨와 두분 따님이 저희를 도와준 것은 다름이 아니라 앞으로도 이곳의 청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청소해야 하는지 알려드리려 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예. 청소라는건 귀찮죠. 솔직히 저도 하기 싫은 게 청소니까요. 그러니 편리하게 청소하기 위한 방법을 만들어 드린 겁니다.

이제는 오물이 쌓이면 연씨가 손쉽게 청소할 수 있으니 여러분이 다시는 이런 어려움을 겪지 않으셔도 되는 것입니다.

또한, 저번에 듣기로 작물 농사가 잘 되지 않으시는 모양이던데.. 섬 뒤편 땅속에 오물을 묻어두었으니,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 파내서 거름으로 쓰시면 농사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어떻습니까? 단순히 지금 한순간만 청소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이 앞으로 이러한 어려움을 겪을 수 없도록, 근본적인 해결을 해 내는 것이 진정한 시련의 해결이 아닐까요?”


“오호..”


“그리고 부서진 부분은 솔직히 죄송하긴 합니다만, 오물에 오염되어서 어차피 부서졌을 부분들입니다. 원래는 로진영감이랑 같이 수리를 완료한 다음 보여드릴 생각이었습니다만...”


“아닐세. 그건 우리가 하지. 오늘 이곳에 온 것도 내가 보자고 했기 때문이 아닌가.”


그렇다. 촌장님이 온 것은 내가 다 되었다고 모셔온 것이 아니라, 물이 양식장을 쓸고 지나가면서 꽤나 커다란 소리가 났기 때문에 상황을 보고 싶다며 오셨던 것이다.


“어떤가? 세르게이?”


“뭐가 어떤 가야! 저놈 말에 진정성이라고는 쥐뿔밖에 보이지 않는데! 에잉..!”


드래고니안은 말에 담긴 진심을 읽는 종족이니 급조한 변명은 통하지 않는 모양이다.


“그렇다고 거짓이 있었던 것도 아니지 않은가.”


“솔직히 말하면, 이 하수관들은 제가 수로작업에 쓸 것을 이곳에서 미리 만들어본 거예요. 앞으로 써먹어야 하거든요. 이건 진짜입니다?”


“허허.. 이걸 위한 것이든 다음을 위한 것이든 성공만 했다면 된 것이 아닌가. 좋네!”


촌장님의 허가가 떨어졌고 세르게이씨는 이런 빌어처먹을 자식들 같으니 라며 마을로 내려가셨고, 나는 드래고니안의 계약을 손에 넣었다.


.....


“움직이지 말거라. 계약은 신성한 것이니라.”


“이런 게 계약이라고?! 왜 아무도 안 알려줬어?!”


“애송이.. 전설에 잘 나와 있지 않으냐? 난 네놈이 각오를 꽤나 강하게 다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만..”


“각오고 나발이고 제정신이면 이런 계약 안 한다구요!”


나는 지금 십자가에 매달려 있었다.


그렇다 십자가다.


예수 그리스도가 매달렸다는 그거.


기독교하면 떠오르는 그거.


1자 모양의 나무 두개를 교차해서 십자 모양으로 만든 그거에 양팔 양다리를 묶여서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경사스럽게도 내 발치에는 한가득 쌓인 장작이 있었다.


그것도 기름 잘 칠한 장작이.


거 참 잘 타겠네.


“아니, 타는 건 나잖아! 불붙이면 타는 건 나잖아?! 가르 살려줘! 수호기사 출동이다!”


“리키.. 죽어..?”


“걱정 마세요. 계약에 사용되는 불꽃은 드래고니안의 성화라고 해서, 뜨겁지도 아프지도 않답니다. 그저 계약에 따라 그의 몸의 더러움을 정화시키고 더욱 강인한 전사로 만들어 줄 거예요.”


“성화에 기존의 자신은 타서 사라지고 우리와 함께하는 전사가 된다는 의미야. 오빠는 겁이 많네!”


그렇구나. 하고 가르가 고개를 끄덕였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가 없었다.


“당신들 성화 잃어버렸잖아요?!

전설에서 봤다고!! 잃어버렸잖아! 사라지지 않는 숲을 태워 없애기 위해 사용해서 잃어버렸잖아!!!

영감 당신도 알잖아! 전설에 나와 있잖아!!”


내 절규를 무시하고, 촌창님은 옆에 있던 화톳불에서 불꽃을 꺼냈다.


전설에 나온 파란 불꽃이 아니라, 빨간색.. 가르의 머리카락 색 같은 평범한 불꽃이다.


“오오.. 저것이 전설의 성화.. 내가 살아생전에 보다니..”


“그거 그냥 불꽃이라고 이 노망난 영감탱이야!!!”


천천히 촌장님이 다가온다.


아니 솔직히, 가르와의 대련을 통해 몇 번이고 칼에 베여봤고 몸이 동강난 적도 있어서 고통에는 제법 내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련에서 열심히 싸우다가 베이는 것과 이렇게 묶여서 아무것도 못하며 고통 받는 건 다르지!!


심지어 대련은 강해지기라도 하지, 이건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천천히 다가온 촌장님은 슬그머니 내 귀에 속삭이셨다.


“커흠. 다치기 전에 주도록 하겠네.”


“지, 진짜죠?!”


“그럼. 계약자를 죽여서야 되나.”


결과부터 말하자면, 꺼내주기는 꺼내주셨다.


타 불꽃이 올라와서 타 죽는 거 아니야?! 싶을 때 말이다.


세상 믿을 놈 하나도 없다더니.






3주하고도 며칠 만에 돌아온 성의 모습은 내가 출발할 때와는 사뭇 달랐다.


로비의 동편과 서편이 공터로 되어 있는 것은 그대로였지만, 사람이 많았다.


시녀들이 바삐 뛰어다니며 청소하고 가구를 배치하고 있었고, 쏠로 씨가 혼나고 있었다.


“왕자님께서 이렇게 하신다고 결정한 것입니다. 왕자님의 계획대로 된다면 아주 커다란 업적이 될..”


“현자라는 분이 지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아무리 업적이 될 지도 모른다지만.. 이렇게 급하게 하는 경우가 어디 있어요?

우선은 단계를 밟아서 천천히 준비를 해야지, 무턱대고 성을 개축해서 자리부터 만드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여러분들이 편하게 지내기 위한 공간이나 음식은 얍 하면 뚝딱 하고 나오는 줄 아세요?

이만큼 큰 성을 관리하기 위한 시종들이 몇이나 필요한지는 알아요?

수십 명이 넘어요! 그들이 지낼 공간을 전부 없애버리면, 이 아이들은 어디서 지내라는 거죠?

그걸 말리고 왕자님을 바른 길로 이끌어야 할 현자라는 사람이 그걸 그냥 보고 있었어요?!”


쥬리아가 도착해 있었다.


나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아무래도 타이밍이 안 좋은 것 같으니 일주일정도 뒤에 돌아오자.


생각해보니 드래고니안의 섬에서 더 해야 할 일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쥬리아!”


“어머, 가르!”


그런 나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가르가 쥬리아에게 달려가 안겼다.


“가르가 있다는 것은.. 왕자님?”


“네!”


나는 후다닥 달려가며 뒤를 돌아보았다.


일단 로진 영감의 지원사격을 받아서 대응하면 그래도 답이 보일지도..!


그러나 내 뒤에는 텅 빈 빈자리만이 남아 있었다.


이 영감탱이가 또 어디 갔어?!


작가의말

시련편은 종료.


다음은 내정편이 되겠습니다!


쥬리아가 시종을 끌고 왔으니 이제 식사나 청소등의 문제는 모조리 해결되겠죠!


스트레스가 쌓이겠지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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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6 전설의 시작(2) +2 17.02.14 266 5 9쪽
38 #6 전설의 시작(1) +2 17.02.13 269 6 12쪽
37 #5 내정(14) +4 17.02.09 323 4 13쪽
36 #5 내정(13) +6 17.02.07 377 6 15쪽
35 #5 내정(12) +2 17.02.07 357 8 10쪽
34 #5 내정(11) +5 17.02.05 390 5 12쪽
33 #5 내정(10) +2 17.02.04 395 6 10쪽
32 #5 내정(9) +4 17.02.02 387 6 11쪽
31 #5 내정(8) +4 17.01.31 448 6 10쪽
30 #5 내정(7) +2 17.01.30 325 7 9쪽
29 #5 내정(6) +2 17.01.29 329 7 11쪽
28 #5 내정(5) 17.01.28 344 4 11쪽
27 #5 내정(4) 17.01.27 384 7 14쪽
26 #5 내정(3) 17.01.26 433 5 15쪽
25 #5 내정(2) +4 17.01.25 455 6 11쪽
24 #5 내정(1) +4 17.01.24 527 6 9쪽
» #4 시련(5) 17.01.23 526 6 10쪽
22 #4 시련(4) +1 17.01.22 446 8 12쪽
21 #4 시련(3) 17.01.21 432 5 10쪽
20 #4 시련(2) 17.01.20 477 6 12쪽
19 #4 시련(1) 17.01.19 545 8 15쪽
18 #3 용의 호수(7) +4 17.01.18 605 6 14쪽
17 #3 용의 호수(6) 17.01.17 534 6 18쪽
16 #3 용의 호수(5) +2 17.01.16 526 9 14쪽
15 #3 용의 호수(4) +2 17.01.15 632 6 11쪽
14 #3 용의 호수(3) +1 17.01.14 683 7 8쪽
13 #3 용의 호수(2) 17.01.13 590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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